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하
1. 개요
'''우리 은하''' 혹은 '''밀키웨이 은하'''는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가 있는 태양계가 속해 있는 은하로, 영어로는 Milky way galaxy, The Milky way[4] , The Galaxy[5] , Home Galaxy 등의 표현을 쓴다.
밤하늘에 보이는 은하수가 바로 우리 은하의 단면이다. 태양계는 별들이 빼곡하게 모인 원반 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우리 은하가 하늘을 한 바퀴 감싸는 강의 형태로 보이게 된 것이다. 이 은하수를 중심으로 늘어선 별들 대부분은 우리 은하에 속한 별로, 사실 우리는 우리 은하 밖의 별은 별로 보지 못한다.
'우리'가 이름(고유명사)인 줄 아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 은하는 영어로 Our Galaxy, 말 그대로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은하다.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가 바로 이 은하에 속해 있기 때문에 그냥 '우리 은하'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우리 집, 우리나라 할 때랑 똑같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이름에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우리은하"라고 표기하는 곳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위키백과의 문서에서는 문서명을 '우리은하'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실생활에서나 통용되는 것일 뿐, 아직까지도 정부 및 공문서나 뉴스 등 공적인 곳에서는 "우리 은하"라고 표기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또 국립국어원도 "우리 은하"가 맞다고 하고 "우리은하"는 허용사항[6][7] 우리나라와 우리 나라의 차이와 비슷한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2. 상세
2.1. 특징
우리 은하는 우주에서 상당히 큰 은하에 속한다. 특히 가스가 풍부한 나선 은하 중에서는 질량이나 항성 숫자로 봤을 때 안드로메다 은하와 우리 은하만큼 거대한 은하가 희귀하다. 가까운 은하들 중에서는 정상나선은하인 바람개비 은하가 반지름에서 둘을 능가하지만, 총 질량은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 은하의 총 질량은 태양 질량의 약 1~3조 배이며 이 질량의 대부분은 암흑물질이 차지하고 있다. 암흑물질을 제외하고 항성과 가스 등을 포함한 일반물질의 질량은 태양의 1000억 배 정도이다. 우리 은하에 소속된 항성의 갯수는 5,000억~6,000억 개 정도로 추산된다. 국부 은하군에서 가장 큰 안드로메다 은하는 소속 항성이 1조 개를 넘는다.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약 400만 배 정도 규모의 초거대 블랙홀이 위치하고 있다.
우리 은하의 지름은 약 10만 광년 정도이고 중심핵의 직경은 약 1만 광년, 두께는 1만 5천 광년 정도이다. 나선팔 부분, 항성이 집중된 영역의 두께는 1천~2천 광년 정도의 크기인 것으로 추산되며, 그 외의 가스층까지 포함하면 디스크의 두께는 1만 광년이 넘는다.[8]
태양계가 은하의 구석진 변두리라는 인식이 있지만 이 정도 거리는 변두리는 아니고 중간 지점 쯤 된다. 이는 관측적 사실로도 알 수 있는데 은하수를 하늘에서 거의 1년 내내 볼 수 있다. 정말로 태양계가 은하의 변두리에 있었다면 1년 중 절반 정도는 은하수가 거의 보이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은하수는 천구를 거의 정확하게 절반으로 나누며 지나가는데 이는 우리 태양계가 은하의 공전면에 아주 가깝게 붙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은하 중심에서 2만 6천 광년 떨어진 오리온자리 팔에서 약간 은하 중심 방향으로 치우친 위치에 있으며, 약 2억 3000만 년의 주기로 우리 은하를 공전하고 있다. 때문에 은하 중심이 위치한 궁수자리의 반대방향에 있는 별자리인 오리온자리의 이름이 붙은 것. 실제로 오리온자리를 이루는 별들의 대부분을 포함하여 오리온 대성운, 플레이아데스 성단, 히아데스 성단, 프레세페 성단 등이 오리온자리 팔에 속해 있으며, 태양 주변에 있는 별들의 분포를 조사해보면 우리 은하 중심에서 반대 방향으로 갈수록 별들의 밀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오리온자리는 대한민국 기준 대표적인 겨울 별자리이므로, 우리는 여름 밤하늘에는 은하의 중심을, 겨울 밤하늘에는 오리온자리 팔을 보게 되는데 오리온자리 팔이 훨씬 더 가까우므로 대체로 겨울 밤하늘이 여름 밤하늘보다 밝은 별과 성운이 더 많다.
한편 우리 은하의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현재 관측된 우리 은하 내 가장 늙은 별의 나이가 135억 살 정도로 측정된다.[9] 빅뱅 우주론에 따르면 우주의 나이는 137억 7천만 년 정도이니 우주 탄생 이후 불과 3억 년 만에 탄생한 별이 우리 은하에도 있는 셈.[10] 사실 우리 은하가 처음부터 현재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언제부터를 우리 은하의 '형성'으로 봐야 할 것인지에 따라 나이는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다만 이러한 극도로 늙은 별들의 존재를 통해 우리 은하도 132억 광년 이상 거리 발견되는 가장 초창기의 은하들이 병합을 거듭하면서 성장해온 은하라고 볼 수 있다.
21세기 들어 정립된 통설에 따르면 우리 은하는 안드로메다 은하, 삼각형자리 은하, 마젤란 은하 등과 수십 개의 소규모 은하들로 이루어진 국부 은하군(Local group)에 속하는 은하 중 하나이다. 본래 20세기 중반까지 관측 혹은 예측된 자료에 따르면 국부 은하군에서는 안드로메다 은하가 최대, 우리 은하가 둘째인 이른바 국부 은하군의 콩라인 정도로 생각되었지만, 1990년대부터 2000년까지 우리 은하를 체계적으로 관측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알려져 천문학계를 여러 번 뒤집을 만큼 극적인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겉보기 크기는 안드로메다 은하가 크지만, 우리 은하가 안드로메다 은하보다 암흑 물질을 더 갖고 있어서 질량은 더 크다는 것. 일례로 기존에는 우리 은하에 태양과 같은 항성이 약 4000억 개 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이후 정밀 관측을 통해 우리 은하의 크기가 안드로메다와 동등 혹은 그 이상 수준의 거대 은하인 것으로 드러나게 되면서 항성의 수와 은하 질량 또한 기존값에서 약 50% 정도 상향되어 추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 다시 안드로메다 은하가 더 무겁고 우리은하는 안드로메다의 80% 정도의 질량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서 기존 학설들이 논쟁거리에 올라 있다. 최근에는 또 우리 은하가 안드로메다 은하와 비슷한 체급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뉴스 기사.
2.2. 형태
아직까지 인공물을 포함한 인류의 활동 범위는 은하 원반은커녕 태양계를 겨우 벗어나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은하를 위에서 촬영한 사진은 존재하지 않는다. 워프와 같이, 물질 혹은 정보를 빛의 이동 속도보다 빠르게 이동 시킬 수 있는 초광속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 이상 아마 인류(최소한 현 세대)는 전체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은하의 지름이 대략 10만 광년이기 때문에, 이 광경을 찍으려면 못해도 몇 만 광년 너머에서 찍어야 하고, 설사 여차저차해서 찍을 수 있더라도, 정보 전달 속도 역시 빛의 속도를 초과할 수는 없으므로, 사진 정보를 수신하는 데에만 몇 만 년이 걸릴 것이기 때문.
하지만 우리 은하가 원반의 형태를 하고 있다는 건 18세기 허셜 때부터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으나, 가시광선 영역에서는 원반에 분포한 두꺼운 먼지층에 의해 건너편의 정보가 가로막혀 우리 은하의 전체 구조를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여기에 영향을 덜 받는 전파나 적외선 영역의 관측 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 은하의 항성들 및 분자운의 분포가 나선 구조를 따른다는 점이 분명해졌고, 우리 은하의 종류가 외부 은하 중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형태인 나선 은하에 해당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과거에는 안드로메다 은하와 모습이 완전히 닮은 정상나선은하로 간주하여, 우리 은하는 중심의 은하핵과 4개의 나선팔을 가진 형태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1990년대부터 천문학자들이 우리 은하에 막대구조가 있는 듯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리고 2005년 스피처 망원경으로 관측해, 우리 은하 중심부의 막대구조를 공식 확인했다. 그리고 우리 은하의 팔도 막대구조 끝에서 뻗어나온 2개의 나선팔이 있고, 여기서 가지치기한 2개의 나선팔이 더 있는 전형적인 막대나선은하(허블 분류에 따르면 SBbc형)[12] 형태임이 드러났다. 덕분에 2005년 이후로는 우리 은하를 그릴 때 막대 나선 은하로 그린다.
2.3. 구조
2.3.1. 원반(Disk)
나선팔이 위치한 부분. 우리 은하 생성 초기의 폭발적 항성 탄생이 끝난 뒤 남은 가스가 각운동량에 의해 회전하면서 회전축 방향으로 납작해져 상대적으로 나중에 탄생한 부위이며, 덕분에 젊은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 가스와 먼지의 밀도가 높아 현재까지도 별이 활발하게 탄생하는 구역이다.
우리 은하의 대부분의 별이 위치한 곳이며, 성운과 산개성단들도 모두 이 지역에 분포한다. 여기에 속한 별들은 은하 중심을 원에 가까운 궤도로 질서 있게 시계방향으로 공전하고 있는데, 이들 중 나이가 많은 별일수록 수직 방향의 운동속도가 커서 상대적으로 두껍게 분포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원반을 '얇은 원반(Thin Disk)'와 '두꺼운 원반(Thick Disk)'의 세부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얇은 원반은 두께가 600광년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이 영역에서 우리 은하의 항성 탄생의 대부분이 이루어진다.
태양은 얇은 원반에 소속되어 있으며 우리 은하 중심을 약 2억 3000만 년의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 수직 방향으로도 6000만 년의 주기로 진동하고 있다. 3000만 년에 한 번씩 은하 원반을 통과한다는 것. 현재는 은하 원반 윗 쪽으로 약 100광년 정도 높이로 떠오른 상태다. 사실 이렇게 설명하면 이해하기 어려운데, 은하와 태양을 모두 3차원 세계로 본다면 태양계는 은하의 중력에 사로잡혀 은하 중심의 뒷꽁무니를 나선형으로 돌면서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은하 역시 한 곳에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거대 인력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원반에 분포하는 두꺼운 먼지와 가스층은 빛을 차단하기 때문에 우리 은하 바깥의 천체를 연구하려는 천문학자들에게 주요 방해물로 작용한다. 이를 성간 소광이라 하며 이 효과는 은하수 방향을 관측할 때 극대화된다. 이 영역을 회피대(Zone of Avoidance)라고 하며, 이러한 이유로 마페이 1, 마페이 2, G007.47+00.05, W51이나 W50등의 극히 일부의 천체를 제외하면 은하수 너머로의 관측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주요 나선팔은 직각자자리 팔, 방패-남십자자리 팔, 궁수자리 팔, 오리온자리 팔, 페르세우스자리 팔, 백조자리 팔이 있고 그 가운데서도 2개의 주요 나선팔은 방패-센타우루스자리 팔과 페르세우스자리 팔이다.[13]
2.3.2. 팽대부(Bulge)
원반의 중심부에 볼록 튀어나온 부분으로 항성들이 매우 빽빽하게 뭉쳐 있다. 과거에는 회전 타원체, 즉 찐빵 형태일 것으로 주로 예상되었으나 정밀 관측을 통해 실제로는 막대 형태를 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별자리로는 궁수자리에 위치해 있으며 실제로도 이 구역에서 은하수가 가장 밝고 두껍게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막대의 폭은 약 3만 광년 정도이며 그 모양은 시선 방향에서 시계 방향으로 약 30도가량 회전한 형태이다. 독수리자리 방향의 벌지가 전갈자리 방향의 벌지보다 약간 더 가깝게 위치해 있다.
우리 은하의 탄생 초기에 엄청난 항성 탄생과 초신성 폭발을 겪은 곳으로 대부분이 늙은 별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금속 함량은 천차만별로 나선팔 수준으로 높은 별들도 있다. 우리 은하의 벌지는 막대나 땅콩 형태의 '유사 벌지(Pseudobulge)'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타원형의 '고전적 벌지(Classical Bulge)' 또한 중첩된 상태로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중심부에는 우리 은하의 핵인 Sgr A*가 위치하고 있지만, 두꺼운 먼지층으로 인해 해당 영역은 가시광선으로 관측이 불가능하다.
우리 은하의 팽대부는 일반적인 막대(타원체) 모양보다는 땅콩 모양에 더 가깝다는 것이 2013년 밝혀졌다. 이전까지는 은하 원반의 두꺼운 먼지에 가로막혀 우리 은하 중심부의 모습을 자세히 확인할 수 없었는데, 먼지를 꿰뚫어볼 수 있는 적외선 천문학의 발달로 팽대부에 있는 수백만 개의 별들의 분포를 관측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우리 은하가 막대 나선 은하라는 증거는 한층 더 확실해졌다.
2.3.3. 헤일로(halo)
은하의 원반과는 독립적으로 은하 중심을 공전하는 별들이 이루는 타원체 형태의 구조. 은하에서 중심부와 원반을 제외하고 보면 주변에 희미한 후광 같은 것을 볼 수 있는데, 보통 사진에서 후광은 중심 광원의 빛이 반사, 회절되어 발생하는 반면, 은하 사진에서 보이는 헤일로는 실제 별들이 내는 빛에 의해 생기는 것이다. 헤일로의 밝기는 대부분 매우 희미하지만 거대 타원 은하나 솜브레로 은하(M104)와 같이 헤일로가 크고 밝아서 벌지와 구분이 되지 않는 예도 존재한다.
우리 은하의 헤일로는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안쪽의 '내부 헤일로(Inner Halo)'는 우리 은하가 처음 탄생될 때 생겨난 별들이 그대로 있는 구역으로 나이도 가장 많고 금속 함량도 가장 적은 곳이며, 바깥쪽의 '외부 헤일로(Outer Halo)'는 내부 헤일로가 만들어진 뒤 왜소 은하들이 우리 은하에 합병되며 만들어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다.
우리 은하를 포함한 대부분의 은하의 헤일로는 그 밝기가 보잘 것 없기 때문에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 우리 은하의 헤일로는 원반과 벌지에 존재하는 별과 가스들을 합친 것보다도 훨씬 무거운 질량을 가지고 있다. 우리 은하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 물질이 주로 분포해 있는 구역이기 때문. 대부분의 구상성단들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