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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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주먹에 쥐고 쓸 수 있는 도끼 형태의 뗀석기. 전기 구석기시대[1] 의 대표적인 석기이다. 원시인들은 이것을 손에 들고 다용도 도구로 사용했다.
2. 누가 만들었나?
주먹도끼와 같은 고도의 석기를 제작하기 시작한 때는 인류의 직계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에 이르러서였다. 그 이전까지의 인류 조상들은 아프리카에서만 살았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약 160만 년 전쯤에 출현한 호모 에렉투스들은 불을 능숙하게 다룸으로써 비로소 아프리카를 벗어나 유럽과 아시아로까지 영역을 확대시킬 수 있었다.
호모 에렉투스의 화석 출토 범위와 주먹도끼가 발견되는 지역의 범위는 대체로 일치한다. ‘곧선사람’이라는 학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은 완벽하게 두 발로 설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자유로워진 그들의 두 손은 더욱 정교하게 진화되었고, 그로 인해 석기 제작 기술도 그 이전의 어떤 인류보다도 월등하게 뛰어났다. 주먹도끼는 이러한 인류의 진화를 배경으로 하여 탄생한 도구이다.
3. 제작방법
유튜브 뗀석기 만드는 법 (9:20 구간을 보면 날카로운 돌칼이 떼어져 나온다)
정교한 돌창 만드는 유튜브
주먹도끼의 재료는 주로 규석·석영·사암 등을 사용하고 있으나 현무암 같은 다른 종류의 돌도 이용하였다.
주먹도끼를 만들 때에는 이러한 석재로부터 일차적으로 큰 박편을 떼어낸 다음 박편의 아랫 부분과 윗 부분, 즉 박편의 양면을 주위로 돌아가면서 엇갈리게 타격을 가하여 작은 박편을 떼어내면서 처음부터 만들고자 하는 주먹도끼의 형태로 다듬어 나간다.
4. 종류
주먹도끼의 형태는 약 20종류가 있으며 시대에 따라 각각 특징적인 것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형태로는
- 아베빌리안형
- 창끝형
- 타원형
- 행인형
- 넙치형
- 긴심장형
- 미코퀴안형
5. 시대적 의미
한국사 등에서는 이 주먹도끼의 발견을 매우 가치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에서 이 주먹도끼가 발굴되기 전까지는 주먹도끼는 유럽과 북아프리카 등 백인 거주지에서만[2] 발굴되었고, 이 때문에 서양의 고고학자들은 '백인은 타인종에 비해 훨씬 진화된 인류'라는 뉘앙스로 타인종을 열등하게 평가했다. 이는 위에 언급된 대로 주먹도끼는 당시로서는 굉장히 진화한 문명의 산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예 주먹도끼가 아시아 쪽에서 발견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 지역에서는 더 발전된 형태인 날이 양쪽에 있는 아슐리안형 주먹 도끼가 출토된 것이고, 아시아 쪽에서는 날이 한쪽에만 있는 동아시아식 외날 주먹 도끼(찍개)가 출토되어 왔던 것.
하지만 1977년, 주한미군이자 고고학자(고고학자는 아니고 고고학과 출신)였던 '그렉 보웬'이 우연히 경기도 연천군에서 한국인 여자친구 이상미[3] 와 산책하던 중, 이씨가 특이한 모양의 돌을 하나 발견했다. 신기하게 여겨 조사한 결과, 그것이 바로 수십만년도 더 된 주먹도끼였음이 밝혀졌다. 연천 전곡리 유적 참조.
덕분에 백인만이 주먹도끼 같은 고등한 물건을 지닌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져서 고고학계에 일대의 지각변동이 일어났고, 기존의 백인만이 우월했다는 이론들은 자취를 감추었다. 사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현생인류도 아닌 호모 에렉투스의 유물로 인종의 우열을 논한 것 자체가 황당한 일이었던 셈이다.
위의 구분안에 대한 견해를 제시했던 것은 미국의 고고학자인 H.모비우스에 의한 것으로 소위 모비우스 라인이라고 부르며, 주먹도끼 문화와 찍개 문화의 구분하고자 하였던 목적이었다. 한국에서의 주먹도끼 발견 이전에 이미 중국에서 주먹도끼가 확인되었기 때문에 모비우스라인은 한반도 북쪽 위로 형성되어 있었다. 당시의 주먹도끼 문화와 찍개문화의 구분안은 지속적으로 조정되었던 학설이었다. 즉, 주먹도끼의 사용이 발전된 문화상을 지칭할 목적이 있을 "수" 있다손 치더라도 결코 인종에 기인한 우월성의 구분이 목적이 아니라 문화권 설정 그 자체에 보다 목적을 둔 가설이었다.
6. 용도
주먹도끼는 구석기시대에 사용된 대표적인 도구이다. 한 손에 쥐고 쓸 수 있어서 짐승을 사냥하고 가죽을 벗기며, 땅을 파서 풀이나 나무를 캐는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즉 오늘날의 멀티툴과 같았다고 보면된다.
[1] 주먹도끼는 양면 뗀석기로 뗀석기 중에서도 상당히 발전한 단계이다. 나타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음에도 석기 시대가 매우 길기에 구석기 전기에 해당된다.[2] 편견과는 달리 백인은 아프리카에도 많이 산다. 특히 북아프리카는 유럽과 지중해를 끼고 있어 교역과 식민 역사도 훨씬 길었고 그만큼 백인도 많이 살았고, 이 지역에 사는 백인들은 백인취급을 받지 못하기는 하지만 남유럽 지역의 백인들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적다. 다른 지역들도 식민시절 유입된 백인이 꽤 많았다. 대표적으로 대항해시절 주요 무역 기지였던 남아프리카공화국. [3] 훗날 그렉 보웬과 결혼해 '상미 보웬'이 되었다. 보웬 부부는 1녀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