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단계 법칙
[image]
1. 개요
인간관계는 6단계만 거치면 지구상 대부분의 사람과 연결될 수 있다는 사회 이론이다.
케빈 베이컨 게임으로 유명해지면서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기도 했는데, 사실 6단계 법칙 이론이 먼저 제시되었고 이걸 나중에 응용해서 케빈 베이컨 게임이 만들어진거기 때문에 본래 이론 자체는 케빈 베이컨과 무관하다.
6단계 법칙은 '좁은 세상 네트워크'라고 불리는 이론과도 관계가 있다.[1]
2. 상세
'나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 같은 식으로 주변 사람들이 중간다리 역할을 해준다면 시작점이 되는 사람과 목표가 되는 사람이 서로 알고있지 않다 하더라도 대부분 6단계 안으로는 연결된다.
너무 멀어서 도저히 도달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될지 모르는 상대도 의외로 다음과 같은 예시로 6단계 안으로 도달하는게 가능하다.
- 동국대의 평범한 정치외교학과 대학생
- 학회에서 만난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친구
- 서울대 학생의 지도교수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와 친한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
- 한국 외교부 장관과 친분이 있는 미국 대통령
문제는 이렇게 가장 빠르게 도달하는 최단 거리를 알아내는 것이 어려울 뿐이다. 내 지인의 전체 목록이야 그렇다 쳐도, 그 지인의 지인의 전체 목록까지 파악하는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친구 목록을 SNS에서 정리해놓음에 따라 어느정도 계산이 가능해졌다. 비록 지금은 망했지만 싸이월드의 촌수 역시 이러한 인간관계 연결고리의 최단 거리를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페이스북에서 15억 9천만명 페이스북 이용자들을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3.57명만 거치면 누구하고도 연결된다고 한다.
수학적으로 따져보자면 이렇다. 보통 일반인이 가족, 친척, 친구, 동문, 직장동료, 각종 친목모임 등 지인이라고 부를만한 사람 숫자를 100명 정도 알고 있다고 가정하자면, 친구의 친구는 지인의 지인이므로 100의 제곱, 즉 10,000명이 된다. 한다리 더 건너면 다시 각자 100명의 지인이 추가되니 $$100^3$$, 백만명의 사람과 연결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해나가다보면 5단계에서 이미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인류의 숫자를 초월하게 된다. 다만, 실제로는 지인이 서로 겹치는 경우가 굉장히 많고 지인은 아예 뜬금없는 사람 사이에 성립되는 관계가 아니고 지역, 학교, 모임 등의 일정한 테두리 안에서 성립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5단계로도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도 현대 사회는 세계화를 거치면서 국가 간의 교류가 활발해졌기 때문에 외국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인물만 하나 이어지면 순식간에 외국에 있는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사람과도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바로 위의 예시도 그런 케이스. 오히려 위의 케이스처럼 목표가 유명인일 수록 더 짧게 연결될 수 있다. 유명하거나 정치인일 수록 접촉할 수 있는 지인 범위가 백 단위가 아닌 수천 단위로 우습게 늘어나기 때문.
이러한 특성은 나무위키 문서의 링크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당장 이러한 나무위키 문서 특성을 이용한 놀이로 키메라테크 오버 드래곤 챌린지라는 것이 있다. 연관성이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 두 문서가 예상치 못한 연결점을 통해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 법칙과 비슷한 성질을 보여준다. 실제로 위키를 하면서 하이퍼링크를 계속 타고 가다보면 처음에 검색한 단어와 최종적으로 검색한 단어가 무슨 상관이 있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둘 사이에 아무련 관련이 없어 보이기 때문.
수학자들 사이에서는 에르되시 넘버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2]
3. 조건
이 법칙의 연결다리는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알고있는 상태일 것." 이라는 조건이 붙어야한다. 내쪽에서 유명 연예인을 알고있다 한들 그 연예인이 나를 모르기 때문에 '내가 알고있다'고 해서 나와 그 연예인과 다이렉트로 1단계로 연결시킬 수는 없다는 말.
여기서 말하는 '알고있다'는 기준이 반드시 얼굴, 이름 등 실존하는 신상정보일 필요는 없다. 가령 인터넷을 통해 알게된 사이이며 오로지 인터넷으로만 교류하여 실제 얼굴이나 이름을 모른다 하더라도 서로의 존재를 서로가 각인하고 있는 상태기 때문에 인정된다. 결국 중요한건 그 사람을 최소한 '서로 알고있는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 관계는 되어야한다는 점이다.
두번째 조건은 "서로가 최소한의 '관계'는 있다고는 할 수 있을정도의 인연은 되어야한다."
단순히 스쳐지나가듯 잠깐 알게되는 것은 해당되지 않는다. 단순히 지나가다가 우연히 부딪혀서 서로의 얼굴을 알고 있다던가,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 알바랑 대화를 나눈것 정도는 서로가 서로의 존재나 얼굴을 인지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특별히 서로가 알고있는 인물 정보가 유의미하지 않고 기억에 제대로 남지 않을 정도기 때문에 제외된다. 최소한 '관계가 있다'라고는 할 수 있을 정도의 사이는 될 만큼의 인연은 있어야 한다.
단 그렇다고 이 관계라는 기준이 정말 서로 오랫동안 교류를 많이 한 친한 친구일 필요까지는 없다. 적어도 서로 어느정도 관계는 있다고 부를 수 있을 정도만 되면 된다.
예시를 들자면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와 그 수업을 듣는 학생이 단 둘만 대화를 나눈 등의 교류는 한적이 없더라도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알고있는 상태이며 '스승과 제자 관계'라는 충분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인연은 성립되기에 인정된다.
마찬가지로, 친하진 않더라도 그 관계가 어떤 특징적인 인연이라고 엮을 수 있다면 성립될 수도 있는데, 가령 학창 시절 같은반 친구였으나 실제로 대화를 해본적은 없다 하더라도 '같은 반 동창'이라는 특징적인 인연으로 엮여있기 때문에 해당된다. 그 그룹 내에서 서로 친하진 않더라도 어찌되었건 같은 그룹에 소속되어 있었고, 서로의 존재를 알고있기 때문.
따라서 이 관계가 반드시 '친한 관계'라는 조건은 필요없다. 오히려 악연도 연결다리로 사용할 수 있다. 서로 절교를 한 사이든 어찌되었건 서로의 존재를 알고있고 '악연'이라도 어찌됐건 관계는 관계니까 성립된다.
위의 조건을 적용하여 예시를 만들어 본다면 서로의 존재조차 모르는 미국의 10살짜리 꼬마아이와 한국의 30대 대위가 0. 미국 꼬마-1.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온 꼬마의 형-2. 꼬마의 형과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한 대학생-3. 2번 학생을 휘하 중대원으로 두는 중대장으로 3단계만에 연결될 수 있다.
특히 위의 예시에 나오는 꼬마의 형처럼 전혀 상관없는 두 집단을 이어주는, 뜬금없는 다리가 연결다리의 수를 줄여주는 핵심역할을 한다. 이런 케이스가 없이 모든 사람이 가까운 사람들끼리만 알고지낸다면 6단계가 아니라 1억단계는 거쳐야[3] 모든 사람과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뜬금없는 사람과 인연을 맺는 일이 흔하기 때문에 당신도 알고보면 아이슬란드의 어떤 초등학생과 6단계 안에 연결될 수 있을지 모른다.
4. 응용
4.1. 케빈 베이컨 게임
한 영화배우를 지목해서, 그 영화배우가 케빈 베이컨과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지를 만드는 놀이의 일종으로, 얼마나 건너뛰어 있는가를 '베이컨 지수'라는 숫자로 매기는 것이다.
그래프 이론으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 모든 배우들을 각각 그래프의 꼭짓점(vertex)으로 삼는다.
- 임의의 두 배우가 같이 출연한 작품이 있다면, 두 배우를 변(edge)로 잇는다.
- 임의의 배우의 베이컨 지수는, 해당 배우의 꼭짓점과 케빈 베이컨의 꼭짓점 사이의 최단 거리로 정의한다.
이런 식으로 케빈 베이컨이 나올 때까지 이어나가면 된다.
IMDB 기준으로 평균적 케빈베이컨 지수는 3.07인데, 세다리만 건너면 대부분의 배우들이 케빈 베이컨과 연결된다든 것은 놀라운 결과다. 이는 케빈 베이컨의 필모그래피 특징에서 기인한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알겠지만, 케빈 베이컨은 굉장한 다작배우고, 커리어도 길다. 또한 샘 닐처럼 특정 장르의 영화만 찍지도, 에드워드 노튼처럼 작가주의 성향을 고집하거나, 너무 상업적인 영화만 찍지도 않는다. 무명 시절의 저예산 영화부터 할리우드의 초고예산 영화, 마니아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불가사리>같은 B급 영화부터 아카데미 2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아폴로 13>같은 소위 말하는 "진지한" 영화, 만화 원작의 <R.I.P.D.>같은 버디무비, 청춘물 풋루즈(Footlose), 슈퍼히어로 영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등 케빈 베이컨은 장르와 제작사를 불문하고 오랜기간 다양한 영화를 찍어왔고, 이 때문에 유달리 여러 배우들과 연결점이 많은 것이다. 게다가 딱히 어떤 제작진이나 감독하고만 오래 작업하지 않고, 여러 감독들 밑에서 작업했기 때문이기도 하다.[4] 이는 비슷한 타입의 커리어를 지닌 톰 크루즈도 마찬가지이다. 베이컨은 역할도 한정되지 않고 말 많은 열혈바보부터 냉혹한 패권주의 악당까지, 다양한 역을 맡는 편.
케빈 베이컨과 연결되는 경로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는데, 그 경우의 베이컨 지수는 'none', 즉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한다. 각 베이컨 지수에 해당되는 배우의 숫자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작 베이컨 본인은 이것에 그리 큰 관심이 없다고. 그러나 윌 앤 그레이스에서 카메오로 출현했을 때 본인 입으로 이 드립을 쳤다.
이 케빈 베이컨 놀이의 존재로 인해 베이컨이 그만큼 굉장하다는 오해가 있는데, 실제로 조사한 결과 모든 영화배우들과 거리지수가 평균적으로 가장 낮은 영화배우는 '''케빈 베이컨이 아니라 바로 에릭 로버츠[5] 다.''' 국내의 경우, 송강호나 유해진등이 많이 거론되는데 영화 칼럼에서 조사해본 바에 따르면, 단연 압도적으로 '''이경영이 1위'''를 기록했다. '또경영'이라는 별명이 이를 정확하게 나타내는 단어라 볼 수 있다.
4.2. 아이스 버킷 챌린지
[1] 하나의 연결고리라도 엉뚱하게 가지를 뻗으면 그와 관련된 연결고리 전반에 영향을 주어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까지 연결되는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이게 된다는 이론. 현실의 인간관계로 적용시키자면 내가 새로운 친구를 단 한명이라도 사귄것 만으로도 내 주변과 그 주주변 사람들 간의 단계 수가 획기적으로 줄어드는데 일조한다.[2] 에르되시 넘버와 후술할 케빈 베이컨 지수를 모두 가진 경우도 있다. 수학자 다니엘 클라이트만 교수는 에르되시 교수와 논문을 같이 쓴 적이 있어 에르되시 넘버가 1이다. 그런데 클라이트만 교수는 <굿 윌 헌팅>의 수학 자문을 맡으며 영화에 잠깐 나왔는데, 함께 나온 배우 미니 드라이버가 케빈 베이컨과 <슬리퍼스>에 출연한 적이 있어 케빈 베이컨 지수 또한 갖고 있다.정재승의 과학콘서트에 이 사례가 소개되어있다.[3] 출처:정재승의 과학콘서트[4] 심지어 그는 우리나라 드라마 감독 출신인 이지호 감독이 연출한 "내가 숨쉬는 공기"에도 출연해서, 많은 한국 드라마 배우들의 케빈 베이컨 지수를 낮추는 데 이바지했다.[5] 2014년 12월 25일 기준, 다크 나이트에서 살바토레 마로니 역, 줄리아 로버츠의 오빠.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