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맹

 

小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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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작중 행적
3. 스포일러


1. 개요


화봉요원의 등장인물이자 히로인.
이 캐릭터가 유명해진 이유는 삼국지 기반 창작물의 히로인임에도 육체적 성별이 '''남성'''이기 때문이다.
남자 아이로 태어나 일찍이 환관으로 자랐다.[1] 그런 중에 십상시의 난이 발발하여 환관의 지위가 급격히 추락, 소맹 본인 또한 쫓기는 신세가 된다. 우연찮게 사마 가문의 보호를 받게 된 소맹은 궁술을 연마하여 잔병의 일원이 된다. 주요 사건에 얽힐 때면 활솜씨를 뽐내기보다 여장을 하고 미인계[2]에 나선 경우가 더 많긴 했으나, 그와 활로 대결을 벌인 적이 있는 감녕의 평가에 따르면 황충과도 맞먹는 솜씨. '활'이라는 범주에 속하는 모든 종류의 투사 무기를 다룰 줄 아는 듯하다.[3]
미인계를 곧잘 활용할 만한, 그야말로 경국지색의 소유자.[4] 대다수 남자들이 여성으로 착각하는 것을 넘어서서 입을 벌리고 바라볼 정도다. 사마의는 "네가 작정하고 꾸민다면 천하 제일의 미모일 것"이라 공언했다. 초선의 아이덴티티를 사용했을 때는 동탁이나 동탁의 아들들, 조카 동황, 여포[5]가 탐하려던 것은 물론, 장료마저도 '네 아름다움이 주인 어른(여포)의 총기를 해칠지 모른다'고 우려했을 정도다. 심지어 손숙과의 첫 만남이나 번씨와 만났을 때 등 여성들도 영락없이 소맹이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믿었다. 환관인 중에 이렇게 예쁘니 가까운 사이인 사마 가문의 어린 아이들이나 잔병 동료들이 '맹 누나'라 부르며 놀리곤 하는데, 때마다 자신은 남자라며 화를 낸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소맹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 놀리려던 게 아니었던 상대의 말을 자신이 먼저 오해하고는 진지하게 화를 내며 쫓아가는 장면이 있을 정도다.
이처럼 겉으로는 자신이 남성임을 주장하지만, 잔병 두령이자 동료인 '''요원화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 요원화 앞에서는 천상 소녀 같은 모습. 평소에는 '화 형'이라 부르지만, 여장을 하고 있을 때만큼은 '화 오빠'라고 부른다. 부상을 입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수백의 적과 끝까지 맞서다 폭포 아래로 떨어진 요원화를 끌어안고 우는 장면도 있다.[6] 다만 소맹 본인은 요원화를 향한 연심을 한 번도 제대로 표현하지 않았는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자신이 제대로 된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는 것에 사랑이 더해져 내심 굉장히 괴로워하고 있다. 여장을 했을 때에만 요원화를 '오빠'라고 부르는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요원화의 약혼자로 내정된 손숙과 대화하면서[7] "나 같은 사람에게 어찌 내일이란 것이 있을까?"라 독백하는데, 이는 '내일이 없는 자객으로서의 자신'을 포함하면서도 '요원화에게 사랑받을 내일이 없는 자신'을 더 크게 아우르는 독백이다.

2. 작중 행적


사마 가문 소속의 암살 조직 '잔병'의 구성원으로서, 주인공 요원화와 함께 여러 역사적 사건에 개입한다. 작중 등장하는 첫 임무였던 허임 암살에도 가담하였다. 이후 왕윤의 양녀 초선으로 위장하여 낙양에 잠입, 요원화를 비롯한 잔병 인원들에게 주요 정보를 빼내 전달하는 연락책 역할을 맡는다. 이 과정에서 동탁에게 강제 키스(...)를 당하는 등 겁탈당하기 직전까지 가지만, 스스로 목에 칼을 대고 '날 덮치려 한다면 자결하겠다'고 주장하여 위기를 모면한다. 낙양 탈출 과정에서 위기를 맞자 여포를 유혹, 입맞춤하려는 척하며 입 속에 있던 암기로 여포를 중독시키는 데에 성공한다. 이는 여포와 목숨을 걸고 싸우던 요원화가 무사히 물러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이후로도 요원화 및 잔병 동료들과 임무를 함께 하며 여러 가지 사건들을 맞닥뜨리다, 손책원술의 밑에서 벗어나는 것을 지원하던 중 황조 수하였던 감녕과 활로 교전하게 된다. 감녕과 마지막까지 대등한 싸움을 벌이면서도 궁지에 몰린 요원화를 끝까지 지원하기 위해 홀로 사지에 남는다. 포위망을 빠져나와 퇴각하려던 요원화는 이를 알고 다시 소맹을 구하고자 재차 적진으로 뛰어든다. 그러나 소맹은 이미 다가온 감녕에게 붙잡힌 뒤였다. "그 애 머리카락 하나라도 건드리기만 해 봐라."라며 다가오는 요원화를 보며 소맹은 자신이 품었던 일방적인 소망이 어느 정도 보답받았다고 느끼며, 요원화를 살리고자 감녕과 함께 절벽 아래로 떨어지려 한다. 절벽에 매달린 채 뒤에 남는 것이 자신의 임무였다고 말하는 소맹을 붙잡으며 요원화는 자신도 모르게 '''"부인, 내 손을 잡아! 절대 놓지 마!"'''라고 외친다.[8]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요원화가 외친 한 마디를 고백으로 받아들인 소맹은 행복한 미소로 고마웠다는 말을 남기고는 요원화에게 입을 맞춘 뒤, 그를 살리고자 스스로 절벽 아래로 떨어져 실종된다.[9]
절벽 아래 강물로 떨어져 떠내려가던 소맹은 화타에게 구조되어 치료를 받는다. 마침 복양 전투에서 부상을 입었던 여포가 화타에게 치료받던 중이었기에 소맹의 신변은 여포에게로 양도되며, 소맹은 여포를 돕는 척하며 그를 속이고자 추씨로 분장해 조조 암살에 가담하게 된다.[10] 그러나 목적을 이루는 데에는 실패하고, 허저에게 잔병의 일원이라는 신분까지 노출되어 사마가 숙청의 단초를 마련하고 말았다. 결국 사마 가문은 멸문당하게 되고, 소맹은 사마 가문과 잔병 동료들의 복수를 위해 자신의 의지로 여포군에 남아 조조에게 대적한다.
한편, 소맹의 스승인 조성[11]의 친구이자 여포의 부하인 진의록은 소맹의 정체를 여포로부터 숨기고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벌리기 위해 소맹과 거짓 결혼식을 올린다. 이로써 '진의록의 처 두씨라는 세 번째 아이덴티티가 형성된다.[12] 이후로도 조조군과의 전투 과정에서 조성을 보좌하여 하후돈을 애꾸로 만드는 등 분투한다. 그러나 사마의곽가의 지략을 앞세운 조조군은 시시각각 여포군의 목을 죄어 오며, 한 인간으로서 나약한 모습을 비추기 시작한 여포와 그 주변 사람들의 필사적인 모습에 옛 잔병 동료들과 같은 동질감과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된다.

3. 스포일러



끝내 조조의 손에 여포는 패망한다. 소맹은 하비성이 함락된 뒤 모습을 감추고는 마지막 복수를 위하여 조조 암살을 계획한다. 그런데 이를 눈치챈 사마의는 자신의 복수, 즉 조조가 천하를 제패하도록 만든 뒤 그의 자리를 빼앗는 계획을 지키고자 '''소맹의 암살 계획을 조조에게 한 발 앞서 알린다.''' 조조를 최고의 자리까지 올려야 하는 동시에, 아직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조조에게 신임을 사기 위해서였다.
소맹은 계획대로 조조를 향해 독화살을 쏘지만, 한눈을 잃은 원한으로 이를 갈던 하후돈이 던진 창에 맞는 바람에 화살은 급소를 빗나가 조조의 어깨를 맞힌다. 화살에 묻어 있던 독조차 곁에 있던 화타가 치료하면서 소맹의 조조 암살 시도는 실패한다. 십상시의 학정으로 환관을 향해 커다란 분노를 품었던 청주병들이 가규의 선동으로 소맹에게 달려드는데, 조조는 환관 가문 출신이라는 자신의 굴레를 벗어나고자 그들을 제지하기는커녕 자신이 앞장 서서 칼을 내리친다.
마지막까지 자신을 희롱한 운명과, 조조를 향한 복수를 포기한 것처럼 보이는 사마의를 원망하던 소맹은 사마의의 측근인 가규를 발견하고는 모든 진실을 깨닫는다. 사마의는 복수를 포기하지 않았고, 자신이 그의 계획에 오히려 누만 끼쳤다는 사실을. 최후의 순간에 이른 소맹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저주하는 동시에 사마의에게 용서를 빌고, 요원화를 향하여 마지막 말을 남긴다.

화 오빠, 저는 이제 떠나요.

슬퍼하지 말아요.

공자를 원망해서도 안 돼요.

 

잊지 마세요.

 

저 태양도 그늘에 가리울 때가 있다는 것을.

저 달도 기울 때가 있다는 것을.[13]

너무나도 꼬여버린 사태의 전말을 알게 된 요원화는 사마의를 이해하면서도 끝내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게 두 사람 사이에는 채울 수 없는 간극이 생기게 된다. 이후 요원화는 사마의의 마지막 명령, '조조에 대항할 만한 자를 찾아내서 그를 보좌하라'는 명을 따라 사마의의 곁을 떠난다.[14] 이후 유비 휘하로 들어간 요원화는 장판파 전투에서 자신에게 날아드는 수많은 창을 보며 사마의를 등진 자신은 괜찮은 것인가 하는 고민과 함께, 이처럼 많은 창을 맞고 죽어갔을 소맹의 모습을 떠올린다.
적벽대전이 벌어진 틈에 유비는 형남 4군 평정에 나선다. 요원화는 조운의 신분으로 계양을 향하게 되는데, 여기서 옛 약혼자 번씨를 만난다. 허임 암살을 위해 요원화가 '조화'로 신분을 위장했을 때에 만난 인연이었으며, 두 사람은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어 요원화는 모든 일이 끝난 뒤 반드시 자신의 '형제'를 보내 번씨를 데려가겠다고 약조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번씨가 기다리던 장소에 나타난 것은 소맹이었다. '''번씨는 소맹을 여인으로 착각하여 요원화가 너무나도 잔인한 방식으로 자신을 버렸다 생각했고, 요원화에게 돌아간 소맹은 번씨가 이미 죽었다고 보고한다.''' 요원화를 사랑했던 소맹은 번씨를 질투하여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고자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진실을 알게 된 요원화는 '정말로 어리석고, 정말로 아무것도 몰랐던 건 나였다'고 말하는 동시에 소맹에게도 어리석었다며 큰 웃음으로 자조한다.[15]
우여곡절 끝에 계양은 함락하지만 번씨도 사망하게 된다. 요원화는 번씨의 시신을 거둬 무덤을 만들고 그 곁에 또 하나의 빈 무덤을 만들고는 여기에 요원화가 죽어 묻혔다고 선언한다.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자객 요원화가 아닌 유비의 장수 조운으로 확립하는 것이다.
[1] 십상시를 위시한 환관의 무리가 권력의 최정점에 있던 시대였기에 가난 등의 이유로 스스로 환관이 되고자 하거나, 자식을 보내거나 파는 이들도 적지 않던 때였다.[2] 동탁-여포 연환계의 초선, 장수와의 싸움에서 조조가 탐했던 추씨, 진의록의 처 등 해당 작품에서는 연의에 기록된 여성들 중 상당수의 정체가 소맹이다.[3] 크고 무거운 활을 사용할 때는 바닥에 세우고 Y자 밸런스 자세를 잡으며 양팔로 활시위를 당기고 한쪽 다리로 활을 밀어낸다. 작은 암기형 활을 당길 때도 비슷한데, 위로 뻗은 다리를 한쪽 손으로 잡아 지탱하면서 발로 활대를 붙잡고는 남은 한 손으로 당기는 완벽한 Y자 밸런스 자세를 취한다. 실제로 Footbow라 하여 발로 당기는 활이 있기는 하다.[4] 작화상으로도 번씨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가장 예쁘게 그려지는 캐릭터다. [5] 단 여포는 소맹이 자객임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탐했던 것.[6] 이때 요원화는 적의 칼날로부터 소맹을 멀리 두고자, 소맹의 몸을 묶은 밧줄을 한 손에 쥐고는 폭포 쪽으로 늘어뜨린 채 싸웠다. 즉 한 사람 몸무게를 한 팔로만 지탱하면서 수백의 적군과 싸운 것.[7] 여기서 손숙은 대놓고 "넌 외모도 마음가짐도 여성이다. 네가 제대로 된 여성의 몸이었다면 어땠을까."라며 소맹의 속내를 떠본다. 이에 소맹은 "그랬다면 손 소저는 내 상대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 받아치지만, 손숙은 당당하게 만약이란 가정이 아닌 작금의 현실, 즉 자신이 '여성'이기에 이긴다-요원화의 마음을 가질 것이라 선언한다. 비록 소맹의 고통을 전혀 헤아리지 못했으나, 그가 요원화를 마음에 품고 있음을 가장 먼저 알아챈 건 손숙이었다.[8] 원문 표현대로는 '婆娘'인데, 한국어로 가장 가까운 뉘앙스의 단어를 찾는다면 마누라 혹은 여편네 정도다.[9] 이 일로 소맹을 향한 자신의 사랑을 자각한 요원화는 동료들을 사마 가문으로 돌려보내면서, 약혼녀 손숙에게 "요원화(들판을 태우는 불꽃)는 이미 사그라들었다"고 전해달라는 부탁을 남긴 채 잔병을 탈퇴, 계속해서 소맹을 찾아 나선다.[10] 초선과는 달리 추씨는 진짜 추씨가 따로 등장한다. 단지 소맹이 조조 곁으로 접근하기 위해 추씨로 '위장' 했을 뿐.[11] 연의 원작에서 하후돈을 애꾸로 만든 여포군 장수이다.[12] 진의록의 처가 바로 초선이라는 설을 차용한 것이다.[13] 소맹의 죽음 뒤로, 단행본 기준으로 한 회차가 끝날 때마다 나오는 검은 바탕에 쓰인 하얀 글씨의 내용은 ''''잊지 않았어...''''다. 사마의와 요원화가 꾸는 꿈, 그들이 맞을 결말을 생각해본다면 소맹의 바람은 뒤집힌 형태로 이루어지는 셈이다.[14] 진모 특유의 생략과 함축된 대사 때문에 명확하게 나오지는 않지만, 독자는 누구나 '일단 유비를 조조에 대항하도록 키우고 난 뒤에 우리 다시 한번 따져보자'라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따진다는게 단순히 한두마디 말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15] 아무것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자신과, 아무것도 제대로 말하지 않았던 소맹을 향한 안타까움이 섞인 대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