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 빌보드
1. 개요
2017년 개봉한 미국 영화. <킬러들의 도시>와 <세븐 싸이코패스>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마틴 맥도나 감독의 네 번째 작품이다.
넓은 의미에서는 맥도나 감독의 전작들처럼 블랙 코미디로 볼 수 있지만, 군데군데 드러나는 가벼운 개그나 아이러니컬한 유머를 빼면 상당히 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드라마 영화에 더 가깝다. 드라마가 워낙 포괄적인 장르이긴 하지만 영화를 봤다면 장르를 규정하기 어려운 작품임을 느낄 수 있다.
2. 예고편
2017년 3월 3일, 공식 예고편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1]으로 공개되었다. 비속어 수위 & 폭력 정도가 꽤 쎄다. 감독의 이전 작품들처럼 블랙 코미디 영화인 듯 하다. 예고편 후반부 삽입곡은 레프트 뱅크의 'Walk Away Renee'.
3. 줄거리
밀드레드 헤이스의 딸 앤젤라는 강간치사의 피해자이다. 사건이 일어난 지 몇 달이 지났음에도 경찰의 수사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이에 밀드레드는 적극적인 수사를 유도하기 위해 '''에빙 외곽의 세 광고판'''에 경찰서장 윌러비를 비판하는 광고를 싣는다. 그러나 윌러비는 성실하여 마을에서 평판이 좋은데다 췌장암으로 인해 오래 살지 못할 사람이라[2], 마을 주민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가족조차도 밀드레드를 동정하면서도 적대하기 시작한다.[3] 특히 윌러비를 깊이 따르는 난폭하고 차별주의자인 경찰관 딕슨과의 갈등은 점점 깊어져만 가는데...
빌보드에 관한 사연이 방송을 타기 시작하자 경찰 측에서는 웰비를 압박하여 밀드레드가 돈을 더 내게 만들지만, 누군가 도움의 손길을 내 밀드레드를 위해 500만원가량의 비용을 지불해준다. 한편 윌러비는 가족들에게 병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죽고싶지는 않다는 이유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후 권총으로 자살하는데, 밝혀진 바로는 이 500만원 상당의 돈은 윌러비가 밀드레드를 위해 몰래 지불한 것이었다. 물론 그의 자살에는 밀드레드가 원인이 아니었음을 그녀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밝히긴 했지만, 사람들은 그의 자살에 밀드레드가 원인을 제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녀를 곱지 않게 본다.[4]
윌러비의 자살을 계기로 딕슨은 곧바로 레드 웰비에게 달려가 그를 죽일듯 폭행 후 창문밖으로 던져버린다. 그리고 그 날 새로 부임한 새 흑인서장에게 이를 목격당하며 해고된다.[5] 얼마 뒤 밀드레드의 빌보드는 갑자기 불에 전부 타버리는데, 그녀는 이것이 딕슨의 소행일 것이라고 보고 그녀 또한 복수를 위해 경찰서에 몰로토프 칵테일을 던져 방화한다. 이때 딕슨은 몰래 경찰서에 들어가 윌러비가 남긴 편지를 읽는 중이었는데, 편지를 읽은 그는 감화하여 불타는 와중에도 앨리스의 사건파일을 몸에 안은 채로 서를 빠져나온다.
다행히 유일한 목격자인 제임스가 그녀의 알리바이를 속여주어 넘어가게 되고, 빌보드가 전소된 소식을 들은 광고회사 직원들의 호의로 여분의 광고지를 전달받게 된 그녀는 빌보드에 다시 광고지를 붙이게 된다. 밀드레드는 자신을 도와준 제임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그가 제안한 데이트 신청을 받아 저녁식사를 하게 되는데, 우연히 전남편을 만나게된다. 이때 전남편은 '''빌보드를 태운 범인은 자신이었음을 밝힌다.''' 화가난 밀드레드는 복수하려하지만 결국 포기하고 식당을 나온다.
사고 후 퇴원한 딕슨은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와중 뒷자석에 앉아있던 남자[6]가 자신의 범죄를 떠벌리는 이야기를 듣는다. 내용이 앨리스의 사건과 비슷함을 깨닫고 일부러 그를 도발한뒤 얼굴을 긁어 살점을 뜯는다. 그는그 살점을 모아 경찰서에 제출한 뒤 밀드레드를 찾아가 서로 화해를 한다.
얼마 뒤 새로 온 서장은 딕슨에게 살점과 관련된 dna 검사 결과를 밝힌다. 안타깝게도 검사 결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범인으로 보였던 인물은 사건이 벌어진 시점에는 해외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군인이었던 것이다. 실망한 딕슨은 결과를 밀드레드에게 알려준다. 그러면서 딕슨은 그 남자가 사건의 진범은 아닐지라도 강간범은 맞으며, 그의 차번호와 지역을 기억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렇게 둘은 총을 챙겨 차를 타고 그 남자의 집으로 가면서 영화는 끝난다.
4. 등장인물
- 프란시스 맥도맨드 - 밀드레드 헤이스 역
영화의 주인공이자 외강내유형 인물. 자식으로 아들 로비와 죽은 딸 앤젤라가 있으며, 남편 찰리는 죽은 딸과 비슷한 또래의 19살짜리 동물원 여직원과 바람이 나자 이혼한 상태다. 극중 묘사를 봤을 때, 남편으로부터 줄곧 폭력을 당해온듯 하다.[7] 남편 탓에 고생을 많이 했고, 딸까지 살해당하자 매우 건조하고 예민한 성격이 됐다. 딸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마을 외곽의 세 광고판에 광고를 싣는다. 광고의 내용 탓에 비난을 당하거나, 무시당하기도 하지만, 본인의 걸걸한 입과 곧장 응징하는 행동 덕분에 마을 사람들도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절대 타협하지 않고 본인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행동주의자다.
- 우디 해럴슨 - 빌 윌로비 역
아름다운 젊은 아내와 어린 두 딸을 둔, 마을 사람 대부분에게 존경받는 에빙시 경찰서장. 딕슨 포함한 경찰서 직원들과도 굉장히 원만하게 지낼 정도로 성격도 좋은 인물이다. 그러나 작중 췌장암(pancreas cancer) 말기를 선고 받은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자신을 겨냥한 내용의 광고를 실은 밀드레드를 끝내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범인을 잡지 못해 미안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쓰는 등 선하고 이해심 많은 면모를 보인다.
- 샘 록웰 - 제이슨 딕슨 역
에빙시의 경찰관. 항상 어딘가 나사빠진 듯한 모습을 자주 보이고, 근무 도중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거나, 취조 도중 수틀린다 싶으면 곧장 주먹부터 휘두르는[8] 불성실하고 폭력적인 인물이다. 게다가 인종차별에 호모포비아[9] 성향을 지녔고, 심각한 마마보이 기질[10]까지 갖고 있는 막장 경찰관이다. 이런 개차반의 성격인데도, 인성이 정반대나 다름없는 상관 윌로비를 항상 존경한다. 작중 후반부에 윌로비 서장의 죽음 이후 서장에게서 받은 편지를 읽고, 레드 웰비가 자신을 용서하는걸 보고 개심하게 된다.[11] 이후 범인을 찾는 밀드레드를 도우며 극을 이끈다. 밀드레드와 함께 영화의 주인공 중 하나나 다름없는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 존 호키스 - 찰리 역
밀드레드의 이혼한 전 남편. 막판에야 밝혀지는 사실이지만, 이 영화에서 손꼽히는 악랄한 짓을 한 인물이다.
- 피터 딘클리지 - 제임스 역
동네 중고차 판매상. 선천적으로 키가 매우 작은 난쟁이다. 밀드레드에게 호감을 가지고 그녀를 돕는다.
- 케일럽 랜드리 존스 - 레드 웰비 역
경찰서 건너편 건물 2층에서 광고업을 하는 인물. 밀드레드가 에빙 외곽에 실은 광고판의 주인이기도 하다. 철없는 공명심을 지녔지만, 자신을 폭행한 딕슨을 용서해주는 선한 인물이다.
- 루카스 헤지스 - 로비 헤이스 역
밀드레드의 아들. 밀드레드나 앤젤라처럼 공격적인 성격은 아니고, 주로 둘의 드센 행동을 뜯어 말린다.
- 애비 코니쉬 - 앤 윌로비 역
윌로비 서장의 아내.
- 사마라 위빙 - 페넬로페 역
찰리의 여자친구. 눈치가 없고, 꺼낸 말에 대해서 주절주절 설명하길 좋아한다.
- 캐서린 뉴튼 - 앤젤라 헤이스 역
밀드레드 헤이스의 딸. 밀드레드의 회상 속에서 등장한다. 밀드레드를 닮아 성격이 매우 괄괄하고, 가족에게도 서슴치 않고 욕설을 내뱉을 정도로 입도 험하다. 밀드레드가 차를 빌려주지 않자 말싸움을 벌인다.[12] 이후 오기로 혼자서 친구 집까지 걸어가겠다며 현관을 나섰는데, 그 날 도로에서 강간살해를 당했다.
- 브렌든 섹스턴 3세 - 용의자 역
캐서린 살인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인물. 광고판을 보고 밀드레드가 친구의 기념품 가게를 대신 맡아주고 있을때, 가게에 들어가 사건의 내용에 대해 떠들어대며 그녀를 도발한다.
5. 평가
'''"결정한 후에 가자"가 아니라 "가면서 결정하자"는 행동주의자들의 정의'''.
- 이동진 (★★★★)
상당한 호평을 듣고 있다. 베니스 영화제 경쟁작 중에서는 셰이프 오브 워터와 더불어 1, 2위를 두고 다투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가 특히나 호평받아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프랜시스 맥도먼드(여우주연상), 샘 록웰(남우조연상), 우디 해럴슨(남우조연상)이 노미네이트되었으며,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샘 록웰이 상을 수상했다. 이동진의 어바웃 시네마 각본에 대해서도 호평이 많은데, 아카데미에서 겟 아웃에 밀려 각본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있을 정도로 각본에 대한 많은 찬사가 있었다.[13]'''"마성의 스토리텔링과 연기'''.
- 박평식 (★★★★)
6. 흥행
6.1. 북미
6.2. 영국
6.3. 중국
4822만 위안을 벌고 있다.
6.4. 일본
6.5. 대한민국
7. 수상
- 2017년 베니스 영화제에 초청되어 각본상을 수상하였다. 마틴 맥도나에게는 이번이 첫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 2017년 토론토 영화제[15] 관객상을 수상하였다.
- 제75회 골든 글로브에서 4관왕을 하면서 시상식 최다 수상을 했다. (작품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 제24회 미국 배우조합(SAG)상 시상식에서 3관왕을 하며 시상식 최다 수상을 했다. (앙상블 캐스트[16],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 제71회 바프타 시상식 5관왕을 하면서 시상식 최다 수상을 했다. (작품상, 영국 작품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샘 록웰)을 수상하면서 2관왕을 했다.
8. 기타
- 영화의 배경이 되는 미주리 주 에빙 시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도시이다. 실제 촬영은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실바라는 곳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 캐서린의 방에는 너바나(미국 밴드)의 앨범 In Utero의 포스터가 붙어있는데, 이 앨범의 유명 수록곡 중 하나의 타이틀이 Rape Me다.
- 마틴 맥도나 감독이 남부 미국 여행 중 영화에 나온 것처럼 해결되지 않는 범죄 사건에 대한 비판적인 광고판을 보고 착안해냈다고 한다
- 이동진 영화당 #
[1] 하지만 위에서 보다시피 15세 관람가이다.[2] 범인을 잡지 못하고 시간만 흐르는 것도 정말로 증거고 뭐고 아무것도 찾을 수 없어서지 경찰이 성실하지 않아서는 아니다.[3] 밀드레드라는 사람 자체가, 딸을 잃은 아픔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까칠해서 적을 만드는데다 경찰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서 일을 키우는 타입의 인물이다. 다만 평소 에빙의 경찰에게 차별 받던 히스패닉 및 흑인 조연들은 윌러비를 원망하는 밀드레드를 전혀 적대시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녀가 광고를 계속해서 달 수 있도록 돕는다.[4] 이는 윌러비가 복수하기 위해 일부러 그녀에게만 편지를 보냈다고 밝힌다.[5] 이 장면이 컬쳐쇼크인 것이, 영화적 과장이 있겠지만 도착한 흑인서장을 딕슨을 포함한 말단직원들이 흑인이라고 서류 안보여주면 안 믿겠다고 무시하는 장면도 나오고 이에 대해 신임 흑인서장이 "꼭 서류를 보여줘야겠냐? 썅놈아? 너희 크래커(백인비하멸칭) 개새끼들은 할 짓이 없냐?"라고 쌍욕을 박는다. 흑인서장이 딕슨과 나누는 3단 대화문도 압권이다. "안젤라 헤이스 사건은 어떻게 되어 가나?(서장)" -> "당신 일이나 신경써야할 일은 어떻게 되어가슈?(딕슨)" -> "나한테 총과 배지를 내놓을 일은 어떻게 되어가나?(서장)" 딕슨은 그제서야 자신이 처한 현실을 깨닫는다.. 닉슨은 총을 뺏기고 한참 배지를 찾다가, 흑인 서장에게 "그냥 빌어먹을 내 경찰서에서 꺼져." 소리를 듣고 경찰서에서 퇴출된다. [6] 밀드레드의 가게에 와서 행패를 부리던 남자였다.[7] 찰리가 이혼 후에도 밀드레드에게 찾아왔을때, 말싸움이 시작되자 바로 밀드레드의 멱살을 쥐고 벽에 거칠게 몰아붙였다. 이걸 본 로비는 찰리의 목에 식칼을 들이대며 말리는 등 가족 자체가 굉장히 한성깔 한다.[8] 특히 폭력성이 심하고 자제력이 심각할 정도로 낮게 묘사된다. 중반부 윌로비 서장이 자살을 하자, 자살의 원인이 광고를 싣도록 허락해준 레드 웰비라고 생각하고 화풀이로 그를 무자비하게 구타하고 창밖으로 던져버리기도 한다.[9] 이건 딕슨이 디나이얼 게이라서 일부러 포비아 성향을 보이고 있을 가능성이 큰데, 상관을 향한 동경 이상인 듯한 감정, 레드 웰비를 향한 가학성, 경찰 내부에서의 시선 등 딕슨의 성 지향성을 암시하는 묘사와 조연들의 대사가 작품 내에 등장한다.[10] 웃기는 게 남들이 딕슨의 차별주의적인 면을 지적하면서 너네 엄마가 그렇게 가르치더냐며 들먹이면 자기 엄마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울컥하는데, 사실 그 아들에 그 엄마라고 딕슨의 엄마도 똑같이 차별주의자다.[11] 서장이 딕슨에게 강조한 포인트는 '사랑'과 '용서'였는데, 이를 받아들인 딕슨은 이후로 성격이 전보다는 많이 누그러진다.[12] 그런데 밀드레드와 말싸움을 할때, 혼자 걸어가다가 강간이나 당할 거라는 말을 한다. 이에 밀드레드도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받아치는데, 이게 공교롭게도 정말로 이뤄진 셈이다.[13] 다만 겟 아웃 역시 충분히 상을 탈만 하다는 데에는 크게 이견이 없다.[14] ~ 2018/03/24 기준[15] 토론토영화제 관객상 수상작은 대체로 흥행 성적도 좋으며 아카데미를 비롯한 시상식에서도 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영화의 경우에도 충분히 그런 것들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결국 아니나 다를까, 1200만달러로 1억 6000만달러를 벌어서 흥행면에서도 대박을 터뜨렸다.[16] 작품 내 모든 배우들에게 주는 상인데, 사실상 작품상이라 보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