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1. 뜻
'''敎科 · Subject Matter'''
초·중등교육에서 학생들이 익혀야 할 학문과 지식·기술 등을 교육학적으로 정제·개발하여 조직해 놓은 것.
2. 상세
국내 주요 교과 대영역은 '기초', '탐구', '교양', '전문 교과 Ⅰ·Ⅱ'로 편성되어있으며 2015 개정 교육과정 기준으로 '기초' 영역엔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1] 가 편성되어 있고, '탐구'에는 사회, 과학, 직업이 편성되어 있다. 각 영역의 카테고리가 내려갈수록 중영역, 소영역으로 세분화된다.
교과를 담아낸 책을 교과서라고 하며, 교과를 공통될 만한 영역별로 나눈 것을 교과목(과목)이라고 한다. 교육과정의 줄임말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은데 아예 다른 대상이다. 이에 관해서는 아래 문단을 참조하라.
'기초 영역'으로 편성된 국어, 수학은 세계적으로도 공통 영역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학문의 위용보다 (앞서 언급한) 교육학적인 위용에 가깝다. 각국에서 지칭하는 국어 교과는 일반적인 뜻[2] 을 넘어 문해력을 함양하는 논리력, 객관적인 추론 등을 담아내는 교과로 활용되고 있으며, 수학 교과는 문제 해결력, 사고력을 확장하는 활용되고 있다. 영어 교과는 세계에서 두루 통하는 언어라는 중요성을 들어 국어 교과를 단지 언어만 바꾼 판에 가깝지, 문해 교육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
혹자는 이러한 국수영 중심 교육에 반발하지만, 세계 각국의 표준이 된 이상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려우며, '기초 영역'은 그 능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다른 지식을 배우는 데도 효율이 저하될 수 있는 중요 영역이다. 교과가 담고 있는 내용이나 표면적인 지식 자체에만 주목할 게 아니라, 그것들이 활동적으로 일으키는 긍정적인 기저 작용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3. ‘교육과정’과의 차이
다만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작업에 교과를 개정하는 작업도 포함된다.
4. ‘학문’과의 차이
교과에서는 학문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긴 하나 그것 자체를 학문과 동일시할 수 없다. 학문에서는 그보다 외연이 넓으며 교육공학적인 의무를 가지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반면, 교과에는 학문에서 특히 교육적으로 의의가 있는 내용과 그 과정에 사고 과정을 덧붙여 추출한 것을 담는다.
위 같은 이유로 교육과정 종사자들은 학문과 교과의 차이를 암묵적으로 밝히기 위하여 교과목 명칭에 접미사 ‘-학’을 붙이지 않는 것이 불문율(사실상 원칙)이었다. 이는 ‘-학’이 아닌 ‘영역’이 생략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단, 문학, 수학, 과학, 화학 등처럼 낱말 어근의 자체적인 뜻이 확장되거나 상실한 고유명사인 경우 마땅한 명칭을 찾을 수 없을 수 없으므로 예외이다. 아래는 그 예시들이다.
- 윤리학 → 생활과 윤리 / 윤리와 사상
- 사회학 → 일반사회 / 사회·문화
- 미적분학 → 미적분 / 미적분Ⅰ / 미적분Ⅱ / 미분과 적분 등
- 기하학 → 기하 / 기하와 벡터[3]
- 정치학, 법학 → 정치와 법 / 법과 정치 / 법과 사회 / 정치 등
- 지리학 → 한국지리 / 세계지리 / 지리
- 사학 → 세계사 / 동아시아사 / 한국사(국사) / 역사 / 한국 근·현대사
- 단, 과학과와 교양과는 2009 개정 교육과정부터 ‘-학’자 돌림을 쓰고 있으나 이는 불문율을 모르고 개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에는 ‘화학’, ‘지구과학’ 같은 자체 명사를 빼면 ‘-학’을 붙이지 않았다.
- 물리학 → 물리
- 물리학 / 화학 / 지구과학 → 물상
- 생명과학 / 생물학 → 생물
- 논리학 / 철학 / 교육학 / 종교학 → 생활과 논리, 생활과 윤리[4] , 생활과 교육, 생활과 종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출제하는 어려운 문항들도 상기한 교육학적 메커니즘을 토대로 탄생한 것이다. 다만, 교과 충실도는 학문 연구가 1차 목표가 아니라 교육학적 '익힘' 역량를 닦는 것이 먼저이므로, 학문을 '''학습'''하는 데는 유기적인 발상을 일으키거나 효율적일 순 있어도, 학문을 '''연구'''하는 측면에서는 굳이 이러한 것들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진 않을 것이다.[6]
학문을 수학할 때 배우는 단순 휘발성 지식보다는 역량활동을 배운다는 데 의의를 담는다. 교과는 학문이라는 것을 배우기 위한 활동 과정을 담는다고 할 수 있으며, 패턴이 유사하게 적용되거나 방대해지는 지식을 가급적 기피하는 추세다. 가령, 차원을 배울 때 '1차원→2차원'으로 확장되는 관점만 알고 있으면 '2차원→3차원'으로 확장되는 방식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므로, 이러한 유사 패턴을 굳이 지루하게 나열하여 학생들의 학습 의지를 저하시킬 필요가 없다는 해석이다.[7] 반면, 대학교에 진학하면 관련 전공 지식을 심화하여 배우므로 학·석·박 과정에서는 세밀하고 지엽적인 정보까지 모두 담아낼 수 있다.
흔히 교과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한정하지만, 대학교에서 쓰는 교과서, 교육참고서 등도 교육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한 것이므로, 교과서의 영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설명하는 책 자체는 '학문'이 아니다.''' 그와 더불어 연구 범위와 관련 활동을 통튼 것을 '학문'이라고 한다.
4.1. 혼동 유발 문제
물론 위 같은 사정을 알 리가 없는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막연히 ‘수학’(교과)이라고 적혀 있으면, 당연히 그 ‘수학’(학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으므로 사회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교수나 정치인들마저 몰라서, 계속 이상한 교육 개편을 이룩하거나 비판 칼럼을 쓰곤 한다. 일각에서는 ‘수학’ 교과를 ‘수리’로 바꾸라는 개명 운동도 일어난 바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수학 문서 참조)
4.2. 분리론
한편에선 국어, 수학 등 기초 영역이 담고 있는 기초적인 활동 역량만을 아주 순수하게 뽑아서 그것을 교육하고, '학문' 지식 교육을 따로 하자는 분리론도 있다. 실제로 서점가 매대에 흔히 보이는 PSAT, 인·적성검사의 '언어력(언어 추론)', '수리력'이 그것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아무래도 교육 평가중 하나인 '탐구 영역'에 녹여내고 있는 '자료 해석, 상황 판단' 영역인데, 사회·과학·교양 영역은 이러한 상황판단, 자료해석과 엮이는 게 꼭 필연적인 것만은 아니다. 추가로 이러한 탐구 과목 사이에서 선택 제도를 도입하자 학생들은 수험 유·불리를 따지게 되어 이윽고 경제, 법학, 정치, 물리학, 화학 같은 주요 과목이 쇠락하고, 점수 따기 유리한 그 외 과목 선택률이 올라가는 등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사회·과학 교육의 장애물로 여겨지고 있다.
물론 '상황 판단', '자료 해석'을 교과화시키는 방안도 거론될 수 있겠지만, 이것이 실현되면 사회 · 과학에 대한 공교육 붕괴가 우려된다는 지적 탓에, 현재와 같은 상태를 유지한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다시 말해 교육학적 합당성이 아닌 이해관계 때문에 폐지되지 않고 있는 기현상이다.
[1] 다만, 한국사는 공통 필수일 뿐이지 교과 성격은 '기초 영역'은 아니기에 분류가 잘못되었다는 지적이 있다.[2] 그 나라 사람들이 쓰는 말[3] 기하학과 벡터가 필연적이라고 보지 않는 시선도 있는데, 이는 '선형대수학적 벡터'뿐만 아니라 '유클리드 기하학적 벡터'의 존재를 간과해서 발생한 오해이다. 고등학교 진로 선택 과정 내에서 배우는 벡터는 철저히 내적 공간의 기하적 관점에서 서술된다.[4] 2009 개정 교육과정부터 사회·도덕 영역의 일반 선택 과목으로 격상[5] 이외에도 자연로그의 밑, 삼각함수도 여러 가지 정의법이 있으나, 학술적 선후관계와 교육학적 효율성을 고려하여 그 중 한 가지 정의를 선정해 기술하고 있다.[6] 실무나 노동에 있어서는 무리가 없겠으나, 발상이나 노하우가 아예 전무한 관계로 거의 '계란으로 바위치기' 식으로 올라가야 하며, 후배들에게 따라잡힐 확률도 크다. 익히는 효율이 부족하면 시간상으로도 매우 오래 걸리므로, 시간이 부족한 시험 기간에 벼락치기를 해도 곧잘 망할 위험도 높다.[7] 2015 개정 교육과정 고등학교 수학에서 기하에서 '공간 벡터'가 빠진 구실로 작용하였다. 하지만 이건 평면 방정식, 평면 법선 벡터 같은 주요 개념을 배우기 위한 초석이 될 수도 있으므로 부정적인 견해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