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전 한국어 표기

 



1. 개요
2. 대원칙
3. 종류
4. 비교
5. 그 외


1. 개요


훈민정음(현재의 한글)이 창제되기 전 한국어를 표기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표기 방식에 대한 문서다.
다음 링크와 함께 읽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민족문화대백과사전

2. 대원칙


한자를 빌려쓴다. 아래에서 서기체를 빼놓은 이두, 구결, 향찰은 모두 한자빌림표기법을 그바탕으로 하고있다.
한자는 형(形)・음(音)・의(意), 다시 말해 글자 형태・소리・뜻으로 구성되어있다. 중국인에게야 소리가 곧 뜻으로 와닿겠지만, 한국인, 일본인, 월남인, 장인(壯人)에게는 한자소리와 고유어어형이 별개로 느껴질 것이다. 예를 들어, 「天」은「天」이라는 꼴과, 「천」이라는 한자소리, 「하늘」이라는 뜻으로 구성되어있다. 똑같은 형태를 쓰되 소리를 빌려 표기하는 방식, 의미를 빌려 표기하는 방식이 있는데 위의 예를 예시로 들면 「天」을「천」으로 읽는 소리빌림, 「하늘」로 읽는 뜻빌림이 있는 것이다.
소리빌림과 뜻빌림은 좀 더 세분화되는데, 소리빌림은 소리를 빌렸으면서 해당 한자의 뜻도 살린 음독자(音讀字)와, 소리만 빌리고 해당 한자의 의미를 무시한 음가자(音假字)로 나뉘며, 해당 한자에 부합하게 뜻을 빌린 훈독자(訓讀字), 뜻을 빌리되 본래의 한자 뜻과는 별 상관없는 방향으로 읽은 훈가자(訓假字)로 나뉜다.
좀 많이 복잡하므로 표로 확인해 보자.
분류
한자(뜻 음)
읽기법 예시
해설
음독자
道(길 도)

한자의 음인 '도'라고 읽되 실제 의미인 '지켜야 할 길, 도리'까지 의도하여 읽으면 음독자
음가자
刀(칼 도)

한자의 음인 '도'라고 읽되 실제 의미인 '칼'이라는 의미와 상관없이 보조사 '도' 등에 이용하면 음가자
훈독자
天(하늘 천)
하늘
한자의 뜻인 '하늘'이라고 읽되 실제 의미인 '하늘'까지 의도하여 읽으면 훈독자
훈가자
如(같다·답다 여)

한자의 뜻인 '~답다(≒~같다)'의 활용형인 '~다울'에서 따온 '다'라고 읽되 실제 의미인 '~답다'와 상관없이 어말 어미 '-다' 등에 이용하면 훈가자
이하는 자주 사용되는 가자(假字)들이다. * 표시는 훈가자.

加(가), 居(거), 去(거), 古(고), 高(고), 果(과), 斤(근), *厼(금), 只(기), 介(개),

乃(나), 那(나), *汝(너), 奴(노, 로), 尼(니), *斤(ᄂᆞᆯ),

多(다), *如(다), *加(더), 丁(뎌, 뎡), 刀(도), 道(도), 豆(두), *置(두), *月(ᄃᆞᆯ), *冬(ᄃᆞᆯ), *等(ᄃᆞᆯ, 들), 知(디),

羅(라), 良(라), 老(로), *以(로), 陵(르), 里(리), 立(립), 來(ᄅᆡ),

亇(마), *休(말), *味(맛), 毛(모), 勿(믈), 彌(미, 며), 每(ᄆᆡ),

\*所(바), 朴(박), 甫(보), 夫(부), *火(블), 非(비),

沙(사), 所(소), 數(수), 示(시), 時(시), 賜(ᄉᆞ), 史(ᄉᆞ), 士(ᄉᆞ), *白(ᄉᆞᆲ>ᄉᆞᆸ), 參(ᄉᆞᆷ),

阿(아), *良(아), 也(야), 於(어), 余(여), 亦(여, 이), 五(오), 烏(오), 臥(와), 隱(은), 乙(을), 音(음), 邑(읍), 衣(의), 矣(의), 伊(이),

召(조), 之(지), 叱(즐), 齊(졔),

吐(토),

何(하), 乎(호), 屎(히),

兒(ᅀᆞ), 耳(ᅀᅵ)

아래의 이두, 구결, 향찰같은 세 표기 방식은 따로 쓰임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이두나 구결은 실용서에 이용되었고, 그 쓰임이 조선 말까지 1천년 넘게 이어졌다. 향찰은 주로 운문, 그가운데서도 향가를 쓰는 데에 이용되었고, 서동요, 처용가 등이 향찰로 쓰인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한문시가 정착하면서 향가 전통이 고려 초에 단절되었고, 오히려 고려 중엽에는 향찰로 쓰인 향가를 한문시로 번역하여야 비로소 이해가 가능할 정도였다. 즉 향찰은 사실상 신라 시기에만 쓰인 표기법이었다.

3. 종류



3.1. 이두



고대부터 조선 말까지 약 2천년간, 한글 이전에 가장 오랫동안 널리 사용되었던 한국어 표기 체제다.

3.1.1. 향찰



넓게 보아 이두의 한 종류로 신라시대 향가에 사용되었다. 이두보다 좀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고대 한국어를 표기했으나 그만큼 더 복잡했고 고려 초중기부터 점점 쓰이지 않게 되었다.

3.2. 구결



한문 문장에 토를 달아 메모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되었다. '토를 단다'의 토(吐)가 구결을 의미한다.

3.3. 서기체


이두, 향찰의 원형으로 원삼국시대 때 쓰였으며 형식 형태소 표기는 발달되어 있지 않고 단지 한문의 어순만을 우리말 식으로 바꾼 것이다. 서기체로 쓰여진 대표적인 문헌으로 임신서기석이 있다. 일본에도 변체 한문체(變體漢文體, 変体漢文体)라 하여 한문 어순을 일본어 어순에 맞춰 쓰고 한자만으로 쓴 비슷한 방식이 있었다.

4. 비교


"밥을 먹고"라는 간단한 문구를 각각의 표기법으로 써 보자.
한문
食飯
식반
이두
飯乙 食(爲)古
반을 식(ᄒᆞ)고
구결
음독 구결
(=순독 구결)
(약자)
食飯(丷)古
식반(ᄒᆞ)고
(본자)
食飯(爲)古
석독 구결
(=역독 구결)
乙'''.'''
밥을 먹고
향찰
飯乙食古
밥을 먹고
서기체
飯食
반식

5. 그 외


이두와 향찰, 구결과는 별개로 발해에도 독자적인 문자가 있었다는 얘기가 있다. 이태백이 다른 관료들은 해독할 수 없었던 발해 국서를 해독했다는 기록이 전해지는데, 후의 요나라와 금나라 역시 독자적인 문자를 만들어 썼던 것을 보면 발해의 독자 문자가 존재했을 가능성도 있다 할 것이나, 발해에 관한 역사적 기록이나 출토된 문서 자료가 적어서 연구가 미진한 상태다. 다만 대체적으로는 한자와 완전히 다른 문자를 만든 것까지는 아니고, 쯔놈이나 구결과 비슷한 형태였으리라고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