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
1. 개요
군대에서 식사를 거부하는 것.
일단 군대에서 식사를 하는 이유부터 알아야 하는데, 군대에서 식사라 함은 사회의 식사와 다르게 단순히 허기를 채우고 즐거움을 얻는 행위를 넘어 전투력 유지를 하기 위한 행위라고 본다. 좋은 예시로 초식동물 마냥 풀 뜯어먹고 살라는 말을 하며 병사들이 굶주리는걸 대수롭지 않게 여긴 군대나 고작 불고기 먹는걸 프로파간다로 삼을 만큼 굶주리고 있는 군대의 전투력과 정신력이 어디 그렇게 강력했던가? '''"군대는 잘 먹어야 진격한다"''' 라는 군사 격언이 결코 틀린게 아니다. 이를 잘 알고있었던 장태완 장군은 병사들에게 소고기를 먹였고 미군이 뷔페식으로 거하게 차려먹는 이유 역시 이러한 점 때문이다. 또한 전투력 유지와 관련해 다른 이유가 존재하는데 병사들이 괜히 엄한 음식을 먹고 탈이 나고, 탈이 난 병사가 총을 잡지 못할 경우가 생기면 그게 바로 전투력 손실인지라 최대한 짬밥 이외의 먹을걸 통제하는거다.
하지만 일선 부대에서 복무하는 젊은 나이의 병사들에게 이런 거창한 말은 그저 소 귀에 경 읽기다. 당장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된 현재 위의 사례에 들어맞을만큼 굶주리는 경우가 흔치 않으며 식사가 구미를 당길 만큼 맛있기는 커녕 군납비리의 온상이라 맛없는 경우가 많으며, 이미 식당이 아니더라도 허기를 채울 수 있는 장소가 존재한다. 간부들이 애써 식중독 운운하는 경우도 많지만 오히려 병사식당 시설의 불결함, 열악함을 잘 아는 병사들에겐 그저 웃음거리다. 또한 짬을 먹고 몸이 무거워지면 도리어 만사가 귀찮아지는 법. 이러한 결과 오늘도 한쪽에선 기를 쓰고 밥을 먹이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선 밥을 먹지 않으려고 한다.
결식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수위는 부대마다 다르다. 야전부대에서는 결식이 간부한테 걸리면 최소 갈굼, 얼차려부터 시작해서 군장 뺑뺑이를 돌리거나, 휴가제한을 걸거나 심한 경우엔 영창을 보낼 정도로 엄격한 경우가 많지만, 일부 후방 기행부대 같이 분위기가 프리한 부대에서는 노골적으로 너무 자주 결식하는 것이 간부 귀나 눈에 들어오거나 몸에 탈 날 정도로 결식을 하지 않는 이상 , 원론적인 주의만 주고 눈감아주는 경우가 많다.[1] 또한 확인의 수위도 부대마다, 간부마다 다른데 행정반에서 식사집합을 확인하고 분대장 인솔하에 식당으로 보내는 비교적 널널한 경우부터 직접 병사들을 식당으로 인솔하여 병사들이 밥 먹는걸 확인하고 본인도 식사를 하는 엄격한 경우까지 다양하다.
결식이 병영부조리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는데, 옛날 군대 식의 부조리가 아직 남아있는 부대의 경우 일정 계급(주로 상병 또는 상꺽) 이하는 결식 금지, 이상은 결식 가능이라는 쓸데없는 부조리가 있기도 하다.
간부들이라고 짬밥이 입에 맞을리가 없다. 병사들이 먹는 짬밥이 그렇게 맛있다면 간부식당과 병사식당의 현저한 인적, 질적 차이[2] 를 설명하기 어려우며 장성급 지휘관들이 호텔 근무 경력이 있는 유능한 자원을 긁어다가 따로 밥을 해 먹는 이유는 무어라 설명하겠는가? 하다못해 초급 간부들만 해도 어지간한 병사들 이상으로 사회 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은지라 짬밥을 결코 맛있게 생각할수가 없다.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알게모르게 결식을 하는 편이고 병사들에 비해 이 문제에서 자유롭다. 이유는 가지각색인데 출퇴근을 하는 간부들의 식사를 일일히 확인할수도 없는 합당한 이유부터 빵식이 입에 안맞는다고 안먹는(...)[3] 황당하고 부당한 이유까지 다양하다.
2. 그래도 결식이 하고 싶다
예외적으로 결식이 허용되기는 한다. 아무리 군대라도 사람 사는 곳이니까 예외를 두긴 둔다. 다만 '''정말 타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만''' 결식이 허용된다.
이 항목에선 병사식당에서 병영식을 먹지 않는 경우에 한해 설명한다. 짬밥은 아니지만 만족도가 짬밥에 준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짬밥이나 다를 바 없는 취급인 전투식량의 취식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는다.
- 운행: 운전병의 근무 만족도가 타 보직 대비 비교적 높은 이유중 하나. 1~2시간 나갔다 오는 단거리 운행이라면 몰라도 하루종일 차 끌고 왔다갔다 하는 중, 장거리 운행의 경우 사제밥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피치못할 사정으로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거리가 엄청 많이 남았는데 그렇다고 밥을 굶길 순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사제밥을 먹는 경우가 많다. 기어이 운행 목적지 부대에 도착해서 짬밥을 먹이는 경우도 존재하나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선탑, 동승 간부라고 짬밥을 좋아할리가 없다. 이럴땐 그저 운좋게 싸제밥을 먹는다.
- 부대 회식: 부대 회식의 경우 간부가 동참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대부분 식사를 한것으로 인정을 해준다.
- 면회: 간부의 허가를 받는 행위인 고로 식사로 인정해주는 경우가 많다. 다만 면회와 식사를 별개로 보는 막장스러운 경우도 존재한다.
- 출타: 당연히 출타중에 짬밥을 먹이는건 아니고 출타 당일날 아침식사와 관련한 문제인데 일부 악독한 간부들은 규정을 운운하며 아침을 먹이고 내보낸다. 물론 그런 규정 없고 대부분 소지품 검사와 출타자 교육 학습상태를 점검하지 이렇게까지 밥을 먹이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몇몇 대인배 간부들은 자신이 당직을 끝내고 퇴근하는 김에 병사들을 바래다주면서 맛있는 싸제밥을 사주는 훈훈한 경우도 존재한다.
- 환자: 대개 군의관의 판단과 지휘관 및 당직근무자의 결정으로 이루어지나 이런 경우는 잘 없는데 몸이 아프면 취사장에 연락해서 죽을 끓여 이걸 환자 앞으로 대령해서 먹였음 먹였지 굶기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 이 경우 병영식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병영식보다 나을건 하등 없어서 병사 입장에선 그저 짬밥으로밖에 안보인다. 또한 독한 약을 먹는 환자라면 오히려 간부, 군의관, 간호장교, 의무병들이 식사를 많이 먹으라고 한다. 이는 싸제도 마찬가지.
당연히 "반찬이 맛이 없어서요."라는 이따위 의견을 냈다간 영창감이다. 정 반찬이 맛이 없다면 절대로 결식따위 하지 말고 밥을 조금만 먹도록 하자. 밥 안 먹고 PX를 가는 건 당연히 간부들이 터치를 하지만, 밥 먹고 난 뒤 PX를 가는 건 군것질 적당히 하라고 지나가는 식으로 잔소리 좀 하는 경우는 있어도 위의 사례처럼 제제를 하진 않는다.
[1] 아예 부대장 단위로 알고는 있지만 먹으라고 권고만 하고 강제는 잘 안 하는 부대도 있다. 특히 소속은 다르지만 위치는 비행단 안이라는 미묘한 처지인 공군 비행단 파입부대가 이런 경향이 큰데, 비행단에서는 일단 원칙적으로 파입부대는 소속이 다르기 때문에 식사를 직접 통제할 권한이 없다. 때문에 취식 상황을 집계해 파입부대로 보내고 파입부대에서 재량껏 처리하는데, 당연히 해당 부대의 지침이나 간부의 성향에 따라 대응이 많이 달라지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대놓고 계속 째는데 눈감아주기만 하는 건 있을 수 없으니 어떤 부대라도 어느 정도는 먹게 하지만, 아예 대대장이 적당히 결식하라는 식으로 주의만 주고 넘어가는 곳도 있다. [2] 간부식당 조리병은 대개 장성 조리병 수준으로 어디 내놓아도 초일류로 통할 인재까지는 아니더라도 라면 하나 안끓여본 병사를 취사병으로 보내는 일선 부대 수준은 결코 아니다. 적어도 조리학과 출신의 인원을 최우선으로 뽑는다. 또한 재료도 급양대에서 떼오는 일선 부대와 다르게 민간에서 직접 들여온다.[3] 주로 상원사 짬의 나이 많은 간부들일수록 빵식을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