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의 저주

 

1. 개요
2. 발단
3. 전개
4. 결말
5. 이후
6. 사실 염소는 억울하다?
7. 그 외
8. 관련 문서


1. 개요


'''Curse of the Billy G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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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주의 당사자들인 빌리 시아니스와 그의 염소 머피.
시카고 컵스월드 시리즈 우승을 방해한, 야구계 역사상 가장 유명했고 강력했던 저주. 이 저주가 깨지는 데에는 '''무려 71년이나''' 걸렸다. 야구계에서 밤비노의 저주가 풀린 시점에서 가장 오래도록 남은 저주이기도 했는데, 이 타이틀(?)은 와후 추장의 저주가 넘겨받았다.
염소의 저주에 대해 오해하기 쉬운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째는 '''1908년부터가 아니라 1945년부터'''라는 것,[1] 둘째는 '월드 시리즈 '''진출'''을 못한다'가 아니라 '월드 시리즈 '''우승'''을 못한다' 였다는 것이다.[2][3]

2. 발단


그리스계 이민자로 시카고 컵스의 열성팬이었던 빌리 시아니스(Billy Sianis, 1895~1970)는 머피라는 이름을 지어준 애완 염소를 가족처럼 아꼈다. 사실 머피는 원래 도살장 신세를 눈앞에 두었다가 간신히 도망쳤는데 우연히 시아니스가 머피를 거두어 줘서 그 인연으로 같이 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194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이 열리자 그는 컵스의 홈구장인 리글리 필드에 염소의 표까지 2장을 끊은 다음 들어가서 4회까지 관람했는데, 구단주 필립 K. 리글리가 염소가 악취를 풍긴다며 퇴장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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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글리 필드에서 쫓겨나는 빌리와 머피
관람 중에 별안간 쫓겨나게 된 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다음과 같이 저주했다.

'''"You are going to lose this World Series and you are never going to win another World Series again. You are never going to win a World Series again because you insulted my goat!"'''

'''"당신들은 이번 월드 시리즈를 질 것이고 다시는 월드 시리즈를 이기지 못할 거야. 내 염소를 모욕했기 때문에 다시는 우승을 못할 거라고!"'''

위키피디아 버전

'''“The Cubs ain’t gonna win no more. The Cubs will never win a World Series so long as the goat is not allowed in Wrigley Field.”'''

빌리 고트 선술집 홈페이지 버전[4]

[5]

이 때는 몰랐다. 이 저주가 '''무려 70년 이상, 빌리 시아니스가 사망하고도 46년이나''' 지속될 지는. 우선 컵스는 그 해 월드 시리즈에서 3승 4패로 우승에 실패를 하는데...
[image]
시아니스와 염소 머피의 늘그막 모습.

3. 전개


이후 컵스는 '''71년동안 월드 시리즈 진출조차 하지 못했고, 1908년 이후 100년을 훨씬 넘게 월드 시리즈 우승을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저주도 대중들에게도 유명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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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빌리 시아니스의 조카인 샘 시아니스가 빌리 염소의 7대손 염소와 함께 리무진과 붉은 카펫을 동반, '''"모든 것이 용서됐다. 빌리 고트여, 나로 하여금 컵스를 페넌트 경기를 우승하게 하소서"''' 라고 해주를 하려고 리글리에 입장하려 했으나 '''또 다시 저지되고 말았다.''' 그리고 당연히 '''또 졌다.''' 후손이 해주하려 하는데 거절했으니 이쯤되면 괘씸죄로 낙인찍혀도 할말 없을 듯.[6]
사실 2003년 저주를 깰 절호의 기회가 있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5차전까지 컵스는 3승 2패로 플로리다 말린스를 리드하고 있었고, 6차전 선발투수로, 시즌 18승을 거둔 유망주 마크 프라이어가 호투하며 7회까지 3-0으로 컵스가 앞서고 있었으나…
[image]

8회초 말린스의 공격, 루이스 카스티요[7]가 친 공이 좌측 파울지역으로 날아가는 순간, 스티브 바트만이라는 컵스 팬이 공을 잡으려고 손을 내밀면서 좌익수 모이세스 알루가 공을 잡지 못했다. 이 상황 이후 프라이어가 심리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후 말린스가 구원 투수들을 두들기며 컵스는 3:8로 믿을 수 없는 역전패를 당하게 되었고 7차전에서도 내리 패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그리고 그들을 밟고 올라선 말린스는 뉴욕 양키스를 꺾고 '''그해 월드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바트만은 온갖 욕을 다 먹었는데[8] 그에 대해선 2003 내셔널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문서를 참고할 것.[9]
우선 우승을 하려면 탄탄한 투수진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당시의 영건 3인방이었던 프라이어, 케리 우드, 카를로스 잠브라노 중 우드는 결국 불펜투수로 전향했다가 은퇴, 프라이어는 사실상 재기불능 상태로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 은퇴, 잠브라노는 한동안 자기 역할을 해줬지만 결국 멘탈이 박살나서 마이애미 말린스로 내쳐졌고, 마이애미에서도 재계약에 실패해서 백수가 되었다.[10]
이후 이때 건드린 파울볼을 경매로 사들여 '''공개 폭파쇼'''를 벌인다거나, 전에 경기장에 못들어 온 시아니스의 후손들을 무료로 입장시키고, '''그의 염소 후손을 리글리 필드 내로 모셔오는 등''' 염소의 저주를 풀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을 했으나 효과는 '''없었다'''.
'리글리 필드'에서 월드시리즈 승리를 못한다고 저주했으니 아예 새 구장에 가서 저주 자체를 피하면 되지 않냐는 농담도 있었다. 참고로 컵스의 첫 전국제패는 1914년 리글리 필드가 개장하기 전이므로 리글리 필드에서의 우승은 곧 염소의 저주 해제를 의미했다.
2015년 시카고 컵스는 영화 백 투 더 퓨처 2가 예언한대로 우승을 할 수 있을지[11] 관심이 쏟아지는 가운데 NL 전체 승률 3위로 와일드카드 진출 후, NL 승률 2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NL 승률 전체 1위 '가을좀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연이어 박살내고 NLCS에 진출했다. 컵스팬들은 이번에야말로 지긋지긋한 염소의 저주를 극복하겠다며 '''가을야구 개막전 단체로 모여 염소고기 파티도 벌였다. '''
하지만 뉴욕 메츠와의 NLCS 내내 하필 '''이름이 머피인 선수'''의 대활약에 휘말리다 스윕으로 떨어졌다.

4. 결말


그리고 2016년, 시카고 컵스는 성공적인 리빌딩을 통해 MLB 전체 승률 1위를 달리는 막강한 팀이 되었다. 백 투 더 퓨처의 예언에는 실패했지만, 그 다음 년도에 우승의 적기가 찾아온 것. 시카고 컵스#s-2.6.5 참조. 마침내 71년만의 월드 시리즈에 진출을 하면서 지긋지긋한 저주를 깰 절호의 기회가 생겼다.
우선 2016년 10월 26일, 문제의 그 해 시리즈 이후 71년만의 월드 시리즈 승리(2차전)를 올렸다. 이후 연패를 하며 1승 3패로 몰렸는데, 기어이 승부를 3승 3패 원점으로 돌린 마지막 7차전. 하지만 또다시 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8회말 라자이 데이비스에게 극적인 동점 홈런을 맞으며 마지막까지 괴롭혀주는 바포메트급 저주를 선보였다.
하지만 저주에는 저주의 맞불이 필요했던 것일까? 결국 여기서 상대팀의 저주가 강림해 뜬금없는 소나기가 내렸고, 우천 중단 후 속행된 경기에서 상대팀 투수 컨디션 저하를 틈타 연장 10회 벤 조브리스트의 결승 적시타로 '''마침내 108년 만에 우승하면서 71년 동안 걸려있던 저주를 깼다.'''
그리고 이 역사에 일조(?)한 스티브 바트만에게 컵스 구단에서는 월드시리즈 반지를 선물했다.

5. 이후


그 이후 시카고 컵스는 이후 4번 중 3번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을 하며 그럭저럭 상위권 강팀이 되었다. 테오 엡스타인 사장의 리빌딩이 효과를 발한 셈, 참고로 2016년 월드시리즈 이전 마지막으로 월드 시리즈에 진출을 한 1946년부터 테오 엡스타인 사장이 시카고 컵스 사장으로 오른 2011년까지 포스트시즌(WS가 아니다.)에 겨우 6번(...) 진출했던 것을 감안하면 테오 엡스타인이 얼마나 탁월한 인물인지 간접적으로 증명한 셈

6. 사실 염소는 억울하다?


당연하지만 저주 따위는 비과학적인 이야기다. 그렇다면 대체 왜 컵스가 71년 동안이나 월드시리즈 진출조차 못하고 108년동안 우승을 못했을지 진짜 이유가 궁금할 것이다.
리글리 필드는 1914년에 지어져 지금까지 사용하는 구장인데[12] 역사가 깃든 고풍스러운 명물인 것은 좋지만, 사실 오랫동안 열악한 구장으로 손꼽혔었다. 구단주가 인프라 투자에 인색했던 것.
또한 1988년까지 야간 경기를 1경기도 치르지 않았다. 물론 여기엔 진주만 공습 때 구단주가 구장 조명탑을 떼다 조선소에 기증을 했다는 미담도 있고 주변 주택가 시민들의 소음 문제로 인한 반대 때문이기도 했지만[13] 홈 전경기를 낮에만 하면 선수들 컨디션 관리가 잘 됐을리가, 팀이 잘 했을리가 만무하다.
즉, '''구단이 운영을 못해서 팀이 못했던 것'''이 염소의 저주라는 이름 하에 가려져 있던 면도 없지 않다. 물론 그걸 감안하더라도 108년만에 우승을 했다는 점과 시아니스가 저주를 퍼부은 1945년 이후 월드시리즈에서 발도 못붙였다는 점이 강하게 각인되면서 호사가들이 줄기차게 끄집어내는 소재가 된 것이다.

7. 그 외


  • 월드시리즈 이후 2016년 11월 3일에 방송된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꼭지 '스쿨 오브 더 락'에서 이 저주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배철수는 이 이야기를 하던 도중 "사실 야구장에 염소를 데리고 들어가는 게 이상한 거 아닙니까?"라는 반응을 보였다.[14] 이에 패널이었던 칼럼니스트 임진모가 "악어한테 물리면 죽지만 염소는..." 하자 "염소한테 받혀도 잘못하면 파상풍 걸려 가지고 죽을 수 있어요!"라고 정색을 하셨다(...) [15]#
  • 1대 100에서 이 저주에 관한 문제가 111회 후반전 6단계(14명 중 9명 생존), 460회 전반전 5단계(44명 중 33명 생존)에서 이 사례를 문제로 2번이나 출제한 적이 있었으며 말에서 양으로 바뀐 것과 순서만 바꾼 것 빼고는 주어진 보기가 똑같았다.
  • 빌리 시아니스가 1934년에 문을 연 식당 '빌리 고트 타번'. 가게 앞에 보란듯이 염소 그림까지 그려졌을 정도로 가게 심벌이기도 하다. 염소의 저주로 유명해지기 전에도 맛이 좋다고 하여 장사가 잘 되던 식당이었고, 염소의 저주로 더 유명해져서 워싱턴 및 여러 곳으로 체인점까지 냈다.
  • 오버워치 리그에서 다른 의미의 염소의 저주가 있었는데, GOATS! 팀이 만든 고츠 조합한 시즌 반 동안 강점해서 대대적으로 이 조합에 속하는 영웅들(특히 브리기테)이 너프를 당했고, 결국에는 역할 고정을 꺼내게 만들었다.
  • 생각이 크는 인문학 빅데이터라는 책에서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염소의 저주를 깼다고 말한다.


8. 관련 문서


[1] '1908년 마지막 우승'와 '염소의 저주' 두 문장이 너무 강렬한지 둘이 짬뽕되는 경우가 있는데, 1908~1944년까지 우승을 못한건 그냥 컵스가 못한거지 염소의 저주와는 무관하다. [2] 컵스가 71년동안 월시에 아예 올라가지조차 못하면서 의미가 잘못 알려진듯 한데, 후술하듯 빌리 시아니스가 했던 말은 분명히 '우승을 못한다' 였다. 결정적으로 2016 NLCS에서 6차전 까지 가는 접전 끝에 리글리 필드에서 4승 2패로 LA 다저스를 제압하고 월드시리즈에 올라갔을때도 당시 언론에서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이기고 우승하면 108년 만에 우승이다"'''' 라고 했었다.[3] 또한 이러한 오해는 밤비노의 저주만 봐도 알수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도 1918~2004 사이에 월드시리즈에서 좌절된 경험이 몇번 있었는데도 저주 해제는 월드시리즈에 올라간 해가 아니라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2004년으로 공인되어있다. 이후 3번(2007,2013,2018) 더 우승하면서 저주 해제에 확인사살을 하였다.[4] 참고로 컵스가 월드 시리즈 진출을 못한다는 것이 저주의 내용으로 많이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위 문구처럼 ''''우승을 못할 거라는 저주'''' 였다. 아마도 그 이후 아예 진출조차 하지 못하게 되면서 의미가 잘못 알려진듯.[5] 월드 시리즈에 진출은 할 것이지만 한 경기도 못 이길 거라고 보는 해석도 있지만, 사실 염소의 저주 이후에 치러진 바로 그 해 월드 시리즈 6차전을 컵스가 이미 이겼었다.(연장 12회 승) 만약 월드 시리즈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것이 저주의 내용이라면 곧바로 해주가 돼서(...) 이렇게 유명해지지도 못했을 것이다.[6] 1984년 10월 2일 내셔널리그 플레이오프 때에야 마침내 출입을 허가했다. 컵스의 새 구단주가 된 트리뷴 컴퍼니에서 샘과 빌리 고트의 후손 염소를 같이 초청했는데 막판에 또 졌다(...) 상단의 사진이 구장에 초청받았을 때 찍은 것이다.[7] 히 드랍 더 볼로 유명한 그 선수가 맞다.[8] KBO에 비유하자면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5차전 접전상황에서 이대호의 홈런성 타구를 관중이 건드린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9] 당시 알루가 공을 놓치고는 바트만에게 미친 듯이 성질을 내는 바람에, 모든 비난의 화살과 살해 협박은 애꿎은 바트만에게 쏠려버렸다. 물론 당시에도 알루를 비판하는 의견이 없지는 않았다. 마운드에 서 있는 어린 에이스를 다독이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앞장서서 난리를 친 그의 베테랑답지 않은 행동이 역전패의 시발점이었다는 것.[10] 이러한 원인이 전 신시내티 레즈 감독이었던 베이커의 혹사가 문제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11] 결과적으로 정확히 '''1년 빨랐다.'''[12] 이보다 오래 된 야구장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펜웨이 파크밖에 없다. 하지만 팬웨이 파크는 구장하나 새로 지을 돈을 들여서 리모델링을 했으니 경기장 시설은 비교할 수 없는 수준.[13] 그로 인해 지금도 컵스는 여전히 홈 경기 절반은 낮 경기를 한다.[14] 물론 당연하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야구장은 원활한 관람을 위해서 애완동물이 출입 금지가 되어있다. 이유는 시도 때도 없이 소리 지르고 응원가를 부르는 야구팬들이 내는 소리에 놀라서 격하게 반응을 보일수도 있고, 자칫 잘못하면 스트레스 때문에 사람을 공격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염소도 마찬가지이다. [15] 굳이 얘기하면 염소가 생각보다 제법 성질이 좀 더러운 동물 중 하나이다. 게다가 1940년대의 의료 기술과 위생관념을 생각하면 당시 구단주 말도 일리가 있다. 만약에 염소가 무언가에 빡쳐서 난리법석을 피우다가 누군가를 들이받기라고 하면 정말로 파상풍 위험의 소지가 있는 것이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