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석(태극기 휘날리며)

 

1. 개요
2. 작중 행적
2.1. 초반부
2.2. 중반부
2.3. 후반부
3. 명대사
4. 여담

[image]
이름
이진석
출생
1933년 3월 16일(서울특별시 마포구) (72세)[1]
가족
모친, 형 이진태, 형수 김영신[2], 손녀 유진
소속
1사단 12연대 모 중대 > 8연대[3] 4대대 2중대 2소대
최종계급
육군 하사[4][5] 전역 (의병)[6]
복무기간
1950년 7월 20일 ~ 1951년 8월 30일
배우
원빈/테츠노 마사토요(청년), 장민호/이나가키 타카시(노년)[7]

1. 개요


태극기 휘날리며의 등장인물. 초반부와 후반부의 노년기는 장민호, 희상 때(청년기)는 원빈이 연기했다. 작중 형인 이진태와 더불어 이 영화의 핵심 인물이자 주인공.

2. 작중 행적


한국전 당시 피의 능선 두밀령 전투가 벌어졌던 곳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발굴 도중 유해와 함께 '이진석'이라 쓰여진 만년필을 발견했고, 이에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한 결과 1사단 8연대[8] 소속으로 '''생존'''하였다 되어 있어 거기 적힌 주소대로 전화를 한다.
직후 진석의 손녀 유진(조윤희 분)이 전화를 받고는 마당에서 정원수를 다듬고 있던 노년의 진석을 불렀다. 그 후 전화기를 든 진석에게 감식단 측은 진석으로 추정되는 유골을 발견했다며 당사자인지 물어왔고, 이에 진석은 본인이 맞긴 한데 무슨 소리냐고 의아해하다 혹시 이진태가 아니냐고 물은 뒤 몇 마디 더 얘기를 나누다가 통화를 끊는다. 이후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현장에 직접 갈 준비를 하다[9] 서랍 속에 정성스레 보관해 뒀던 구두 한 켤레[10]를 꺼내며 회상에 들어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2.1. 초반부


때는 1950년 6월 서울. 진석은 진태의 뒤에 숨어서 진태의 ''' "구두 닦!" '''이라는 외침을 따라하며 장난을 친다. 이로 인해 진태에게 숨어 있는 것을 들키게 되어 종로 거리를 뛰어다니면서 있는 힘껏 도망치지만 결국 진태에게 사로잡히게 된다. 진태와 진석은 구둣가게로 가서 구두를 구경하고 진태는 진석에게 품종과 외곽을 알려 주고 이에 진석은 ''' "형이 만든 건 저것보다 좀 더 잘 만든 것 같아" '''고 극찬한다. 그런 뒤 둘은 길거리에서 파는 아이스께끼 한 개를 사서 사이좋게 나눠 먹으며 전차를 타고 어머니가 하고 있는 국수 가게로 돌아온다. 그날 밤, 진석과 식구들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제사를 지내고, 저녁식사를 한 뒤 냇가에서 물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운명의 그날이 닥치게 되고, 이후 진석은 외삼촌 댁을 향해 식구들과 피난을 떠나 대구까지 다다르게 된다. 영신의 남동생 영민이 몸이 아파 진태가 약을 구하러 간 사이 피난민들 사이에 군인들이 나타나 잠시 조사할 것이 있다며 18세에서 30세까지의 남자들을 앞으로 나오라며 불러낸다. 진석의 어머니와 영신은 진석을 걱정하며 나가지 말라고 만류하고 진석은 둘을 안심시킨다. 하지만 진석은 결국 군인의 손에 이끌려 나가게 된다. 잠시 후 약을 구해 돌아온 진태는 진석이 군인들에게 붙들려 간 사실을 알게 되고, 진석을 구해오기 위해 군용열차에 오르게 된다. 제지하는 군인들을 뚫고 진석을 찾아낸 진태는 진석을 데리고 나가려 하지만, 곧바로 군인들에게 제지당하게 되고, 진태는 뚫고 나가기 위해 군인들과 주먹다짐을 벌이지만 결국 군인들에게 제압당하고 진태·진석 형제는 같이 국군에 징집되어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는 낙동강 전선으로 투입되게 된다.

2.2. 중반부


본래 진석은 심장병을 앓고 있어서 전장에서 제대로 싸울 수 있는 몸이 아니었다. 첫 폭격을 경험할 때도 공포에 사로잡혀 아무 것도 못 하다가 폭격에 휘말려서 발작을 일으켜 죽을 뻔했고, 심성도 유약한 편이라 첫 기습 작전에서 백병전 중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15살짜리 어린 인민군 소년병을 끝장내지 못해 역공을 당해 죽을 뻔했다.
그러나 진석 역시 여러 굵직한 전투들과 전우들의 죽음을 거치며 점점 강해지게 되고[11][12], 아무리 자신을 위해서라지만 무공훈장을 받기 위해 혈안이 된 진태의 모습에 점차 반발하게 된다. 작중에서 진태와 진석이 대립하는 굵직한 장면들을 자세히 보면 시간이 갈수록 진석의 말투가 점점 거칠어짐을 알 수 있는데, 서울 수복 시까지만 해도 훈장을 받기 위해 무모한 행동을 하는 형을 걱정하며 안타까워하는 부드러운 어조지만, 평양 전투에서 인민군 대좌를 생포하기 위해 무리하게 그를 쫓아간 진태 때문에 친한 전우인 영만이 전사하자 진태에게 '형이 거기서 무모하게 나서지만 않았어도 영만이 형은 안 죽었을 거다. 영만이 형 아들은 우리처럼 아버지 없이 자랄 거고, 죽는 날까지 우리를 원망하면서 살겠지'라며 직접적으로 대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인민군이 버리고 도망간 기지에서 생포한 진태의 옛 구두닦이 조수 용석과 의용군 포로들을 모조리 죽이려는 진태와 전우들을 막아서면서 처음으로 '씨발', '새끼' 등의 욕설을 내뱉고, 중공군의 개입으로 후퇴하던 중 저항하는 의용군 포로들을 사살하는 과정에서 용석까지 죽여 버린 진태에게 용석이를 살려내라며 달려든다. 이후 반공청년단에 끌려간 영신을 구하기 위해 청년단원들과 대치하고 있을 때 '인민군한테 아랫도리 돌린 년이 누군데!'라는 반공청년단원의 비아냥에 크게 동요한 진태가 머뭇거리는 바람에 영신이 살해당하게 되고, 진석과 진태는 같이 창고로 끌려가 갇히게 된다. 이때 진석은 진태를 노려보며 '영신이 누나는 '''네'''가 죽였어... '''미친 새끼'''!'라며 욕설을 퍼붓는다.

2.3. 후반부


결국 형제는 청년단의 방첩활동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연행되어 창고에 갇히게 되고, 국군영웅이라 곧 풀려난 진태와 달리 진석은 포로들과 같이 창고에 계속 갇혀 있게 된다. 진태는 진석을 창고에서 빼내기 위해 대대장에게 창고 문을 열라고 요구하지만, 대대장은 이를 보란듯이 무시하고 창고를 소각해 버리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에 진태는 진석을 구하기 위해 다급히 달려가지만 결국 창고 문을 여는 데는 실패하고 만다. 다행히 진석은 동료 양 중사가 창고 문을 열어주어 부상을 입기는 했지만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그 때 떨어뜨린 만년필을 보고 진태는 진석이 죽었다고 생각하게 되고, 분노에 휩싸여 대대장을 돌로 마구 쳐서 때려죽이고 중공군에 끌려가 인민군 소좌가 되어 인민군의 백병전 전문부대인 붉은 깃발부대의 선봉장이 되어버린다.
후방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받으며 제대를 앞두고 있던 진석에게 양 중사는 진태가 어머니에게 보냈다가 되돌아온 편지를 전해주며 진태를 언급하지만, 진석은 굳은 표정으로 관심없다고 대답하고, 곧 정보부 장교의 호출을 받아 상담실로 들어가게 된다.
[image]
그곳에서 진석은 장교가 꺼낸 중공군과 인민군의 삐라를 보고 진태가 인민군 붉은 깃발부대의 선봉장이 되어 국군에게 치명적인 골칫거리가 되었음을 알게 된다. 진태의 전향 동기에 대해 묻는 장교들에게 난 저런 인간 모른다며 그 사람은 내 형이 아니라고 냉담하게 대답하고, 진석과 마찬가지로 정보부에서 진태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온 동료 임 하사가 당황하며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자 버럭 역정까지 내며 더 이상 그 새끼 얘기 꺼내지 말라며 진태에 대한 정나미를 완전히 떨구었음을 드러내지만[13][14] 양 중사가 전해준 진태의 편지를 읽고 비로소 진태의 진심을 알게 된다.
이후 임 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15] 진태가 목격된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피의 능선 두밀령 전선에 있던 부대 중 하나[16]에 배속되어 진태를 설득하는 심리전 계획에 투입되려 하였으나, 미군의 요청으로 작전이 24시간 앞당겨짐에 따라 시간상의 문제로 전선까지 나가 투입되는 계획은 취소되고 후방에서 정해진 투항 권고 방송 대사만 낭독하는 것에 그치게 된다. 이에 진석은 사실상 탈영까지 감행해 단신으로 적진으로 갔다가 인민군에게 생포당해 벙커로 끌려온다. 왜 왔냐고 윽박지르는 인민군 소대장에게 형을 만나러 왔다며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이에 인민군 측은 사실 여부 확인을 위해 상부에 무전을 하지만, 깃발부대장의 동생은 얼마 전에 사망해서 없다는 답변이 돌아오고, 이에 진석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한 인민군 소대장은 진석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며 뭘 염탐하러 왔는지 대라고 윽박지른다. 이때 진석을 대대 보안대로 끌고 오라는 상부의 무전이 날아오고, 이에 참호를 따라 다른 곳으로 이송되던 찰나, F4U 콜세어의 공습에 이어 국군의 포격으로 사방이 난장판이 되었다. 게다가 국군이 참호로 뛰어들어 백병전을 벌이자 눈이 돌아간 인민군들은 진석에게도 공격을 해오나, 맨주먹으로 털어버리고 전사자의 M1소총을 주워들고 정신없이 형을 찾는다.[17] 그러던 중 고지 위에서 붉은 깃발부대가 나타나 가세했고, 난전 속에서 마침내 진태를 찾게 된다. 그러나 영신과 동생을 잃은 증오심에 불타오르는 진태는 진석을 알아보지 못한 채 마구 공격해 죽이려 들고, 결국 살기 위해 진석이 맞대응하여 두 형제가 치고 박는 지경에까지 이르지만 진태에 비해 전투력이 약한 진석은 변변한 공격도 못한 채 일방적으로 진태에게 두들겨맞을 뿐이었다.[18] 결국 그대로 완전히 제압당한 채 바로 앞에서 총을 겨누는 형에게 죽을 뻔하지만 뒤에서 달려든 국군이 진태를 찔러 중상을 입히면서 겨우 살아난다. 여전히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 채 증오만 드러내는 진태를 응급처치하고[19] 하다 못해 기절시키기까지 하여 억지로 끌고 가지만, 인민군의 공세에 다리에 총상을 입고 만다.[20]
그대로 우리 같이 살아서 가야 하지 않냐며 마구 울부짖은 끝에 겨우 정신을 차린 진태가 자신을 알아보자 품에 안겨 울지만 전황은 이미 불리해진 상태. 진태는 동생만이라도 살리고자 나중에 언제든지 투항해서 갈 수 있으니 어서 빨리 가라고 재촉하여 결국 진석은 홀로 다리를 절룩이며 그 자리에서 멀어져가고, 진태는 동생이 가는 길목을 지키고자 총부리를 인민군에게 돌리고 집중사격을 한다. 하지만 일 대 수백이라는 격차를 좁힐 수는 없었고 진태는 인민군의 집중사격에 휩쓸려 결국 동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전사하고 만다. 그러나 그 덕분에 진석은 그 자리에서 살아서 후퇴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50여 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현재 시점, 유골 발굴 현장. 노년이 된 진석은 발굴된 진태의 유골을 보고 돌아와서 구두 완성한다고 했으면서 왜 이러고 있느냐고, 뭐라고 말 좀 해보라고 말하다가 그 때 형을 두고 가는 게 아니었다며 형을 부르며 형의 유골 위에 엎드려 오열한다. 진석의 손녀는 큰할아버지의 유골 곁에서 슬피 우는 할아버지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
소설판에서는 만년필을 보는 순간부터 정신이 아찔해지는 걸 시작으로 진태의 유골을 보고 그 때 퇴각할 때 왜 인민군의 총격 공세가 약해졌는지를 깨닫게 된 뒤 더욱 처절하게 오열하는데, 만나면 미안하다고 말하려 했는데 왜 자신에겐 기회조차 주지 않냐며, 미안하다는 이 한 마디를 못해 눈을 못 감고 있었는데 이젠 어떻게 하냐며 흐느끼다가 이전 징집 초기 중얼거린 것처럼 이건 다 꿈이지 하고 형에게 묻는다. 과거 형의 진심을 모른 채 끝내 인간 쓰레기로 매도하며 연을 끊었던 것이 두고 두고 뿌리깊은 죄책감으로 자리잡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수십 년의 세월에 걸쳐 그 응보를 가장 처절하고 잔혹한 형태[21]로 되돌려받고야 말았다고 볼 수 있지만, 전쟁에 휘말리면서 그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볼 때 광란의 역사가 낳은 피해자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와 전후의 서울... 제대하고 서울로 돌아온 진석을 영신의 동생들인 영국, 영자, 영민이 발견하고 진석을 부르며 해맑게 달려온다. 진석은 미소를 지으며 영신의 동생들을 안아 주고, 이윽고 진석을 발견한 진석의 어머니는 재회의 눈물을 흘리며 진석과 포옹한다. 이후 영자가 진석에게 언니(영국)와 학교를 다시 다니게 됐다며 말해 주고, 이어 형은 학교 안 가냐고 묻는 영민에게 '형도 이제 학교 가야지'라고 대답하는 진석의 대화를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22]

3. 명대사


''' "돌아와서 구두 완성한다고 했잖아요.'''

'''이러고 있으면 어떡해요?'''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돌아온다고 약속했잖아요! 왜 이러고 있어요!'''

'''뭐라고...말 좀 해요! 50년 동안이나 기다렸었는데..이 동생한테 뭐라고 말 좀 해요!'''

'''그때...형 혼자 두고 오는 게 아니었는데......형! 형!" '''

- 피의 능선 전투에서 형과 헤어진 지 50년 만에 형의 유골을 보고 오열하며.


4. 여담


  • 진석 역의 원빈은 이후 102보충대에 입대해 공교롭게도 진석의 기록과 동일하게 제7보병사단 8연대, 그것도 GOP 네발계단 소초로 전출돼 그곳을 오르내리다 진석과 마찬가지로 다리(무릎)에 문제가 생겨 의병전역했다.
[1] 영화개봉년도인 2004년 기준.[2] 작중 영신은 진태와 약혼한 상태로, 1950년 가을에 진태와 결혼할 예정이었지만 6.25 전쟁이 터지고 진태가 국군에 징집되어 전장으로 떠나게 되면서 본래 예정됐던 시기에 결혼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후 반공청년단에 의해 죽임을 당함으로써 결국 영신은 영영 진태와 결혼하지 못하게 된다. 다만 작중에서 영신 남매들은 진태·진석 가족과 같이 지내고 피난도 같이 가는 등 진태·진석 가족과 영신 남매들은 거의 가족과 같이, 진태와 영신은 거의 사실혼 관계로 묘사되므로 영신은 진석에게는 사실상 형수가 된다.[3] 다만 실제로는 한국전 당시 8연대는 한 번도 1사단에 배속된 적이 없다(그 반대는 있지만). 이에 대해 몇 가지 추측을 해보자면, 의병제대 전 형을 찾기 위해 형이 목격된 두밀령 전장에 가고자 소속을 바꾸었고, 이게 그대로 남겨져 기록이 꼬여버렸거나(그래서 노년의 진석에게 전화할 때 8연대 부분은 빼고 불렀다.) 혹은 영화 제작진의 단순한 고증 실수일 가능성도 있고, 아니면 육군의 편제를 그대로 언급해 군사보안에 저촉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꼼수일 수도 있다.[4] 초반부에서 유해발굴감식단원이 신원 확인을 위해 진석에게 전화할 때 '이진석 하사님'으로 부른다. 다만, 이후 영화 진행 과정에서는 참가한 마지막 전투인 두밀령 전투까지도 내내 일병 계급이다. 두밀령 전투 이후 전역 직전에 하사로 진급한 듯.[5] 참고로 현재 부사관 계급인 하사와 달리 한국전 당시의 하사는 계급이다. 당시의 하사는 현재의 상병~병장에 상응한다.[6] 작중 반공청년단원들과 싸워서 창고에 갇혔다가 양 중사의 도움으로 탈출하는 과정에서 총상을 입는데, 이로 인해 제대 판정을 받았다고 양 중사에 의해 언급된다.[7] 극중의 이진태와 동년생이다.[8] 상술했듯 8연대는 1사단 소속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기록이 꼬였고 그가 1사단 쪽에 더 오래 있었던 걸 감안했는지 이후 전화할 때 8연대 부분은 빼고 불렀다.[9] 소설판에서 언급되길 그 동안 형 진태를 찾기 위해 못한 일이 없다고 하며 얼마 전에도 연변으로 직접 찾아갔다고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아무 소식도 없어 이젠 만나는 건 기대하지도 않으니 단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만이라도 알았으면 좋겠다고 체념하고 있었을 정도.[10] 영화 초반부부터 최후의 순간까지도 언급되는 진태가 진석이 대학 갈 때 주려고 만든 그 구두다.[11] 기습 작전 이후 국군이 반격에 나서고 이북으로 진격하면서 전투 중에 발작을 일으키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진석이 더 이상 전투를 두려워하지 않음을 드러내는 연출. 딱 한 번 발작을 일으킨 적이 있는데, 바로 인민군의 부비트랩으로 전우들을 잃고 분노에 가득 찬 전우들이 다음 전투에서 전의를 잃고 살려달라 애걸복걸하는 인민군 패잔병들을 무자비하게 마구잡이로 죽여버리는 모습을 지켜봤을 때. (진석은 살려달라며 울부짖는 인민군 병사를 마주했을 때 일부러 벽을 쏘며 그를 죽이지 않았다) 달리 말하면, 진석은 이 때 보여준 전우들의 분노와 광기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전투보다도 더욱 큰 공포를 느꼈다는 것.[12] 비록 입대 이전에 몸이 약하고 심성이 유약했을지라도, 백병전근접전을 포함한 다수의 전투를 겪으며 실전경험이 쌓이고 전투력이 향상되는 것은 상식적으로 당연한 이치. 중반부에서 반공청년단원들에게 끌려가는 영신을 구하려다 같이 붙잡혀와 심문을 위해 이송되던 중, 몰래 만년필을 꺼내서 자신을 끌고가던 청년단원을 뒤돌아 기습해 목을 찔러 단숨에 제압하고, 이후 청년단원들과 벌이는 격투씬에서는 연달아 여러 명을 쓰러뜨리는 등 전선 투입 초기와는 180도 달라진 장난아닌 싸움실력을 보여준다.[13] 씁쓸한 건 그가 그 때까지 모르던 진태의 본심을 감안하면 도리어 그렇게 형을 인간 쓰레기 취급하는 진석이야말로 그가 떠올리는 진태의 이미지에 가까운 인간이 된 거나 다름없다는 것이다.[14] 아이러니한 것은 형제인 진석보다 그토록 인민군을 증오하는 임하사가 진태의 마음을 더욱 잘 이해하였다는 점이다. 임하사 또한 가족이 인민군에 의해 몰살당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그 무엇보다 진석이 진태의 마음을 이해하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 더욱 크다.[15] 진석을 만류하던 임 하사의 말에 따르면 당시 시점에서 진석은 '''다음주에 제대'''를 앞둔 상황이었다.[16] 정황상 위 기록을 따지자면 8연대.[17] 사실 이전까지는 진석은 적에게 연민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리운 형 때문에 신경쓸 여력이 없었던 것.[18] 당연한것이 진석은 전쟁 전까지 공부만 하던 학생이었지만 진태는 가장으로써 돈을 벌러 다녔고 나이차도 있으며 또한 전쟁터에서 온갖 위험한 작전을 수행해 감으로써 훈장을 타내었다. 게다가 진태는 동생이란걸 몰랐지만 진석은 형이라는 걸 알아보고 진심으로 공격할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19] 소설판에서 ''' "국방군 개새끼들... 영신이를... 내 동생을!" ''' 진태의 말에 진석은 그 동안 외면하고 경멸하다 못해 부정하기까지 했던 진태의 분노를 비로소 이해하고 참담한 심정이 된다.[20] 이때 얻은 상처는 끝내 회복 못했는지,(어쩌면 힘줄에 맞은 것일지도 모른다.) 초반부에 등장한 노년의 진석은 다리를 절고 있었다.[21] 소설판에서 형이 남긴 구두를 보며 난 약속을 지켰으니 이젠 형이 약속을 지킬 차례라며 돌아오길 고대하는 모습이나 그 후로 수십 년간 형을 기다리며 찾아헤맸다는 언급을 보면 정말 비참함의 극치이다. 결국 어머니와 가족들을 하나 둘 떠나보내며 기다린 수십 년의 기다림 속에서 품은 재회의 희망은 애초부터 있지도 않았다는 가장 잔혹한 형태로 무너졌고, 그 기다림 속에서 줄곧 품어왔던 죄의식도 애초부터 속죄는 불가능했다는 현실만이 드러났을 뿐이다.[22] 마지막의 모습을 보면 초반의 진태처럼 가족을 아끼지만 과묵해진 듯 하다. 전쟁의 비극을 겪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형의 빈자리를 느끼며 형이 그랬듯 형이 돌아올때 까지 자신이 가장이라는 의식이 들었던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