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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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당시엔 누구라도 인정했던, 세상에서 가장 빠른 레이서.'''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레이싱 선수. '''포뮬러 1 역대 최고의 레전드 중 한 명.''' 60년대의 지배자로 압도적인 재능을 보이며 당대 최고의 선수로 군림했으며, 국내에서의 낮은 인지도와는 달리 해외에서는 현재에도 최상급 레전드인 후안 마누엘 판지오, 아일톤 세나, 미하엘 슈마허와 비슷한 평가를 받고 있다. 로터스의 보스인 콜린 채프먼의 분신으로 두 명의 조합은 레이싱 역사에 남을 조합으로 불린다.
2. 선수 경력
2.1. 포뮬러 1 이전
1936년 스코틀랜드 파이프에서 부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는데, 부모는 짐이 레이싱을 하는 것을 반대했으나 그 반대를 뚫고 어릴 때부터 랠리 등의 경주에 참여하면서 실력을 키웠으며, 20대 초반인 1950년대 후반에 이미 포르쉐 차를 타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모스/브룩스/호손/콜린스 등 50년대 레이싱 클럽에서 배출되어 1950년대 후반을 지배한 영국 선수들보다는 한 세대쯤 아래의 드라이버.
1958년과 1959년에 걸쳐 스포츠카 레이싱 씬에서 활동했는데, 보더 리버스 팀에서 재규어와 로터스 등의 차를 타며 각각 6회와 12회의 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한다. 이 시기를 전후하여 클락은 애스턴 마틴을 타고 르망 24시에 참가하여 클래스 2위와 3위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는데, 본인이 르망 시리즈를 싫어하여 1962년 이후로는 참가하지 않게 된다. 1960년에 애스턴 마틴 팀 소속으로 F1에 참가할 예정이기도 했으나 팀 자체의 출전이 흐지부지된다.
2.2. 콜린 채프먼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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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프먼과 함께.
이 시점에서 1952년에 로터스를 설립한 천재 엔지니어[2] 콜린 채프먼과 인연을 맺는다. 테스팅에서 싱글시터 경주차를 처음 탄 클락이 이미 팀의 넘버원 드라이버였던 그레이엄 힐과 비등한 수준의 시간에 들어오자 채프먼은 곧바로 그에게 계약을 제안했고, 로터스와 계약을 맺은 클락은 동료 트레버 테일러와 함께 우선 포뮬러 주니어 대회에 출전하게 되는데, 1960년에 둘은 공동 챔피언이 된다. 이 때 클락은 로터스 팀 소속으로[3] 포뮬러 1 대회에도 출전, 첫 포디엄을 따내기도 했다. 클락과 채프먼은 매우 가까운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으며, 채프먼은 클락의 몸에 정확히 맞추어 차들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1950년대를 주름잡은 프론트 엔진 시대가 끝나고, 쿠퍼 등의 영국 소형 제작사들이 리어 미드쉽 엔진 차를 들고 나와 포뮬러 원을 지배하기 시작하는 과도기였는데, 클락의 어마어마한 재능과 채프먼 로터스의 잠재력은 바뀐 규정에 잘 적응한 페라리가 깜짝 우승을 한 1961년 시점에서 이미 높게 평가받았고 시즌 말의 논-챔피언십 대회 몇에서 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페라리의 짧은 중흥이 끝나고, 모스가 부상으로 은퇴한 1962년 시점에서 클락과 로터스는 이미 최대의 우승후보이자 차세대 지배자 후보로 여겨지게 되었다.
2.3. 그랑프리를 지배하다
1962년에 채프먼이 새로 개발한 로터스 25는 현재까지도 역대 최고의 F1 차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 해당 시즌에는 9회의 챔피언십 레이스 중 6회의 폴, 5회의 패스티스트 랩을 기록했음에도 차가 몇 차례 운없게 고장나면서 클락은 이미 압도적인 기량에도 챔피언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1963년에는 달랐고, 클락은 팀메이트였던 테일러를 완전히 분쇄하며[4] 10전 7승에 전 경기 완주, 7회 폴, 6회 패스티스트 랩을 기록하고 우승, 역대 F1 시즌 중 가장 압도적인 시즌 중 하나를 보낸다. 이 때 클락은 논챔피언십 경기에도 10번 출전하여 5승을 거뒀다. 이 시즌에 클락은 네덜란드 잔드보르트에서 2등부터 꼴등까지 전원보다 한 바퀴 이상 앞선다던가, 프랑스 랭스에서 엔진 스프링이 몇 대 망가졌는데도 1분 차이로 폴투윈을 한다던가 하는 믿기 힘든 기록들을 남긴다.
1964년 초반에도 압도적인 모습을 이어가지만, 새로 업그레이드한 로터스 33으로 차를 바꾼 뒤 다시 차, 특히 엔진에서 문제가 다발하며 최종 라운드 도중 챔피언 자리를 페라리의 존 서티스에게 내주고 만다. 1962년 챔피언 자리가 날아갔을 때 그랬듯이 이번에도 로터스와 클락은 절치부심하여, 프리시즌과도 비슷한 개념으로 치러진 1965년 초의 타스만 시리즈에서 가볍게 우승한 이후[5], 1965년 시즌에도 1963년과 비슷하게 9경기에 출전해 6승, 6폴, 6패스티스트랩의 성적으로 압도적인 챔피언이 된다. 이 때 2라운드인 모나코 그랑프리에 참여하지 않고 인디애나폴리스 500에 출전하러 갔는데, 그것도 우승했다(...)
1966년에는 바뀐 규정에 채프먼이 적응하지 못해 컨텐더들이 3리터 엔진 쓸 때 2리터 엔진을 써야 하는 난감한 처지가 되어 우승경쟁을 하지는 못했으나, 잔포트에서 망가진 차를 이끌고 3위를 하고, 왓킨스 글렌에서 우승을 따내는 등의 활약을 보인다. 1967년에는 역시 로터스 최고의 차 중 하나인 로터스 49가 데뷔한 해인데, 이 때도 차가 자주 망가지는 통에 챔피언을 하지는 못했으나 여전한 기량으로 시즌 최다인 4승을 한다. 이 시즌에도 명경기가 많았는데 로터스 49의 첫 경기인 잔포트에서는 테스팅도 없이 처음 차를 타본 탓에 퀄리파잉에서 8등에 그쳤음에도 본선에 들어와 쭉 올라와 차이를 벌리며 우승했고, 몬자에서는 12랩에 펑처로 한 랩 이상 뒤쳐졌는데도 50랩에 걸쳐 회복하면서 1등 자리를 따내며 감격스런 역전 우승을 차지할 찰나 마지막 랩에서 기름이 다 떨어지며 아쉬운 3위를 기록했고, 왓킨스 글렌에서는 1위로 달리던 중 뒷바퀴 서스펜션이 부러지며 바퀴가 기울어졌으나 두 랩을 더 돌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2.4. 사망
1968년 시즌은 첫 레이스인 남아공의 카얄라미에서 산뜻하게 폴투윈 우승을 차지하면서 판지오의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경신하고 시작했으나, 그것이 클락의 마지막 F1 경기가 되었다. 타스만 시리즈에서 다시 가볍게 우승하고 돌아온 뒤인 4월 7일에 호켄하임링에서 치러진 포뮬러 2(지금의 GP2/F2와는 다르다.) 경주에 참가했는데, 경기 중 원인 모를 이유로[6][7] 사고가 일어났고 클락은 즉사했다.
당시 그랑프리 씬은 지금보다 좁아 드라이버들이 자주 만나면서 친하게 지냈고, 또한 클락의 기량과 위상이 워낙 압도적이었기에 당시 포뮬러 원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파트너를 잃은[8] 채프먼이 극심하게 상심한 것은 물론으로, 한 달 뒤에 치러진 스페인 GP에도 가지 않고 칩거하였다. BRM을 거쳐 다시 로터스 팀에 돌아와 있던 그레이엄 힐은 절치부심하여 스페인에서 우승을 따내고, 결국 해당 시즌 챔피언까지 오른다.
3. 평가
위의 경력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1960년대 내내 차에 어떤 종류의 문제가 있지 않는 한 필드를 지배했던, 1960년대를 대표하는 드라이버이다. 이렇게 적으면 클락의 스타일이 불안정하고 차를 잘 망가뜨렸나 싶겠지만 오히려 매우 부드럽고 실수 없는 스타일을 고수했으며, 오히려 유리몸에 가까웠던 로터스 차들을 잘 다루면서 결과를 낸 경우이다. 채프먼과 최고의 파트너십을 맺고 좋은 차들을 탔지만, 또한 같은 차를 탄 테일러, 아룬델, 스펜스, 에이먼, 힐 등을 시종 압도하는 성적을 거두었기에 차빨로 좋은 성적을 냈다고 비하할 수 없는 드라이버이기도 하다. 특히 에이먼과 힐은 역대 포뮬러 원 드라이버들 중 가장 뛰어난 선수들 중 일부이며 힐은 챔피언인데, 그들을 상대로도 압도적이었다는 점이 클락의 기량을 보여준다. 역대 순위를 조사할 때 늘 5위 안을 차지하며, 그를 여전히 역대 최고의 레이서로 꼽는 이들도 많다.
[1] 대영제국 훈장 4등급 수훈[2] 드라이버이기도 했으며 꽤나 재능도 있었고, 밴월 팀 소속으로 F1 경기에 참가하기도 했다. 연습에서 차를 망가뜨려 결선에 출전하지는 않았지만.[3] 당시에는 레이싱의 시스템상 섀시를 제작하는 회사와 그 회사의 워크스 팀 외에 그 팀의 섀시를 받아서 출전하는 프라이빗 팀이 따로 있었고, 당시 최고의 드라이버이자 무관의 제왕으로 여겨졌던 스털링 모스는 로터스의 차를 받아 출전하는 롭 워커 레이싱 팀 소속으로 레이싱을 했다.[4] 클락이 7번 우승하고 70포인트 넘게 따는 동안 테일러는 단 1포인트밖에 따지 못했다.[5] 이후에도 클락은 계속 타스만 시리즈에 참가해, 4시즌동안 3번 챔피언이 된다.[6] 펑처라고 보는 시선이 많지만 목격자가 연기밖에 못 본 마셜 한 명밖에 없었기 때문에 정확히 밝혀진 건 없다.[7] 사고 원인 조사 중 드라이버의 실수로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도 고려되었으나, 동료 드라이버들이 클락이 실수를 하는 게 말이 안된다는 논리로 반박하였다.[8] 로터스에서 그의 대체자로 데려온 마이크 스펜스도 1968년 5월 인디 500 테스팅 중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