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충실한 선거인단

 



1. 개요


'''Faithless elector'''
미국 대통령 선거선거인단 중에 자신의 양심에 따라 '''소속된 정당의 대선 후보 대신 다른 후보(입후보하지도 않은 사람 포함[1])에 표를 던지거나 기권하는 선거인'''을 뜻한다.
불충실한 선거인단을 법으로 원천금지해놓은 주도 있고, 배신투표를 해도 1만 달러 상당 벌금을 내면 땡인 주도 있다.[2]그래서 2016년 선거인단 투표에서 마이클 무어 감독이 "힐러리에게 투표하면 벌금을 대신 내주겠다"고도 한 것.
이런 선거인단들은 매 대선마다 몇 명씩 나오지만 역사상 단 한번도 불충실한 선거인단 때문에 결과가 뒤바뀐 적은 없다. 선거인은 철저히 자기 당에 충성심이 강한 당원으로 뽑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2016년 대선의 뉴욕주 민주당 선거인단 면면을 보면 '''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 부주지사 케이시 호컬, '''뉴욕시장 빌 드블라지오'''와 같이 민주당 전·현직 유력 정치인들이다. 이들은 상대 후보 지지자들이 배신투표하라고 애걸복걸을 하든 위협을 하든 들을 리는 없다.
다만 1836년 대통령 선거에서 버지니아 주 선거인단 23명 모두가 선거 결과에 따라 마틴 밴뷰런을 대통령으로 찍고도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인 리처드 멘터 존슨(Richard Mentor Johnson)을 찍지 않아 부통령을 결정하는 권한이 상원으로 넘어간 적이 있는데[3], 상원에서 리처드 멘터 존슨이 부통령으로 결정되면서 선거 결과 자체가 뒤집히지는 않았다.
현대 미국에서 불충실한 선거인단이 선거 결과를 바꿀 정도로 나오게 된다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정부 기관 등의 공식적인 견해는 제시된 바 없다. 다만 2020년에 미국 연방 대법원은 불충실한 선거인단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각 주의 조치들을 옹호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선거인단이 '배신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견해를 보였다. 기사

2. 발생 이유


아무리 당에 충성심이 강한 사람을 뽑는다고 해도 반드시 그 사람이 후보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단 당에 충성심이 강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접전 상황에서 상대당 후보에 투표해버리는 미친 선거인단은 나온 적이 없다. 불충실한 선거인단들이 나오는 상황은 '''선거의 승패가 명백해질 때'''다. 대선에서 승리가 눈앞에 보이는 당의 선거인단에서는 '''나 하나쯤 소신투표해도 대세는 안바뀌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고, 반대로 패배하는 당의 선거인단에서는 '''어차피 진 선거, 내가 지지하던 사람에 표 줘야지''' 해버리는 것이다.
반대로, 선거인단 격차가 매우 미미한 선거나 각 선거에서 대립구도가 명확한 경우에는 불충실한 선거인단이 발생하기 어렵다.

3. 사례


  • 1956년 대선
패배한 민주당의 선거인단 중 앨라배마 주의 1명이 자당후보 애들레이 스티븐슨 대신 당내경선에서 패한 월터 버그윈 존스에게 투표했다.
  • 1972년 대선
승리한 공화당의 선거인단 중 버지니아 주의 1명이 자유당의 존 호스퍼스에 투표했다.
  • 1976년 대선
패한 공화당의 선거인단 중 워싱턴 주의 1명이 자당후보 제럴드 포드 대신 당내경선에서 패한 로널드 레이건에 투표했다.
  • 1988년 대선
패한 민주당의 선거인단 중 웨스트 버지니아 주의 1명이 자당후보 마이클 듀카키스 대신 당내경선에서 패한 로이드 벤트센에 투표했다.
  • 2004년 대선
패한 민주당의 선거인단 중 미네소타 주의 1명이 자당후보 존 케리 대신 당내경선에서 패한 존 에드워드에 투표했다.

3.1.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많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지역 선거인단에게 힐러리 클린턴에 투표할 것을 청원했다. 힐러리 지지 연예인들은 배신투표하라고 홍보영상까지 찍었다. 심지어 협박 전화는 물론 증오 메일, 살해 협박도 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2016년 12월 19일 치러진 선거인단 투표에서 트럼프 쪽에서 반란표 2표가 나왔긴 한데... 클린턴 쪽에서도 무려 '''5표'''의 불충실한 선거인단이 나왔다. 트럼프 측의 배신투표는 텍사스에서 나왔는데, 각각 론 폴존 케이식에 투표했다. 클린턴 측 반란표 4명은 워싱턴 주에서 나왔는데 1명은 여성 원주민 환경운동가 페이스 스포티드 이글[4]에 투표했으며, 3명은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에 투표했다. 참고로 파월은 공화당원이다.[5] 마지막 1명은 하와이에서 나왔고 버니 샌더스에 투표했다. 사실 클린턴측의 실제 배신투표는 '''8명'''(...)이었는데, 메인 주, 미네소타 주, 콜로라도 주에서 각각 1명씩의 배신투표가 나왔다.[6] 이 주들은 배신투표가 원천 금지된 주였기 때문에 선거인단이 교체된 채로 선거가 진행되어 클린턴에게 투표되었다.

3.2.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11월 3일 유권자들의 투표로 선출된 각 주의 선거인단은 2020년 12월 14일에 투표할 예정이다.
2020년 대선에서 만약 트럼프가 선거인단에서 바이든에게 패할경우, 트럼프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이 당선된 지역 선거인단에게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하라는 운동과 증오 메일, 협박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20 대선은 지지후보가 다르다는 이유로 부부가 이혼하고 부모&자식도 갈라서고[7] 친구하고도 절교할 정도로[8] 양 진영간의 갈등이 치열한 만큼 선거인단에서 압도적으로 이기더라도 불충실한 선거인단이 발생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때 바이든 후보가 270(바이든) vs 268(트럼프) 라는 아주 근소한 격차로 승리할 가능성도 점쳐져 불충실한 선거인단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기도 했다. 단 한표라도 바이든 후보에게서 이탈할경우, 동수가 되어 선택권이 하원으로 넘어가고,[9] 두표 이상 이탈할 경우 트럼프의 승리라는 초유의 대이변이 일어나게 된다. 이 경우 미국 연방 대법원이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 2020년 11월 현재 대법관들은 9명 중 6명이 보수 내지 강경보수 성향이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의적인 판결을 내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11월 3일 선거인단 선거에서 바이든이 306석을 획득했으므로 트럼프의 재역전은 힘들다는 점, 설령 재검표 등으로 다시 한 곳 정도 뺏겨도 여유폭이 충분히 남기에 소수 반란표에 대한 우려는 사라졌다. 그리고 12월 14일 선거인단 투표에서 다수의 미 언론은 배신하는 선거인단이 없으리라고 보았다.
그리고 실제로 12월 14일 선거인단 선거 결과에서 불충실한 선거인 없이 바이든의 승리가 확정되었다.# 하지만 트럼프 측은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위스콘신, 네바다, 미시간 주의 선거 결과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대립 선거인단'''을 구성해 연방하원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1] 이 때문에 대통령 후보가 아니더라도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면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물론 현실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당연히 0에 수렴한다.[2] 불충분한 선거인단에 대해 법적으로 명시를 해놓은 주는 33개 주(추가로 워싱턴 D.C)에 이르지만 이 중 절반 너머는 실질적으로 불충실한 선거인단을 처벌하지는 않는다. # [3] 당시 전체 선거인단 수가 294명이기 때문에 버지니아 주의 '배신'만으로도 선거결과를 뒤흔들기에 충분했다.[4] 미국 대선에서 최초로 선거인단 득표를 얻은 아메리카 원주민이며, 동시에 힐러리 클린턴과 함께 최초로 선거인단 득표를 얻은 여성으로 역사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5] 참고로 워싱턴주의 배신투표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교차투표였다.(...) 정확하게는 완전 최초까지는 아니고 1872년 '''자유공화당'''(저때 민주당이 후보를 못냈다) 호레이스 그릴리 이후 최초인데, 그릴리가 국민투표 직후 선거결과에 멘붕하고 사망하면서 그릴리의 선거인단들이 다 다른 후보나 심지어 율리시즈 그랜트(공화당)의 이름을 적어내기도 했다. 즉 이 때는 원래 지지해야 할 후보가 사망했으니 진정한 의미의 교차투표라 하기는 힘들다. 콜린 파월이 공화당적을 갖고는 있지만 아들 부시 8년동안 실망을 많이 했는지 2008년에는 오바마를 공개지지했고, 2016년에도 고민 끝에 힐러리에 투표했다고 밝히며 트럼프만은 안된다고 했었다.[6] 메인 주, 미네소타 주버니 샌더스에게 투표하고 콜로라도 주존 케이식에게 투표했다.[7] 당장 2016 대선부터 민주당 지지자 알렉 볼드윈이 트럼프를 풍자했다는 이유로 동생 스티브 볼드윈이 알렉 볼드윈을 깠다. [8] 참고로 정치극단주의가 생기기 전인 20세기의 경우 극 민주당 지지자인 헨리 폰다와 극 공화당 지지자인 제임스 스튜어트가 치고박고 싸운 적은 있어도 죽을 때까지 친하게 지냈다. 그러나 정치극단주의가 심화된 지금은 공화당 지지자들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완전히 갈라서서 마치 견우와 직녀 사이에 은하수가 깔린 것과 같은 상황이 되었다.[9] 동수의 경우 '''주별 1표씩'''으로 대통령을 정하기 때문에 민주당 하원 의석이 더 많음에도 공화당 측이 유리하며 따라서 표결시 트럼프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