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타르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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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슈타르의 문'''(بوابة عشتار[1] , Ishtar Gate) 또는 통칭 '''바빌론의 문'''(Gate of Babylon)은 고대 신(新) 바빌로니아 수도인 바빌론(현 이라크 바빌주)을 둘러싼 내성의 8번째 성곽 출입구였다.
기원전 5세기 네부카드네자르 2세에 의해 왕궁 동쪽에 건설되었으며, 성문 가운데서도 가장 거대하고 상징적인 푸른 벽돌로 축조되었다. 이 문은 여 미터짜리 성벽으로 둘러싸여 엄청난 방어력을 자랑했다. 문에 새겨진 소와 마르두크 신을 상징하는 용(무슈후슈)의 이미지도 아름다움의 극치여서, 튼튼한 요새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예술 작품이라고도 평가받는다.
2.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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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술적 중요도는 만리장성의 산해관, 콘스탄티노플의 금각만에 필적할 정도였다. 성벽 덕에 거의 난공불락의 요새인 바빌론이었으나, 기원전 539년 페르시아의 왕 키루스 2세가 유프라테스 강의 물줄기를 다른 곳으로 돌려 도하 가능할 정도로 수위를 낮춘 후 진격, 이 문을 통해 군사를 침투시켜 손쉽게 정복해 버리고 말았다. 즉 바빌론의 수호의 상징인 신성한 문이 오히려 멸망을 부른 셈. 이후 바빌론이 폐허가 되면서 바빌론 유적은 전설처럼 전해지다 근대에 들어서야 독일 고고학자에 의해 발굴(1902년)되어 재조명받게 되었다.
3.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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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최대의 박물관인 페르가몬 박물관에 현존하는 이슈타르의 문은 발굴한 유적을 통째로 실어와 1930년까지 10여 년간 모사하여 복원한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당대의 것과는 다른 것이다. 박물관 규모에 맞춰서 복원하다 보니 실제 높이보다 훨씬 작다고.
무슨 놀이공원 미니어처 같은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지만 이는 오히려 고증을 따른 복원으로, 이슈타르 문과 바벨탑의 상부 신전은 수호의 의미를 가진 푸른색을 내기 위해 '''도기 기술'''(!)을 이용하여 짙푸른 색으로 구워 낸 벽돌로 지었다고 기록에 전해진다. 이 아름다운 푸른색을 내려면 가마에서 매우 높은 온도를 낼 필요가 있는데, 이게 또 일반 목재로는 안 나오는 온도라 이걸 어떻게 했느냐가 사학자들 사이에서 미스터리였다. 오늘날에 연구된 바로는 역청, 즉 지면에 노출된 원유로 구웠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실제로 역청은 성경 시대까지 다용도로 광범위하게 쓰였으며 당장 그 바빌론도 해자나 건물 등에 방수 용도로 발랐다. 이 푸른 벽돌들은 바빌론에서도 매우 귀해서 이 외에는 바벨탑으로 알려진 거대한 대신전 꼭대기에나 사용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참고로 성전은 페르시아의 침공으로 파괴. 오스만 제국과 독일 제국이 관계가 좋을 때 마구 가져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이 바빌론에서 현전하는 유일한 문이다.
다만 그렇다 보니 "무식하게 통째로 뜯어 왔다"는 둥, "짜가"라는 둥 페르가몬을 까는 소재로도 많이 쓰인다. 페르가몬의 대표적 전시물이자 최대의 전시물인 데다가, 박물관의 이름이 된 페르가몬 대제단 역시 터키에서 발굴 후 가져와 재복원 한 것이기 때문. 로마 제국의 밀레토스 시장문과 우마이야 왕조의 요르단 므샤타 궁전의 일부도 마찬가지로 통째로 발굴해 가져온 것이다. 4대 전시물이 똑같이 뜯어 온 복원품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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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본고장인 이라크에도 이를 재현한 물건이 있는데 페르가몬 박물관에 복원된 문에 비하면 규모도 작고 재현도도 떨어지는 편이다.
[1] '바와바트 에슈타르' 정도로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