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그라임스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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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네임은 프랭클린 그라임스 (Franklin Grimes). 시즌 8 에피소드 23 'Homer's Enemy'에서 등장한 단역이자, 심슨 가족 등장 인물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불행한 인물이다. 원판의 성우는 행크 아자리아이며, 더빙판의 성우는 전태열이다. 나이는 35세.
2. 생애
켄트 브로크만의 보도로 일생이 밝혀진다. 네 살일 때 부모에게 버림받고, 부유층 자식들에게 선물을 배달하며 그들이 누리는 행복을 엿보고 성장했다. 성인이 되자마자 폭발 사고로 청각과 감각을 잃었지만 열심히 노력하여 감각을 되찾았으며, 이후 일하는 틈틈이 편지 학교를 통해 과학을 공부하여 서른다섯 살에 원자물리학 학위를 받는다.[1]
번즈 사장은 켄트의 보도를 보고 크게 감동해 눈물을 흘리며 부사장으로 임명하겠다고 스카웃한다. 하지만 스미더스의 부름을 받고 기대심에 부풀어 번즈 사장의 사무실에 온 프랭크의 눈에 들어온 것은 텔레비전에 등장한 개를 보고 감동하며 우는 번즈였다. 번즈는 그 개를 부사장으로 임명하겠다고 하고, 프랭크는 적당한 자리에 넣으라고 한다. 프랭크는 호머 심슨의 옆 사무실에 배정받고, 그의 불행은 증폭되기 시작한다.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감시원이라는 막중한 직책은 둘째 치고 사회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세와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는 호머의 삽질을 보며 프랭크는 경악하지만, 호머를 대하는 주변인의 관대함에 더욱 경악한다. 이후 호머 때문에 나날이 스트레스가 쌓여가는 프랭크에게 결정타가 되는 사건이 터진다. 호머가 황산을 맥주인 줄 알고 마시려고 하자, 깜짝 놀란 프랭크는 서둘러 황산이 든 플라스크를 빼앗아 던진다. 문제는 황급히 던지는 바람에 벽이 부식되어 구멍이 뚫렸고, 구멍이 난 벽을 부사장이 된 개와 산책하던 번즈가 본 것이다. 번즈는 정색하며 누가 벽에 구멍을 뚫었냐고 묻고, 불같이 화를 내던 프랭크[2] 의 면전에서 실실 웃던 호머는 재빨리 프랭크라고 대답한다.[3] 따지고 보면 틀린 말도 아니라 프랭크는 자신이 맞다고 자백하며 설명하려고 했지만, 번즈 사장은 프랭크의 설명을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사무실로 보내 엄청나게 혼낸 후 감봉하기까지 한다. 드디어 자신의 인생이 펴질 줄만 알았던 프랭크는 반대로 막다른 곳까지 몰리자, 호머에게 가서 자신과 호머는 이제 적이라며 말도 붙이지 말라고 한다.[4]
프랭크의 적개심 때문에 크게 상심하던 호머는 모 시즐랙의 조언을 듣고 프랭크를 저녁 식사에 초대한다. 하지만 호머의 기대와는 달리, 호머의 집에 들린 프랭크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뛰쳐 나온다. 평생 고난을 겪으면서도 힘든 삶을 사는 자신과는 달리, 호머는 프랭크의 기준으로 궁전 같은 이층집[5][6] 에 살며 자가용을 두 대나 가진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은 꿈도 못 꾸고 독신으로 살며 낡은 정장을 입으며 주조소에서 투잡을 뛰는 자신과는 달리, 미인 아내와 결혼하여 공장을 소유한 아들,[7] 천재 딸, 귀염둥이 막내와 함께 화려한 옷을 입고 바닷가재를 저녁으로 먹는 화려한 삶[8] 을 사는 것도 모자라, 대통령, 유명 락밴드와 어울리고 우주를 여행했으며 그래미 상까지 탄 호머를 보고 프랭크의 열폭은 극에 달한다. 결국 프랭크는 다른 나라였으면 호머 같은 무능력한 인간은 진작에 굶어 죽었을 것이라며 폭언을 퍼부은 후에 심슨 가를 뜬다.[9]
친해지고 싶었지만 관계 악화는 더 심해지고 폭언까지 들었으니 호머는 차에 숨어 출근을 거부하는 지경까지 갈 정도로 심각한 멘탈붕괴를 겪지만, 마지의 조언을 듣고 사회인처럼 보여 어떻게든 프랭크와의 관계를 회복하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호머는 모자란 지능 때문에 근무 도중에 도넛을 접시에 담아 식기로 썰어 먹는 등의 작위적인 행동만 했고, 이런 호머와 그를 감싸는 사내 풍조를 견디지 못한 프랭크는 결국 호머를 망신시키려는 음모를 꾸민다. 호머를 속여 어린이 원자력 발전소 디자인 콘테스트에 참가시킨 것이다.[10] 모형을 만들기 위해 조퇴까지 하고 삽질을 거듭한 호머의 모형은 엉망진창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테스트 당일에는 다른 모든 경쟁자를 너무나 손쉽게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다.[11]
모두의 환호를 받는 호머를 본 프랭크는 어린이 대회에 어른이 어떻게 이기냐고 항의하지만 발전소 사람들 모두가 호머만큼 멍청해서 이런 항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호머를 우승시킨다. 이런 광경을 본 프랭크는 결국 미쳐버려서, 자기도 게으르고 쓸모없으니 승진시켜 달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르기 시작한다. 바지를 까서 엉덩이를 내밀고, 도넛을 폭식하고, 변기 시트를 내린 채 소변을 본 후에 손도 씻지 않으며, 호머의 자리에 앉아 누군가 자신의 일을 대신 해줄거라는 등 미치광이처럼 호머를 흉내낸다. 진심으로 걱정하며 괜찮냐고 묻는 호머에게 광기에 찬 미소를 지으며 자신은 호머니까 괜찮다고 답한 프랭크는 번즈에게 다가가 자신은 최악의 고용인이라고 말한 후, 자신의 멘션으로 가 랍스터나 먹어야겠다고 말한다. 직후에 고압 전선을 발견한 프랭크는 자신은 호머 심슨이니까 장갑이 없어도 괜찮다고 말하며 전선을 맨손으로 잡고, 그대로 '''감전사한다.''' 유언은 "나는 호머 심슨이니ㄲ...!(Because I'm Homer Sim…!)" 그래도 여기까지라면 그나마 덜 안습했겠지만...
'''끝내 죽은 후에도 제대로 된 대접은 커녕 형식적 조문도 못 받았다.''' 러브조이 목사는 고인드립을 시전하고,[12] 가장 엄숙해야 할 관이 내려가는 순간마저 호머의 잠꼬대 때문에 참석자 전원이 웃음을 터트려서 무관심 속에 지나가고 말았다.[13]
3. 여담
대부분의 등장인물과는 달리 프랭크는 영구적인 사망이 판정된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다.
이 에피소드는 '''현실 세계의 평범한 사람이 스프링필드에 와서 호머를 만난다면'''이라는 아이디어로 시작되었다. 원래 프랭크 역에는 게스트를 쓰려고 했으나, 대본 리딩에서 행크 아자리아[14] 의 연기가 좋은 평가를 받아 담당 성우를 맡게 되었다고 한다.
심슨 가족답지 않은 어두운 결말과 호머의 지나치다 싶은 민폐 행적 때문에 방영 초반에는 극과 극의 평가를 받은 에피소드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평가가 높아지면서 현재는 제작자와 팬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에피소드 중 하나가 되었다.
시즌 14 에피소드 6에서 누군가 호머를 죽이려 할때 호머의 적들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그의 이름이 지나간다. 그리고 호머를 죽이려던 범인이 바로 그의 아들 프랭크 그라임스 주니어라는 것이 밝혀진다. 범행 동기는 당연히 불행히 죽은 자신의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15] 프랭크는 미혼이었다는 호머의 말에 주니어는 프랭크가 창녀와 잔 적이 있었다고 대꾸한다. 결국 미수에 그치고 프랭크 그라임스 주니어도 잡혀서 감옥으로 가게 된다.
그 뒤에도 공동묘지가 나오는 에피소드에선 종종 그의 묘지가 나오는데 묘비가 부서져 있는 등 초라한 행색으로 나오고, 시즌 20부터 새롭게 바뀐 오프닝 씬을 자세히 보면 랄프 위검이 그의 무덤 위에서 흙장난을 하는 등 그에 대한 고인드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더불어 그의 무덤은 등장인물들이 포켓몬 GO를 하면서 포켓몬이 잘 잡힌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심슨 시즌 28 4번째(제 600화) 에피소드에서 복수를 위해서 잠깐 까메오로 등장한 적이 있다. 사이드쇼 밥, 외계인 캉, 오 라일리 레프리컨과 함께 세비지 포(Savage Four)를 구성해 복수하기 전에 춤을 추다가 방심해 메기가 칼로 베어버려[16] 머리가 잘려 날아간다. 다행인 건 유령이라 다시 붙이지만... '''"아무도 그들을 멈추지 못할 것인가?"''' 라며 하자 모든 600화의 에피소드 방영을 보자마자 '''"지옥에선 이걸 한방에 몰아보게 만든다고!"'''는 대사로 끝낸다.
모드의 장례식 에피소드(S11E16)에서 깨알같이 묘비가 등장했으며, 2017년 크리스마스 오프닝에서도 잠깐 스쳐 지나가듯 묘비가 나왔다.
그런데 '현실 세계의 평범한 일반인'이라는 컨셉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치고는 사실 프랭크도 정상인의 범주에 넣기 어려운 게, 보상심리나 강박관념이 심각한 수준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열심히 했으니 보상도 많아야 한다'와 '나 같은 성실한 사람만이 참된 직원이다', '엉터리는 바로 짤라야 한다'는 다소 독선적인 성향이 에피소드 내내 노골적으로 보이고, 자신의 기준에서는 그런 '엉터리'인 호머가 가난하긴커녕 되려 잘 사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는다. 이런 호머를 인정하면 그 동안 힘겹게 일궈 온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라 더욱 열폭하게 된다.[17] 성격적으로도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게는 잘 해 주지만 무능한 사람에게는 지나치게 무례하다. 본인의 자격지심을 버리고 상대에게 너그러운 태도를 약간이라도 가졌다면, 이런 우스꽝스럽게 죽는 운명만큼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아예 스프링필드를 떠나 버리는 선택지도 있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호머는 좀 멍청해서 그렇지 일부러 민폐를 끼친 것도 아니고, 오히려 프랭크의 마음을 열어 보려고 나름대로 노력도 했는데 프랭크가 일방적으로 피해의식을 가지고 적대하는 것이다 보니 에피소드 자체의 평가와는 별개로 안티도 많은 캐릭터다. 그가 죽고 난 뒤의 고인모독성 취급을 보면 사실 제작진들도 의도한 것일지도 모른다.
캐릭터의 모델은 영화 폴링 다운에서 마이클 더글라스가 연기한 윌리엄 디펜스 포스터라고 한다.
4. 관련 문서
[1] 자격증마저 까마귀가 빼앗으려고 해서, 간신히 자격증을 되찾자 불안해 하며 자격증을 껴안는다. 부전공으로 결의(determination)도 받았다고 하는데, 프랭크의 일생을 보도하던 켄트 나름대로의 찬사인지, 아니면 심슨 가족 세계관 특유의 과장인지는 불명.[2] 그의 입장에는 정말 기막힐만 하다. 목숨이 위험한데 웃고 넘어가니 얼마나 놀라고 당황했는가.[3]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보는 프랭크에게 "사장님은 너를 좋아하셔!" 라고 속삭이는 호머를 보면, 호머는 범인이 프랭크라고 한다면 번즈가 크게 화를 내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 모양이다.[4] 호머는 그말을 선포한 프랭크 그라임스에게 "적끼리는 뭐하면서 놀지?"라고 말하자 그말을 들은 프랭크 그라임스는 어이없어 하며 나간다. [5] 심슨 가의 자택은 평범한 미국의 중산층 백인 가족의 집일 뿐이다. 프랭크가 심슨 가족의 집을 궁전 같다고 느낀 이유는 프랭크 본인이 위아래에 볼링장이 위치한 단칸방에 살기 때문이다.[6] 프랭크가 화를 내며 자신의 주거지를 설명하자 호머는 진심으로 감탄하는데, 호머에게는 그야말로 꿈만 같은 주거 환경이었을 것이다. "And Maggie Makes Three" 에피소드에서 밝혀졌듯이, 호머의 꿈의 직업은 볼링장 직원이었다. 프랭크는 자기를 놀리냐는 심정이었을 수도 있지만.[7] 이 에피소드 한정으로 바트는 폐공장을 단돈 1달러에 구입하여 공장 사장이 되었다.[8] 프랭크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 한 호머가 가족을 닥달하여 완벽한 저녁을 준비하게 하였다. 문제는 호머가 머리를 쓴답시고 프랭크를 자택으로 부르면서 저녁 식사에 초대하겠다는 의사를 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무 것도 모르는 프랭크는 평범한 저녁 식사에 랍스터를 먹을 정도로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는 호머를 목격한 것이다.[9] 그래도 호머 외에 다른 가족들에게까지 감정을 보이지는 않아서, 떠나기 직전에 깨알같이 마지에게는 '안녕히 계세요"라며 예의바르게 인사하고 갔다(...).[10] 대회 전단지의 'children's', 'kids' 글자와 어린이 사진을 도려내고 호머의 자리에 뒀다.[11] 특히 그 중 마틴 프린스가 만든 건 '''실제로 전기를 생산해서 대회장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던''' 모델이었는데, 번즈가 '감성은 어디 있느냐'는 이유로 퇴출시켰다.[12] 고의는 아니었다. 프랭크를 추모하며 생전의 프랭크는 '그라이미'라고 불리길 좋아했다고 하는데, 그라이미는 작중에서 호머가 마음대로 붙인 별명이며 프랭크는 이를 싫어했다. 때#s-2, 더께(Grime)등 더러운 의미를 지녔기 때문이다.[13] 프랭크는 호머에 대해 불평하며 호머가 6살짜리 아이의 지능을 지녔다는 입증할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며 이를 갈았는데, 입증은 커녕 그 낮은 지능 때문에 자신의 죽음까지 잊혀지고 말았다.[14] 위검, 모, 아푸, 칼 등의 역을 맡은 심슨 레귤러 성우 6인 중 1인이다.[15] 하지만 처음에 호머는 프랭크가 죽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16] 시계태엽 오렌지의 알렉스로 코스프레 하였으며 지팡이에서 칼을 뽑는 장면을 오마주 하였다.[17] 사실 호머의 과거사도 프랭크 못지않게 불행한 편이다. 아버지는 사실상 아동학대범이었고, 어머니는 사회 운동에 빠져 가정에 소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