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된 무기력

 

1. 이론
2. 실험
2.1. 개
2.2. 사람
3. 의의, 치료
4. 같이 보기


1. 이론


만약에 그를 떠난다면, 저는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 제 아이들을 돌보나요? 돈은 어떻게 하고요?

저는 그가 무섭기도 하지만 '''그를 떠나기도 두려워요.'''

-폴레트 켈리,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中

영어로는 'learned helplessness'라고 한다. 이는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과 동료 연구자들이 동물을 대상으로 회피 학습을 통하여 공포의 조건 형성을 연구하다가 발견한 현상이다.
  • 피할 수 없거나 극복할 수 없는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경험으로 인하며
  • 실제로 자신의 능력으로 피할 수 있거나 극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며
  • 스스로 그러한 상황에서 자포자기하는 것을 말하며
다른 말로는 '학습된 무력감'이라고도 한다.

2. 실험


관련 일화로는 '서커스단의 코끼리'가 있다. 대략 어린 코끼리를 처음에 잡아오면 쇠사슬을 다리에 채워서 튼튼하게 박은 말뚝에 묶어놓는다. 그러면 어린 코끼리는 처음에는 격하게 저항하지만 있는 힘껏 저항해도 그 구속을 풀 수 없음을 알게 되어 자신의 처지에 순응하게 된다. 그러면 성체가 되어서 썩은 나무 말뚝에 새끼줄로 묶어 놓아도 저항하거나 도망치지 않는다는 내용. 부실한 줄로 묶여있는데도 탈출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코끼리가 어린 시절 사육사에 의해 "무슨 짓을 해도 구속을 끊지 못한다"는 게 각인되었기 때문.
벼룩을 통에 가두어 뚜껑을 닫은 채 두면, 원래라면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는 높이임에도 탈출하려고 계속 뛰면서 뚜껑에 계속 부딛히면 이후 뚜껑을 열어도 뚜껑 높이까지밖에 뛸 수 없게 되어 통 속에서 나오질 못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2.1. 개


1975년 셀리그만은 24마리의 개를 세 집단으로 나누어 상자에 넣고 전기충격을 주었는데 각 집단에 대한 설명으로는,
  • 제 1집단의 개에게는 코로 조작기를 누르면 전기충격을 스스로 멈출 수 있는 환경을 제공 (도피집단)
  • 제 2집단의 개에게는 코로 조작기를 눌러도 전기충격을 피할 수 없고, 몸을 묶어두어 어떠한 대처도 불가능한 환경을 제공 (통제 불가능 집단)
  • 제 3집단의 개들은 같은 상자안에 두고 전기충격을 주지 않음 (비교집단)
(제 1집단이 조작기를 누르면 제 2집단의 전기충격이 꺼짐으로써 두 집단은 동일한 시간의 전기충격에 노출되었다)그렇게 24시간이 경과한 뒤 셀리그만은 가운데 담을 두고 담을 넘으면 전기충격을 피할 수 있는 상자에 세 집단을 옮겨두어 전기충격을 주었다. 세 집단 모두 동일한 환경에서 가운데 벽을 넘으면 전기충격을 피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제 1집단과 3집단은 모두 중앙의 벽을 넘어 전기충격을 피했지만, 제 2집단만은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전기충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즉 제 2집단은 '''자신이 어떤 일을 해도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무기력이 학습된 것이다.''' 셀리그만은 이를보고 학습된 무기력이라 명명했다.[1]

2.2. 사람


인간에게의 실험 또한 심리학자 도널드 히로토(Donald Hiroto)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이 연구는 인간에서의 학습된 무기력의 효과가[2] 유사하지 않은 상황에도 일반화되는가를 검증하였다. 이것은 무기력 현상이 전기쇼크 또는 소음과 같은 도피할 수 없는 혐오적 상황뿐만 아니라 글자 수수께끼와 같은 해결할 수 없는 인지적 과제에 의해서도 유발되는가를 탐색하는 연구였다. 히로토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두 가지 학습된 무기력 실험을 하였다. 한 실험에서는 도구적 실험 과제를 택하고 혐오 자극으로 소음을 사용한 실험을 하였다.
  1. 도피 가능한 집단은 버튼을 누르면 소음이 꺼지는 것을 학습하였다.
  2. 결합 집단은 동일한 소음을 듣도록 되어 있으나, 스스로의 어떤 반응[3]으로도 이를 통제할 수가 없었다.
  3. 통제 집단에게는 소음을 전혀 들려 주지 않았다.
(물론 위의 실험과 동일하다, 도피 가능 집단이 버튼을 누르면 결합 집단의 소음도 멈춘다)그 후 모든 피험자들에게 소음을 들려주는 상황에서 반응하게끔 한 결과, 다른 동물에서와 같이 도피 가능 집단과 통제 집단의 피험자들은 모두 손을 옮기고 반응을 했다. 하지만 결합 집단의 피험자들은 도피나 회피 학습을 하지 못 했다. 대부분 수동적으로 앉아서 불쾌하고 고통스러운 소음을 받아 들이고 있었다. 이 실험으로 '''통제 불능의 경험이 인간에게도 학습된 무기력을 유발'''한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또한 이러한 현상은 자신의 반응과 이 반응에 대한 강화가 무관함을 학습하거나 무관할 것으로 기대하는 데에서 발생하였음을 입증해 주었다.

3. 의의, 치료


학습된 무기력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서 시작하는데, 이는 부정적인 생각을 불러 일으키며, 그 생각은 경험에 의해 증폭된다. 노예들이 그러한데, 예전 일상과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강제적으로 부당함을 경험하고 처음에는 이와 맞서지만 지속적으로 반항에 따른 폭행을 당하고 불이익을 받으면, 나중엔 복종하고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일을 일찍 끝내면 빵을 주겠다는 주인의 말에 남들보다 일을 빨리 끝내 빵을 얻어 먹고 그에 행복을 느끼는 것인데 '''노예근성''' 참고. 또한 이는 독재자에 의한 정치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데 중세까지만 해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개처형'''을 하였고, 이는 시민들에게 공포를 심어 주어 복종을 유도한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 중요시된다. 자라온 환경이나 개개인의 학업성취도의 차이는 필연적이고 이로 인해 학습된 무기력을 지니게 될 경우 경우 계속되는 학업 성취에 있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여 쉽게 학업을 포기하게 되며 학교는 계속된 실패만을 만드는 장소로 느껴지게 된다. 특히 학교는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청소년의 자아에 큰 악영향을 주어 이것이 더 번지면 학업 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학습된 무기력을 가질 수 있다. 또한 특수교육 분야에서 장애 학생들이 학교나 가정에서 학습, 적응 행동 실패가 지나치게 누적되는 경우 학습된 무기력으로, 연습에 의해서 향상할 수 있음에도 어떠한 시도조차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겪는 학습된 무기력은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 억지로 내밀어서 다시 시도를 떠밀려서 하게 되고 '''성공의 경험이 쌓이게 될 때 비로소 탈출 가능하다.''' 다만 '''억지'''라는 어휘는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한 말이므로, 그보다는 대상자를 상세히 파악한 상담사나 혹은 그를 잘 아는 주변 사람이 대상자가 가지고 있던 가능성을 제시하고 '''일깨워주는''' 쪽이 제대로 된 설명이다.
따라서 "나는 스스로 이겨냈어, 의지의 문제야" 식의 의지드립 발언은 무기력을 학습한 사람들에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그런 말은 그냥 무기력증, 다시 말해 무기력의 요인이 내부에 있던 사람의 말일 뿐, 학습된 무기력은 그 요인이 외부에 있으므로 애초에 별격인 문제이다. 그러므로 저 말을 그대로 믿고 도움을 요청하지 않거나 의사와 상담하지 않으면 절대로 학습된 무기력에서 탈출할 수 없다.

4. 같이 보기



[1] 셀리그만은 이 실험을 통해 일약 스타가 되었으며, 이후 학습된 무기력의 권위자로 전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이 기세를 몰아 그는 "학습된 낙관주의" 를 무기력의 치료법으로 제안하기도 하였으며, 후에는 긍정심리학 분야의 학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하였다.[2] 동물에서의 회피불가능한 전기쇼크에 의한 상황에서 무기력증이 유발된 것처럼(위의 개의 실험)[3] 도피 가능 집단이 버튼을 누름으로써 소음을 제거 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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