표기 심도

 

1. 개요
2. 기준
3. 양상
4. 각 언어에서
4.1. 한국어
4.2. 영어
4.3. 프랑스어
4.4. 일본어
5. 예
5.1. 표층 표기
5.2. 심층 표기

表記深度 / Orthographic depth
영어 위키백과 표기 심도 문서

1. 개요


특정 언어표기음소 사이의 거리를 지칭하는 개념.

2. 기준


표기와 음소가 직접적으로 대응되는 경우 "표기 심도가 얕다/표층 표기(shallow orthography)"라고 표현하고, 반대로 표기와 발음의 대응이 멀 경우 "표기 심도가 깊다/심층 표기"라고 표현한다. 깊은 표기의 경우 "불투명하다"(opaque)라고 표현하기도 하며, 얕은 표기는 '투명하다'고도 한다.
문자 언어(표기)와 음성 언어(음소)의 관계는 '말한 것을 쓰기'에서도, '쓴 것을 말하기'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후자를 기준으로 한다. 대개는 표기가 불규칙하면 둘 다 어려워지는 식으로 관련이 있겠지만 반드시 그렇다고는 볼 수 없다.
일반적으로 '발음'이라고 두리뭉실하게 지칭했지만 엄밀한 기준은 음소이다. 음성의 경우 아무리 표음적인 표기라 하더라도 모든 음성을 다 적는 언어는 드물다. 대개는 상보적(相補的) 분포를 보이는 변이음들 중 하나를 음소로 채택해 그것을 표기로 적기 마련이다.

3. 양상


일반적인 경우, '''오래된 철자법을 쓰는 언어일수록 표기 심도가 깊어진다.''' 언어는 시간에 따라서 자연히 조금씩 바뀌기 때문에, 기존의 철자법은 점점 실제의 발음과 달라지게 된다. 이 때문에 문어는 바뀌지 않지만, 구어는 계속 바뀌면서 문어에서 멀어지게 되고 표기 심도가 깊어진다. 표기 심도가 얕은 언어들은 대부분 근대에 철자법 개혁을 했거나 문자가 비교적 최근에 형성/제작된 언어들이다. 또는 에스페란토 같은 인공어다. 표기가 너무 깊어지면 해당 언어에 익숙한 사람들도 표기를 보고 발음을 잘 읽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표기법 개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깊은 표기에서 표기와 발음이 갖는 연관성의 양상은 다양하다. 헝가리어, 프랑스어, 태국어에서처럼 어원 정보를 담고 있을 수도 있고, 역시 프랑스어한국어처럼 형태음소적인 관련성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영어는 어원 정보를 담고 있는 표기도 있으며, 적은 문자로 많은 모음을 나타내기 위해 고안한 표기법의 경우도 있는 등 한 언어 내에서도 표기와 발음의 연관성이 다양하다.
표기 심도가 높은 언어를 외국어로서 배우는 사람들은 단어를 익힐 때 발음이 어떻게 되는지 정확히 알아두는 것이 좋다.

3.1. 가독성


표기 심도가 얕다고 항상 읽기 좋은 것은 아니다. 언어를 외국어로서 배우는 초기 학습자의 입장에서는 읽기 쉬운 표층 표기 언어의 진입 장벽이 더 낮을 수 있으나, 언어에 어느 정도 숙달된 사람은 문자를 하나하나 떼어서 보지 않고 덩어리로 인식하기 때문. 표층 표기로 된 언어의 화자는 음성학적인 정보를 기반으로 단어를 인지하는 반면, 심층 표기로 된 언어의 화자는 문자라는 시각 정보와 형태론적 정보를 바탕으로 단어를 인지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영어 단어 'night'와 'knight'의 경우, 두 단어의 발음은 같지만 철자가 다르다. 따라서 문자라는 시각 정보를 바탕으로 단어를 인지하는 영어 화자는 글을 읽을 때 두 단어가 다른 단어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두 단어를 소리나는 대로 적는답시고 똑같이 적을 경우 발음하긴 편할지 몰라도, 두 단어의 구분이 아예 사라지게 된다. 또한 구어에서도 'knight'를 얘기할 때 현행 표기 하에서는 "(k)night with a K"라고만 해도 되는 반면 똑같이 적는 표기에서는 'knight'의 뜻을 설명해야 하며, 이 때문에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knight'를 소리나는 대로 적는 것이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
한국어의 경우 음성적 조건에 따라 각 형태소의 발음 변화가 자주 일어나는 편이기 때문에 음성적 정보만으로는 형태소를 파악하기 어려운 편이다.[1] 예를 들어, '닭과 소를 키우고 있는데 닭을 잡았다'라는 문장을 소리나는 대로 '닥꽈[2] 소를 키우고 인는데 달글 자받따'라고 썼다고 가정해 보자. 앞의 '닭'과 뒤의 '닭' 모두 똑같은 닭인데 소리나는 대로 적으니 한 쪽은 '닥'이 되고 다른 한 쪽은 '달'이 되어 버렸다. 이런 식이면 표기 심도는 얕아지지만 표기만 보고서는 같은 형태인지 추측하기 어렵다.
영어의 경우는 강세 여부에 따라 형태소의 발음 변화가 자주 일어나는데, 한국어가 주로 자음이 변한다면 영어는 그에 비해 모음이 더 많이 변한다. 예를 들어 'preserve'와 'preservation'의 형태소 'pre'와 'serv'는 'preserve'에서 /prɪ/와 /zɜːrv/로, 'preservation'에서 /pre/와 /zərv/로 다르게 발음된다. 이 때문에 영어 역시 음성적 정보만으로는 형태소를 파악하기 어려우며, 한국어든 영어든 소리나는 대로 표기하는 것이 꼭 좋다고 할 수는 없다.

3.2. 문자체계


표기 심도라는 개념은 대개 표음문자 중에서도 음소문자를 기준으로 한다. 한 언어의 음소 정보를 다 적을래야 그럴 수 없는 표기에 대해서는 음소문자에서의 논의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예컨대 자음만 표기하는 아브자드의 경우 '이론상' 같은 자음 표기에 대해 서로 다른 모음이 결합한 여러 단어에 대응될 수 있으므로 모든 종류의 음소문자보다 표기 심도가 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해당 언어에 모음이 별로 없어서 자음만 적는다 해도 대응되는 발음을 찾을 수 있다면[3] '언어 사용상' 표기 심도는 그렇게까지 깊지는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음소문자에서의 표기 심도가 "표기 연쇄('ABCD')의 발음이 각 표기의 대응 음소의 연속체(/A/+/B/+/C/+/D/)와 얼마나 다른가"로 계산될 수 있는 데에 비해 이 논의는 개별 언어의 음소 분포(모음이 적냐 많냐 등)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좀 다른 논의가 되어버린다.
아예 문자와 음성 사이의 관련이 없는 표어문자의 경우[4] 해당 문자와 음성 사이의 대응 관계부터 따져봐야 하므로 논의의 층위가 더욱 다르다. 로마자 사용 언어의 경우 "'a'가 대체로 /a/에 대응되고, /a/는 대체로 'a'에 대응된다"라는 사실은 기본적으로 전제하고 시작하는 반면, 한자 사용 언어의 경우 "'阿'가 /a/이지만, /a/라고 '阿'라고는 볼 수 없다" 식으로 이미 기초적인 전제부터가 다르다. 한자를 사용하는 중국어의 경우 대부분의 한자가 하나의 음을 가지기 때문에 모든 한자를 외우기만 한다면 해당 문자열의 음을 알 수 있으니 '읽어서 말하기' 측면에서는 영어보다 표기 심도가 얕을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음소 배열을 통해 한자 표기를 추측하는 것은 (자주 나오는 한자 배열 등 음성 이외의 지식을 쓰지 않는 한) 불가능하기 때문에 '듣고 쓰기' 측면에서는 표기 심도가 깊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다른 문자체계를 사용하는 언어 사이에 표기 심도를 비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문자체계상의 측면에서는 음절문자[5]/알파벳[6]/아부기다[7], 아브자드, 표어문자로 갈수록 문자에 드러나는 음소 정보가 적어지므로 표기 심도가 더 깊어진다고 볼 수 있다.

3.3. 동철이음이의어 문제


같은 철자인데 발음이 다른 것을 동철이음이의어라고 하는데, 이 역시 깊은 표기 심도가 원인이 되어 생기는 것이다. 이런 단어는 '''문맥'''에 따라 어떻게 읽어야 할지를 모른다면 의미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윽고 오역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4. 각 언어에서



4.1. 한국어


한국어 한글 표기의 표기 심도는 깊은 편이다. 예를 들어 모음의 경우에는 ㅔ, ㅐ와 ㅖ, ㅒ와 ㅚ, ㅙ, ㅞ의 발음이 비슷하고 의 경우 어떨 때는 ㅢ로 발음되고 어떨 때는 ㅣ로 발음되며 또 어떨 때는 ㅔ로도 발음될 수 있다.[8] 자음의 경우에는 발음과 표기의 괴리가 훨씬 심해, '''항상 표기대로 발음되는 자음이 ㅁ 하나뿐일 정도이다'''. 이는 맞춤법을 제정하면서 형태학적 구분을 많이 반영함(즉, 형태소를 쉽게 구분하기 위해)에 따라 표음성이 높은 연철 표기(이어적기) 방식 대신 표기 심도가 깊은 분철 표기 방식(끊어적기)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벚꽃과 국화 향 그윽한 깻잎 넣은 국수 국물이 좋다"라는 문장은 "'''벋꼳꽈''' '''구콰''' 향 그'''으칸''' '''깬닙''' '''너'''은 국'''쑤''' '''궁무리''' '''조타'''"를 맞춤법에 맞게 적은 것이다(굵게 표시한 부분은 다른 부분).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화자는 이러한 맞춤법 규칙들을 딱히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어는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지만, 한국어를 외국어로서 배우는 사람들은 얘기가 다르며, 상당히 많은 규칙이 작동하기에 맞춤법에 어려움을 겪는 화자들이 많은 것도 납득이 가능한 현상이다. 다음은 그 규칙의 예.
  • 희망 [히망], 띄다 [띠다] (이중모음의 단모음화)
  • 쳐다보다 [처다보다] (ㅈ, ㅉ, ㅊ 다음의 이중 모음)
  • 벚꽃 [벋꼳], 부엌 [부억], 넣어 [너어], 앓이 [아리] (음절 끝소리 규칙. 단, 음절 끝의 파열음(ㄱ, ㄷ, ㅂ)은 불파음(unreleased stop)이다)
  • 국화 [구콰], 좋다 [조ː타] (성문음(ㅎ)과 파열음의 축약; 유기음화)
  • 한몫하다 [한모카다] (음절 끝소리 규칙 + 유기음화)
  • 철야 [처랴], 음운 [으문] (연음)
  • 이끎음 [이끄믐], 맛없다 [마덥따] (절음)
  • 굳이 [구지], 같이 [가치] (구개음화)
  • 국물 [궁물], 독립 [동닙] (비음화)
  • 신라 [실라], 칼날 [칼랄] (유음화)
  • 국수 [국쑤], 옆집 [엽찝], 한자 [한ː짜], 등불 [등뿔], 일등 [ʔ일뜽][9] (경음화)
  • 디귿을 [디그슬], 지읒을 [지으슬], 히읗을 [히으슬] (자모 이름 발음 규칙)
  • 막일 [망닐], 깻잎 [깬닙] (사잇소리 현상)[10]
  • 맑다 [막따], 맑고 [말꼬] (겹받침 발음 규칙)[11]
한국어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로 어떤 철자든 표기된 상태에서 한 가지 발음으로 확정되고, 다른 방식으로는 읽히지 않는다는 것이 있다. 이를테면 영어의 'lead'처럼 같은 철자에 발음이 여러 개인 경우가 없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잠자리', '대가', '볼거리', '외과', '물질' 등 철자만 보고 발음을 확정할 수 없는 단어들도 많다. 또한 '눈'처럼 같은 철자여도 단어에 따라 모음의 길이가 다른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까지 포함하면 한국어의 발음법은 더 복잡해지는데, 대표적으로 모음의 장단음 차이와 뒤 음절의 된소리화 유무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시가'가 있다. '시가'는 같은 철자임에도 뜻에 따라 무려 ''''4가지'의 발음이 가능한''' 단어로, 이는 발음법으로 악명 높은 그 영어에도 없는 경우이다.

4.2. 영어


표기 심도가 깊은 언어로 유명하다. 그러한 표기를 쓰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오래전에 정해진 철자법이 어원 및 형태소 보존에 있어 상당히 편한 표기이기 때문이다.
영어의 구어는 수백년간 급격한 변화를 거쳤다. 대모음추이(GVS)가 대표적이다. 반면 철자법의 변화는 그만큼 크지 않았기에, 오래 전의 문서라도 큰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는 대신에 표음성이 떨어져서 철자만 보고는 뭐라고 발음하는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단어가 매우 많다는 악명을 얻게 되었다.[12] 그러나 실제로는 약 85%의 단어가 영어 발음 규칙에 의해 발음된다. #[13]
영어의 발음법을 비꼬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ghoti라는 단어가 있다. enough의 gh /f/, women의 o /ɪ/, nation의 ti /ʃ/ 철자를 따면 fish의 발음 /fɪʃ/과 같게 된다는 논리이다. 물론 이것은 한국어로 치자면 '꽃잎'의 ㅇ, '씌우다'의 ㅢ, '독립'의 ㄱ을 따서 '읙'을 '닝'으로 읽겠다는 수준으로, 발음 규칙을 완전히 무시한 단어이다. http://www.zompist.com/spell.html에서는 ghoti가 영어 발음 규칙에 의하면 /fɪʃ/로 절대 발음될 수 없다고 하면서 아예 이 단어가 이 단어를 만든 사람의 무식함을 보여준다고 깠다. 이 단어가 왜 /fɪʃ/로 발음될 수 없는지는 해당 문서 참조.[14]

4.3. 프랑스어


영어보다는 덜하지만 표기 심도가 깊은 편이다. 어원적으로 묵음이 된 's'가 후행했음을 보여주는 표기로 circumflex[15] (◌̂)를 사용한다. forêt ← forest(숲) 등. 이는 음운론 외의 영역에 의한 표기이기에 심층 표기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이거 외에도 묵음이 어마무시하게 많아 발음만 듣고서는 철자를 유추하기가 어려운 반면, 이러한 묵음 표기는 형태음소적인 관점에서는 뛰어난 가독성을 보인다. 예를 들어 'accent'은 발음대로 쓰자면 'accen'이지만,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단어가 올 경우 십중팔구 't'가 연음이 되어 발음된다. 따라서 'accent grave'는 'accen grav'가 되지만 'accent aigu'는 'accen'과 'aigu'의 나열임에도 'accen aigu'가 아닌 'accen taigu'가 된다. 그렇기에 프랑스어는 표기대로 읽히는 것을 목적으로 적는다면 가독성이 시궁창이 되며, 'accent'이라는 표기는 'aigu'와 같이 모음으로 시작되는 단어에 't' 소리가 첨가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매우 합리적인 표기\''''인 것이다.

4.4. 일본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표기 심도가 달라진다.
현대 일본어는 표어문자한자와 표음문자인 가나를 병용하고, 한자 독음이 불규칙하기 때문에[16] 표기 심도가 불투명하다.
근대에는 가나나 더 나아가 로마자로만 표기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는데, 그러면 표기 심도는 얕아지지만 가독성은 떨어진다.
가나 표기만 보면 표기 심도는 얕은 편이다. 오십음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가나와 음이 정확히 1대1로 대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は, へ가 조사로 쓰일 경우 각각 わ, え로 발음되거나, オ단의 장음 표기에서 'おう'와 'おお'가 같은 음을 나타내는 데에도 불구하고 비음성적인 이유로 표기를 달리하는 등 표기 심도가 깊은 예가 있다.
1946년 이전까지 쓰였던 역사적 가나 표기법의 경우 발음과 표기가 멀어 표기 심도가 깊은 편이다. 규칙적인 음운 변화를 겪었기에 특정 규칙을 적용하면 현대식 발음을 추측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けふ라고 되어있으면 ふ는 탈락해 う로 가고, けう와 같은 '-えう는 -ょう가 되어 오늘날의 きょう가 되는 식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발음을 듣고 역사적 가나 표기법으로 쓰는 것은 어원을 알아야 하기에 상대적으로 어렵다.

5. 예



5.1. 표층 표기



5.2. 심층 표기


[1] 형태소 위주의 현 표기에 적응되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긴 하다.[2] 화자에 따라 겹받침을 다 발음하여 '다ㄺ꽈'라고 발음하기도 한다.[3] 아브자드를 사용하는 언어들은 실제로 모음이 별로 없는 편이며, 그렇기 때문에 아브자드를 계속 사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한국어처럼 단모음만 쳐도 10개인 언어라면 초성 퀴즈처럼 되어버려 아브자드를 사용하기 어렵다. 역사상으로도 그리스인들이 처음 받아들인 페니키아 문자는 아브자드였으나 그리스 문자로 개조하는 과정에서 알파벳이 되었고, 터키어의 경우 관습적으로 아브자드를 썼지만 아타튀르크가 라틴 문자를 보급하기 전까지는 상당수가 문맹이었다.[4] 한자는 형성자가 음성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기는 하나, 모든 글자가 그러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자라는 문자 체계는 표기와 음성 사이의 관계를 전제하지 않는다.[5] 한 글자에 몇 개의 음소를 담는가가 다르지만 대개 온전한 음소 정보를 담고 있다.[6] '알파벳'이라 하면 흔히들 '로마자'를 떠올리는데, 여기서의 알파벳은 로마자뿐만 아니라 한글을 포함하는, 자음 낱자와 모음 낱자가 존재하는 음소문자를 포괄해 지칭하는 말이다. 표음 문자인데 음절문자보다 표음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다중문자라는 변칙이 있기 때문이다.[7] 부호를 붙여 공통점을 지닌(주로 같은 자음) 음절로 변형시키는 과정에서 일부 표기가 겹치는 현상이 나타나거나 특정 모음만을 위한 표기가 존재하지 않는 등의 현상(주로 '알리프'라고 칭하는 듯하다)이 벌어지기도 한다.[8] 이 때문에 조사 '의'를 '에'로 잘못 적는 사람들이 꽤 많다. 예를 들자면 "종성(받침)'''에''' 경우에는 여러 자음의 발음이 ㄷ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겹받침도 많아서 표음성이 낮은 경우가 많다."와 같이 오타를 내는 식이다.[9] ʔ로 표시된 부분은 성문 파열음이다.[10] 이와 관련해서는 깨십 문서도 있으니 참조하면 좋다.[11] '맑고'는 /말꼬/로 소리나지만 '닭과'와 같은 어절은 겹받침 발음 규칙에 의해 또 /닥꽈/로 발음해야 한다.[12] 약 100년 전에 쓰인 글도 제대로 읽기가 어려운 한국어와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1919년의 기미독립선언서와 1781년의 미국 헌법 문장을 현대의 한국어 및 영어와 각각 비교해보면 쉽게 드러난다.[13] 예를 들어 '기흉'을 의미하는 '''pneumothorax'''의 경우, 라틴어 식으로 읽는다면 /pneʊmotʰoraks/라 읽혀야 하겠지만 영어 발음은 /njuˈməʊθɔːɹæks/인데, 이는 어두 'pn'은 /n/으로, 'eu'는 /ju/로, 그리스어 어원의 'th'는 /θ/으로, 어말 자음이 따라붙는 'a'는 /æ/로 읽는다는 영어 발음 규칙으로 설명된다. 따라서 (표음성이 떨어지는 것과는 별개로) 철자를 보고 발음을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다.[14] 참고로 클링온어물고기를 뜻하는 ghotI'가 여기에서 나왔다.[15] 프랑스어에서는 'accent circonflexe'라고 한다.[16] 훈독을 제하더라도 음독이 여러 개인 한자도 적지 않다. 가령 만 해도 ミョウ, メイ, ミン이라는 세 개나 되는 음독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