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송선단

 

1. 개요
2. 상세


1. 개요


護送船團
경제학에서 민(금융기업)관(행정기관)이 서로 밀접하게 관여하며 집단적이고 배타적인 국민 경제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원래는 전시에 자국 해군의 호위 아래 무역 및 항행 안전을 보장받는 상선이나 보급선을 의미했으나 이를 경제 전략에 비유한 것이다. 호송선단식 경제체제에서 국가는 강력한 규제를 통해 기업을 지휘하며, 기업은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제한되는 대신에 생존과 이윤을 보장받는다.

2. 상세


호송선단식 경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80년대까지는 일본이 빠른 경제성장 뿐 아니라 원만한 노사관계, 그리고 두터운 중산층 양성을 이룩한 비결로 지목됐다. 그러나 심각한 정경유착과 경직된 경제 구조를 형성했고 부정부패 문제에 취약했다. 이 시기 금융기관은 단 한 차례도 파산한 적이 없으며, 방만한 경영과 버블 확대를 불러 왔다.
결국 버블 경제 이후 이 방식의 경제는 일본에 맹독이 되었는데, 기업이 빠져야 할 때 빠지고 탑승해야 할 때 탑승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재정 건전화를 꾀하기 힘든 것은 물론이요, 파산한 은행을 보호하기 위한 예금 보험이 막대한 비용을 잡아먹으며 일본 경제를 붕괴 직전까지 몰아넣었다. 이에 일본은 영국의 대처리즘을 모방해 '일본판 금융 빅뱅'이라고 불리는 대규모 금융 자유화 정책을 펼쳤으며, 1996년부터 2005년까지 외화예금 취급의 합법화, 금융지주회사 설립의 합법화, 증권거래세 폐지 등 여러가지 규제가 완화되었다.
일본의 전자산업이 몰락한 이유로 호송선단식 경제와 잘라파고스화가 뒤섞여 혁신을 이뤄내지 못한 것이 지목된다. 완전 디지털 시대인 21세기의 전자산업, 반도체산업은 신기술 개발은 물론 버릴 건 빨리 버리는 결단력도 필요한데, 일본정부가 그런 분야를 쉽게 손절하는 것에 규제를 했기 때문. 예를 들면 1990년대말 부터 이미 삼성, LG 등 국내업체들은 당시 한참 잘팔리고 있던 CRT 대신 아직 대중화까진 멀었던 PDP/LCD에 올인해서 미래에 대비하였지만, 일본업체들은 자신들이 주도하고 있는 CRT에 끝까지 미련을 두다가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겼다. 특히 소니는 자신들의 트리니트론 브랜드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으로 이미 대세가 PDP/LCD로 넘어간 뒤에도 계속 CRT에 집중하다가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한다. 반면에 삼성전자디지털카메라, MP3 플레이어 모두 정상궤도에 오르자마자 사업부 전환 및 시장에서 철수했는데, 둘 다 스마트폰으로 흡수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스토리지 시장에서도 SSD가 대중화 조짐이 보이자마자 곧바로 하드디스크 사업부를 매각했다. 반면에 일본기업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이 주도하고 있는 제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끌어안고 있다가, 차세대 시장에서 모두 밀려난다. 결국 일본의 전자산업은 게임기를 제외한 B2C 분야가 모두 한국과 중국 등 후발주자에게 따라잡혔고, B2B 분야에서나 명맥을 유지중이다. 이러한 문제는 전기자동차 시대에 들어서도 내연기관에 집착하는 일본의 자동차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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