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산
脂肪酸, Fatty acid.
1. 개요
지방의 주 구성원으로, 글리세롤(글리세린)으로 지방산을 연결한 것이 지방이다.
지방산은 지방족 사슬을 가진 카복실산이다. 자연 상태에서 생성되는 대부분의 지방산은 4~36개 정도의 짝수개 탄소를 가지며, 이들은 탄소 사슬을 이룬다.[1] 지방산은 보통 중성지방[2] 이 분해되어 생성된다. 비누는 이것을 이용한 것.
지방산은 동물의 중요한 에너지원인데, 대사 과정을 거치면 많은 양의 ATP를 내놓기 때문이다. 특히 혈액 속의 지방산은 유리 지방산이라고 하며, 이는 지방 세포에 저장되어 있는 중성지방이 분해되어 지방산의 상태로 혈액에 포함된 것이다. 유리 지방산은 근육이나 기타 신진대사의 에너지 원의 하나로 활용되며, 그중에서도 심근과 골격근은 지방산을 선호한다. 다만, 뇌는 지방산을 직접적으로 에너지 원 으로 사용 하지는 못하고 포도당과 지방을 분해 하여 생성 한 케톤체, 이 두 가지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지방산은 크게 탄소 결합 형태에 따라 구분된다. 사슬에 '''이중 결합이 있는''' 지방산을 불포화 지방산이라 한다. 반대로 이중결합이 없는 지방산은 포화 지방산이라 한다. 포화 지방산은 탄소가 가진 결합이, 이중결합으로 낭비됨이 없이 모두 수소 원자와 결합하는 데 사용되어 있다. 따라서 수소가 최대치로 포함되어 있고, 그것을 포화라 보고 포화 지방산이라 하는 것이다. 불포화 지방산은 탄소 간에 하나 이상의 이중결합이 있고, 이 결합은 수소와의 결합에 사용되었을 수도 있었기에, 다시 말해 수소가 최대치로 결합된 것이 아니기에 불포화 지방산이라 부른다. 수소 첨가 공정을 통해 불포화 지방산에 수소를 더 집어넣기도 한다.
2. 불포화 지방산
탄소간에 이중결합이 있는 지방산을 말한다. 불포화 지방산은 이중결합의 수에 따라 다시 나눠져서, 이중결합이 하나면 단가 불포화 지방산, 이중결합이 2개 이상이면 다가 불포화 지방산이라 한다.
단백질의 기본 성분인 아미노산에 필수 아미노산이 있듯이, 지방산에도 필수 지방산이 있다. 이것은 인체가 필요로 하는 만큼 만들어 낼 수 없는 지방산을 뜻한다. 만들지 못하니 먹어서 보충할 수밖에. 필수 지방산은 불포화 지방산의 일종이다. 두 종류가 있는데, 리놀레산(Linoleic Acid : R18:2 오메가6 지방산)과 알파 리놀렌산(Alpha-Linolenic Acid : R18:3 오메가3 지방산)이다. 참고로, 알파 리놀렌산과 같은 화학식을 가지지만 감마 리놀렌산(Gamma-Linolenic Acid : R18:3 오메가6 지방산)은 필수 지방산이 아니다. (다만 GLA는 LA가 몸에 쓰이는 과정에서 거쳐가는 형태이므로 LA를 대체할 수 있다.) 리놀레산은 대부분의 식물성 유지에 조금씩 함유되어 있으므로 용이하게 섭취할 수 있으나, 알파 리놀렌산은 대부분의 육상식물의 기름에는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 알파 리놀렌산을 비교적 많이 함유하는 기름으로는 아마씨유, 들깨, 대두(콩) 등이 있다.
흔히 불포화 지방산이 심혈관계질환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있으나, 정확히 말하자면 혈전의 응고를 방지하고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기능이 있는 것은 불포화지방산 중에서도 오메가3 지방산(ALA, EPA, DHA 등)뿐이다. 이들은 시판되는 대부분의 식물성 유지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3]
결국 포화 지방산과 비교하여 불포화 지방산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은 것은 맞지만, 모든 영양소가 그렇듯이 과다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일례로, 미국 FDA에서는 불포화 지방산의 섭취량을 하루 섭취 칼로리의 30% 미만으로 권고했었다. 지금은 비록 육류협회와 낙농협회의 요청으로 이 권고가 삭제된 상태지만. 사실 대부분의 식품은 불포화 지방산과 포화 지방산을 모두 가지고 있다. 광고할 때는 어느 한쪽만을(대개 불포화 지방산이겠지만) 광고해서 현혹 시키는 경우가 태반이다. 예를 들어 불포화 지방산으로 잘 알려진 올리브유에도 불포화 지방의 1/6만큼의 포화지방을 같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지방을 과다섭취 하는 경우 따위 없으니 지나친 설교.
DHA, EPA는 대표적인 불포화 지방산이다. 약국 등에서는 이러한 오메가-3 지방산을 생선에서 추출한 제품을 건강기능식품 명목으로 팔고 있지만, 이러한 제품의 상당수는 오메가-3 지방산의 1일 섭취량[4] 이 총 600mg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5] 문제는, 오메가-3 지방산 섭취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보려면 '''하루에 최소한 1,000mg'''은 섭취[6][7] 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그냥 일주일에 1~2번 등푸른생선을 먹어주거나, 아니면 요리를 할 때 식용유로 들기름[8] 을 사용하도록 하자. 다만 새카맣게 볶은 들기름은 열로 인해 오메가 3의 산패가 심하니 반드시 생들기름을 먹으라는 영양학자들의 조언이 많다.
현재 대중적으로 포화 지방산, 정확하게는 포화 지방산이 만들어내는 LDL 콜레스테롤이 심혈관 질환의 원인으로 받아들이고 미국 정부의 공식 식단 가이드도 예외가 아닌데 2016년 초에 BMJ 의학 저널에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실험 결과가 공개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공개된 것은 무려 40년 전의 연구데이터로 미네소타 대학에서 정부의 지원으로 입원환자 9000명을 대상으로 포화 / 불포화 지방산 식단으로 나누어 혈액 속 콜레스테롤 수치와 여러 검사를 병행한 엄격한 실험이었다. 불포화 지방산의 섭취가 콜레스테롤을 큰 수치로 떨어트렸지만,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르게 불포화 지방산 위주의 식단을 제공받은 쪽이 사망률이 더 높았으며 당시에는 이러한 데이터가 배제된 채 논문이 공개되었다는 것이다. NIH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연구팀이 이러한 데이터를 찾아내어 공개한 것으로, 주요 논지는 불포화 지방산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는 하지만 이것이 건강에 더 유익하다는 충분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의 발표 후에 포화 지방산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하버드 대학의 영양학과장이 나서 이를 뒷받침하는 다른 증거들도 많고 포화지방의 필수지방산으로의 교체를 권하는 현재의 세태에는 어차피 맞지 않는 결과라고 하였다. 또한 당시 미네소타 대학에서 문제의 데이터로 박사논문을 썼던 사람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의 통계적 방법에 한계가 있었을 수도 있고 또한 연구진이 콜레스테롤이 나쁘다는 믿음 때문에 이를 의도적으로 배제하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하였다. 정작 당시의 주 논문 저자들은 2016년을 기준으로 모두 사망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유를 알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학계의 정설은 여전히 LDL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초래하는 포화지방산의 악영향을 지적하고 있으며, 가끔 통념과 다른 실험 결과를 담은 연구가 나오긴 하지만 정설을 지지하는 실험결과가 더 많기 때문에 속단하여 포화지방산을 마음껏 섭취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 포스팅을 참고하면 좋다.
2.1. 트랜스 지방산
불포화 지방산에도 이성질체가 있는데 시스(cis) 이성질체가 있고 트랜스(trans) 이성질체가 있다.
올레산의 트랜스 이성질체(위) 와 시스 이성질체(아래).
불포화 지방산 중 트랜스 이성질체가 바로 트랜스 지방산이라는 것이다. 트랜스 지방산은 자연상태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고[9] , 대부분은 식품에 대한 가공 과정에서 생성된다. 특히 액체 상태의 식물성 기름에 수소를 넣어 인위적으로 고체로 만드는 가공 과정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경화 처리된 식품 중 대표적인 것이 마가린과 쇼트닝. 문제는, 트랜스 지방산이 건강에 안 좋다는 것. 트랜스 지방산은 LDL은 증가시키면서 HDL은 감소시켜서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흔히 '''트랜스 지방'''을 조심해야 한다고 하는데, 트랜스 지방은 트랜스 지방산만을 가지는 중성지방으로 구성된 지방이다.
3. 포화 지방산
포화 지방산은 보통 4~36개의 탄소 원자를 가지며, 탄소간에 이중결합이 없는 지방산이다. 탄소 원자에 수소 원자가 더 이상 결합할 수 없기 때문에 포화라 한다. 이미지와는 달리 포화 지방산은 동물성 기름에만 있는 게 아니다. 식물성 기름 중에도 들어 있으며 특히 팜유나 코코넛유는 대부분이 포화 지방산이다. 참고로 라면이나 감자튀김, 과자류는 보통 팜유로 튀겨낸다. 싼 데다가 산패까지 덜 되니 많이 튀겨댈 수 있으니까.
자연 상태에서도 포화 지방산이 있을 뿐더러, 불포화 지방산에 수소 첨가를 해서 일부러 포화지방산으로 바꾸는 경우도 많다. 포화 지방산이 산패가 덜 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경화라 하는데, 포화 지방산은 불포화 지방산보다 녹는 점이 높아서 상온에서 고체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가린의 경화 처리가 대표적인 예다. 마가린은 식물성 기름을 경화시킨 것으로, 버터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생산 과정이 전혀 다르다. 경화처리는 튀김도 바삭해지고 라면 등도 보존성도 좋아지는 등 활용도도 높아져서 좋긴 한데, 건강에 안 좋은 게 문제. 수소 첨가 처리를 하면 트랜스 지방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건강에 안 좋다. 다만, 수소 첨가로 만들어진 식재료는 식물성 기름이 원재료라 콜레스테롤이 없다는 특징이 있지만 먹어서 늘어나는 콜레스테롤 보다 몸에서 생성되는 콜레스테롤이 더 많고 그 원인이 포화지방이다. 요즘은 수소화 대신 트랜스지방을 없애기 위해 에스테르화 공정을 거쳐 고체화 하지만 그것도 안전하다는 검증은 아직 없다.
[1] 구조상 따지면 포름산(탄소 1개), 아세트산(탄소 2개), 프로피온산(탄소 3개)도 지방산의 일종이기는 한데, 글리세롤에 결합해서 트리글리세라이드(지방)을 형성하지 않기 때문에 이름과 달리 지방과는 무관하다.[2] 글리세롤과 3개의 지방산이 결합한 형태[3] 다가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은 산패, 변질되기 쉬우므로 따로 짜내서 식용유로 쓰기가 어렵다. 튀김, 볶음용 등으로 쓰기 어려운 것은 불문가지. 콩기름의 경우 대개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인 ALA를 제거하는 공정을 거친다.[4] 1알이 아닌 1일 섭취량이다. 2015년 현재 시중에 있는 오메가-3 보충제 중 대다수는 1일 섭취량 기준이 1알이 아니라 2~3알이다. 광고에는 오메가3 500mg이라고 써있지만 성분표에는 1회 제공량(2알) 섭취 시 500mg이라는 식.[5] 물론 제품에 따라서는 1알만으로도 1,000mg 이상을 보유한 것도 있다.[6]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사람이라면 최소한 하루 2,000mg은 먹어야 한다. 다만 이것이 혈중 중성지방을 줄여주는 효과는 다른 고지혈증 약을 먹고 있어도 나타난다.[7] 오메가-3 섭취가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내용의 상당수는 일일 오메가-3 섭취량이 1,000mg 이하인 경우였다. 하긴, 약국에서 파는 오메가-3 보충제의 대부분이 함량 1,000mg 미만인 현실을 고려하면 이쪽이 현실성이 있는지도…[8] 들기름에 풍부한 알파리놀렌산(ALA)도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이다.[9] 자연산 트랜스 지방으로 알려진 것은 공액(共軛)리놀레산(CLA)과 바크센산 딱 둘뿐이며, 공액리놀레산은 이중결합의 위치에 따라 서너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소와 같은 반추동물의 위에서 번식하는 미생물들에 의해 생성된다. 존재비는 1~5%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