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순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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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竹筍 일본어: 竹の子, 筍(타케노코)
영어: Bamboo shoots, Bamboo sprouts
대나무의 순. 특히 굵은 죽순대(혹은, 맹종죽이라고 부른다)의 죽순이 크고 맛이 좋다. 특유의 버섯 같은 아작아작한 식감이 있어서[1] 요리로 자주 쓰인다. 비온 뒤에 많이 자라난다고 해서 우후죽순(雨後竹筍)이란 사자성어도 있다.
대나무의 종류에 따라 약간 비린내가 나기도 하기 때문에 삶을 때 잘 삶아야 맛있다.
1.1. 상세
죽순의 진미는 껍질을 벗긴 후 칼집을 내서 구워먹는 것. 부드러우면서도 씹히는 맛이 좋으나, 기본적으로 죽순은 그 자체에는 아무런 맛이 없는 식재료로[2] 특유의 식감이 뛰어나며 어떤 양념이든 잘 받기 때문에 '''어떻게 해먹어도 맛있게''' 느껴지는 것이다. 양념발 없이 죽순 자체의 맛이 궁금하다면 캔에 든 삶은 죽순을 먹어보면 되는데, 아삭한 식감 외에는 정말 아무런 맛이 안 난다.
대신 양념을 잘 받거나 다른 식재료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고기 요리에 함께 넣어도 좋고, 국물 요리[3] 에도 씹는 맛이 일품이라 인기가 좋다. 특히 밍밍한 죽순에 양념이 배면 상상 이상의 진미.
고전 수필인 이인로의 월등사죽루죽기에서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어떻게 보면 최소 800년 전부터 확실히 검증된 식재인 셈이다.대나무의 순은 좋은 먹거리입니다. 죽순이 쑥쑥 자랄 때, 마디는 촘촘하고 대 속은 살이 올라 꽉 차게 됩니다. 이때 도끼로 찍고 칼로 다듬어서 솥에 삶아 내거나 풍로에 구워 놓으면 향기가 좋고 맛이 연하여 입에는 기름이 돌고 배는 살이 찝니다. 쇠고기나 양고기보다 맛있고, 노린내나는 산짐승 고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이른 아침에 먹어도 질리지 않으니, 대의 맛이 이러합니다.
1.2. 요리
기름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중국 요리에 자주 쓰인다. 기름 엄청 쓰는 중국요리를 담백하게 만들 재료로 딱 맞다. 일본 요리에서도 많이 먹는다. 동아시아에서 죽순을 가장 적게 먹는 나라가 한국이다. 중일에 비해 한반도에서는 대나무가 그다지 흔하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대나무가 중부지방은 일부 대나무가 자라는 곳이 있긴 하지만 너무 추워서 큰 숲을 이루지 못하고, 경상남도와 전라남도 등 남도 지방에서만 큰 대나무숲을 볼 수 있기도 하다.[4][5]
부위에 따라 사용되는게 다른데 원뿔 모양의 머리부분은 연하고 부드러워 크게 썰어 팔보채같은 요리에 쓰이고, 나머지 밑동부분은 억세긴하지만 잘게 썰면 그 아삭함이 일품이라 짬뽕같은 간단한 식사거리에 쓰인다.
생식할 경우에는 아린 맛이 있다. 옥살산에 의한 것으로, 익히면 날아간다. 죽순을 반으로 자르면 액체와 함께 알갱이들이 있는데 그곳이 집중적으로 아린 맛이 있으니 씻어내야 한다. 그런 다음 한번 삶아낸 후 물에 불려놓으면 아린 맛이 싹 사라진다.
한국에서는 주로 익힌 다음 회처럼 무쳐먹으며, 우리나라에도 흔하지는 않지만 죽순 통조림을 팔고 있다. 반면 일본의 경우 동네 슈퍼에도 죽순 통조림은 필수 상품으로 갖다 놓는다. 한국 사람들이 가정식으로 죽순을 잘 먹지 않는 것과 달리, 알고보면 이 죽순 통조림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중국집 짬뽕, 우동이나 일본 라멘에 흔히 들어 있는 네모지고 아작아작한 채소가 바로 죽순 통조림(중국식으로 염장한 죽순으로 멘마라고도 부른다)을 쓴 것이다.
사실 짬뽕이나 우동이나 라멘에 들어가는 죽순을 죽순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꽤 많다. 오죽하면 버섯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 혹은 짬뽕이나 우동, 팔보채, 유산슬 등에 들어간 죽순의 모양만 보고 넓게 채썬 오징어 등으로 생각하고 먹었다가 버섯같은 식감에 채소같은 느낌이 좀 묻어나서 훼이크를 당했다고 생각하고 보이기만 해도 꺼리는 사람도 있다.[6] 중화요리나 식당에서 나오는 죽순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국산 생물 죽순이 아니라 중국산 통조림을 사용한다. 채취할 수 있는 기간이 너무 짧고 대나무가 사라져 도저히 공급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죽순 통조림은 통째로 들어있는 홀, 얇고 사각인 편, 채로 썰어진 채의 세가지 종류가 있다. 탕수육 소스에 들어있는 죽순이 잘 소비되는 것을 보면 딱히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 편은 아니다.
죽순으로도 김치를 담가 먹을 수 있으며, 실제로 죽순김치는 배추김치보다 훨씬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음식이다. 고문헌에도 죽순김치가 기록되어 있다.
2. 기타
죽순을 캘 때는 부지런해야 한다. 죽순은 땅 속에서 대략 4~5년의 시간을 가진 후에 땅 위로 솟아오르게 되는데 새벽즈음에는 갓 올라온 부드러운 죽순이 점심즈음엔 이미 먹을 수 없을 정도로 '''폭풍같은 속도로''' 크기 때문. 특히나 비가 오면 불쑥불쑥 솟아나서 '우후죽순(雨後竹筍)'이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죽순은 하루에 1m까지도 크는데, 대나무의 종류마다 다르지만 먹을 수 있는건 30cm 정도가 한계. 너무 커버리면 반쯤 대나무가 되어버려 질기기 때문에 사람이 먹을 수 없다. 어차피, 죽순은 하나씩 자라진 않고 대나무 밭 주위에서 떼거지로 자라기 때문에 캐려는 죽순이 커서 채취하지 못한다 쳐도 그 때 쯤엔 땅 속에 숨어있어서 아직 안 보이던 다른 죽순이 적당히 자라기 때문에 그 죽순을 캐면 된다. 죽순의 경우는 시간보다는 계절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초봄에만 캘 수 있는데 따로 온실재배를 하는것도 아니라서 놓치면 1년동안 못먹는다. [7]
이러한 폭풍 성장 때문에 과거에는 단신이었는데, 몇 년 후에 보니 키가 장신이 된 사람을 보고 죽순이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가구야 공주 이야기에도 어린 가구야 공주가 금방금방 크는 것을 보고 타케노코(죽순)이라고 동네 아이들이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중식에서 팔보채나 짬뽕 등에 들어가는 죽순이 근연종인어린 옥수수(Young corn)로 대체되는 경우도 있다. 둘의 식감이 비슷한 구석이 있어서 어린 옥수수가 죽순의 대체재가 되는 것.[8] 그리고 둘 다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오징어로 오인당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까지 비슷하다.
3. 손질법
된장을 풀어서 삶는단 말도 있는데, 그러면 죽순의 색깔이 바뀐다. 그냥 물에 삶아도 상관 없다. 아린 맛이 있어도 개의치 않고 먹는 사람도 있으니 취향껏 조리하자. 참고로 이렇게 삶아내면 아주 희미하게 옥수수 비슷한 맛[11] 이 나는데, 이 맛을 즐기는 사람은 '''아무것도 안찍고 그냥 먹기도 한다'''. 참고로 다른 양념이 들어가면 이 맛은 사라지고 단순히 씹는 맛만 남으니 주의.
죽순 통조림에는 석회질이 끼므로 이쑤시개로 긁어줘야 한다는 글이 인터넷에 많은데, 그건 석회질이 아니라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의 일종이 추출되어 응결된 것이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4. 기타
- 지리적 표시제/대한민국에 담양 죽순과 거제 맹종죽순이 등록되어 있다.
- 판다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자 주식거리. 대나무를 주식으로 삼고있기 때문에 가지와 잎사귀와 줄기는 물론 죽순도 먹는다.
- 변신 요가에 나온 꼬죽이가 죽순 캐릭터다.
- 맹종의 경우 한 겨울에 어머니가 죽순을 먹고 싶어하자 눈덮힌 대나무 밭에서 울었더니 죽순이 자라났다고 한다.
- 연희무쌍, 진 연희무쌍의 조운(세이)이 이것을 상당히 즐긴다. 죽순으로 만든 요리를 상당히 좋아해 조운이라는 캐릭터 매력을 가릴 만큼 죽순요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 여름철에 푸치돌 야요의 머리에서 죽순이 무한히 솟아난다. 물론 출처가 출처이니만큼 식용은 불가. 푹 삶으면 녹아버리는데다가 섭취 시 이후를 책임질 수 없다.
- 서양에서 동양 요리가 소개될 당시, 대나무 순을 먹는다는 말에 다 자라 단단해진 대나무를 먹는 줄 알고 기겁한 서양인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 스타크래프트 2: 공허의 유산 탈다림 프로토스인 알라라크는 프로토스 특유의 길쭉한 머리에 주름이 나 있는 형상이 죽순을 닮아 몇몇 만화나 합성 짤방에 얼굴이 아닌 죽순이 붙어있는 경우가 있다. 이 죽순 드립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 알라라크의 반복 선택 대사로 "죽순 아니다!" 라는 대사가 추가되면서 반 공식화되었다.
- 일본에는 죽순을 모티브로 한 초콜릿 페이버릿 과자가 있다. 이름은 죽순 마을(たけのこの里). 키노코노야마의 자매품이다. 일본에서는 이 둘 중 어느 쪽을 더 좋아하는지에 대해 찍먹 vs 부먹 정도의 파벌이 형성되어 있다... 물론 반 농담으로. 자세한 것은 키노코노야마 문서 참고.
- 스팅거(원펀맨)의 무기인 타케노코의 창날이 바로 이것이다. 농업에 종사하는 고향 집에서 정성껏 키운 죽순을 임무마다 교체한다고 하며, 공격을 할때마다 껍질이 벗겨지기 때문에 죽순 속살이 드러났다는것은 곧 격전의 증거라고.
[1] 그러나 버섯처럼 쫄깃쫄깃하고 사각사각한 느낌은 없는게 아니라, 씹다보면 채소 특유의 사각사각함이 느껴진다. 이런 채소 특유의 느낌을 싫어하는 사람에겐 잘 안 맞을 수도 있다.[2] 사실 신선한 죽순은 '''매우 희미한 옥수수 맛'''이 난다.[3] 삼선 짬뽕에 괜히 죽순이 들어가는게 아니다.[4]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의 제주도, 부산과 비슷하거나 더 온난한 지역이 전 국토의 절반이 넘는다.[5] 일본 열도는 한반도 보다 남쪽에 있다. 그래서 도후쿠 지방을 제외하곤 경상도 하고 위도가 같거나 남쪽에 있어 기후가 더 온난하다.[6] 자체의 맛은 없지만 미묘한 향이 있다. 그 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7] 믿거나 말거나, 이런 죽순의 폭풍같은 성장의 위엄을 보여주는 '''섬뜩한''' 이야기가 있다. [8] 그러나 어디까지나 비슷할 뿐 식감이 완전히 같은 건 아니다.[9] 단단한 껍질 부분은 무슨 수를 써서든 벗거내야 한다. 속껍질은 안벗겨도 되나, 미관상 벗기는게 좋다. 삶은 뒤에 벗기는 게 좋다는 사람도 있다.[10] 아린 맛 = 독성성분인 옥살산. 이게 빠져나가도록 담그는 것.[11] 자일로스(Xylose)에 의한 약한 단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