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Q

 


1. 개요
2. 작중 행적
3. 여담
4. 관련 문서


1. 개요


루쉰의 소설 아Q정전주인공. '''정신승리의 원조.'''
비굴함, 사치, 도벽, 내로남불, 음탕함 같은 안 좋은 면만다 갖고 있는 인물이다.
본명도 명확하지가 않지만 줄여서 아Q라고 부른다. 특별한 직업도 고향도 없는 막노동꾼...이라기보다는 절간에 얹혀사는 객식구이며, 별 볼일 없는 삶을 살다가 비참하게 죽는다.
아Q의 아(阿)자는 중국에서 타인을 부를 때 이름이나 성씨에 흔히 붙이는 호칭이고 그리고 Q는 주인공의 이름의 발음인 Quei를 뜻하는데, 이것도 역시 가장 흔한 이름 중 하나이다. 루쉰은 작중에서 아Q의 이름이 무슨 자를 쓰는지 자신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면서 Q자가 정확하게 무슨 글자인지 명시하고 있지 않는데, 이 설정은 아Q가 특정한 개인이 아니라 무지한 당시의 중국인 그 자체를 상징하고 있다는 해석을 할 수 있게 한다. Q라는 글자가 변발한 중국인의 뒷모습을 상징하고, 마침 변발도 영어로 '큐'(표기는 Queue)라고 읽는다. 애초에 이 작품 자체가 당시 중국을 풍자하는 소설이다.
Quei는 한어 병음이 정착하기 이전에 루쉰이 당대 영국인들의 표기를 따라 만들어낸 표기이다. 현대 중국어 한어병음으로는 'gui', 웨이드 자일스 표기로는 'kuei'에 해당하며 한국 외래어 표기로는 '구이'이다. 실제로 화자가 아Q의 이름으로 추측하는 '계(桂)'나 '귀(貴)'는 모두 Guì에 해당하는 글자다. 오늘날에 쓰이는 한어병음에서 Q(/ʨʰ/)는 오히려 한국어 에 대응하며 따라서 Quei는 '구이'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더 이상 쓰이지 않는 표기다. 루쉰은 가장 흔한 글자의 의미로 Quei라고 썼지만 도리어 지금은 있을 수 없는 글자의 발음이 된 것이다. 너무 흔해서 특정할 수 없는 전자든, 있을 수 없는 이름으로 인해 불특정한 개인이 된 후자든 아Q라는 이름이 중국인 전체를 풍자하게 된 것은 어느 쪽이든 마찬가지다.

2. 작중 행적



체구도 볼품없었던 아Q는 머리에 흥분하면 빨갛게 충혈되는 부스럼이 있었고, 그 부스럼을 부끄러워해서 사람들이 부스럼과 비슷한 발음도 못 쓰게 만들고 사람들이 실수로라도 그 글자를 자기 앞에서 쓰면 그 부스럼을 온통 붉히며 화를 냈다. 이게 점점 갈수록 정도가 심해져 밝다, 빛나다 라는 말만 들어도 버럭 화를 낸다. 그래서 건달들은 "찐따 새끼가 부들거리네?ㅋㅋ 병신" 하는 식으로 놀려댔고, 아Q는 '''거기에 대고 익히 알려진 그 정신승리법을 쓴 것'''.

건달들은 그것으로 끝내지 않고 계속 그를 놀려댔고, 그러고서 마침내는 때리기까지 했다. 아Q는 형식상으로는 패배했다. (중략) 건달들은 그제야 만족해하며 의기양양하게 돌아갔다. 아Q는 잠시 선 채로, '''"나는 자식에게 맞은 셈 치자… 요즘 세상은 정말 개판이야……."''' 라고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는 그도 만족하며 의기양양하게 돌아갔다.

아Q는 자기가 쓰고 있는 정신승리법을 나중에 자기 입으로 줄줄 불어버리는데, 그 얘기를 전해들은 건달도 어이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서 아Q를 구타하며 아Q 자신의 입으로 정신승리법을 부정하도록 위협한다.

"아Q, 이건 자식이 애비를 때리는 게 아니라 사람이 짐승을 때리는 거다. 네 입으로 말해봐! 사람이 짐승을 때린다고!"

"벌레를 때린다, 됐지? 나는 벌레 같은 놈이다…… 이제 놔 줘!"

그리고 아Q는 그 자리에서는 자신의 정신승리법을 부정하다가 '''돌아서자마자''' 그 치욕(?)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정신승리법을 만들어 낸다.

그(아Q)는 자기가 자기경멸을 잘하는 제1인자라고 생각했다. '자기 경멸'이라는 말을 빼고 나면 남는 것은 '제1인자'이다. 장원도 '제1인자'이지 않은가? "네까짓 것들이 뭐가 잘났냐?"

즉, 장원급제한 엘리트도 1인자이고 자신도 (자기 경멸이라는 점을 제쳐두고 생각하면) 1인자이므로 그런 엘리트와 자신은 동급이라는 발상. 인터넷상에서 쓰이는 '정신승리'라는 말은 아Q정전에서 가장 처음 나오는 정신승리법을 뜻하는 의미로 자주 쓰이는데, 그건 작중에서 아Q가 쓰는 수많은 정신승리법의 일부 중 일부에 불과하고(...), 그런 정신승리법이 깨질 때마다 정말 징하게도 새로운 정신승리법을 만들어서 덧대는 것이 아Q정전의 진짜 백미.
예를 들어 축제의 노름판에서 드물게 돈을 크게 땄을 때, (고의로 벌인 싸움이었는지 혹은 우연찮게 말려들었는지는 몰라도) 싸움통에 돈을 도둑맞자 자기 뺨을 후려치고 난 후 그것으로 정신승리를 한다. 아래가 그 전문이다.

…그러나 그는 금새 패배를 승리로 바꾸어놓았다. 그는 오른손을 들어 자기 뺨을 힘껏 연달아 두 번 때렸다. 얼얼하게 아팠다. 때리고 나서 마음을 가라앉히자 때린 것이 자기라면 맞은 것은 또 하나의 자기인 것 같았고, 잠시 후에는 자기가 남을 때린 것 같았으므로―비록 아직도 얼얼하기는 했지만―만족해하며 의기양양하게 드러누웠다.

…정신승리도 이만한 정신승리가 없다.
그러면서도 자기보다 더한 약자인 비구니를 성희롱하며, 사람들이 그걸 보고 비웃자[1] 사람들이 자신의 강하고 멋진 모습을 보고 환호하는 거라며 우쭐거린다.
그 최후도 실로 찌질하기 그지없다. 신해혁명이 일어나 사람들이 혁명당을 무서워하자 혁명당에 꼽사리 껴서 "평소 마음에 안 들던 놈들 족치고 그놈들 재산을 내가 차지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본인은 혁명을 부르짖으면서도 혁명이 뭔지도 몰랐고, 그 전에는 오히려 혁명 자체를 아무 이유 없이 싫어했다.
진짜 혁명당원들[2]에겐 무시당하고, 부잣집을 턴 가짜 혁명당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렇게 좋은 자리에 자길 참가 안 시켜줬다며 다시 마음을 바꿔 "혁명은 불법이니 다 신고해버리겠다." 이런다. 결국 심판관[3] 앞에서도 "혁명당과 같이 강도질 하려 했는데 이놈들이 날 안 데리러 왔지 뭡니까" 이런 식으로 하지도 않은 강도모의에 자백 아닌 자백을 한 것이다.
글도 모르고 살면서 붓을 든 적도 없었던지라 가담을 인정하는 글에 서명을 하지도 못하고 동그라미를 그리는데 동그라미가 아니라 수박씨를 그려놨다. 그 와중에도 동그라미는 모자란 놈이나 제대로 그리는 것이라고 정신승리하는 것은 덤. 그 동그라미가 무슨 의미를 가진 지도 모르고 형장에 끌려가서 총살당하는데 유언은 '''"살려줍쇼!!"'''. 그나마 이마저도 제대로 내뱉은 게 아니라 입으로만 옹알거렸다. 정신승리로 현실을 도피해가며 평생을 찌질하게 살아온 그다운 최후다.
참고로 그의 사후 사람들은 '잘못을 했으니 총살을 당했겠지'하고 생각하고, 참수형으로 죽이는게 재밌는데 시시하게 총살당했다며 아쉬워하면서 조리돌림당하면서 노래 한 곡 못 부르는 찌질이가 어딨냐고 고인드립을 한다.[4]

3. 여담


인터넷 상에서 찌질이를 풍자할 때 ~큐(Q)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굽시니스트본격 시사인 만화에서 QAnon이 이 아Q에 비유되었다. #

4. 관련 문서



[1] 물론 군중들이 성희롱을 말리지 않고 그 광경을 보며 낄낄댔다는 점에서 아Q정전에서 비판하는 대상은 아Q만은 아니라 중국인 전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2]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던, 그리고 혁명당 들어가면 털어먹으려 했던 동네 유지들인 조씨와 전씨였다. 결국 당대 중국에서 혁명은 민중의 것이 아니고 윗사람들끼리 다 해먹는 그들만의 리그였다는 걸 풍자하는 셈.[3] 실제 신해혁명의 역사로 정황을 따져볼 때, 혁명군이 아Q가 사는 곳을 점령한 뒤, 강도질을 해서 혁명을 더럽힌 불순분자들을 처형하러 왔다는게 유력한 해석이다. 움츠러들면서 당당히 말을 못 하는 아Q를 보면서 "노예 근성"이라며 비난한걸로 봐도 심판관은 청나라 관료가 아닌 혁명당 소속 인물이다.[4] 여기서도 참수형은 '구식' 형벌이고 총살형은 '신식' 형벌이라는 점에서 아Q의 사형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태도 역시 봉건시대의 잔재를 풍자하기 위한 요소라는 해석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