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선생님

 

1. 개요
2. 줄거리


1. 개요


채만식이 광복 직후 당시 때 지은 1인칭 관찰자 시점의 풍자소설이다. 일제강점기에 권력에 빌붙어 친일 행위를 하다가 광복 후 친미파로 변신하고, 똑같이 일제강점기에 반일 성향을 가졌던 인물을 빨갱이로 몰던 사람들을 해학적으로 풍자했다. 일부 중학교 교과서에 이 단편소설이 수록되었다.

2. 줄거리


일제강점기 어느 국민학교가 배경. 그 학교에는 키가 매우 작고[1] 이마가 툭 튀어나온 뼘박 박 선생과, 키가 크고 정이 많으며 온순한 강 선생이 있었다.
박 선생은 적극적인 친일파로, 아이들이 한국어를 쓰면 바로 혹독한 벌을 준다.[2] 하지만 강 선생은 일본어가 서투르다는 이유[3] 일본어를 전혀 쓰지 않는다. (일본어가 작품에서는 '국어'로 불린다. 실제로 일제강점기에는 한국어가 가지고 있는 국어의 자리를 일본어가 강탈하여 일본어를 국어라고 불렀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전쟁에 져 항복하자, 강 선생은 일본인 선생들과 교장에게는 "일본으로 빨리 돌아갈 궁리나 하라"고 하고 박 선생에게는 "자네 같은 충신이면 일본에서도 괄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본으로 함께 떠나라고 평소답지 않게 심하게 면박을 주고는 태극기를 그리기 시작한다. 박 선생이 한 마디도 못 하며 부끄러워하고 있자 강 선생은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심했다고 생각했는지 흥분을 가라앉히고 박 선생에게 "우리가 죗값은 나중에 치르더라도 우선은 같이 건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고 하며 함께 태극기를 그린다. 그 뒤 두 선생님은 친해지게 된다. 그리고 박 선생님은 과거에 친일파였던 주제에 학생들에게 "일본인들은 천하에 불측한 인종"이라는 얘기를 한다. 또 "일본인들은 전쟁하길 좋아한다"고 말하며 임진왜란 때도 일본조선에 쳐들어왔다가 이순신 장군과 권율 장군에게 쫓겨간 이야기를 들려준다.
얼마 뒤 미군정기가 시작되고, 주인공이 다니고 있던 국민학교가 있는 동네에도 미군이 모습을 비추기 시작한다. 그러자 박 선생은 미군 장교 한 명에게 붙은 뒤에 주인공이 사는 학교와 동네를 소개시켜준다.[4] 이후 그는 극단적인 친미주의자가 된다. 한편 강 선생은 미군이 오기 전에 국민학교의 교장이 되고, 박 선생은 뭣이 마음에 안 들었던지 다시 강 선생과 사이가 나빠진다. 그러다가 강 선생은 갑자기 빨갱이라는 이유로 교장에서 해임당하고, 박 선생이 교장이 된다.
그후 박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했던 것처럼 미국인들을 열렬히 찬양하며, 미국을 욕하는 학생이 있으면 혹독한 벌을 준다. 이에 의아해하던 학생들은 "미국에도 천황이 있지 않고서야 박 선생이 이렇게 미국에 호의적으로 굴 수 없다"고 여기고, 박 선생에게 미국에도 천황이 있느냐고 묻는다. 박 선생은 "미국엔 천황 대신 돌멩이[5]라는 양반이 있다"고 가르치고, 이에 학생들은 박 선생을 '정말 이상한 선생님'이라 여긴다.

[1] 얼마나 작냐면, 자신의 피로 일본군에 스스로 입대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써 바쳤다가 키가 너무 작아서 낙방했을 정도.(참고로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평균 키는 자료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156cm~165cm 정도였다. 따라서 박 선생의 키는 150cm 이하로 추측할 수 있으며, 이 정도 신장은 당시 기준에서 봐도 작은 편.)[2] 작중 화자인 '나'가 친구와 어떻게 싸움을 벌였는데, 박 선생이 "조선어로 싸움하는 녀석이 어딨냐"고 일본어로 말한 뒤, 그 둘을 크게 혼낸다.[3] 작중 화자인 '나'가 "강 선생님은 아무리 봐도 일본어를 못하는 것 같지 않았다"고 했다.[4] 이때 박 선생이 미군 장교에게 영어를 구사하는 묘사가 나오는데 이는 박 선생이 과거에 배운 것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서술했다.[5] 당시 미국 대통령 해리 S. 트루먼을 가리킨다(임기 기간상 원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지만, 4선 재임 도중 1945년 3월에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당시 부통령이었던 트루먼이 대통령직을 이어갔다). 트루먼 + 인칭 접미사 -이 → 트루먼이 → 도루만이(일본식 발음) → 도루맨이 → 돌멩이. 이런 언어 유희는 채만식의 작품들의 특징이다. 치숙에서도 칼 마르크스막걸리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