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네아데스의 판자
1. 개요
카르네아데스의 판자, 카르네아데스의 널(Plank of Carneades).
기원전 2세기 경 고대 그리스의 회의주의 철학자인 키레네의 카르네아데스(B.C. 214?~B.C. 129?)가 한 사고실험. 도덕/윤리/법적 측면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으나 현대에 와서는 형법학적 의미에서의 "긴급피난"에 관한 예시로 사용된다.
2. 상세
이 고대 그리스의 긴급피난에 대한 일화를 두고 '카르네아데스의 판자'라고 부른다. 이 카르네아데스의 판자에 대한 해석은 아직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이는 긴급상황에서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재물을 손괴하거나,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가 과연 정당화 될 수 있는가? 된다면 그 기준은 무엇인가? 에 대한 것을 판단하기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위와 같이 '''생명과 생명'''이라는 동가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긴급피난이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논의의 대립이 있다.
종래 통설은 동가치의 법익에 있어서도 긴급피난이 성립한다고 보기도 하였으나, 현재는 긴급피난에 있어 보호되는 법익이 우월해야한다고 보는 것이 통설이다. 따라서 이 경우 긴급피난(정확히는 위법성 조각 사유로서의 긴급피난)이 인정되지 않는다. 다수설은 이 경우에는 기대가능성이 없기 때문에(=카르네아데스에게 법을 지키며 죽을 것을 기대할 수는 없기에) 책임이 조각된다고 본다. 그러나 독일의 이분설을 받아들여 면책적 긴급피난을 인정하는 소수 견해에서는 면책적 긴급피난이 인정된다고 한다. 어느 경우든 책임이 조각되어 처벌되지 않는다는 것은 동일하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는 1949년 법철학자 론 L. 풀러 (Lon L. Fuller)가 쓴 동굴탐험가의 사례 (The Case of the Speluncean Explorers)가 있다. 동굴을 탐험하다가 고립된 탐험가 5명이 외부의 의사와 연락을 취하여 자신들이 구조될 즈음에는 굶어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일행 중 한 명을 먹기로 결정했다. 그 후 구출된 탐험가들은 모두 살인죄로 기소되었다. 이에 대해 다양한 법적 관점에서 이들의 유죄 여부, 그리고 형 집행 (사형)이 가능한가의 여부에 대해 논했다. 그 결과 이들은 6개월 감형처벌 판결을 받게 되었다.
약간 비슷하면서도 다른 사례로 트롤리 딜레마가 있다. 이쪽은 법학과는 전혀 무관하며[1] , 윤리학 내지는 신경과학 분야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주제이다. 하인츠 딜레마의 경우, "생명을 살리기 위해 나쁜 짓을 해도 되는가?" 의 질문을 하는 것이므로 일견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 사례는 도덕성의 발달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다루고 있다.
갓이터 버스트의 이벤트 제목과 갓이터 버스트 드라마 CD에도 이 카르네아데스의 판자가 나온다. 각종 범죄물 및 추리물에도 종종 등장하기도 하는 소재. 소년탐정 김전일에서 '히렌호 전설 살인사건', 톱을 노려라!의 '카르네아데스 계획'[2] , 마츠모토 세이초의 '카르네아데스의 널빤지'등등에서 사용되었다.
둘 다 판자를 다루고 있어 테세우스의 배와 많이 혼동하는데 전혀 무관한 내용이다.
3. 관련 문서
[1] 법적인 관점으로 보면 '''관여하지 않고 떠난다'''로 매우 깔끔하게 끝나는 문제로, 논란의 여지가 전혀 없다.[2] 우리 은하 중심에서 버스터 머신 3호기를 터트려 초대형 블랙홀로 우주괴수들을 몰살시키는 계획. 블랙홀 반경 내에 있는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모두 끔살당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