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과

 


1. 약과(藥果)
2.1. 역사
2.2. 만드는 법
2.3. 해외의 유사한 음식들


1. 약과(藥果)


약 약, 실과 과 로 쓰며 그만한 것이 다행임. 또는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님을 이르는 말. 예로 '그정도면 약과지, 그만하면 약과야.' 등이 있다. 2에서 유래한 말로, 당연히 한자도 똑같다. 약과가 달고 맛있는데다 부드러워서 치아가 약한 노인이나 어린아이들도 먹기 쉽듯이, 어떤 일을 하기가 아주 수월하다는 뜻. 영어의 'It's a piece of cake'와 의미가 비슷하다. 비슷한 말로 '누워서 떡 먹기', '식은 죽 먹기' 등이 있다.

2. 한국 전통 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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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통적인 유밀과의 한 종류. 고운 체로 친 밀가루에 참기름을 치고, 거기에 꿀과 술을 넣고 반죽하여 판에 찍은 후 기름에 튀긴 과자다.
'약'이라는 단어가 붙은 이유는 예전에는 기름과 이 약으로도 취급되었기 때문이라 한다.#
음식디미방, 규합총서 등 옛 조리서에도 약과 조리법이 수록되어 있다.
약과는 모약과(개성약과), 만두과, 연약과 등의 바리에이션이 있다. 만두과는 그 이름대로 약과를 피 삼아 소(보통 대추)를 넣고 송편처럼 빚은 것이고, 연약과는 볶은 밀가루로 만드는 것이다.
지역 특산 음식이 자체적으로 하나의 고유명사가 된 평양냉면과 비슷하게, 개성에서 밀고 접기를 반복해서 페이스트리처럼 결이 생기는 개성약과가 유명하다.[1] 이런 개성약과(모약과)는 일반 약과와 달리 식감이 파삭하고 결 사이사이에 조청이 스며들어 한 입 물면 배어나온다.[2]
터키를 비롯한 중동 지방에서는 이것과 비슷한 헬와를 먹는다. 자세한 이야기는 해당 문서 참조.
처음 보는 외국인들은 "이거 비누 아닌가?" 반응하기도 한다. 색깔도 그렇고, 질감도 그렇고 과자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 하지만 일단 한 번 먹어보면 그렇게 거부감은 보이지 않는다. 대체로 와플 같은 느낌이라는 듯하다.
미국에서 한국 전쟁에 참전한 노병들을 찾아간 블로거가 선물로 강정과 약과를 가져갔더니, 강정은 별로 손을 안 댔지만 약과는 순식간에 동이 났다고 한다. 아무래도, 나이가 많은 분들이라 치아에 부담이 되는 강정보다 푸석푸석하면서도 단맛이 나는 약과가 더 나았던 듯하다.
한과류를 자주 먹지 않는 현대인에게도 약과는 제법 인기가 많다. 부스러기도 없고, 식감도 묘하고, 단맛도 좋기 때문이다. 아예 과자류처럼 포장되어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도 팔 정도이다.
만드는 데 들어가는 재료들을 보면 알겠지만 의외로 칼로리가 높다. 다이어트 중이라면 필히 기피해야 할 음식이다.
아래 만드는 방법에서는 어렵지 않게 설명해 놓았지만, 실제로는 만들기 매우 까다로운 과자이다. 반죽이 질어도 안 되고, 기름 온도와 시간도 맞추기 어려워서 조금만 어긋나도 타거나 설익는다. 궁중 음식 전수자인 인간문화재 황혜성 교수[3]가 대학교에서 전통음식 과목 강의할 때, 기말고사 실기 과제가 약과 만들기였다고 한다.

2.1. 역사


고려시대에는 '''고려병(高麗餠)'''이라는 이름으로 몽골에 전래되어 크게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고려시대에는 불교의 영향으로 육식이 쇠퇴해 있었고 제사상에도 어육을 올리는 것을 금했다고 하는데 어육을 대신해서 과자를 올리게 되었고 그 때문에 과자 문화가 매우 잘 발달했다.
조선시대에는 잔치나 제사 때나 올라가는 고급 음식이었으니 흉년이 들거나 나라가 어지러울 땐 한동안 왕궁 밖에서는 만드는 것이 법으로 금지될 때가 있었다. 이는 당시 밀가루와 꿀, 조청, 기름 등이 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어서 나라가 주관하는 잔치 때 가격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약과 금지법이 시행될 동안 적발되면 곤장 80대를 맞았다고 한다.
제사상에 오르는 음식이다 보니 "약과는 누가 먼저 먹을는지"라는 괴랄한 속담이 있다. 누가 먼저 죽을지는 알 수 없다는 뜻.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경 군대 PX에서 '''옛날약과'''라는 약과가 유통 되었는데 보통 약과보다는 두껍고 큰데다가 속에 팥소가 들어 있는 네모난 약과였다. 단 약과에 단 팥이 들어 있으니 단맛은 말할 나위가 없었기 때문에 평소 달콤함을 갈구하는 군인들에게는 초코파이와 더불어 인기 품목 중 하나였다. 2010년대후반부터는 판매되지 않고, 단순히 크기만 작아진 약과가 판매된다

2.2. 만드는 법


  • 음식디미방에는 반죽 재료가 밀가루 1말, 꿀 2되, 기름 5홉, 술 3홉, 끓인 물 3홉이라 나오지만 이후의 기록에는 소주나 청주 등의 술도 반죽에 섞는다.
  • 음식디미방에는 즙청 재료가 즙청 1되에 물 1홉 반만으로 나오지만 이후에는 계핏가루, 후춧가루, 생강가루, 생강즙 등을 섞는다고 나온다.
반죽 재료 : 밀가루, 기름(보통 참기름이나 들기름), 소금, 후추
추가 반죽 재료 : 술, 꿀, 생강즙
즙청 재료 : 조청이나 꿀(정 없으면 집청[4]이나 설탕), 물
즙청 선택 재료 : 생강즙, 생강가루, 후춧가루, 계핏가루 등. 유자청 등의 과일청을 넣기도 한다.
-밀가루에 소금과 후추, 참기름을 섞어 체에 내린다. 혹은 밀가루에 소금과 후추를 섞어 체에 내린 뒤 참기름을 먹인다.
-그릇에 생강즙, 꿀, 술을 섞어놓고 기름 먹인 밀가루에 끼얹어가며 반죽한다.
-약과판에 기름을 바르고 반죽을 넣은 뒤 눌러서 박아낸다. 이것을 꼬치로 찔러 구멍을 몇 개 뚫는다. 이 과정을 반복해서 약과 반죽을 준비한다.
-즙청 기본 재료(조청, 물)를 모두 섞어 졸인다. 이것에 준비한 추가 재료를 섞은 뒤 식혀둔다.
-약과 반죽을 140도 정도의 기름에서 서서히 온도를 올리며 옅은 갈색이 될 때까지 튀긴다.
-튀겨진 반죽을 뜨거운 상태에서 즙청[5]한다. 속까지 완전히 배어들어야 하므로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모약과는 모양을 만드는 과정에서 반죽을 반으로 나눠 겹쳐서 누르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여 층층이 켜를 만든 것이다. 이렇게 켜를 낸 반죽을 1cm 정도로 민 뒤 알맞게 잘라 구멍이나 칼집을 낸다. 기름을 130도와 170도, 혹은 110도와 140도같은 식으로 차이가 나게 준비한 뒤 온도가 낮은 쪽에서 먼저 미색이 될 때까지 튀기고 온도가 높은 쪽으로 옮겨서 갈색이 될 때까지 다시 튀긴다. 이 때에 켜가 생겨야 한다. 이후의 과정은 일반 약과와 같다. 켜 사이사이에 배어들도록 푹 재워야 한다.

2.3. 해외의 유사한 음식들


인도의 전통 디저트중 하나인 굴랍자문이 약과와 비슷한데, 한국의 인도식당들도 굴랍자문에 대한 설명문에 인도식 약과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공 형태로 만든 약과를 시럽에 담근 느낌인데 식감이 약과랑 흡사하다.
또한 터키의 길거리 음식중에도 츄러스와 약과를 합친 듯한 형태인 과자가 있는데 역시 식감이 약과랑 비슷하다.
[1] 위의 사진에 있는 것들 가운데 위쪽에 있는 네모난 것들이다.[2] 터키의 '바클라와'가 이것과 비슷하다. 약과처럼 사이에 아무것도 안 넣기도 하지만 보통은 피스타치오호두와 같은 견과류를 넣으며, 만들 때도 개성약과처럼 하나의 반죽을 계속 밀고 접는 것이 아니라, 종잇장처럼 얇은 반죽 사이에 버터를 발라가며 여러 장 겹쳐서 쌓아 오븐에 굽는다는 점이 다르다.[3] 1920~2006. 성균관대에서 1975년부터 1986년까지 가정대학 학장을 지냈으며 딸인 한복려, 한복선 여사도 궁중요리전문가로 키웠다.[4] 설탕, 계피, 생강, 물엿(조청)을 넣고 조린 것[5] 과줄이나 주악 따위에 꿀을 바르고 계핏가루를 뿌려 재워 둠. -네이버 국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