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cm FlaK

 



1. 개요
2. 대공포
2.1. 제원
2.2. 특징
3. 대전차포
3.1. 제원
3.2. 특징
4. 평가


1. 개요


제2차 세계 대전 시기 독일군대전차포대공포 중 가장 강력한 계열이다. 다만 큰 크기와 중량 때문에 야전에서의 운용이 힘들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생산량이 그렇게 많지 않다.
(사실 여기서 설명하는 대공포와 대전차포는 '''서로 다른 종류이다.''' 다만 이들 모두 독일 해군이 보유한 12.8cm 함포가 조상이었으며 대공포가 개발된 후 대전차포가 개발되는 과정에서 거의 카피에 가까울 정도로 양자가 비슷한 점이 존재한다. 그래서 여기서는 둘 다 같은 문서에 서술하며 대전차포보다 대공포가 먼저 개발되었고 압도적으로 생산량도 많고 실적도 많이 올렸다는 점을 감안해서 제목은 12.8cm FlaK (대공포)으로 통일한다.)

2. 대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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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문 되지도 않는 특수한 종류를 제외하고 제2차 세계 대전 시기 독일군이 보유한 가장 크고 위력이 강한 대공포이다. 대공포로의 이름은 12.8cm FlaK 40이다.

2.1. 제원


  • 중량 : 17t[1]
  • 전장 : 7.835m
  • 구경 : 12.8cm L/61
  • 폐쇄기 : 수평 슬라이딩
  • 제퇴기 : 수압 공압 방식
  • 설치 : 완전고정식이나 화차탑재식
  • 상하각도 : -3도에서 +88도
  • 좌우각도 : 360도 전주선회
  • 포구초속 : 880m/s
  • 유효사거리 : 10,675m
  • 생산량 : 1,125문

2.2. 특징


이미 1936년에 라인메탈사가 개발을 시작했고 1937년에 프로토타입이 완성되었다. 일단 성능 자체는 매우 좋았지만 이미 포가만 해도 12톤을 초과한 중량에다가 운송시 포신을 분리해서 운송해야 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는 사실상 야전에서 사용하기 힘들며, 도시같은 곳에서 사용하더라도 번거로움이 넘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1938년에 8,8cm FlaK 등의 다른 대공포를 개량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결론이 나와버렸다.
성능은 좋았다. 포구초속이 880m/s며, 27.9kg의 포탄을 최대 14,800m 까지 날려보낼 수 있다. 그리고 내구성도 좋아서 8.8cm 대공포가 쓰지 못하는 사양인 4번 장약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포탄이 목표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1/3까지 줄일 수 있었고, 이는 B-17같은 연합군의 중폭격기를 격추시킬 확률이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비록 탄두와 장약이 분리되는 분리결합식 포탄을 사용해서 발사속도는 느리지만 이걸 강력한 탄두로 메꾼다는 것이므로 당시의 기준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이리하여 성능은 좋았고 애써서 제작한 무기가 사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라인메탈사가 생각한 것은 해당 대공포를 설치할 때는 항상 콘크리트로 탄탄하게 만들어진 토대가 있다고 가정하고 포가를 간략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운송시에 포신을 분리할 필요는 없어졌고 약간 경량화되었으나 기본 중량만 17톤에다가 대공사격을 위한 부수장비를 합하면 총 26톤에 도달하고,[2] 매우 단단한 토대가 필요하다는 점까지 가세하면 이런 종류의 대공포는 야전에서는 사용이 불가하며, 대도시나 중요 군사시설에 완전고정해서 사용하는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생산은 1942년부터 시작되었다. 생산량의 대부분은 베를린같은 중요 대도시의 탄탄하게 건축된 중요 건축물을 대공방어하는 데 사용되었고, 약 200문 정도는 철도용 화차에 완전고정식으로 장착되어 철로만 있다면 대공포가 필요한 곳까지 기관차가 끌고간 후 대공사격을 지원해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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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형으로 해당 대공포를 2문 장착한 12.8 cm FlaK 40 Zwilling이 있는데 대공포탑 같은 고정 시설물에 주로 사용되었으며 인원만 많이 투입하면 분당 20발의 발사속도를 낼 수 있다. 총 생산량은 34기인데 수량이 적은 이유는 안그래도 중량이 무거운 녀석이 쌍열포가 되었으니 작정하고 건물이나 포탑을 건축하지 않으면 운용할 수 없는 장비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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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베를린 티어가르텐의 동물원 대공포탑에 설치된 8문(2×4)의 12,8cm 쌍포들은 베를린 공방전때 대전차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유명하다. 위력은 무시무시해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소련군 전차들은 베를린 대공포탑의 사각을 피해서 이동해야 했다(…). 참고로 이 대공포탑은 12,8cm 포의 화력과 더불어서 203mm B-4 사격조차 견뎌내는 방호력을 지닌 탓에 마지막까지 함락되지 않았고, 제국의사당이 함락되던 4월 30일에 소련군이 사절을 보내 항복시켰다. 아니, 애초에 제국의사당으로부터 2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 대공포탑을 점령하지 않고서는 제국의사당을 함락시킬 수 없었다.[3]

3. 대전차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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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특수 사례를 제외하고) 제 2차 세계 대전 시기 독일군이 운용한 가장 크고 강력한 대전차포이다. 대전차포로 사용할 때의 명칭은 12.8 cm PaK 44이다. 야크트티거에 달린 전차포가 12.8cm PaK 44 L/55이고 이 대전차포가 PaK 44 대전차포의 파생형이다.

3.1. 제원


  • 중량 : 10,160kg
  • 포신 : 7.023m
  • 포탄 : 분리결합식
  • 포탄중량 : 28kg (고폭탄), 28.3kg (철갑탄)
  • 구경 : 12.8cm L/55
  • 폐쇄기 : 반자동식 수평 슬라이딩 블록
  • 제퇴기 : Hydropneumatic 방식
  • 상하각도 : -7° 51' 에서 +45° 27'
  • 좌우각도 : 360° 전주선회
  • 포구초속 : 935 m/s
  • 최대사거리 : 24,410m
  • 생산량 : 51문

3.2. 특징


동부전선이 개전하자 독일군은 소련군의 각종 화기를 몸으로 직접 겪어봐야 했는데, 특히 122mm 견인식 야포와 같은 무기의 효용성을 인정한 후, 해당 화포와 비슷한 구경의 중야포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IS-2와 같은 소련군의 중전차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8,8cm FlaK으로도 종종 한계상황에 부딪히는 경우가 발생하자 해당 중야포에 대한 요구는 야포로서의 능력 뿐 아니라 대전차포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일단 시간이 촉박했으므로 128mm란 구경이 선택되었다. 이는 이미 독일 해군과 대공포에 사용되는 구경이었기 때문에 생산설비의 상당수를 같이 쓸 수 있고, 제작도 용이하다는 것에서 결정된 것이다. 그래서 1943년에 설계가 시작되었지만 1944년에 시제품이 나올 수 있었다. 일단 라인메탈사와 크룹사에서 시제품을 제작했는데 크룹 사의 물건이 낙점되었으나 중량만 11톤인 견인식 대전차포란 것 자체를 독일군 중 누구도 그렇게 썩 좋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발을 달아주려고 했다.
  • 12.8 cm Kanone 44, PaK 44 : 기본형, 견인식 대전차포
  • 12.8 cm Kanone 81/1 : 프랑스제 155mm GPF-T에 탑재
  • 12.8 cm Kanone 81/2 : 러시아제 152mm howitzer model 1937에 탑재
  • 12.8 cm Kanone 81/3 : 독일제 Gerat 579 중수송차에 탑재
  • 12.8 cm PaK 80 / PjK 80: 마우스 전차와 야크트티거에 탑재
하지만 전차구축전차에 탑재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급하게 설계된 덕분에 각종 부조화를 일으켰으며, 사격이 헝클어지고 방열에 긴 시간이 필요한 문제점이 나왔기 때문에 기본형의 포가를 재설계해서 개량했다. 주요 개량점은 운송중 긴급사격이 가능하며, 방열시 급하거나 필요할 경우 바퀴를 분리하지 않고도 방열이 가능하여 중량이 무거운 것 치고는 빠른 방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방열만 제대로 하면 성능은 탁월했다. 우선 중포답지 않게 높이가 낮고, 포방패도 경사장갑식이며, 가장 강력한 장약을 사용하면 30도의 경사장갑 기준으로 1,000m 거리에서 200mm 이상의 장갑을 관통가능하며, 2,000m 거리에서도 148mm 를 관통한다. 이는 장포신형인 8.8cm FlaK 44와 비교하면 근접한 거리에서는 동등하며 중거리 이상만 가도 포탄의 중량때문에 훨씬 우월한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리결합식 포탄을 사용한 덕분에 발사속도면에서는 확실하게 밀린다. 이 문제는 매우 심각한 문제인데, 대전차포가 상대할 전차가 딱 1대뿐인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며, 일단 발포하면 위치가 발각나므로 빨리 후속전차까지 격파하지 않으면 다음엔 대전차포가 당하기 때문이다. 물론 인원을 다수 투입하면 어느 정도 발사속도를 올릴 수 있지만, 좁은 전차나 구축전차 내부는 물론이거니와 견인식 대전차포의 경우에도 엄폐 및 보호받는 면적상 인원을 대공포나 야포같이 많이 투입할 수 없거나 증원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국 이 문제는 종전까지 해결나지 않았다.

4. 평가


제2차 세계 대전 시기, 12,8cm 계열 포는 위력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들을 능가하는 녀석은 이미 함포나 요새포의 대열에 넣어야 할 정도이며 실제로도 함정에 탑재돼서 지상에다가 지원사격한 것을 제외하면 따로 포가를 만들어서 육상에서 운용한 사례가 거의 없다.
다만 그 크기와 중량, 그리고 분리결합식 포탄을 사용한 점이 12,8cm 계열 포의 점수를 깎아먹는다. 88mm 대공포도 빠른 발사속도와 방열의 신속함, 그리고 긴급시 방열하지 않고도 사격이 가능했지만 중량과 크기가 상당해서 실전에서 쓸 때 애로사항이 꽃폈는데 이들보다 2-3배 중량이 나가는 무기를 야전에서 자유로이 쓰는 것은 힘들었다.
그나마 대공포는 야예 야전에서의 사용을 포기하고 콘크리트로 굳힌 단단한 토대가 있는 대도시의 중요시설물 보호용으로 사용했고 인원도 필요한 만큼 증원이 가능해서 발사속도도 최대한 올릴 수 있었으므로 미군의 90mm 대전차포만큼은 아니지만 유용하게 쓴 데 반해, 대전차포는 일단 거친 전장까지 직접 끌고 가서 힘들게 방열한 후, (앞서 언급했듯이) 증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몇 명 안되는 인원이 분리결합식 포탄을 만지작거려야 하니 발사속도도 시망이어서 절대 좋은 평은 못 들었다. 일체형이기만 했어도 어느정도는 커버가 가능했을지도 모르지만, 일체형 탄약을 쓴 71구경장 8.8cm 대전차포의 포탄길이가 거의 1.2m에 육박한다는 걸 감안해보면 이 12,8cm 포의 일체형 탄약은 어떤 괴랄한 길이와 무게를 자랑했을지 짐작이 안 간다.

[1] 웬만한 제2차 세계 대전 초기 전차들의 무게이다.[2] 대전 중반 독일의 주력 전차이던 4호 전차의 무게가 25톤대이다.[3] 워낙에 견고한 탓에 전후 철거를 위해 TNT를 탑의 기반에 붙이고 터뜨렸는데 결과는 실패했다. 취재 나갔던 영국 기자가 역시 Made in Germany라며 보도했다. 이렇게 생겼다. 저 시기에 저런 걸 부수려면 '''16인치 이상의 구경 전함포, 영국의 지진폭탄, 몇몇의 열차포''' 정도가 투입되어야 파괴가 가능했을 테니 저 시점에서 투입한 무기들로는 택도 없었을 것이다. 제일 큰 구경이라고해봐야 203mm 곡사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