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세우스의 배
1. 개요
Ship of Theseus미노타우로스를 죽인 후 아테네에 귀환한 테세우스의 배를 아테네인들은 팔레론의 디미트리오스 시대까지 보존했다. 그들은 배의 판자가 썩으면 그 낡은 판자를 떼어버리고 더 튼튼한 새 판자를 그 자리에 박아 넣었던 것이다.
커다란 배에서 겨우 판자 조각 하나를 갈아 끼운다 하더라도 이 배가 테세우스가 타고 왔던 "그 배"라는 것은 당연하다. 한 번 수리한 배에서 다시 다른 판자를 갈아 끼운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계속 낡은 판자를 갈아 끼우다 보면 어느 시점부터는 테세우스가 있었던 원래의 배의 조각은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배를 테세우스의 배라고 부를 수 있는가?'''
- 플루타르크
'''사물의 변화와 그 정체성의 지속'''에 관한 형이상학의 난제 가운데 하나로, 본질주의나 다발론과 관계가 있으며 더미의 역설과도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실제 일화를 배경으로 이해하기 쉬운 현실적인 예를 들고 있으며, 더욱이 여러 형태로 변주될 수 있기에 인기가 많다. 아래에 나오듯 각종 영역에 다양한 함축을 가지며, 각종 예술, 서브컬처 작품에 모티브를 주었다.
2. 심화
토머스 홉스는 테세우스의 배 난제를 다음과 같이 다시 한번 꼬았다고 알려져있다.
위와 같이 테세우스의 배에서 판자를 하나씩 갈아끼우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배를 '''배1'''라고 하자. 그런데 테세우스의 배에서 갈아끼운 낡은 판자들을 버리지 않고 그걸로 다시 테세우스의 배와 똑같이 생긴 배를 만들어 '''배2'''라고 부르자. 배1과 배2, 배 두 척이 생긴 셈이다. 그렇다면 둘 중에 테세우스의 배는 무엇인가?
2.1. 답변들
단순히 조합만을 따지자면 가능한 답은 네 가지지만, 각 답 모두 일견 설득력 있는 반론에 부딪히는 것처럼 보인다.
- 배1이 테세우스의 배다:
- 예시. 테세우스가 살아있는 상황에서 그가 스스로 배의 널판지를 하나씩 교체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부품을 얼마만큼 바꾸더라도 테세우스가 그 배를 소유하고 있는한 그 배는 테세우스의 배로 남으며, 반대로 테세우스가 버린 부품으로 누가 테세우스의 배와 같은 모양의 배를 만들었다 하더라도 그건 테세우스의 배가 아니게된다. 이제 테세우스가 죽음이나 양도로 소유권을 아테네시에 넘겼다고 가정해보자. 이제 아테네시에 넘어간 테세우스의 (배였던) 배는 테세우스가 한때 소유했었기에 테세우스의 배로 여전히 불리겠지만 소유권은 아테네시에 있을터이고, 부품이 교체되어도 테세우스의 배는 테세우스의 배로 남는다.
- 반론: 이건 테세우스의 배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얘기가 다르다. 만약 테세우스가 소유하고 있는 배를 테세우스의 배라고 할 경우, 테세우스는 자신이 원래 가지고 있었고 자신이 수리한 배1을 테세우스의 배라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테세우스가 실제로 사용한 배를 테세우스의 배라고 정의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테세우스가 수리한 배1은 분명 자기 소유지만, 자신이 미노타우로스를 잡을 때 실제로 사용한 배는 아니기 때문.[1]
- 배2가 테세우스의 배다:
- 예시. 테세우스의 소유권이 사라진 후에 배에 인위적으로 널판지 하나를 가하거나 감한 순간부터 오리지널리티[2] 가 손상받게 되고, 그것은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르스를 죽이고 돌아올 때 탔던 그 배라는 유물로의 가치를 잃게 되며, 원래 있던 널판지와 같은 형태와 재질의 널판지로 갈아끼운다 할지라도 그건 복원품에 지나지 않게 된다.[3]
- 반론: 테세우스의 배의 판자를 하나씩 떼어 배2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배2는 어느 순간에 테세우스의 배가 되는가? 배 판자 하나만을 뗀 상태에서 그 판자 하나짜리 배2가 테세우스의 배인가? 아니면 배1은 원래 테세우스 배의 최후의 판자를 떼기 직전까지는 테세우스의 배였다가 마지막 판자를 떼는 순간 다른 배가 되는 것인가? 두 대답 모두 지나치게 극단적인 것으로 보이며, 만약 그 '중간'이라면 기준을 알기 어렵다.
- 배1과 배2 모두 테세우스의 배다:
- 반론: 테세우스의 배는 하나였는데, 배1과 배2는 둘이다. 1≠2이므로 테세우스의 배는 배1과 배2 모두가 될 수는 없다.
- 배1과 배2 모두 테세우스의 배가 아니다:
- 반론: 다음 두 시나리오를 고려하라:
- (i) 테세우스의 배를 그냥 분해했다 다시 조립해서 배2만이 있다.
- (ii) 테세우스의 배에서 뗀 판자들을 그냥 불태워서 배1만이 있다.
- 반론: 다음 두 시나리오를 고려하라:
- 테세우스의 배라는 것 자체는 우리가 부여한 의미일 뿐이다. 따라서 현실이 이러한 부여된 의미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예시. 누군가 테세우스의 배라고 인식하면 그 사람에겐 그것이 곧 테세우스의 배다. 판자를 교체한 사실을 모르고 전시된 배를 보는 사람의 입장에선 그것이 곧 테세우스의 배이며, 반대로 판자가 교체되어 테세우스의 배가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에겐 테세우스의 배가 아닌 것이다. 즉, 생각하기 나름이며, 애초에 정답이 없는 이야기다.
- 예시. 테세우스가 배에서 내린 순간 이미 테세우스의 배는 사라졌다. 이 논의에서는 사람의 손에 의해 판자가 교체되는 경우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미시적인 시각에서 보면 마모되거나 산화되거나 혹은 미생물이 증식하거나 먼지가 쌓이는 등 굳이 사람의 손으로 판자를 교체하지 않더라도 비슷한 종류의 일들이 이미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엄밀하게 보면 테세우스가 타고 있던 배와 내린 후의 배는, 설사 인위적으로 판자를 교체하지 않더라도 물리적으로는 완전히 똑같은 존재가 아니다. 다만 인간의 직관에 같은 존재로 여겨질 뿐이다.
- 예시. 무지개에서 빨강색과 주황색의 경계가 모호한 것처럼, 얼핏 명확히 구분되는 것처럼 보이는 개념들을 원론적으로 엄밀하게 정의하고 구분하려 들면 그 경계가 모호하고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판자가 한두개 바뀌었을때는 여전히 그때 그 테세우스의 배이며 대부분의 판자가 바뀌었을 때는 원본이 아니지만, 양쪽의 경계선은 존재하지 않고 불분명한게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 해석: 의미와 개념이 절대적이지 않다고 해버리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되지만, 필연적으로 더 복잡한 질문들을 낳게 된다. 예를 들어 '그렇다면 우리가 테세우스의 배라 인식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기준을 제시함으로서 정의를 명확히 할 수는 없을까?' 등등.[4][5][6] 이 역설이 한두마디 정답을 구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이렇게 다양한 철학적 문제들을 생각해보라는 의도로 나온 것이라 생각해야 맞을 것이다.
3. 이 역설이 함축하는 의미
일반적으로 테세우스의 배는 다음과 같은 보다 일반적인 철학적 문제들이 얽혀 생겨난 역설이라고 해석된다.
- 질적으로 다른 대상들이 수적으로 동일할 수 있는가?:
- 물리적 사물의 정체성은 오직 그 물리적 부분에 의해 결정되는가?:
- 즉 사물의 물리적 부분은 그 사물의 본질적 요소인가? 즉 부분이 바뀌면 그 사물은 필연적으로 다른 것이 되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사물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은 무엇인가?
- 형이상학에서의 물질적 구성(material constitution) 문제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 사물이 변화한다는 것은 대체 무엇인가?
- 파르메니데스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질문. '어떤 사물 a가 b로 변한다'는 것은 곧 'b는 더이상 a가 아니다'는 것을 함축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어떤 사물이 변화하지만, 여전히 그건 그 사물이다'라는 것은 어떻게 말이 되는가?
- 형이상학에서의 Endurantism vs. Perdurantism 논쟁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Perdurantism 혹은 4차원주의에 따르면 물리적 사물은 시간적 부분(temporal part)들, 혹은 3차원 시간 단면들[8] 의 합이다. 즉 '사물 a가 b로 변했다'는 말의 의미는 곧 a와 b가 시간축에서 연장된 대상 a+b+...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것이 된다. 내 눈과 내 손가락이 내 몸의 일부분일 뿐인 것처럼 말이다. 데이빗 루이스가 이런 4차원주의를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4. 다른 사례들
다양한 응용 사례들이 존재한다. 특히 사람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들이 주목을 많이 받으며, 이는 형이상학에서 '''인격 동일성(personal identity) 문제'''로 불리는 주제와 연관된다. 기술의 발전으로 트랜스휴머니즘이 점점 공상에서 현실로 바뀌어가는 상황이라 앞으로도 사이보그 문제나 복제인간 문제에 있어서 중요한 논점이 될 요소중 하나다.
4.1. 생물체의 순환
생물체의 경우 실제로 테세우스의 배와 비슷한 기작이 일어난다.
요점은 6개월 전과 6개월 후의 당사자의 피부와 살을 이루는 세포는 싹 다 바뀌게 되는데 그럼에도 그 사람을 같은 존재로 볼 수 있는가에 관한 것. 언뜻 생각해보면 쉽다고 여길 수도 있다. 신경 세포는 죽을 때 까지 물갈이되지 않으니까.[11] 하지만 보다 미시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신경세포는 죽지 않는다고 해도 신경세포를 이루는 분자와 원자들은 매순간 교체되고 있으므로 결국 자세히 살펴보면 테세우스의 배 문제와 별 차이가 없다.이 글을 읽는 당신의 몸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세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죽는다.[9]
세포가 죽은 만큼 새로운 세포가 생겨나 재생된다.
세포 하나가 죽고 새로운 세포로 바뀌어도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다.
세포 백 개가 죽고 새로운 세포로 바뀌어도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다.
그러나 6개월만 지나면 당신 몸의 세포는 대부분 바뀌게 된다.[10]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6개월 전에 존재했던 당신과 같은 사람인가?
4.2. 뇌 이식
뇌 이식 역시 문제는 마찬가지다. 뇌를 전부 이식하면 사람이 바뀐다. 그러나 "일부"를 이식하는 경우는 어떨까? 뇌의 어느 부분이 개인의 인격에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진 모르지만, 타인의 뇌를 1% 이식한다고 본인의 성격이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듯 약간씩 시간을 두고 서로 뇌의 일부를 바꿔나가 결국 서로 완전히 뇌를 교환했다면, 본래의 사람은 누구일까?
컴퓨터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이에 대해서도 같은 질문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한 사람의 뇌를 전부 폐기하고 그 뇌의 정보를 모두 스캔한 컴퓨터 뇌로 대체한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원본이 죽고 새로운 사람이 태어났다고 여길 것이다. 그렇다면 100일에 걸쳐 의식을 유지한 채 매일 뇌세포의 1%씩을 폐기하고 그 뇌세포의 정보를 그대로 스캔한 기계 뇌세포로 대체하는 시술을 100번 받는다면 어떤가?
우리는 직관적으로 머리에 외상을 입어 뇌세포의 일부가 파괴된 사람을 그 이전과 동일인으로 여긴다. 그렇다면 뇌세포의 1%가 파괴되는 대신 기계로 대체된 사람에게 다른 기준을 적용할 이유는 없을 것이고 이를 100번 반복한다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니 두번째 경우는 동일인인 것으로 느껴진다. 태어난 기계인간은 위 문단에서의 기계인간과 동일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생체 뇌를 가진 쪽은 원본, 이쪽을 복사본으로 여길 것이다. 원본의 뇌를 폐기한 후 정보를 스캔한 컴퓨터 뇌를 2개 만들어낸다면? 두 기계인간은 위 문단의 기계인간과 동일하지만 어느쪽을 선뜻 원본과 동일인이라고 말하기 꺼려진다.
이런 기술이 개발되기 한참 전부터 지속되어온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은 상정하지 않았던 상황을 만나자 무너진다.
4.3. 순간이동
스타 트렉의 순간이동에서도 이 문제가 걸리적거린다. 여기서는 인간을 원자 단위로 분해, 입자화하여 전송, 재조립하는 것을 근간으로 삼는데, 이론상으로 전송, 재조립이 끝난 인간은 일반적인 관점에선 똑같은 인간이고 구분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순간이동을 위한 분해 과정에서 순간이동하는 인간의 의식은 소멸하고, 재조립된 사람은 순간이동 과정에서 사망한 사람의 의식을 그대로 복원한 복제라고 여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 골치아픈 것은 '''이것이 순간이동인지 복제인간인지를 순간이동하는 당사자 본인조차도 결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순간이동을 하는 순간 피험자가 죽는다면 이미 상황을 인지할 의식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순간이동한 본인 역시 자신이 진짜로 죽지 않았는지 아니면 기억만을 전해받은 건지 구분할 수 없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다 순간이동을 해보고 성공했다고 말해도, 어느 쪽이 맞는지는 결코 확인할 수 없다. 이것의 본질은 순간이동의 안정성과 같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생명과 죽음의 의미, 의식과 자아에 관한 철학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순간이동 전의 그 사람인지 죽은 그의 복제품일 뿐인지와 무관하게 결과는 동등하니까. 순간이동을 거친 모든 사람은 당연히 자신이 온전히 이동한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을 것이므로 그 사람이 순간이동 전 본인이든, 순간이동 때 기억과 자아까지 완벽하게 복제된 복제인간이든 구분할 방법은 없다. 본인은 순간이동 후에도 자아를 유지했다고 느끼더라도, 실제로는 유지된 기억을 전해받은 것과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 테세우스의 배를 새로 만들듯이, 전송 실패로 전송된 사람이 둘로 복제되는 경우라면? 복제인간 등과 관련하여 더더욱 무수한 윤리적, 철학적 문제가 생겨난다. 이런 문제는 대상을 인식하는 우리의 직관이 현실과 충돌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이 부처의 무아사상 중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부분과 일맥상통한다는 시각도 있다.
간혹 영혼의 개념을 가지고 논하는 경우도 있지만, 애초에 영혼처럼 온갖 가정과 애드혹이 가능한 가상의 대상을 기준으로 삼아서 이야기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12] 영혼이란 것을 어떤 식으로 가정하냐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사실 그런 식의 가정이 가능하다면 테세우스의 배 문제도 바로 해결된다. 그냥 영혼이 있는 쪽이 원본이라고 하면 되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 자체가 없다. 그러나 영혼을 가정해도 문제는 여럿 생기는데... 아무튼 영혼의 윤리적 문제는 영혼 문서 참조.
4.3.1. 순간이동을 본체의 죽음으로 볼 수 있을까?
순간이동은 테세우스의 배처럼 관찰자의 기준에서만 생각할 수 없다. 무생물이야 인격도 의식도 자아도 없으니 관찰자의 기준에 따라 원본이냐, 원본이 아니냐와 같은 문제만이 남지만, 순간이동은 의식이 있는 생물인 인간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관찰자가 아닌 순간이동 당사자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먼저 출발점의 사람에 대해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테세우스의 배를 모조리 갈아서 톱밥으로 만들어 버린다면, 이 톱밥은 더이상 테세우스의 배라고 볼 수 없다. 톱밥을 합판으로 만들어서 테세우스의 배를 재현했다고 해도, 다시 만들어진 그 배는 이미 갈려버린 테세우스의 배와 같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순간이동 역시 사람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입자화되어 이동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톱밥과 배의 관계처럼, 입자 역시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출발점에 있던 사람은 입자화된 순간 죽었고, 도착점에 나타난 사람은 그 복제인간이라고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순간이동 장치에 이상이 생겨서 도착점에 당신의 복제본이 나타났지만 출발점에 있던 당신이 분해되지 않은 사고가 생겼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출발점에 남겨진 당신은 도착점에 내 복제본이 나타났으니 여기있는 나는 분해해달라고 말할 것인가? 아니면 저 복제본과 나는 별개의 존재이니 자신을 죽이지 말라고 말할 것인가? 당신과 도착점의 복제인간을 두고 둘을 동일시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같은 윤리적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러나 남들이야 당신이든 복제인간이든 아무런 차이도 못 느끼니까 동일성에 대한 논쟁을 하겠지만, 당신만은 복제인간과 자신을 동일하게 여길 수 없다. 당신에게 있어서 복제인간은 감각이나 자의식을 공유하지 않는 완전한 타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계에 이상이 생기지 않은 경우에는 당신이 순간이동 과정에서 소멸해버렸기 때문에, 당신과 복제인간이 다른 사람임을 남들에게 주장할 수 없게 되었고, 이로써 도착점의 사람이 원본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 즉 테세우스의 배 문제가 생겨버렸다. 이러한 당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복제인간을 본인과 동일한 존재로 놓는 것만큼 불합리한 일도 없을 것이다. 종합하자면, 스타트렉식 순간이동은 원본을 소멸시키는 복제과정이며 도착점의 인간을 함부로 출발점의 인간과 동일한 존재로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원본을 이루는 분자와 원자를 보존하여 직접 이동하여 원본의 정보 그대로 재구성한다고 해도 인간의 의식을 이루는 물리적-화학적 요소가 분해와 재결합 과정에서 어떻게 될지 설명되지 않을 뿐더러 물체의 정체성이 분자 단위로 원료만 보존한다 해서 유지가 되는게 아니므로 저렇게 한다 해서 테세우스의 배 문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기에는 논란이 따른다.
분해된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원료가 아니라 다시 원본을 만들 수 있는 정보이며, 똑같은 정보로 완벽하게 재구성을 했을 때 기존의 정체성이 지속되느냐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저런식으로 이야기를 따지면 결국 인간의 몸은 과거에 초신성이나 공룡 따위를 이루고 있던 분자로 만들어진 것이니 그 인간은 공룡이며 초신성이기도 하다는 소린데 애초에 모든 물질은 빅뱅 때 탄생했으니 결국 정체성을 따지는것 자체가 아예 무의미해진다. 또한 언제부터 그 분자와 원자가 "나"가 되는지도 모호하므로 결국 똑같은 문제로 되돌아오게 된다.
게다가 사실 정보로 원본 그대로 재현했다 하면 원료는 사실 전혀 의미가 없다. 같은 원료로 재조합을 하건, 다른 원료로 재조합을 하건 결국 똑같이 원본으로부터 비롯된 정보로 조립한 것이기에 결과의 차이가 존재할 수 없으므로 이는 논리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 위의 생물체의 순환 항목에서 언급했다시피 어차피 사람은 6개월마다 신체 전체의 세포가 교체된다는 점을 기억하라.
4.4. 문화재 복원 문제
유사한 문제가 '소실된 문화재의 복원 문제'에서도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국보 1호 숭례문은 2008년 방화 사건에 의해서 대부분이 붕괴되는 큰 사고를 겪은 후 복원되었다. 그런데, 이 새로 만들어진 숭례문은 이전의 숭례문과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라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일본의 금각사 역시 화재로 전소한 뒤 복원한 것인데, 역시 같은 논란이 있었다. # 그 외에도 배 전체가 바뀌지 않았음에도 사료적 가치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일본의 전노급 전함 미카사도 콘크리트로 땅에다가 박아놓은 것은 둘째치고서라도, 2차대전 이후 미군들이 부품들을 거의 다 빼다 팔고 클럽으로(...) 개조해서 써먹고 있던걸 퇴역 전함들의 부품들로 다시 짜집기해 만들어 놓은 것이어서 외형조차 모조품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는 상태다보니 실물이 남아있는 유일한 전드레드노트급 전함임에도 사료적 가치가 바닥이라고 한다.[13]
또, 복원에 관련된 황당 사건도 있는데 스페인 에케 호모 화 훼손 사건의 경우도 있다. 복원을 한다고 한 게 원작 훼손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원작을 아예 손실시켜 버린 수준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 이게 또 유명세를 타면서 이를 보러 오는 사람이 대폭 늘었다는 사실. 여튼 이 복원된 그림은 '에케호모의 원작을 복원한 것인가?' 아니면 '세실리아 히메네스의 새로운 작품인가?' 라는 정체성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건축물과 같은 문화재를 새로 복원할 때는, 과거에 사용하던 부재나 부속을 최대한 이용하는 추세가 강하다. '완전히 새로 만드는게 아니라 단지 이전의 문화재를 고친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으로도 역설을 완전히 해결하긴 힘들다. 이때문에 서구권은 19세기 이후로 문화재 복원을 잘 안 하는 추세다. 무너진 건물에 새로운 돌을 얹는 대신, 현재의 모습 그대로 최대한 보존하는데 더 초점을 두고 있다. 복원 자체가 문화재 훼손이라는 인식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간혹 '이탈리아는 돈이 없어서 콜로세움 복원 안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문화재에 대한 19세기 이후의 논의를 이해하지 못해서 나오는 질문이다.
문화재는 아니지만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도 대부분 이런 문제를 안고 있다. 백남준이 활동했을 당시의 디스플레이는 CRT 모니터 뿐이었는데, 약 30여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선 부품마저도 단종되어 수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미 수리가 들어간 시점에서 논란이 생기는 부분인데, 디스플레이를 신기술로 교체해야 한다는 상황은 역설을 해결하기는 커녕 더 많은 논란을 낳게 한다.[14]
4.5. 법학에서
로마법 대전에도 비슷한 문제 내지 논리가 법적으로 문제된 사례들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아래와 같은 것이 있다.
대한민국 법률에서는 검사의 경우는 검사동일체의 원칙에 따라 재판 중에 검사가 바뀌어도 재판은 계속 이어진다. 판사가 바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데, 이는 직접주의라는 법원칙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판사가 바뀌면 '변론의 갱신'(민사소송)이나 '공판절차의 갱신'(형사소송)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다음과 같은 사실관계가 개진되었다. 동일사안에 관해서 주어진 심판인들 중에서 몇몇이 사건을 심리한 뒤에 심판인직이 면제되고 그들 자리에 다른 사람들이 선임되었다. 그리하여 다음이 문제가 되었다. 개개 심판인들의 변경은 소송관계의 동일성을 유지시킨 것인가 아니면 다른 소송으로 만든 것인가? 나[고대 로마 법학자 알페누스(Alfenus)-註]는 다음과 같이 해답하였다. 비단 1인 또는 2인의 심판인이 바뀐 경우뿐만 아니라 모든 심판인이 바뀐 경우에도 소송관계도 동일하고 소송도 전과 그랬던 것과 동일한 채로 존속하는 것이다. 부분들이 바뀌어도 동일물인 것으로 간주되는 것들은 비단 이 경우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많은 다른 경우들에서도 그러한 것이다. 즉, 다수가 전몰해서 그 자리에 다른 사람들이 충원된 군단도 동일한 것으로 간주되고, 국민도 오늘날, 그들 중의 어느 누구도 이제 살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00년 전에 있었던 것과 동일한 것으로 여겨지며, 마찬가지로 배(船)도 아주 자주 수선되어서 어떤 판재도 옛 것과 동일한 채로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에도 그에 불구하고 동일한 배인 것으로 간주된다(itemque navem, si adeo saepe refecta esset, ut nulla tabula eadem permaneret quae non nova fuisset, nihilo minus eandem navem esse existimari). 혹시나 부분들이 바뀌면 다른 것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같은 이유에서 우리 자신이 1년 전의 우리와 동일하지 않다는 결론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철학자들이 말하듯이, 우리 몸이 구성된 극미립자들은 매일매일 우리 몸에서 떨어져 나가고 다른 것들이 외부로부터 그 자리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런 고로 어떤 사물의 형상이 동일한 것으로 존속하는 한, 사물 자체도 동일한 채로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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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5.1.76. 번역은, 최병조 저 '로마법연구(I)'의 것("로마법학에 있어서의 철학적 논의" 부분에 나옴)을 전재하였다.
민사소송의 경우 원래는 정말 법조문대로 당사자가 종전의 변론결과를 진술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바뀐 재판장이 형식적으로 "재판부에 변동이 있었으므로 변론을 갱신하겠습니다."라고 한 마디 하고 마는 예가 많다. 소액사건에는 판사의 경질이 있어도 변론의 갱신을 안 해도 되는 특례가 있지만(소액사건심판법 제9조 제2항), 그냥 일반원칙대로 변론갱신을 하는 것이 일반인 것 같다.'''민사소송법 제204조(직접주의)''' ①판결은 기본이 되는 변론에 관여한 법관이 하여야 한다.
②법관이 바뀐 경우에 당사자는 종전의 변론결과를 진술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01조(공판절차의 갱신)''' 공판개정 후 판사의 경질이 있는 때에는 공판절차를 갱신하여야 한다. 단, 판결의 선고만을 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그리고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이 바뀐 경우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45조(공판절차의 갱신)''' ① 공판절차가 개시된 후 새로 재판에 참여하는 배심원 또는 예비배심원이 있는 때에는 공판절차를 갱신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갱신절차는 새로 참여한 배심원 또는 예비배심원이 쟁점 및 조사한 증거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되, 그 부담이 과중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
4.6. 불교에서의 화두
불교의 핵심은 견성오도, 즉 스스로 깨닫는 것이고 그 중에 가장 핵심이 되는 화두는 '이뭐꼬'라고 불리는 현재 '나'라고 정의할 수 있는 존재가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이다. 위 모든 사례와 관련하여 '나'를 이루는 존재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답을 찾는 것이다.
- 팔이 나인 것인가?
- 심장이 '나'인 것인가?
- 뇌가 나인 것인가?
- 그렇다면 도대체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 이렇게 생로병사를 겪는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테세우스의 배는 이와 같이 존재에 대한 의문이 동서양에서 동시에 나타났음을 알려주는 문제이다.
5. 기타
생활속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데, 자전거나 컴퓨터 부품을 계속 교체하다가 원래 형태가 사라지는 경우이다.
실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예로 자동차의 경우 차대 번호가 바뀌면 원래 차로 간주되지 않으며, 컴퓨터의 경우 대개 마더보드가 교체되면 윈도가 원래 컴퓨터로 인식하지 않는다.
팀으로 치뤄지는 스포츠 대회에서는 대회 시드권을 선수에게 주느냐 팀에게 주느냐에 따라 이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보통은 팀 단위로 시드권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 국내 메이저 대회인 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는 과거에 시드권을 선수에게 부여했던 적이 있었다. 따라서, 한번 대회에서 시드권을 획득하고 난 후에는 시드권 유지가 가능할 정도로만 선수를 남기고 나머지를 다 교체해버려도 시드권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었다. 논란이 되자 결국 팀에 시드권을 주는 것으로 변경되어 '롤챔스 테세우스의 배' 논란은 사그러들었다. 당시 이를 설명한 글
게이머들(단 PC게이밍 한정.)을 위해 쉬운 예시를 하나 들자면, 모드떡칠(혹은 게임을 크게 바꾸는 소수의 모드)역시 테세우스 배를 쉽게 설명할수 있는 사례라고 볼수 있다.[16]
유튜버 1분과학은 둘 다 테세우스의 배가 아니라고 했다. 이유는 테세우스의 배는 가상이기 때문이라 했다. "나무판자 모아놓은 걸 테세우스의 배라 부른 것이다"라고도 덧붙였다.
5.1. 각종 매체에서의 사례
- 오즈의 마법사의 양철 나무꾼이 대표적인 사례. 원래 닉 초퍼라는 인간이였으나 몸의 일부가 도끼에 절단되어 양철로 대체하고, 이걸 반복하다 보니 어느샌가 온 몸이 양철로 대체되었다고 한다. '오즈의 양철 나무꾼'에서는, 닉 초퍼를 양철 몸으로 만든 그 기술자가 양철 나무꾼의 원래 신체부위들을 갖고 있다고 나온다. 심지어 닉 초퍼의 원래 머리통은 살아서 생각도 하고 말도 하는 채로 보관돼 있다. 이건 머리를 통째로 갈아끼운 순간부터 닉 초퍼가 아닌 게 되는 쉬운 문제. 그러나 그 원래 머리는 자신을 닉 초퍼'였던' 존재로 인식하는 상황이다.
- 니어:오토마타에서 플레이어가 최초로 수주하게 되는 도구점 아저씨 퀘스트가 이 내용. 도구점 아저씨는 마지막 남은 자신의 오리지널 부품[17] 이 꽤 낡았음에도, 이것까지 바꾸면 "내가 내가 아니게 될 것 같아서" 부품 교체를 관둔다.
- 스타 트렉 시리즈에서는 여러차례 다룬 적이 있다. 복제되거나 만들어진 개체가 원래 개체와 동일한지를 판별하는데는 기억의 연속성과 현재 성격을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무아의 개념을 서양인의 시각에서 재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순간이동(트랜스포터)을 통한 복제 - 엔터프라이즈의 부함장 윌리엄 토머스 라이커는 8년 전에 트랜스포터 신호가 복제되어 시리즈에 등장하는 라이커 부함장과 조난당한 라이커 중위로 복제되었다. 둘의 기억은 복제되는 시점까지는 완전히 동일했지만[18] , 주변 사람들이 알고 있던 것은 라이커 부함장이었고 8년간 서로의 경험 차이로 인해 기억과 성격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19] 라이커 중위는 라이커 부함장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취급받게 되었다. 이후 라이커 중위는 윌 라이커 부함장과 자신을 구별하기 위해 자신의 미들 네임을 따서 스스로를 "토머스(톰) 라이커"라 부르게 되었다. (TNG S6E24 "Second Chances")
- 순간이동(트랜스포터)을 통한 원본의 해체와 재구성 - 스카티(몽고메리 스콧)는 스타 플릿에서 은퇴한 후 다른 행성으로 이사를 가다가 조난을 당하고, 구조대가 올 때 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자신의 신체를 순간이동 직전 상태로 해체하여 보존한 뒤 75년이 지난 후에 다시 원래 상태로 복원된다. 복원된 스카티의 기억, 성격과 행동 양상은 해체 당시와 완전히 동일했으므로 복원된 스카티는 원본과 같은 스카티로 간주되어 동일한 존중을 받는다. (TNG S6E04 "Relics")
- 물리적인 구성 요소의 변경 - 데이터 소령은 자신을 만드는 데 참여한 어머니격 되는 인물인 줄리아나 숭 박사가 사실은 인간이 아니라 자신과 동일한 형식인 인공지능 안드로이드(가이노이드)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줄리아나의 회로 안에 숨겨져있던 아버지의 유언은 자신이 인간 줄리아나가 사고로 죽은 후에 안드로이드로 다시 만들었음을 밝히고, 줄리아나의 기억, 성격과 행동 양상이 원본인 인간 줄리아나와 동일하니, 줄리아나가 안드로이드라는 사실을 숨기고 인간이자[20] 어머니로 인정해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줄리아나의 기억은 원본과 동일했지만 행동 양상은 감정이 있는 안드로이드와 동일했으므로[21] 데이터는 줄리아나를 완전한 인간이자 원본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유언에 따라 줄리아나가 안드로이드라는 사실을 숨겼고, 인간인지 아닌지 여부는 개인의 행복보다는 중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을 뿐이다. (TNG S7E10 "Inheritance")
- 아인(만화)에서 사토는 불멸자인 아인들의 죽는 개념은 뇌가 사라졌다가 다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주인공을 혼란스럽게 한다. 이것 때문에 주인공이 고민하다 크게 당한다.[22][23]
- 순간이동은 아니지만, 강식장갑 가이버에 심각하진 않을 정도로 언급되는 장면이 나온다. 작품의 키 아이템인 유닛G의 경우 중요 파츠인 컨트롤메탈만 무사하다면 강식장갑 장착자 몸 전체가 아작이 나도 컨트롤 메탈에 부작되어 있는 장착자의 분자세포에서부터 재생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 심지어 장착자는 이게 실감조차 가지도 않는 게, 뇌가 복원되면서 뇌에 저장된 기억까지도 완벽히 복원해 내고 어릴때 생긴 흉터까지 복원되어있기 때문에 주인공인 후카마치 쇼우도 한번 이런 식으로 복원 재생하여 부활한 뒤엔 영문을 몰라 같이 있던 선배에게 자초지종을 듣게 되고 어차피 저의 클론 이라면 저랑 똑같은 거니깐 즉, 그게 저란 말이죠?라는 질문으로 어버버한다.
- 나진의 시드권 논란이 일자 롤 인벤의 한 유저가 테세우스의 배를 인용하여 설명하기도 했다.
- 호러 게임 SOMA의 전개에 중요 포인트로 작용한다.[24] 인류가 멸망하고 나서 인류의 정신만 프로그램화하여 우주에 쏘아올려 인류의 정신을 보존하는 ARK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로, 복제된 인간의 정신을 구현한 프로그램도 인간으로 볼 것인가의 의문이 메인이 된다.[25]
- 세가의 RPG 게임인 판타시 스타 2에서는 전투시 사망 그리고 재시작에 관한 구체적인 설정이 되어 있는데, 전투시 사망은 정말로 영원히 사망하는 것이며 일반적인 RPG 들의 게임적인 허용인 부활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죽은 파티 인원들은 클론 연구소에 가서 죽은 동료와 동일한 클론을 다시 받아서 모험을 계속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설정은 당시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플레이하던 많은 유저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물론 게임내에서야 동일한 그래픽 동일한 데이터로 표현되긴 하지만 전투중 사망하면 저러한 설정에서 오는 찜찜함이란... 다만 사망한 인물의 정보가 지나치게 손상되었을 경우는 클론 재생이 불가능하다는 설정으로 게임 내 등장인물을 스토리 상 완전히 아웃시키기도 한다.
- 인류는 쇠퇴했습니다의 단편집 평상운전에서 '나'가 길을 잃었을 때 요정님들께 도움을 요청, 편리하기 짝이 없는 순간이동 도구를 준다. 함께 건네준 사용설명서의 끝의 문구가 압권인데[26] , '나'가 본체는 죽는 거 아니냐는 태클을 걸자 "완전히 똑같은 카피가 대신 살아주니까요~"라고 대꾸했다… '나'는 "이런 건 윤리적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고 나서 가져오세요"라며 나긋나긋하게 일갈했다(…).
- Lucy -그녀가 바라던 것-에서 메인 히로인인 루시 발렌타인이 이를 언급한다.
- 보더랜드와 바이오쇼크 시리즈에서 플레이가 죽었을 시 리스폰되는 부활장치는 저장된 유전자를 바탕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의 경우 약간 경우가 다른데, 재구성이 아니라 아예 평행우주의 다른 주인공을 소환하는 방식이다(...).
- 영화 6번째 날의 악당들은 죽기직전의 기억을 복제하여 클론에 넣어서 영생을 누린다. 죽어가는 최종보스가 죽지 않기 위해 배양장치까지 겨우겨우 기어가 클론을 깨웠더니, '뭐해? 옷 안벗고? 죽기전에 벗어주고 가.'라는 대사를 듣고 어이없어 하다가 푹 고꾸라지는 장면이 압권(...). 주인공도 제작 형식이 같은 클론이고 원본과 기억과 성격이 동일했기에 원본을 오히려 클론으로 간주하고 적대했지만, 원본이 자신의 딸의 생일 파티에 먼저 참여한 것이 결정적인 차이가 되어 자신을 다른 존재로 인정하고 원본과 형제 관계처럼 지내게 되었다.
- 사례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유희왕/OCG의 테세우스의 마서물은 이것을 모티브로 만든 카드이다.
- 오쿠 히로야의 근래 만화들에서도 이러한 주제가 있는데 대표작인 간츠와 최신작이었던 이누야시키를 들 수 있다. 간츠의 경우 이후 밝혀지는 비밀과 설정들에서[27] 읽는 독자로 하여금 과연 등장인물들에게 계속해서 동일한 감정이입을 하며 볼 수 있는가 하는 고민을 안겨 주었다. 이누야시키의 경우 초반부터 주인공 둘이 죽음을 맞게 되고 이들의 기억과 인격을 그대로 이어받은 로봇들이 주인공이 되는데 선역인 이누야시키 이치로는 로봇이라는 정체를 가족에게 들키고서도 그의 진심을 이해하고 받아들인 가족에 의해 원래 아버지와 다를 바 없다고 인정받았다. 이 경우는 물질적인 본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위에서 말한 의식의 연속성을 더 중시한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또다른 주인공인 시시가미 히로는 죽은 본인이 한창 사춘기 시절이라 자아도 성장해 가던 시점에 그 데이터만을 그대로 로봇에 이어받았기에 큰 정체성 혼란과 불안을 겪으며 단순히 자신이 살아있는 거라는 느낌을 받기 위해 아무나 죽이는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는 살인귀가 된다. 즉 이 경우는 원래 인간 히로가 살아있더라도 그러한 힘을 얻고 나면 살인귀가 될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다는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위의 이누야시키와는 반대로 아무리 기억과 인격의 완벽한 복제가 되더라도 그걸 동일인물로 볼 수는 없다는 상반된 두가지 관점을 작품 내에서 보여주고 있다. 물론 히로가 만약 살아있었다면이라는 자체가 가정에 불과하기에 인간이었다면 이후 살인귀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 단정짓기도 어렵지만 위의 일반 인간에게서는 보기 힘든 비정상적인 폭주 현상을 보면 결국 아직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불완전한 자아가 다른 개체에 이식되었을 때 '어쨌든 의식도 같고 연속성도 있으니 살인귀 로봇도 히로라고 볼 수 있다'라며 이누야시키마냥 그대로 인정해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아야나미 레이는 감정없는 차가운 성격에서 차차 주인공 신지와 유대감을 느끼고 감정을 찾아가지만 결국 스토리 중간에 자폭해 사망한다. 하지만 이후 다시 복제판 레이가 등장하는데 팬들이 빠져들고 사랑했던 건 이미 사망한 레이의 감정변화였기에 그것이 싹 리셋되고 다시 무감정으로 돌아온 복제판 레이는 엄연히 다른 인물이나 마찬가지로 여겼고 실제로 사망한 레이와 이후의 레이 사이에는 인기 차이가 크게 존재한다. 물론 이 경우는 '의식의 연속성'이라는 부분에서 큰 단절이 있기에 더욱 큰 갭이 느껴지게 된다.
- 닥터후의 12대 닥터 첫 에피소드인 "Deep Breath"가 테세우스의 배와 연관되어있다. 미래세계에서 과거로 전이한 드로이드가 수천년을 버티면서 지속적으로 부품을 갈아왔는데, 이 때문에 원본의 형상은 온데간데 없고 90%가량이 인간 신체로 대체되어있다. 이 영향으로 드로이드 본래 임무인 배 수리가 아닌 "약속의 땅으로 항해한다."라는 이해할 수 없는 목적이 발생한 상태. 12대 닥터는 이를 빗자루의 머리와 몸을 바꾸는 식으로 테세우스의 배를 설명했지만 자기도 설명이 구렸는지 잊어버리라고 한다.[28]
- 12대 닥터의 레전드 에피소드중 하나인 "Heaven Sent"에서는 주제로 삼지는 않았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서 해당 에피소드 전후의 닥터를 동일한 인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 바케모노가타리의 아라라기 츠키히도 이런 기믹을 지니고 있다.
- 공의 경계의 아오자키 토우코는 한 치의 모자람도 더함도 없이 완벽하게 자신과 동일한 인형을 제작함으로서 자신이 사망할 경우 그 인형이 사망할 때까지의 기억을 계승(다만 본체가 죽은 거리가 멀다면 죽은 시점을 기점으로 가까운 이전의 기억들이 소실된다.)받고 기동한다. 하지만 혼은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원본과 거의 동일한 타인이나 마찬가지. 하지만 이 여자는 그딴 거 신경 안 쓰고 자기가 자기를 아오자키 토우코로 인식하면 그만이라고 여기는 인간이라 다른 사례와 달리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한다.
- 릭 앤 모티의 릭 산체스는 작중에서 몇 번 다른 차원의 자신의 몸을 빼앗거나 자신의 클론으로 부활하는데 사고방식이나 윤리관이 일반인과 매우 차이가 나는 양반이라 위의 대부분의 사례들과 달리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산다.
- 메이드 인 어비스의 본도르드는 고대 유물의 기능으로 자신을 따르는 탐굴가들의 정신에 자신의 정신을 삽입해 놓아서 자신이 죽을 경우 그 중 한 명이 지금까지의 지식과 기억을 이어받고 자신이 되는 식으로 부활한다. 본편 첫 등장시의 모습도 부하의 육체고 오리지널은 옛적에 죽은 상태. 보통이라면 미쳐버리겠지만 이 자는 나쁜 의미로 강인한 정신과 무한한 탐구심으로 그것을 극복했다.
- 퓨처라마에서는 시즌 6에서 허미스가 로봇들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자기 몸의 신체부위를 하나하나씩 기계로 대체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급기야는 뇌 만 빼고 온몸을 통째로 바꿔버려 캐터필러가 달린 뭔가 무시무시한 로봇이 되어 버린다. 게다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뇌마저 기계 두뇌로 대체하려 드는데, 그렇게 뽑아낸 뇌를 허미스가 버린 신체부위를 조이드버그가 손수 기워 재조립한 복화술 인형에 넣어서 허미스는 결국 원래 몸으로 되돌아온다.
- 바이센테니얼맨 주인공 로봇인 앤드류는 인간이 되고 싶다는 호기심과 자유로워지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주인집에서 독립한다. 이후 여행을 떠나며 어떤 과학자의 도움으로 인간과 비슷한 외형과 인공 내장, 인공 혈액까지 바꾸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기계의 무한한 생명을 포기하고 인간의 유한한 수명을 선택한다. 결국 그가 200살이 되는 날 세계 의회로부터 인간의 지위를 받게 되고, 자신의 아내와의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받는다. 작품 내 청원 장면에서 인간의 인공 장기를 예로 인간의 권리를 테세우스의 배로 간접적으로 어필한다.
- 키시로 유키토의 만화 '총몽'의 후속작인 '총몽 라스트 오더'에서 젝카는 보다 더 강력한 사이보그 공수도[29] 를 연마하여 도룡의 권을 완성하기 위해서 자신의 신체를 보다 강한 충격을 견딜 수 있고 보다 강한 공격력과 잠재력을 지닌 신체로 교체하고[30] , 당연하다는 듯이 스스로 '약한' 충격에도 쉽게 두개골 안에서 순두부마냥 으깨져버리는 '연약한' 생 뇌(腦)를 포기하고 두뇌칩으로 교체하였다.[31] 문제는 그가 버린 뇌조직이 금성의 범우주적 기업이자 금성팀을 후원하고 있는 비오비블 사의 에이전트가 입수하였었고, 생 뇌를 버리면서 그 자신의 유전적 정보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되어 유전자를 포함한 여러가지 물품[32] 이나 생물[33] 이 있는 등 여러 가지 'JEKKA' 메이커로 등록되어 상품화당하는 굴욕을 당한다.
- 라니아라는 걸그룹 또한 본래 멤버에서 몇명이 탈퇴하고 또 다른 몇명이 들어오는 패턴으로 인해서 현재 상태는 원래 있던 멤버들이 아예 없는 상태다.
- 공각기동대에선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다. 전신을 의체화한 인간과 정보의 바다에서 탄생한 생명체, 그리고 양쪽의 융합 등.
- 보석의 나라의 포스포필라이트.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신체가 부서지고 부서진 부위들을 다른 보석들의 파편으로 채워가면서 초반부의 모습과 달라지고 이식한 보석들의 기억과 인격이 뒤섞이면서 포스 본인의 기억도 희미해져가고 있다. 혹자는 이렇게게 변해가는 것이 불교의 칠보와 관련이 있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 창궁의 파프너 시리즈에서 카스가이 코요와 마카베 아카네의 경우가 이것과 비슷하다. 둘 모두 인간의 몸은 동화 현상에 당해 사라지고 페스툼으로써 부활(?)한 경우이나, 세부사항이 조금 다르다.
- 납골당의 어린 왕자에서는 국가를 테세우스의 배에 비유한다.
- 영화 프레스티지에서는 위의 순간이동이 본체의 죽음인가라는 의문을 훨씬 더 노골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 작중 니콜라 테슬라는 순간이동 장치를 개발하려다가 실수로 '복제 장치'를 개발한다. 주인공인 마술사 앤지어는 이 장치를 파괴하라는 테슬라의 말을 무시하고 이 장치를 이용해 순간이동 마술을 한다. 방법은 복제 장치를 통해 나타난 복사본이 원본 행세를 하고 원본 앤지어는 바닥에 설치된 비밀문을 통해 무대를 탈출한 즉시 익사하여 매번 자살하는 것. 그리고 이 트릭을 이용해 자신이 보든 앞에서 죽도록 해서 원수인 보든을 살인범으로 몰아 교수형을 당하게 만든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수십 구의 익사한 앤지어의 시체가 늘어선 모습을 섬뜩하게 보여주는데, 과연 입자로 분해되어 깔끔하게 죽은 뒤 복사본이 원본 행세를 하는 것과 매번 원본이 물에 빠져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는 것에 큰 차이가 있을까?
- 네이버웹툰 어른스러운 철구의 주인공 이철구는 8세의 아이지만 사실 20대 청년의 뇌를 이식받은 실험체였으며 이후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 네이버웹툰 갓핑크에서는 생체병기 핑크맨의 신체를 모아가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여기서 핑크맨의 신체를 하나의 몸으로 모으면 핑크맨이 부활할지 아니면 그 이전의 인격이 유지가 되는지 떡밥.
- 동명의 일본 드라마가 2020년 방영되었다. #
- 인디 게임 박사님과 로봇에서도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