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1. 개요
🧈 / Butter
우유 속 지방의 응집체로 단백질도 약간 들어 있고, 수분은 전체의 16% 정도 포함되어 있다.[1] 스프레드처럼 빵에 얇게 발라먹는 게 주된 섭취 방법이지만 이외에도 각종 조리법에 사용된다. 식용유가 흔해졌음에도 의도적으로 조리에 사용하는 이유는 주로 가열했을 때의 풍미와 약간 식었을 때의 바삭해지는 식감 때문이다.
구식 표기(일본을 통해 전해지면서 와전된 발음)로는 '빠다'라고도 쓴다.[2]
2. 상세
버터는 역사가 대단히 오래된 식품으로, 중동과 아프리카에 '''인류가 가축을 키우기 시작할 무렵'''부터 등장했다. 중앙아시아 유목민이 개발한 후 주변 지역으로 전파된 것으로 보이는데 소, 염소, 양, 야크 등의 젖에서 얻어낸 지방질을 기둥에 걸어둔 가죽 주머니에 넣어 수평으로 저어서 버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오래된 방식이었다.
기원전 3500년 수메르의 기록이나 기원전 1500년 이집트의 기록에 버터가 나오는 것을 보면 고대 문명 초기에 이미 유목 세계로부터 농경 세계로 버터가 전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알려졌다는 것과 그것이 널리 사용되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고대 로마의 정치인이자 역사학자 플리니우스(Gaius Plinius, 23~79)가 버터를 두고 ‘야만인의 음식’이라고 한 것을 보면 대충 분위기 파악이 가능하다.
당시에는 우유 대신 염소와 양의 젖을 사용했다(소는 염소와 양을 가축화한 후, 몇천 년이 지나서야 가축화된다). 다만 따뜻하고 습한 지방에서는 치즈보다 보존성이 나쁘기 때문에 지중해 근처에서는 그다지 발전되지 않았고, 로마인들은 북쪽 야만인들이나[3] 먹는 저질 음식으로 비하했지만[4] 의료용으로는 쓸모가 있다고 보았다. 당시에 스칸디나비아나 게르만 지역에서는 버터를 많이 사용한 반면 지중해 지역에서는 올리브유가 최상의 음식 재료였다. 고대 그리스 세계에서 올리브유는 문명의 상징이었다.[5] . 북쪽은 버터, 남쪽은 올리브유라는 이분(二分) 구조는 문명 초기부터 형성되어 오랫동안 유지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버터와 올리브유가 서로의 지역에 많이 보급되어 들어갔지만, 심지어 오늘날에도 이 구분이 완전히 지워지지는 않았다[6]
인도의 '기'(ghee)라는 정제 버터[8] 는 적어도 3천년 동안 인도 요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종교적으로도 순수함을 의미함과 동시에 불의 신 아그니에게 바쳐지는 신성한 음식으로 여겨져 왔다.
기 만드는 법
따뜻하게 데운 우유에 인도식 플레인 요구르트인 다히(Dahi)를 조금 넣어 몇 시간 발효시키면 약간의 신맛이 도는 크림 상태가 되는데 이를 휘저으면 자연버터인 막칸(makkhan) 덩어리가 생기고, 이 막칸을 캐러멜 향과 맛이 날 때까지 약한 불에서 천천히 가열하면 가공 버터인 기가 된다. 네팔에서는 기유(ghyu)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도 서양에서 버터가 전래되기 전에 이미 고려와 조선 초기때 거란, 여진족, 몽골의 영향으로 버터가 있었다고 하며 이때는 수유(酥油)[9] 라고 불렀다. 하지만 버터를 만들 재료인 우유가 매우 귀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일상식으로 먹었던 것은 아니고, 죽이나 차에다가 넣어서 마시는 형태로 왕족이나 고관대직들의 보약으로 쓰였다.[10]
수유치(酥油赤)라는 구역에서 버터의 생산을 전담했고, 이곳에 거주하던 타타르 등 북방민족 출신 사람들이 도축을 겸하며 버터를 생산했는데, 후술하겠지만 버터 생산이 워낙 중노동이기 때문에 일을 맡으면 군대가 면제되었는데 이로 인해 군대에 가지 않을려는 장정들이 자기가 북방민족 출신이라고 주장하며 위장전입하는 등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았고, 결국에는 세종대왕이 버터 생산 중단을 명하면서[11] 버터 생산의 맥이 끊겼다. 링크
이 점에 있어서 고려시대때 버터를 접하게 된 곳인 몽골에서는 버터가 거의 유일한 식용유였지만, 한반도에서는 자생하는 참깨나 들깨로 식용유의 수요를 충당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버터가 불필요했다고도 볼 수 있다.[12] 다만 이후에도 수유 관련 기록이 조금은 있는 것을 보아 버터를 외국에서 수입하거나, 이전에 전수되어왔던 제조법을 응용해서 버터를 만든 경우도 있던것으로 보인다.
옛날에는 갓 짠 우유에서 떠낸 크림을 가죽주머니에 넣어 두들겨 패야 버터를 만들 수 있었다. 우유에 지방이 꽤 많긴 하지만, 두들겨 패건 휘젓건 간에 오랫동안 수고해야 우유에서 크림이 분리되고, 그 크림을 또 한참 휘저어줘야 지방 성분이 대부분인 버터가 만들어진다. 위에 나와있는 인도식 버터를 만들어 먹는다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사실 핸드믹서나 믹서기 등의 기계만 있다면 좀 더 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 #
오죽하면 기계없이 버터를 만들어 먹는다면 버터 위주로 먹어도 살이 빠질 것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14] 실제로 몇몇 연구 단체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옛날 방식대로 가죽 주머니에 우유를 담고 몽둥이로 두들겨서 버터를 만들어 보았는데, 1kg의 버터를 만든답시고 장정 4명이 우유 50리터를 넣은 두터운 가죽부대를 몇시간이고 계속 두들겨 패야 했다. 게다가 워낙 힘들어서 우유에서 크림을 다 분리하지도 못하고 반쯤 걸러진 크림부터 모아서 버터를 만들었다. 2010년대 이후 제품으로 나오는 생크림으로 만드는 방법은 중간에 기계적으로 정제가 한 번 된 것이기 때문에 예전 방식으로 걸러낸 크림보다 유지방 농도가 훨씬 높아서 옛날보다는 만들기 쉽지만 팔이 떨어져 나가는 것은 마찬가지.
근대 이전까지 '교반기'(butter churn)라 불렸던 물건은 나무통이나 도자기에 피스톤 비슷한 막대기를 몇 시간이고 위아래로 움직여서 크림과 버터를 분리시키는 원리였다(아래 동영상에도 그것이 나온다). 맷돌만으로 콩을 갈아 두부 만드는 것 만큼이나 괴로운 수준.
과거에 이렇게 만들기도 어렵고, 사먹으면 비싼데다가 풍미라고는 기껏해야 소고기와 조금 비슷한 정도의 우유 맛밖에 안 나는 버터를 굳이 먹었던 것은 애초에 기름 중에서는 그나마 가장 저렴하고 구하기도 쉽기 때문이었다.[15] 얻으려면 어쨌든 동물을 죽여야만 하는 동물성 기름은 애초에 논할 거리도 못되고, 그다지 발달하지 못한 과거의 기술로는 식물에서 기름을 짜내는 것도 요원했다.[16]
또한 문화적인 이유도 있긴 하지만, 버터를 주로 먹는 나라 중에는 애초에 식용 기름을 짜낼 수 있는 방법이 목축업 뿐인 지역도 있다. 지중해권의 대표적인 기름 추출용 작물인 올리브는 따뜻한 해안 지역이 아니면 자라지가 않고, 생선 기름의 경우 고래나 정어리와 같은 어류에서 기름을 얻으려면 일단 지역이 바다를 접해야 하는데다 생선 기름 특유의 악취도 있고 걸러내지 못한 불순물로 인해 빠르게 산패되기까지 했다. 무엇보다 당시의 식량 생산력을 감안하면 그냥 생선째 먹는게 훨씬 나았다. 게다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식물성 기름 중에는 과거의 기술력으로는 아예 생산이 불가능한 것들도 있다. 버터야 일단 서양권에서는 동양권보다 우유가 흔한 편이었고 크림을 치대기만 하면 어쨌든 집에서도 만들 수 있었다. 프랑스어권을 제외하면 주로 종교개혁의 영향 때문에 알프스 이북으로 버터가 일상화되었다는 설도 있다. 링크
전통 기구를 사용하여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과정. 재료는 우유 크림으로, 며칠에 걸쳐 우유 윗 부분에 뜬 것을 모은 것이다.
3. 건강
우유에서 지방만 모아놓은거니 당연히 열량은 엄청나다. 티스푼 1수저의 버터는 약 100kcal으로, 단 3티스푼으로 밥 한공기에 맞먹는 열량을 내며, 100g당 720~750kcal라는 아름다운 열량을 자랑한다. 물론 지방은 필수 영양소고 포화지방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 적당히 먹어주는 것이 좋지만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포화지방은 과잉 섭취할 경로가 너무 많은 게 문제고, 버터 역시 그 중 하나다.
하버드대학교 공공보건대학원에서는 버터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버터 속에 포함된 트랜스 지방 또한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트랜스지방이 많은 마가린보다는 포화지방 위주인 버터를 먹는 게 차라리 몸에 좋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2010년대 이후 마가린이나 쇼트닝은 공법의 변화로 트랜스지방을 0g이라고 표기해도 좋을 정도로 그 함량이 크게 줄어든 데 반해, 반추동물의 위장에서 자연스럽게 트랜스지방이 형성되는 버터의 경우 서울우유 무염버터는 트랜스지방이 100g당 2g가량 포함되어 있고, 2010년대 후반부터 베이킹 업계에서 애용하고 있는 뉴질랜드 앵커버터의 경우는 3.9g[17] 에 달하는데, 한국에서의 하루 트랜스지방 섭취 기준이 2g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양이다. 물론 버터를 100g씩 퍼먹는 사람은 없겠지만, 빵과 과자류 등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자기도 알게 모르게 꽤 많은 양의 버터를 먹을 수 있는데다가 다른 음식물에 포함된 트랜스지방까지 고려하면 조심할 필요가 있다. [18]
SBS에서 2010년 10월경에 방영한 '옥수수의 습격'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옥수수 대신 풀을 먹여 키운 소의 우유로 만든 버터를 먹었더니 체중이 크게 줄었다는 사례가 소개되었다. 1달에 1kg가까이 줄어들었지만... 하지만 사례로 등장한 사람은 원래 고도비만이기도 했고, 기존의 지나친 오메가6 지방산 섭취를 줄이고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맞춰서 체중을 줄였다는게 핵심이지 다른 버터를 먹었다고 살이 빠졌다는 얘기는 아니다. 또,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를 풀로 대체하기는 어렵다. 풀로 가축을 키우려면 경작지를 전부 풀밭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옥수수의 생산량을 풀이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곡물 대신 목초를 먹인 쇠고기는 질기고 냄새가 난다는 의견도 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버터를 포함한 포화지방의 누명이 점차 벗겨지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LCHF를 참조.
4. 문화적 측면
이밥에 고깃국과 비슷한 서양식 표현으로 흰 빵에 버터라는 표현이 있다. 요즘이야 흔하지만 옛날에는 서민이 그렇게 먹기는 힘들었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bread n butter'라는 영어 숙어는 '밥줄, 생계수단'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ex) 이 투수의 bread n butter pitch는 체인지업이다.) 유사한 표현으로 '베이컨을 집에 가져오다'(bring home the bacon)는 '밥벌이를 하다, 생활비를 벌어온다'라는 뜻이 있고 '빵벌이꾼' (breadwinner)은 '돈을 벌어오는 사람'이라는 뜻이 있다.
올리브유를 얻을 수 있어 버터를 식용으로 여기지 않았던 남유럽에서도 식용 외 용도로 썼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버터를 화장품으로 사용했는데, 지중해 지방의 여름철에 불어오는 건조한 바람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 로션처럼 발랐다. 로마인들은 의료용으로 썼다.
유목문화권인 몽골, 터키, 베두인 유목민들에게 버터는 요구르트와 치즈만큼 중요한 저장 식품이다. 잘 만든 버터는 상온에서도 꽤 오래 보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버터는 우유크림에서 수분을 분리해냈지만 그래도 수분이 10% 이상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실온에 오래 노출되면 곰팡이가 번식한다. 전통적으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몽골, 튀르크권에서는 버터를 뭉칠 때 소금을 섞었으며 인도에서는 아예 버터를 끓여서 수분을 완전히 날려버린 기를 만들어 장기보관했다. 특히 기는 실온에서도 1년은 족히 보관할 수 있다.
오 헨리의 단편 '마녀의 빵'에 사용된 소재이다. 어느 제도사가 빵집에서 매일같이 상하기 직전의 싸구려인 빵만 사는 것을 본 빵집 주인이 가난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측은한 마음에 몰래 버터를 발랐다가 '''지우개 대신 쓰려고 빵을 샀는데 그 버터때문에 도면을 망쳐버렸다'''는 일화인데, 여기에 착안해 종종 없느니만 못한 동정심, 도움이라는 의미로도 쓰이기도 한다. 실제로 목탄화의 경우 바게트나 식빵을 지우개로 쓴다. 측은지심이 아니라 사랑에 빠졌다는 바리에이션도 있다. 원작을 읽어보면 가게에 그림을 걸고 좋은 옷을 입는 등 꽃단장을 시작한다.
5. 가공 버터
버터와 생크림만큼은 마가린이나 식물성 크림보다 확실히 풍미가 좋다. 동물성 100%라는 광고를 괜히 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 파는 일부 버터의 재료를 보면 버터만이 들어간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무게에 비해서 비교적 싼 제품의 경우 유지방이 아닌 쇼트닝[19] 이 들어간 제품이 있으니 주의하자. 제품 이름을 봤을 때 버터 이외의 수식어가 붙은 종류는 야자유 마가린이 대부분인 가공 버터일 가능성이 높다.[20] 일단 식품 분류가 '버터'인가 '가공 버터'인가 체크해본 다음 성분 표시를 보는 게 좋다.
가공 버터[21] 는 야자유 같은 다른 기름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영양 성분 표시에서 식물성 유지가 든 것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먹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다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2010년대 후반 이후의 마가린과 쇼트닝 제품의 경우 트랜스프리(트랜스지방 0%)로 표기해도 좋을 만큼 트랜스지방의 함량을 크게 낮춘 경우가 많고, 버터가 오히려 인위적인 공법을 사용하지 않는 한 트랜스지방의 함량이 더 높을 경우도 많다. 어차피 포화지방 덩어리라는 점에서는 버터나 마가린이나 별반 차이도 없고 그저 버터의 풍미가 마가린의 풍미보다 훨씬 뛰어나기에 선택한다고 보는 게 나을 것이다.
일반 버터와 가공 버터를 구분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가 유머글로 나왔다.[22]
유럽과 미국에서도 가공 버터는 흔하게 찾아 볼 수 있는데 한국과 다르게 상품에 큼지막하게 쓰여있다. 애초에 가공 버터가 상업적으로 성공한 이유는 가격도 이유겠지만 빵에 바르기 쉽기 때문이다. 냉장보관시 굳어버리는 버터와 다르게 저온에서도 굳지 않는 지방이 들어간 가공 버터는 냉장고에서 갓 꺼내도 빵에 바르기 쉽다. 이 때문에 서구에서 가공 버터는 포장도 그렇고 이름도 그렇고 빵에 바르기 쉬움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6. 기타
뷰테인, 뷰텐, 뷰타인, 뷰탄알, 부탄산 등의 이름이 유래한 물건으로, 버터에 분리한 지방산이 부탄산인데 이것이 탄소 4개로 이루어진 사슬이라 비슷한 형태의 화학물질에도 이런 이름을 붙였다.
한때 우유가 부족해 버터를 대신할 것을 찾던 중 만들어진 게 마가린인데 요즘은 트랜스 지방 문제 때문에 다시 버터가 각광받고 있다. 그러자 마가린 업계에서는 트랜스 지방 제로 마가린을 출시하고, 버터의 콜레스테롤 및 포화지방, 그리고 자연적으로 생성되어 포함되는 트랜스 지방 함량 문제를 걸고 넘어지고 있다. 반추동물의 장내 세균에 의해 유제품은 트랜스 지방을 일부 함유하는데, 때문에 실제 버터의 영양성분표를 보면 트랜스 지방이 5%정도로 의외로 많은 양이 포함되어 있다.
식용유 대신 쓰기도 하는데, 음식에 버터의 풍미가 배이기 때문에 서양에서 자주 쓴다. 특히 프랑스 요리에는 이탈리아 요리에서 올리브유를 쓰는 빈도를 넘어서 녹인 버터에 반쯤 튀기듯이 굽는 레시피가 '''무척 많다.''' 버터를 섞은 반죽을 버터를 녹인 팬에 구워서 버터를 얹어 먹는 식... 정재형은 자신이 진행하는 모 케이블 TV 요리프로그램에서 "프랑스 요리를 할 때는 뭔가 좀 부족하다 싶으면 버터를 두세 조각 넣으면 해결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폴레옹 3세가 서민들을 위한 버터 대체제로 마가린을 개발하도록 지원한 것도 그만큼 프랑스 요리에 버터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스테이크에도 올라간다. 소고기는 돼지고기에 비해 지방이 적으므로 퍽퍽한 느낌을 주기 쉬운데, 이때 쇠기름의 풍미를 살리면서 퍽퍽함을 줄이기 위해 버터를 얹는다. 팬스테이크의 경우 버터에 마늘과 파슬리를 볶아 풍미를 첨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정에서 스테이크를 구워먹을 경우 굳이 버터를 넣지 않아도 된다. 소고기 항목에 나와 있듯이 서양에서는 스테이크를 지방이 거의 없는 살코기 부위로 굽는 경우가 많기에 부족한 지방을 보충하고 육즙 손실을 막기 위해 버터를 넣는 것인데, 한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스테이크용 고기는 마블링이 잔뜩 박힌 기름기 많은 고기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버터를 넣지 않아도 지방은 이미 충분하며, 여기에 방송에서 나온거 따라한다고 버터 한 큰술 때려넣었다가는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 느끼한 스테이크를 먹게 될 수 있다. 물론 본인이 버터 특유의 풍미를 좋아한다거나, 애초에 기름기 적은 고기로 요리를 하는 상황이라면 상관없다.
수프나 각종 소스에는 녹인 버터에 밀가루를 볶은 루가 필수다.
커리에도 우유와 섞은 액상 형태로 들어가기도 하는데 이것이 위에서 자주 언급되던 '기(Ghee)'이다. 커리의 주재료로 들어가는 향신료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사용한다.
요즘 카페에서 허니 버터 브레드라는, 꿀에 적신 빵 위에 버터를 올린 요리가 종종 나오는데, 의외로 꿀의 향과 궁합이 좋다... 빵에 꿀과 버터를 섞어서 스프레드로 발라먹어도 맛있다. 특히 프레첼 같은 것.
카레같이 향으로 승부하는 음식에 식용유 대신 사용하면 맛이 그럴 듯해진다. 볶음요리에 사용할 경우, 버터에 포함된 불순물 때문에 잘 타니 주의하자. 대신 60도 정도로 중탕하면서 불순물을 다 건져낸 정제 버터를 사용하면 안 탄다. 맛과 가격에는 조금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파는 대부분의 빵은 반죽할 때 버터를 넣는다. 이렇게 버터를 넣고 반죽하는 빵 중에 지나치게 싼 빵이 있다면 십중팔구는 마가린, 더 싼 것은 쇼트닝을 넣어 반죽한 빵이니 주의하자.[23] 이런 유지류는 빵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제빵계의 3종 신기 중 하나다. 나머지는 계란과 설탕. 보통 이렇게 부재료가 들어간 빵들은 영미권에서 주로 먹는 빵들이고, 이게 안 들어간 빵은 유럽에서는 보통 동양권의 밥처럼 '''주식용'''으로 쓰는데 시간이 지나면 엄청나게 딱딱해진다. 바게트 빵이 대표적인 예.
케이크나 쿠키같은 제과류에도 많이 들어간다. 파이를 만들 때에는 차가운 버터를 얇은 책받침 비슷한 스크래퍼란 도구로 잘게 썰면서 밀가루와 섞는데, 이때 손이 닿으면 체온에 의해 버터가 녹아서 완성품의 바삭함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손이 안 닿게 하는 게 포인트다. 이렇게 반죽해야 공간이 많이 생겨 파이의 바삭한 맛과 푹신한 질감을 살릴 수 있다. 패스츄리의 경우 마가린이나 버터를 밀가루 반죽으로 싸 얇게 펴서 접고 다시 펴고 접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하는 식으로 반죽해서 만든다. 이렇게 하면 밀가루와 버터로 이루어진 여러 장의 겹이 생기는데, 이 겹이 바삭바삭한 페스츄리의 포인트다. 당연히 사람이 하다가는 어지간한 숙련자가 아닌 이상 지쳐 못하고 파이 기계의 힘을 빌려 쉽게 만든다.
제빵에서는 글루텐 형성이 잘되어야 쫄깃하고 맛있는 빵이 나오지만 제과에서는 글루텐 형성이 적어야 보슬보슬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나오는데 지용성인 버터가 수분을 차단해 글루텐 형성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 역할을 당근이나 사과에 많이 들어있는 펙틴이라는 물질이 대신할 수 있기 때문에 제과 레시피 중에서는 칼로리를 줄이기 위해 당근을 대신 넣는 레시피도 있다. 하지만 버터를 적게 넣으면 풍미가 떨어져서 둘을 섞는 경우가 많다.
우유에서 크림과 분리하면 크림은 버터를 만들고, 남은 것은 저지방 우유로 판다. 정확하게는 버터밀크 혹은 스킴밀크라고 불리는 부류. 이것들은 유지방이 거의 없는 편이고 스콘을 만들 때 주로 넣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잘 발매하지 않는다.[24] 여기에 다시 유지방을 따로 첨가해 지방량을 조절해서 파는게 그 흔한 저지방 우유다. 하지만 크림이 빠진 우유는 그 맛이... 옛날 아일랜드에서 영국에 의한 수탈이 심했을 때는 이것과 감자만으로 근근히 살아가곤 했다.
만드는 과정에서 생크림을 미리 유산균으로 발효시켜 사워크림으로 만들어놓거나, 버터 자체에 유산균을 접종시켜 '발효버터'로 만들 수 있다.[25] 특유의 시큼하고 풍부한 풍미가 있어서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것만 찾는다. 이전까지 전문 재료상이 아니면 한국에서는 구하기 어려웠으나, 최근에는 버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에서도 쉽게 발효버터를 구입할 수 있다. 발효를 거쳤는지 여부는 버터마다 달라서 원재료명을 확인해보아야 알 수 있다. 만약 원재료에 유크림 100%나 소금 정도만 써 있다면 그냥 버터고 유크림 외에 1~0.2%가량의 유산균, 종균, 배양액, 컬쳐 등 발효성분이 적혀있다면 발효버터다. 더 쉽게 구분하는 방법으로는 버터의 국적을 확인하면 되는데, 국산 버터는 대부분 발효하지 않은 그냥 버터이고[26] 유럽 출신 버터, 특히 프랑스산 버터는 거의 다 발효과정을 거친다. 프랑스에서는 버터 특유의 발효취와 산미를 중시하기 때문. 한편 버터를 많이 사용하는 서양에서는 발효버터와 구분되는 그냥 버터를 '스위트 버터' 또는 '스위트 크림 버터'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방덩어리라는 인식탓인지 느끼한 행동을 하는 남자들을 버터라고 말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몸매는 끝내주지만 얼굴은 영 별로인 여자를 카리켜 버터 페이스(butter face)라는 속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but her face(하지만 그녀의 얼굴은...)와 발음이 유사한 점을 응용한 것.
어린이용 과학책에서는 버터가 노란색과 흰색이 있는 이유가 젖소에게 어떤 걸 먹였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여름에 생풀을 먹는 젖소에게서 짠 우유로 만든 버터는 노란색을 띄고, 겨울동안 건초를 먹인 젖소에게서 짠 우유로 만든 버터는 흰색이라는 것이다. 방목하는 뉴질랜드산 앵커버터는 노란색, 서울우유 버터는 흰색인 것을 보면 사실일지도 모른다. 이 사실은 소설 초원의 집에도 언급되어있다. 여기서 주인공의 엄마는 당근즙을 넣어 겨울에 만든 흰 버터를 노란색으로 물들인다. 다만, 현대에는 식용색소를 첨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색상만 가지고 영양가를 논하는 것은 어렵다.
소금이 들어가냐 안 들어가냐에 따라 무염 버터와 가염 버터로 나뉜다. 무염 버터는 소금이 안 들어가서 보존성이 좋지 않다. 이에 따라 가격도 비싼 편이다. 무염 버터의 경우 소금 함유량을 제대로 측정해야 하는 제과제빵에 쓰이거나 소금이 들어가지 않는 초콜릿에 쓰인다.
가끔씩 생으로 씹어먹어도 맛있다면서 생버터를 조금씩 파먹는 괴인들을 발견할 수도 있다. 심지어 카니발 같은 곳에서 먹거리를 파는 곳에는 '''버터 튀김'''이란 물건도 있다. 링크
반드시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실온에서 물러지면 고유의 베타 결정형 구조가 파괴되어 풍미가 떨어지고, 한번 이렇게 되면 돌이킬 수 없다. 한편, 냉장보관하더라도 유지류 특성상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면 산패되며 심할 경우 곰팡이가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소분하여 냉동실에 보관하고, 사용할 덩이만 냉장실에 옮기는 것이다. 이때 밀폐용기에 넣어두어야 버터가 냉장고의 잡내를 흡수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버터는 갓 만든 순간이 가장 맛있고 그 뒤로는 시간 단위로 맛이 떨어진다고도 한다. 물론 현대 가정에서 개인이 신선한 버터를 맛보기는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맛의 달인에서는 완벽한 메뉴 측이 '''만든 지 30분도 안 된 버터'''를 이용해서 최고의 메뉴 측을 꺾는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다.
기막힌 외출에서는 시즌 1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보라카이에 가서 버터 많이 먹기 대회에 참가했다.
일각에서는 서양 요리에 있어 버터의 위치가 한국 요리의 마늘과 같은 위상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경제학 교과서에 총과 버터의 게임이 있다.
7. 버터가 들어간 음식
가나다순
의외로 커피에도 넣어 마시기도 하는데, 총알도 막아낼 만큼 강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Bullet Proof Coffee’)는 뜻에서 '방탄 커피' 로 불리고 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옛날 다방에서 어르신들이 주문해 먹었다는 날계란 띄운 커피나 쌍화차에서 날계란을 버터로 바꾼 것을 상상하면 된다. 자세한 건 방탄커피 문서 참고.
일본어로 팥을 뜻하는 앙 꼬 + 버터 조합으로, 버터 덩어리와 팥을 빵 속에 넣어 먹는게 인기를 끌고 있다.
상술한 기(Ghee)를 넣고 그 위에 채소와 향신료를 넣는다.
[1] 지방이 80% 이상이면서, 수분은 18% 이하여야만 버터다.[2] 원래는 '바타'(バター)지만 한국어의 음운 특성과 맞게 변형된 것이다.어감 때문에 나름대로 향수 마케팅이 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롯데제과에서 나오는 빠다코코낫과 크라운제과에서 나온 크라운산도가 있다.[3] 정확히는 오늘날 불가리아인들의 조상인 트라키아인들이 버터를 자주 사용했는데, 머리카락에 버터를 발라 윤을 냈다고 한다(...) 다만 이런 부분은 날씨가 춥고 건조한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이 피부에 버터를 발라 그 기름기로 추위에 피부가 터지는 것을 막으려고 한 원시적인 로션 문화라고 볼 수도 있다. 트라키아인들 뿐만 아니라, 후대의 게르만족들 중에서도 부르군트인들도 똑같이 머리카락에 버터를 발랐고, 그래서 로마의 시인들은 부르군트인들이 오는 것을 멀리서도 버터 냄새 때문에 알아차렸다고 전해진다.[4] 반면 치즈는 즐겨먹었고 다양한 종류까지 만들어냈다.[5] 올리브 나무를 인간에게 전해준 아테나 여신이 아테네의 수호신이 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6] 현재에도 상당수 지중해 지역의 요리에는 올리브유가 사용되고 있다.[7] 출처[8] 영어로는 클래리파이드 버터(Clarified Butter), 버터기름(butter oil)이라고도 한다.[9] 酥는 '연유' 즉, 우유라는 뜻이고 油는 기름이란 뜻이다. 버터가 우유에서 지방을 분리해 응고시킨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적절한 단어라 할 수 있다.[10] 몽골이나 티베트에서는 수유차가 일상에서 자주 마시는 음료수다. 고구려 때만 해도 육류 및 유제품 요리가 있었지만(고구려식 치즈도 있었다.) 고구려가 무너지고 발해가 들어선 이후 발해의 영토가 고려에 귀속되지 못하면서 그 명맥이 끊어졌고 한반도의 여건 상 목축이 성행하지도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한우는 본래가 일을 하는 소였던지라 젖소와는 달리 젖을 많이 생산하지도 않았으며 우유 자체가 쉽게 상하는 식품이기까지 해서 유제품 요리가 없다시피했다. 13세기에 유목민족인 몽골의 영향을 받은 후에야 조금씩 유제품 요리가 생겨났다.[11] 비리도 비리겠지만 육종학 같은 것도 없던 당시에 일하는 소의 젖 생산량에 한계가 있기에 우유, 유제품 자체가 사치품이었다. 조선은 송아지 먹을 젖을 왜 사람이 뺏어 마십니까 같은 상소가 올라올 정도로 왕도를 표방하는 국가였고, 젖을 못먹은 송아지는 그만큼 자라는게 늦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손실이었다.[12] 위에서 언급한 버터가 대중화된 북유럽이나 초원 유목민 지역에서는 식물성 기름을 얻을 수 없어서 버터가 유일한 기름 보급원이었던 반면 로마, 그리스, 한반도 등의 지역에서는 올리브유나 참기름, 들기름이 있었다는 점을 대조할 수 있다.[13] 하지만 시중에서 파는 우유의 대부분(이자 한국에서 파는 모든 우유)은 품종을 불문하고 지방을 잘게 쪼개는 균질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놔두는 것으로는 지방을 분리할 수 없다. 이 방법으로 크림을 분리할 수 있는 것은 생유나 균질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우유.[14] 다만 이런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이 있기는 하다.[15] 과거 서양에서 지방의 질을 논하는 것은 그나마 집에 젖소가 있거나, 우유를 구할 수 있거나 하다못해 가금류 정도는 키울 수 있는 계층의 이야기었다.[16] 오늘날 식물성 기름의 가격이 저렴한 데엔 농업의 발전으로 공급이 크게 늘어나 원료의 가격도 훨씬 저렴해졌고 기계를 이용해 고온/고압의 증기로 최대한 기름을 짜내는 열압착 방식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일단 원료부터가 지금보다 비쌌고 사람이나 동물의 힘을 이용한 냉압착 방식으로 기름을 짜내야 했기 때문에 짜내지 못하고 낭비되는 기름이 많아 생산량도 적었으며 시간과 수고도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들어가서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었다.[17] 식탁에서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양에 해당하는 15g에는 0.6g이라고 표시되어 있다.[18] 특히 앙버터같이 버터를 덩어리채로 넣어서 먹는 빵의 경우는 매장에 따라 상당히 두꺼운 버터를 가득가득 넣어주기도 한다.[19] 한때 라면을 튀기는 데에 썼으며 우지 파동 이후 라면들은 팜유로 튀긴다.[20] 예: 쿠킹버터, 버터스프레더블, 홈버터, 아침에버터, 모닝버터, 식물성버터 등 [21] 소금을 치는 정도는 그냥 가염버터로 치지 가공버터로 분류하지 않는다. 소금 함량도 1% 미만에 불과하다.[22] 다만, 해당 글에는 국내에서 네이버 블로그, 특히 광고 수준의 파워 블로그나 바이럴 마케팅, 카페 등지의 댓글에서 민폐 수준으로 많이 쓰여 정보력 0의 상징으로 불리는 캐릭터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유머글 치고는 비교적 믿을만한 글이라 역으로 낚였다는 사람들의 평이 있다.[23] 프랑스에서 크로와상의 경우 초승달처럼 휘어진 형태는 마가린, 휘지 않은 직선 형태는 버터를 사용해 만든 것으로 구분한다.[24] 외국에서도 만들거나 따로 사러 가기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초간단 대용품으로 일반 우유에 식초 또는 레몬즙을 소량 섞어서 잠시 놔둔 후, 약간 걸쭉하게 된 우유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엄밀히 말하면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이 역시 버터밀크라고 부르며, 아예 사워크림 또는 요구르트로 대체하기도 한다. 베이킹 용으로는 '산도가 있는 유제품'이 핵심인 듯.[25] 이를 흔히 '데어리 스프레드'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데어리 스프레드는 발효버터에 포함되는 개념이다.[26] 만약 국산인데도 발효 과정을 거쳤다면 발효버터라고 포장지에 대문짝만하게 써 놓는다. 그리고 더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