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니아
Aro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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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장미목 나무이자 동명의 과일이다. 폴란드가[1] 세계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후가 비슷한 대한민국에서도 묘목을 수입해서 재배하고 있다. 단양군이 대표적인 산지.[2] 아래에 서술된 이유로 해충이나 조류로 인한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으므로 재배 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수분 조절만 잘 해주면 재배가 어렵지 않고 철쭉처럼 키가 크지 않으므로 가정에서 화분에 키우기도 한다.
2. 역사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동부지역으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중요한 겨울 식량으로 쓰였다.
20세기 초에 내한성을 갖춘 튼실한 과육을 연구하던 러시아의 이반 블라디미로비치 미추린의 눈에 띄었고, 알타이 산맥에서 첫 재배에 성공한 이후 다른 러시아 지역에도 심게 되었다. 이후 구소련 시절에 동독 작센주로 유입되었고, 1970년대엔 거대한 아로니아 플랜테이션이 형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구소련권에 있었던 다른 동부 유럽 국가들에도 아로니아가 유입되었다.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엔 아로니아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독일의 플랜테이션이 무너졌고, 현재는 폴란드가 아로니아 최대 생산국이다.
3. 상세
열매의 크기는 블루베리와 비슷하며 표면이 가죽처럼 매끄럽고 단단하다. 최대 17브릭스로 당도 자체는 높으나 강한 떫은맛과 상당한 신맛이 있어 단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3][4] 이는 안토시아닌, 폴리페놀, 카테킨, 클로로겐산에 그 덜 익은 감의 떫은맛의 주범인 탄닌 등, 쓴맛과 떫은맛이 강한 성분들이 이 높은 당도를 덮어버리고도 남을 정도로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와 들짐승들은 덜 익은 아로니아를 먹고 떫은맛 때문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기절한다고 한다. 오죽하면 다른 이름이 '''블랙초크베리'''[5] 니 말 다했다(...)
물론 다 익은 열매는 떫은맛이 약해 잘만 따먹으니 농사지을 때는 다른 과일처럼 새나 짐승을 쫓아낼 대책을 세워야 한다. 탄닌의 특성상, 감처럼 숙성시키면 탄닌은 사라진다.
이 쓴맛과 떫은맛을 내는 성분들의 대부분이 항산화 물질이기도 해서, '좋은 약은 입에 쓰다'라는 말을 느끼게 해 주는 과일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과량 복용하거나 원액을 희석하지 않고 마시는 용자들도 있는데 일시적으로 구역질, 복통, 어지러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아로니아가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방송을 타면서 인지도가 크게 늘었다.
특히 폴란드산 동결건조 파우더가 자주 쓰이는데, 국내 일부 식당에서는 이를 반죽이나 육수 등에 섞어 폴리페놀이 첨가된 웰빙 음식이라고 선전하지만 워낙에 떫은맛이 강하다 보니 그 맛은 미묘한 편.[6]
맛을 제외한 식감 자체는 '''과육에 수분이 적어 묘하게 퍼석한 감이 느껴진다'''.[7] 블루베리, 블랙베리, 라즈베리 등과는 전혀 다른 식감으로, 풍부한 과즙이나 말캉한 식감을 기대하고 먹은 사람은 기대치가 하락할 수 있다. 과육을 칼이나 가위로 썰거나 잘라서 단면을 보면 제법 두터운 검은 껍질에 둘러싸인 퍼석한 과육(...)이 보인다. [8]
씨의 경우 매우 작기 때문에 사실 무시하고 먹어도 별 상관 없다.
4. 기타
사실 떫은맛이 먹자마자 바로 밀려오는 건 아니다. 처음 씹었을 땐 약한 단맛이 느껴지다가 '''곧 강한 떫은맛이 밀려들어온다'''.
얼린 후 우유와 함께 갈아먹으면 팥맛이 난다는 말이 있다. 다만 갈아낸 것이 마실 때마다 엄청 씹힌다... 그리고 아로니아의 특유의 맛이 나는데 취향 따라 정말 싫어할 사람은 싫어할 맛이다.
안토시아닌 성분이 가장 많이 들어있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안토시아닌 중 시아니딘이 많은 대신 다른 안토시아닌 성분은 거의 없다.[9] 방송 등에서 아로니아와 비교되는 마키베리(Maqui berry)의 경우는 안토시아닌 중 델피니딘이 많이 들어있으므로 원하는 효능에 따라 선택하는 게 좋다.[10]
맛을 중화시키는 조합으로 우유+아로니아+꿀+바나나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바나나를 너무 많이 넣으면 갈변이 일어나 보기 흉해질 수 있다. 청을 만들어 먹는 것도 떫은맛을 중화시킬 수 있다. 또 생과를 냉장실에서 4-5일 동안 숙성시켰다 먹는 법도 있다. 이렇게 하면 떫은맛이 좀 덜해진다고.[11]
아로니아를 동결건조가루로 만들어서 시중에 판매하는 것들도 있는데, 맛은 본판과 비슷하지만 신맛이 조금 더 강하다. 요거트나 바닐라 아이스크림 등에 넣어서 섞어먹으면 색이 예쁜 자주빛으로 물드는 걸 볼 수 있다. 물이나 우유에 타먹을 경우 '''열라 개어지지도 않는 주제에 열라 텁텁하므로''' 다른 베리류 + 우유 + 아로니아 가루를 믹서기에 갈아먹거나[12] 요거트에 넣어 먹는 게 더 편하다.[13] 구매 시 약간의 팁이라면 가루가 서로 엉켜 붙어 덩어리지는가를 확인하는 게 좋다. 이유는 생과를 동결건조했을 때와 착즙한 아로니아를 동결건조했을 때의 차이이다.
안토시아닌 성분이 골고루 든 베리류를 섭취하고 싶다면 아로니아보단 블루베리가 훨씬 더 낫다. 시아디닌 함유량은 좀 떨어지지만 시아디닌만 몰빵인 아로니아와 달리 이쪽은 다양한 안토시아닌계 성분들이 골고루 있는 데다가 결정적으로 맛도 더 좋다. 그러나 시아디닌에 집중한다면 아로니아가 우세.
단 아무리 영양이 풍부한 과일이라 해도 아로니아 역시 일개 과일 중 하나일 뿐이니, 너무 이놈에게 의존하기보단 모든 베리를 비롯한 과일과 채소를 올바른 식습관 · 운동습관과 병행해서 골고루 먹는 게 역시 제일 좋다.
2013년부터 약 5년간 아로니아가 슈퍼푸드, 다이어트 식품으로 떠오르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쉬운 재배에 비해 1킬로그램에 3만 5천 원까지 가격이 오르자 아로니아는 고소득 작물, 왕의 열매로 불리며 농가에서 너도나도 아로니아를 심었고 유행이 지나가자 공급 과잉과 겹쳐 가격이 폭락, 같은 무게에 1천 원까지 가격이 하락한 적이 있다. 농민들은 FTA의 무관세 정책 때문이라고 항변하며 보상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가격 폭락 직전연도인 2018년 아로니아 수입이 10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음에도 가격이 상승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공급과잉과 수요 감소가 가격 폭락의 주요 원인임을 들어 이를 기각하였다.#
[1] 현지 명칭은 '아로니아 차르나'(aronia czarna)[2] 남북의 창을 통해 북한에도 황해북도 연탄군에 재배했을 거라 추측한다. 단, 북한말로 '''단나무'''다.[3] 그래도 잘 익은 편에 속하는 걸 먹을 땐 신맛은 조금 덜하다. [4] 과육보단 껍질 쪽에 떫은맛이 더 강하다. 근데 과육이 그냥 달기만 한 것도 아니고, 아로니아는 과일 자체가 원채 작아서 껍질 떼고 먹으려 했다간 남는 게 없다. [5] 초크(choke)는 '목을 조르다' 라는 뜻이다.[6] 그래도 반죽에 넣는 양을 적당히 조절하면 색은 예쁘게 나오기도 한다.[7] 과육에 수분이 있어서 씹히기는 잘 씹히지만 묘한 퍼석한 감이 있다. [8] 이상할 건 없는 게 아로니와는 은근히 사과와 겉모양도 닮은 편이다. 크기를 엄청 축소시켜놓은 검은 사과, 혹은 시꺼먼 버찌색 꽃사과 열매(...)처럼 보일 정도.[9] 효능은 신경보호 작용, 항균 작용, 지방 간 질병 개선, (단기) 공간 지각 능력 개선, 당뇨 개선, 이뇨 작용, 비만 개선 등.[10] 건강 프로그램이나 홈쇼핑 등에서 마키베리가 아로니아보다 안토시아닌이 더 많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장광고이다. 비록 거의 시아니딘 밖에 들어있지 않지만 압도적으로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안토시아닌 총량으로 아로니아를 따를 만한 식품은 거의 없다.[11] 생과를 냉동 보관했다가 씻어먹어도 쓴맛이 좀 사라진다. 단 쓴맛이 아주 안 사라지는 건 아니고 약간 술기운(?) 같은 것이 얼렸던 생과를 씹어먹을 때 뒤따라오기도 한다. 또 냉동과일의 특성상 조금만 녹아도 약간 과육이 흐물텅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쓴맛이 덜해지니 먹을 만한 맛이 되긴 한다.[12] 더 달게 만들고 싶다면 올리고당이나 꿀, 설탕, 물엿 등을 첨가할 수 있다.[13] 동결건조가루의 이점이 있다면 생아로니아를 갈아먹을 때의 그 씹히는 알갱이들을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