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떨이
Ashtray.
灰皿(はいざら).
1. 개요
담배를 피우면서 재를 털거나 꽁초를 버리는 용도의 그릇.
내열성 소재인 열경화성 플라스틱이나 유리, 금속으로 되어 있으며 재를 떨 때 비산되는 담뱃재를 잘 받기 위해 높이가 낮고 널찍한 원형이나 사각형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사방으로 담배가 겨우 들어갈 듯한 둥근 홈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담배를 피우다 다른 일을 볼 때 담배를 놓으라고 만든 받침대이다.
종종 재떨이에 물로 적신 휴지를 깔곤 하는데 이는 꽁초를 더 효율적으로 끄기 위함은 물론 담뱃재나 화재의 원인이 되는 불씨가 날리는 것을 방지해 주고 재떨이를 편하게 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물이 다 증발하면 종이에 담뱃불이 옮겨 붙어 화재의 위험이 생기기 때문에 충분히 물에 적셔주어야 하고 중간중간 체크할 필요가 생긴다. 담배꽁초는 의외로 부피를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재떨이가 금방 찬다. 재떨이의 용도 특성상 제때 제때 비우지 않으면 아무리 고급 재떨이라도 극혐인 비주얼로 탈바꿈하니 자주 비워주자.
'재털이'로도 자주 부른다. '재를 털다' 식으로 파생시킨 것인데, 사전적으로는 '이불을 털고 이불 먼지를 떨었다' 식으로 '털다/떨다'를 구분하기 때문에 '재'와 같이 떨어지는 물건에 대해서는 '떨다'밖에 쓸 수 없게 되어있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타동사 '떨다'는 사용 빈도가 크게 줄어들어, '먼지를 털다'를 쓰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사실 중세국어에서도 'ᄠᅥᆯ다'로 둘은 같은 형태인데 근대에 들어서 분화된 듯하다. 이대로 '떨다'가 완전히 빈도가 줄어들면 '재털이/재떨이'도 공통인정이 될지도. 한편 '재를 떨다'라고 하는 사람은 줄어들었어도 '재떨이'는 여전히 '재떨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은 것은 아무래도 역시 파생어가 역사적 흔적을 많이 남긴다(=언어 변화의 영향을 덜 받음)는 한 사례가 된다.
2. 대용품
재떨이가 없을때는 대용품으로 빈 우유팩이나 음료캔, 페트병 등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역시 보기에 심히 좋지 않다.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할때 끼치는 민폐는 덤. 실제로 알루미늄 캔 등을 재활용할 때 안에 든 담배꽁초 때문에 재활용 공정이 쓸 데 없이 늘어나며 그로 인하여 엄청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백 개의 알루미늄 캔 속에 담배꽁초가 단 하나만 들어 있어도 백 개의 알루미늄 캔 전부에 담배꽁초 제거 작업을 해야 되기 때문이다.
사실 깡통 같은 금속 용기는 고온에서 한번에 녹여버린다음 불순물을 걷어내는 식으로 작업하게 되므로 낭비되는 금속 물질의 문제 말고는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내용물을 비우고 세척해서 재활용해야 하는 유리병이다.
3. 재떨이통
[image]
주로 야외에 설치하는 통 형태의 재떨이다. 피우고 남은 담배 크기의 쓰레기 밖에 넣을 수 없도록 입구가 독특한 형태를 띄고 있다.
4. 여담
돌이나 금속, 유리, 도자기 등으로 이루어진 고급 재떨이는 무게가 상당히 묵직하여 흉기로 돌변하기도 한다. 영화 넘버 3에 등장하는 조폭 캐릭터인 "재떨이" 박재철과 명탐정 코난의 일러스트레이터 살인사건이 좋은 예시. 실제로 실내에서 찾을 수 있는 흉기 대용품으로 재떨이 만한 것이 없을 정도로 딱 손에 들기 좋은 크기에 딱 던지기 좋은 무게, 그리고 딱 사람 다치기 좋은 모양이다. 과거 폭력사건을 보면 재떨이가 흉기로 쓰인 사건이 종종 보이며, 재떨이를 얼굴에 던지는 것은 쪼인트와 함께 높으신 분들이 진노했을때 자신의 부하에게 시전하는 필살기들 중 하나다. 나이먹은 아래사람이 젊은 윗사람한테 구타당할때도 주로 사용되는데, 이 행위의 가장 잘 알려진 사례 중 하나가 바로 강도경이 자기가 과거에 찌질댄 적 있는 어떤 인기스타 프로게이머가 자기 군대 후배로 들어오자 이것을 머리에 맞춘 일이다. 김성모의 만화 대털의 주인공 교강용의 주무기이기도 하다. 심지어 노무현은 부부 싸움 중에 자기 마누라한테 이걸 집어 던졌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런 권양숙 여사를 대하였던 태도에 대해서 자서전에서 부끄럽다고 써내려갔다.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의 자서전을 보면 이후 권양숙 여사랑 서로 대하는 태도가 좋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박정희 역시 자기 마누라와 부부 싸움을 했을 때 이걸 집어 던졌다고 한다. 다만 박정희는 노무현과 달리 자기 마누라에게 사과를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였다는 등 이상한 변명을 해서 추후 본인 인간성 문제로 뭇 사람들의 비판을 받게 되었다.
야외용 재떨이는 특성상 재떨이를 자주 비울 수 없고 실내 재떨이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며 바람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내용 재떨이보다 훨씬 더 크고 서서 이용할 수 있도록 받침대가 달려 있다. 장독에 모래를 채워놓기도 한다. 흡연자 건강의 문제와 간접흡연의 폐해가 잘 알려저 공공장소의 야외 재떨이는 점점 철거되고 있으며 일부 흡연구역과 사유지를 제외하고는 상당수가 사라진 상태이다. 그것까지는 좋은데 일부 몰지각한 흡연자들과 시너지를 일으켜 길거리에 투기되는 담배꽁초의 양이 대폭 늘었다. 관리가 힘들고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공공장소의 쓰레기통마저 정부가 없애기 시작하면서 이런 현상을 가속시킨 점도 있다.
[image]
휴대용 재떨이라는 것도 있다. 손바닥보다 좀 작은 사이즈의 통으로 뚜껑이 달려 있어 담뱃재를 털고 담배 꽁초를 넣게 되어 있다. 한국에 비해 일본에서는 보편화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휴대용 재떨이를 한국에선 보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2010년대 이후부터 한국에서는 실내 흡연을 금지시켰기 때문. 반대로 일본의 경우 특정한 경우 아니면 실내 흡연이 금지되어 있지 않고 인식도 크게 나쁜 편은 아니라 실내에서 담배를 피는 경우가 한국보다 많기 때문에 그런 모양. 일례로 우리나라의 경우 식당에선 특수한 경우[1] 아니면 금연이지만, 일본의 경우 식당은 물론이고 남녀노소 다 이용하는 카페에 흡연석이 따로 없이 재떨이가 구비되어 있는 경우도 있을 정도. 즉 실내에 따로 구비된 재떨이가 없을 경우 물어보고서 펴도 된다고 하면 자기의 재떨이를 꺼내 쓰면 되니까.
하지만 일본의 경우 길에서 담배를 펴도 재떨이를 꺼내 재를 거기에 떨어내고 꽁초도 넣어 가는 반면 한국은 꽁초는 챙겨도 재는 길에 그냥 떨어대곤 한다. 물론 일본에서도 길에 재를 떨어대는 사람은 많다. 한국의 골목 만큼 담배꽁초가 많진 않지만 오사카 같은 대형도시이면서 도시 내에 금연구역이 없는 경우 버려진 담배꽁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아예 안피우면 모를까 휴대용 재떨이까지 구비하지는 않는 편. 하지만 길이나 바깥에서 재를 떨고 꽁초를 버리는 것은 좋지 않으니(돌아다니며 길빵을 한다는 것이 아니다) 금연과 함께 휴대용 재떨이의 사용을 에티켓으로 정착시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일본의 유명 가부키 배우인 이치카와 에비조는 이 재떨이를 화제거리로 만든 에피소드를 연출하기도 했다. 본인에겐 다신 기억하기 싫은 흑역사이겠지만...
1990년대~2000년대 초반까지는 자동차에 기본적으로 재떨이가 장착되어 나왔다. 시가잭과 함께 일반적인 옵션이었고, 센터페시아나 센터 콘솔박스 후면, 심지어는 도어트림에 재떨이가 달린 차종도 있었다. 차량 내 흡연이 일반적이었던 당시 시대상 때문인데, 이 때문에 주유소에는 차량의 재떨이를 비우는 전용 쓰레기통이 있기도 했다. 2020년 현재는 찾아볼 수 없는 과거의 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