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81 피피스트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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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보이아-마르케티 SM. 81 피피스트렐로(Savoia-Marchetti SM.81 Pipistrello)'''
1. 여객기를 개조한 폭격기
2. 어린아이 팔 비틀기 같은 첫 실전
3. 스페인에서
4. 개량과 수출
5. 제원


1. 여객기를 개조한 폭격기


전간기에 만들어진 3발 엔진 여객기인 Savoia-Marchetti S.73[1]을 바탕으로 폭격기로 만들어진 '''SM.81'''에는 박쥐를 뜻하는 '''피피스트렐로'''(Pipistrello)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등장 무렵 기준으로는 최첨단이라고 말하긴 어려워도 꽤나 세련된 신식으로 평가받던 이 폭격기는 이탈리아 왕국의 식민지 전쟁인 제2차 이탈리아-에티오피아 전쟁에서 아무런 대공 방어능력이 없는 에티오피아군과 무기력한 민간인들 상대로 일방적인 양민학살을 저지르며 데뷔하게 된다.
http://pan.best/kzmhlCfj

2. 어린아이 팔 비틀기 같은 첫 실전


개전 무렵 이탈리아 공군은 SM.81을 100대나 보유하고 있었고, 적 지상군에게는 폭탄을 떨구고 기총소사를 퍼부었으며 대편대를 짜고 에티오피아의 도시 상공을 날며 독가스를 살포했다. 낮게 날던 폭격기 승무원들은 이따금 지상으로부터 가해진 소총 사격에 부상을 입거나 죽는 경우가 있었지만 거의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적국 상공을 유유히 날며 폭탄의 비를 퍼부었다. 에티오피아인들은 이탈리아 공군의 폭격기들을 가리켜 '''백인 악귀'''라고 부려며 두려워 했다.
피피스트렐로는 이렇게 1935년부터 성공적인(?) 데뷰전을 치르긴 했으나 근대적인 공군을 상태로 거둔 전과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왕국군 수뇌부는 이 구식 폭격기를 제2차 세계 대전이 터진 후에도 계속 전선 폭격기로 쓰는 실수를 범하고 만다.

3. 스페인에서


당시 이탈리아 왕립공군(Regia Aeronautica)은 전간기에 비행정으로 탁월한 성과를 보여준 사보이아-마르케티 사에 절대적인 신뢰를 품고 있었던데다, 2톤의 폭장량에 347 km/h 정도의 최대속도라면 아직도 실전에서 폭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사실, 유럽의 열강을 자처하는 이탈리아였지만 그 공업력은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에 비해 뒤처지고 있었던 탓에 535대나 생산된 이 3발 대형기를 낡았다고 해서 전부 내다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SM.81이 시대에 뒤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스페인 내전에 파견되었을 때 점차 그 한계를 보이며 증명되고 있었지만, 우군인 독일의 콘돌 군단에도 융커스 Ju 52 같은 구식기가 수송기와 폭격기로 쓰이고 있었던 탓에 애써 무시되고 있었다. 이탈리아 공군에 SM.81의 위치가 바로 Ju 52와 마찬가지여서, 폭격 임무 뿐만이 아니라 화물과 인원을 실어나르는 수송기로도 쓰이고 있었다.
1936년 7월 28일, 12대의 SM.81이 모로코에서 위장된 침투 병력 63명을 태우고 스페인을 향해 비행하다가 강력한 역풍을 만나 9대는 스페인 자치령인 멜리야에 비상 착륙하고 나머지 3대는 바다와 산에 추락하고 말았다.

4. 개량과 수출


그렇지만 이 폭격기는 계속 굴려먹기 위해 생산된 시기에 따라 약간의 개량이 베풀어지기도 했다. 엔진도 수급 사정에 맞춰 자국산 알파 로메오 125(Alfa Romeo 125)나 피아지오 P.X(Piaggio P.X, P.XI)를 장비했으며 프랑스로부터 구입한 놈-론 14K(Gnome-Rhône 14K)를 채택하기도 했다. 그중에서 가장 성능이 나은 것은 알파 로메오 126 엔진을 얹은 것이었는데, 이 형식은 전체 생산량의 1/10인 54대만 완성되었을 뿐이다. 스페인은 내전이 끝난 후 몇 대의 SM.81을 인수하여 자국 공군에 편입시켰고, 중국도 3대를 구입했지만 이 기체들은 1938년에 이창에서 훈련 비행을 하던 도중 모두 추락해버렸다.
그나마 운용 기간을 통해 무장이 추가되고 자동방루식 연료탱크가 도입되는가 하면, 무전기나 항법장비도 개량되고 있어서 2차 대전이 개전된 시점에서만 해도 피피스트렐로의 폭격기로서의 능력은 2선급이라고 쳐줄 수 있었지만, 두체북아프리카 전선에서 일을 벌이자 더 이상 실전에서 쓰기에는 너무 낙후된 구식기로 전락해버렸다. 그러나 이탈리아 공군은 이 노후 기체들을 1944년까지 계속 사용했었다. 전쟁을 겪고도 몇 대 살아남은 SM.81은 1950년까지도 공군에 남아 있었다고 한다.


5. 제원


승무원 : 6명
전장 : 18.3 m / 전폭 :24 m / 전고 : 4.3 m / 익면적 : 92.2 m2
중량 : 6,800 kg / 9,300 kg / 10,505 kg
동력 : 피아지오 P.X RC.15 공랭식 엔진(670 hp) 3기 (또는 알파 로메오 125 / 126)
최대속도 : 347 km/h
순항속도 : 260 km/h
항속거리 : 1,500~2,000 km
상승한도 : 7,000 m
방어무장 : 7.7mm 브레다-SAFAT 6정
폭장량 : 2,000 kg
초도비행 : 1934년
운용시기 : 1935~1944



[1] 1934년에 취항을 개시한 2열 18석 여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