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위)
1. 시간의 단위
1.1. 사전적 정의
'''초'''(秒)는 분(分)의 60분의 1, 시(時)의 3600분의 1, 일(日)의 86400분의 1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영어로는 second라고 하는데, 이는 분을 의미하는 minute의 다음 단위라는 의미에서 second minute라고 부르던 것에서 minute가 떨어져 나간 것에 기인한다.
1.2. 역사적 기원
역사적으로 제일 먼저 규정된 시간 단위는 해가 떠서 지고 다음날 뜰 때까지의 시간이고, 이것이 하루이다.
여름에는 해가 일찍 떠서 늦게 지고, 겨울에는 늦게 떠서 일찍 지는 등 해가 뜨는 시간은 계속 변하게 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하루의 길이가 조금씩 변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좀더 정확하게 정의하기 위해서 해가 가장 높이 뜨는 시간을 새로운 기준점으로 잡았고 이를 '정오'로 정하였다. 그리고 그날 정오부터 다음날 정오까지를 '1일'로 정해서 사용했다.
시간적인 정의는 이게 맞더라도, '날짜'의 관점에서는 대낮에 날짜가 바뀌면 일상생활이 불편하게 되므로, 정오에서 다음 정오까지를 정확히 반으로 나눈 뒤 그시간을 '자정'으로 잡고, 자정을 하루의 시작으로 잡았다. 시는 일을 24로 나누고, 분은 시를 60으로 나누고, 초는 분을 60으로 나눈 시간이다. 즉, '초'는 태양일(하루 24시간)의 1/86400(태양시)이다.
그런데, 지구 자전이 일정치 않아 오차가 생기는 문제가 발생해서, 지구의 자전이 아닌 '공전'을 기준으로 하도록 다시 변경되었다. 1900년 1월 0일 12시 기준으로 태양년의 1/315596925.9747(역표시)로 재정의 되었다.
1.3. 과학적 정의
다만 위의 정의로는 정확한 측정과 재현이 어렵기 때문에 1967년 그 기준이 다시 개정되어, 현대의 시간으로서 1초는 '''절대영도 상태의 세슘-133 원자의 바닥 상태의 두 전자 준위 사이의 전이에 해당하는 복사선이 가지는 주기의 9,192,631,770회 지속시간'''으로 정의한다. 대한민국에서도 이를 준용하여 국가표준기본법 시행령 별표 1 에 "세슘 133 원자의 바닥 상태에 있는 두 초미세 준위(準位) 사이의 전이에 대응하는 복사선의 9 192 631 770 주기의 지속시간"을 초로 정의하고 있다.
풀어서 말하면, 절대영도 상태의 세슘-133 원자의 초미세구조에 의한 전자 준위 사이의 전이에서 발생하는 마이크로파가 91억 9263만 1770회 진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초다. 바닥상태의 세슘은 [Xe]6s1 의 전자배치를 보인다. 세슘 원자핵의 자기 쌍극자 모멘트와 최외각 전자(6s1)의 스핀은 상호작용하여(초미세구조, 제이만 효과) 에너지 준위를 둘로 나눈다. 두 에너지 준위 차이 만큼에 해당하는 마이크로파가 1초를 정의하는데 쓰인다.
빛은 진공에서 1/299,792,458초 동안 1미터 직진하며 이것이 미터의 공식 정의이다. 따라서 광속은 정확히 299,792,458 m/s 이다.
1.4. 밀리초(msec, ms)
1/1,000초를 일컫는 것으로 일상생활에서는 스톱워치나 크로노그래프로 이 단위까지 측정이 가능하다.
이 단위는 스포츠계에서 크게 활약하는데, 특히 육상이나 수영에서 비디오 판독으로 누구의 몸이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느냐에 따라 메달이 갈리는데, 이 차이가 1초 미만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1초도 안되는 차이로 금메달을 놓친다면 이보다 더 허탈한 순간은 없을 것이다. 기록 경기에서 1/100초(=10msec) 심지어 1/1000초(=1msec) 차이고 메달의 색깔이 갈리는 것은 흔히 발생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리듬 게임 판정은 ms가 기준이 되고 있다. 보통 33ms를 기준으로 판정이 엄격하면 17ms까지 내려가기도 하고 후하면 50ms까지 올라갈 정도로 다양하다.
1.5. 마이크로초(microsec, μs)
1/1,000,000(100만분의 1)초를 일컫는 말.
특이하게도 약어로 그리스어를 쓴다. 보통 전자기파 단위를 측정할 때, 혹은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읽는 속도 등을 측정할 때 쓰는 단위이다.
1.6. 나노초(nsec, ns)
1/1,000,000,000(10억분의 1)초를 일컫는 말.
컴퓨터 반응속도를 나타낼 때 사용된다. 정보를 전달하는 데 속도가 나노초 정도가 아니라면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 어렵다.
참고로 빛은 1나노초 동안 약 30cm 를 이동한다.
1.7. 미터법과 초
프랑스 혁명 당시 미터법이 공식 단위로 제정될 때 다른 단위와 마찬가지로 시간의 단위도 10의 배수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초라는 단위가 60진법으로 정의되어있기 때문에 10진법과 잘 맞지 않아서 애로사항이 꽃폈다. 하루는 약 86.4 킬로초, 1백만 초(메가초)는 11.57407...이렇게 돼서 평상시에 사용하기 매우 불편했던 것이다. 따라서 1초보다 큰 10의 단위는 금방 묻혀버리고 자연과학 분야에서나 주로 사용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밀리초, 마이크로초와 같이 시간을 10의 배수로 나누는 단위는 쓸모가 많아 현대에서도 일상적으로 사용된다.
1.8. 여담
- 과학에서는 단위의 통일과 범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초(s)는 과학계의 7대 기본 단위 중 하나이기도 하다.
- 일본에서는 뵤(びょう), 중국어 보통화에서는 먀오(miǎo)라고 읽는다. 이는 한국 음이 속음이기 때문이며, 원래 반절에 따른 본음은 "묘"다. 묘가 초가 된 원인은 少를 성부로 삼는 형성자들이 "초" 아니면 "묘"로 나뉘는데 많이 쓰이는 "초"에 이끌렸기 때문이다.[1]
- 3세 2개월 2일 살아온 아이는 그 날에 살아온 인생의 시간이 1억 초를 돌파하며, 31세 8개월 19일 살아온 사람은 그 날에 태어난 지 10억 초를 돌파한다.
- 위치를 시간으로 미분하면 속도가 되고 속도를 미분하면 가속도가 되며 가속도를 미분하면 가속도의 변화율이 나온다.
- 10!초(=3,628,800)는 정확히 42일이다. 따라서, 윤초를 산입하지 않는다면, 11!초는 정확히 462일 (42 * 11), 12!초는 정확히 5544일 (462 * 12) 이고, 그 다음 모든 팩토리얼 숫자는 이런 특징을 보인다. 이는 1일이 86400(=27×33×52)초이고 10!은 86400으로 나누어떨어지기 때문에, 당연히 10!을 인수로 갖는 10!부터는 딱 떨어지므로 생기는 현상(?)이다.
- 군대에서 초 단위의 숫자를 읽을 때 00~09초 구간은 공공초(00초), 공일초(01초), 공이초(02초), 공삼초(03초), 공사초(04초), 공오초(05초), 공육초(06초), 공칠초(07초), 공팔초(08초), 공구초(09초) 이렇게 앞에 '공'을 일일이 붙여줘야 한다. 추가로 영어권 국가, 특히 군대에서는 thousand one, thousand two... 식으로 초를 센다. 실제로 그냥 ‘일, 이, 삼...’ 이런 식으로 발음하여 초를 세는 것보다 ‘사우전드 원, 사우전드 투, 사우전드 스리...’로 발음하여 세는 것이 실제 흘러가는 시간과 비슷하다. 영화 월드워Z에서 브래드 피트가 좀비 피가 묻어 감염 우려에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 이스라엘 여군의 팔을 자르고 감염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숫자를 세는 장면에서 이 방법을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2. 각도의 단위
1분의 60분의 1. 즉, 1도의 3,600분의 1이다. " 혹은 arcsec으로 표기한다. 원주를 360*3,600=1,296,000등분한 단위이다. 1번 항목과 구분하기 위해 각초라고 하기도 한다.
보통 별의 연주시차를 나타내는데 쓰이는 단위 '초'는 바로 이 단위이다. 현재까지 천문학에서 쓰이는 각도의 단위 중 가장 작은 단위인데, 그 이유는 초보다 낮은 각도의 해상도로 관측을 수행할 수 있는 망원경이 아직 드물기 때문이다. 지상 망원경의 최소분해각은 대기 굴절의 영향으로 보통 1초 언저리에서 머물고 있으며, 가시광선 파장에서 허블 우주 망원경의 이론적 최소분해각은 0.05초이다. 다만 다수의 전파 망원경으로 이루어진 간섭계의 경우 그 이상의 분해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밀리초(mas) 단위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3. 관련 문서
[1] 초는 抄, 炒, 杪, 耖, 鈔 등이 있고, 묘는 妙, 竗, 眇 등이 있다. 그런데 杪도 본음은 "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