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구석
1. 개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의 구석진 곳을 뜻하는 말로, 흔히 낙후지역를 뜻한다.
하지만, 근래에는 상기한 뜻 보다 저러한 의미로 촌(村)을 낮잡아 이르는 지역드립으로 촌놈 또는 촌년처럼 똑같은 비하의 의미가 담긴 비속어로 자리 잡은지 오래되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2. 어원 및 용례
과거 개발이 되지 않는 농촌 지역 중에서도 가장 외진 곳인 오지를 촌구석이라고 말하는 표현이 굉장히 많이 나온다. 대개는 도시화가 진행되기 전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단어가 나온 이유는 경제 개발이 되기 시작한 1970년대 이전 상황을 볼 수가 있다.
경부고속도로 조차도 없던 대한민국을 생각해보자. 불과 3~40년 전만 해도 촌동네는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촌구석은 농촌에서도 가장 외진 지역을 언급할 때 주로 쓰였다. 예를 들면, "농촌도 농촌 나름이지, 쟨 촌구석 출신이라고.." 같은 산골 동네 출신자들을 이런 식으로 언급하는 경우다. 현대에 와서는 이러한 표현이 당연히 비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관계로 오지라고 바꿔 쓰는 추세로 변하게 되었다. 오지로 표현하는 게 맞지, 촌구석이라고 표현하는 건 동네 비하나 다름 없다.
이 단어를 사용하는 연령대도 70년대 이전 출생자인 40대 후반 이상이 대부분이다. 단어 자체가 촌동네에서도 굉장히 외진 동네를 뜻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근대 작품에서도 많이 쓰였다. 이러한 의미로 나오는 작품을 찾으려면 적어도 9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며, 이후의 작품들에서는 촌구석 자체가 지역드립성으로 쓰여져 예전 만큼 찾아보기가 힘든 언어가 되었다. 고어(古語)까지는 아니더라도, 촌동네 중에서도 외진 곳을 뜻하는 촌구석은 현대에 와서는 점점 잊혀져가는 단어 중 하나가 되었다.
촌구석이라는 단어가 이런 뜻으로 알 생소한 것은 오히려 70년대 이후 출생자들인 젊은층들이 많은 편인데, 이들은 대개 도시화 이후에 태어난 세대이거나 도시화가 한창 진행중이던 시대에 태어난 세대였기 때문에 모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는 도시화된 영향으로, 촌구석이라는 단어를 교육 수준도 낮고 문맹률도 낮은 동네 = 촌구석이라는 의미로 촌동네를 낮잡아 이르는 단어인 지역 비하성 단어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실제로 이런 단어를 현대에서 썼다가는 지역비하성으로 논란이 일어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지역 정치인이 썼다가 비하적 표현으로 사과하는 경우도 걸핏하면 존재하고...
여러모로 촌놈, 촌년이라는 비하적 단어와 일치하는 편이다.
실제로 촌구석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떤 예로 쓰이든 간에 비하적 표현인 게 사실이다. 이 촌구석이라는 단어가 한창 쓰였을 때도 촌의 문제점을 까는 용어였으니.. 일례로 도시인들은 당연히 겪는 혜택을 시골에 사는 주민들은 못 받는다. 도시인들은 병원 이용이나 대중교통 등등 당연히 누리는 것들이 많으나, 시골은 이런 면에서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시골의 소득 수준은 굉장히 낮은 편이다. 도시인들에 비해 저조하기 때문이거니와, 무작정 세브란스나 백병원 같은 대학병원을 짓기에도 애매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지자체에선 공공의료원을 짓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녀교육 면에서 어려움을 겪자, 이촌향도 현상을 일으키게 되는 원인은 "이 동네가 촌구석이라 불리는 이유다!!!"라며 가끔 지역의 문제점을 까는 경우로도 쓰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동네 주민들이 동네의 현실을 얘기할 때나 그렇다. 타 지역 주민이 "여기는 촌구석이다."라고 하는 것과 동네 주민들이 "우리 동네는 촌구석이다."라고 하는 것은 굉장한 차이가 있다. 서울공화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서열화가 존재하는걸 생각해보면 쉽다.
당연히 다른 동네를 촌구석이라고 말하면 험악해지는 건 당연하다. 자기 지역을 문화 수준이 떨어지는 동네 마냥 차별하는데, 좋아할 사람이 있을리가? 따라서, 도시화가 대부분인 도시들에서는 그냥 소득 수준이나 생활 수준으로 차별을 하려고 만든 용어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일반 분양 아파트 주민들에게 거지 소리 듣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다만 이 건 진짜 촌동네만 비하당해서 생긴 건 아니다. 과거에 촌동네라는 이유로 도시 전체가 비하 당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이런 사례처럼 말이다.
비슷한 바리에이션으로 서울에서는 비교적 개발이 덜 된 지역들을 서울 촌동네라고 칭하기도 한다. 의외로 서울에도 찾아 보면 대중교통 이용이 산골 만큼은 아니여도 어려운 동네가 많다. 오죽하면, 강서 02번버스는 배차가 농어촌버스랑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나은 수준이지만, 이용객은 농어촌 버스 보다 처참하다는 이유 때문에 강서군 농어촌버스(...)라는 말이 있기도 하다.
3. 예시
은근 지역민들이 다른 지역민들을 차별하는 용도로 현재까지도 쓰이며, 뜻 모르고 쓰는 사람도 많은 듯 하다. 부디 쓰지 말자.
3.1. 그 외의 예시
사실 이런 단어가 현재까지도 보이는 이유가 소설에서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이문구의 장한몽[3] 과 박완서의 <미망>에도 촌구석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박영한의 소설 <머나먼 쏭바강>에도 나온다. 여담이지만, 박영한의 작품들은 드라마로도 여러 번 만들어지곤 했다.
당연히 이 쪽에서는 산골동네를 오지라고 부른데서 나온 단어인데, 요새야 오지라고 쓰지만, 이 당시에는 오지라는 단어 자체도 생소할 시기였기 때문에 촌구석이라는 단어로 변형되었다. 심지어 90년대 초기만 해도, 언론에서는 이런 촌구석이라는 단어를 쓰는 경우가 많았다. 뉴스만 해도, "촌구석"이라고 발언한 게 불과 90년대 초이다.
촌을 낮잡아 이르는 표현으로도 쓰이는 경우는 당장 상기의 <미망>을 썼던 박완서의 <도시의 흉년>에서는 거하게 촌구석이라고 까는 경우도 있고, 홍효민의 <신라통일>, 김원일의 <불의 제전> 이기영의 <봄>에서는 등장인물들이 거하게 지역드립을 치기도 한다.
[1] 잘못된 정보다. 송도국제도시는 바다를 매립하여 생긴 지역이고, 근처에 동춘동이 어촌 지역이었다. 다만 동춘동도 상당수는 바다를 매립하여 생긴 신도시 지역이다. 송도국제도시가 생기기 전까지는 근처에 연수동과 함께 인천에서 제일 잘나가는 지역이었다.[2] 이 정치인은 참고로 인천 출신도 아니고 서울특별시 출신이다(...).[3] 영국의 여류작가인 버서 클레이의 《여자보다 약한》을 무단번안한 일본소설 《금색야차》를 번안한 《장한몽》이다. 이수일과 심순애라는 신파극은 장한몽의 한 장면을 번역한 것. 장한몽이 나온 시기 또한 오래되었으니, 이문구의 장한몽은 그 걸 현대식으로 번역하여 나온 것이다. 사실 원작 버전만 보면, 한글은 한글인데 이 게 대체 무슨 뜻인가 하는 고어(古語)들이 많이 나오는 관계로 일반인들은 물론이거니와, 국어국문학과 전공자들도 읽기 어려워할 정도. 이런 근대 작품들은 문화연구가들이나 역사학자, 근대 소설가들의 연구를 통해서 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