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o You Sleep?
1. 개요
존 레논의 1971년작 앨범 Imagine에 수록된 폴 매카트니 디스 곡. 폴 매카트니의 곡 제목과 일화들을 인용해 간접적으로 돌려까는 가사로 유명하다.
2. 상세
비틀즈의 해산 후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는 큰 심리적 고통을 겪었고, 해체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린 채 서로를 원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 관계가 해체 직후 크게 드러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1970년 12월 31일, 비틀즈 법인과 관련해 물적 분할 건으로 폴 매카트니가 애플 레코드와 나머지 세 멤버를 대상으로 법정 소송을 진행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된다.
이처럼 갈등이 심화되는 분위기에서 1971년 둘은 자신의 솔로 앨범을 통해 서로를 디스하게 된다. 사이가 안좋다 해도 같은 밴드의 멤버의 솔로 음악을 안들어볼 리 없다는 점을 이용한 것. 먼저 선제공격을 한 쪽은 폴 매카트니. 자신의 앨범 Ram의 첫 트랙 'Too Many People'을 통해 "너는 굴러들어온 복(비틀즈)을 둘로 쪼갰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또한 앨범의 뒷면에 딱정벌레가 교미하는 사진을 넣었는데, 존 레논은 이를 자신과 오노 요코에 대한 비꼬기로 여겨 분노했다.
훨씬 세게 응수한 쪽은 존 레논. 자신의 앨범 Imagine에서 Ram의 커버를 비꼬는 사진을 찍어 넣었고. 폴 매카트니를 폭풍 디스한 곡 "How Do You Sleep?"을 수록하게 된다. 요코와 함께 쓴 가사이다. 폴은 이를 듣고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다만 폴 매카트니가 이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하게 된 건, 존 레논의 같은 앨범에 수록된 'Jealous Guy'라는 노래의 가사가 폴 매카트니에게 진심을 털어놓는 노래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다. 자세한 내용을 다룬 링크
'How Do You Sleep'의 가사는 대체로 "그딴 곡이나 써놓고 잠이 오냐?"는 내용. 폴 매카트니의 비틀즈 시절, 솔로 시절 음악에 대한 비아냥거림이나 '''사망설''' 드립까지 치기도 한다. 존 레논의 직설적인 성격을 알 수 있는 부분.
3. 이야깃거리
충격적인 사실은 이 곡의 세션 기타리스트가 "'''조지 해리슨'''"이라는 점.[1] 조지가 당시 폴을 어떻게 여겼는지를 대번에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 "Imagine" 다큐멘터리에서도 존 레논의 사저 안에서 앨범에 관한 구상을 하던 중 요코가 "4인조 밴드 비틀즈"라는 말을 하자 조지가 "3인조야."라며 맞받아 친다. 즉 조지는 '''폴을 비틀즈의 멤버로 인정을 안하겠다.'''라고 아예 선을 그어버린 것. 그런데 조지 해리슨은 1973년 폴 매카트니의 Band on the Run 작곡에 아이디어를 제공해 준다.[2]
폴은 이 노래를 듣고 과거 동료들의 디스에 꽤나 충격을 먹었다고 한다. 당시 같이 작업했던 프로듀서도 후에 이 노래의 가사를 화장실에서나 할 법한 농담들의 연속이라고 했으니 보통 충격이 아니었을 것이다. 오죽 심했으면 링고조차 그만 좀 하라고 할 정도였다.[3] 이후 폴은 1971년작 앨범 'Wild Life'의 수록곡 'Dear Friend'에서 사과의 의사를 보이기도 했으며, 1973년작 Band on the Run에서는 수록곡 'Let Me Roll It'을 통해 멤버들과의 화해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존 레논의 디스에 대한 트라우마가 최소한 2년 이상은 갔던 셈.
멤버들의 디스 공방은 법정 소송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새로운 분위기를 맞이한다. 이전까지만 해도 '''폴 vs 존, 조지, 링고 + 앨런 클라인''' 구도였던 싸움이, 앨런 클라인의 배임과 횡령 행각이 밝혀지면서 '''비틀즈 멤버들 vs 앨런 클라인'''으로 구도가 바뀌게 된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링고 스타가 밴드의 맏형 노릇을 잘 해 감정의 골이 누그러지는데 기여했다.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 두 사람의 관계는 시간이 지나며 회복됐고 1974년에는 스튜디오에서 즉흥 연주도 함께할 정도로 사이가 회복되었다. 물론 음원은 부틀렉으로만 존재하지만. 링고스타의 솔로 앨범 Ringo에도 비틀즈 멤버들이 크레딧을 올렸던 적이 있다. 물론 앨범 안의 각기 다른 트랙에 참여하는 형식이었지만. 훗날 존 레논도 자신의 지나치게 직설적인 디스에 대해 꽤 후회했다고 한다. 존과 폴 정도의 관계라면 싸움은 칼로 물 베기 인듯.
이후 존 레논은 Walls and Bridges 앨범에 브라이언 엡스타인 사후 비틀즈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했던 앨런 클라인에 대한 환멸을 담은 곡 Steel And Glass를 수록한다. 곡 진행이나 편곡이 'How Do You Sleep?'과 흡사한데, 가사는 앨런 클라인을 저격하고 있다. 이는 존의 분노가 더이상 폴이 아닌 앨런 클라인을 향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비틀즈 후기 존, 조지, 링고는 앨런 클라인을 선임했고 폴만이 그를 신뢰하지 않아 자신의 장인인 리 이스트먼을 추천하여 불화가 극단으로 치달았다.[4] 그러나 앨런 클라인의 월권과 자금 남용 행위가 밝혀져 해체 이후 '폴이 틀리지 않았다.'로 여론이 바뀌면서 멤버들의 관계가 누그러지는 계기가 되었다. '잘못된 건 앨런 클라인이었다.'는 메시지는 결국 '앨런 클라인에 대한 폴의 불신이 틀리지 않았다.'라는 메시지로도 해석될 수 있기에, 폴과의 화해가 은연중에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4. 가사
[1] 사실 조지는 이 곡뿐만 아니라 Imagine 앨범의 여러 곡에 세션으로 참여하였다. 국내에 잘 알려진 발라드 'Oh My Love'에서의 기타 연주도 조지의 것.[2] 사실 이는 1970년~1971년 극에 달했던 멤버 사이의 불화가 시간이 지날 수록 완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3] 사실 'How Do You Sleep?' 작업 초반에는 링고 스타도 세션으로 참여했다. 비틀즈 해체 후 1971년까는 나머지 세 멤버 vs 폴 사이의 갈등구도가 강했기 때문에 링고도 디스전에 은근히 참여한 것. 그러나 존 레논이 세운 감정의 날이 너무 날카롭다며 링고는 중도 하차하게 된다.[4] 이 시기 앨런 클라인에 대한 폴의 불만이 표출된 곡이 앨범 Abbey Road에 수록된 'You Never Give Me Your Money'.[5] 혹자에 따라서는 이 예쁜 얼굴이 폴 매카트니의 트레이드마크인 '듣기 좋은 멜로디'에 대한 은유라 해석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