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하운드(영화)
1. 개요
혼블로워 시리즈로 유명한 C. S. 포레스터의 소설 굿 셰퍼드(''The Good Shepherd'')를 원작으로 하여 제작된 전쟁 영화이다. 제2차 세계대전 시기 대서양 전투가 절정이던 1942년 독일 U보트 울프팩의 공격에 맞서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럽으로 군수물자를 수송한 미 해군 호송선단 구축함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감독은 키스 더 걸즈 촬영 감독이자 아카데미 단편 작품상을 받았던 투 솔져, 겟 로우의 아론 슈나이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극장 개봉을 취소하고 애플 TV+에서 공개하기로 결정됐다. 애플 TV+가 소니 픽처스에 지불한 금액은 7천만 달러.
2. 등장 인물
- 톰 행크스 - USS 킬링(Keeling) 함장 어니스트 크라우스 중령 역
처음으로 임무를 맡게되는 신임 함장으로 등장한다. 유보트와 처음 조우했을 때는 신임 함장인점에 더해 겉으로 보기엔 이해가 가지 않는 명령을 내려 승조원들이 완전히 믿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1] 그러나 신속하고 침착하게 선단을 지휘하고 스스로의 몸을 아끼지 않는 모습과 부하와 조난자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금세 승조원들은 그를 믿고 따른다. 인간적이면서도 능력자인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밀러 대위의 해군 버전. 자주 성경구절을 인용하거나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독실한 신자인듯.[2] 전투가 계속되어 며칠간 잠도 못 자고 계속 군화를 신고 서있다보니 발에선 피가 나는데 밥조차도 먹지 못한다.
- 엘리자베스 슈 - 에블린(어니스트의 연인)역
크라우스 중령이 작전에 나서기 직전 청혼 예고를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장래가 불투명하니 조금 더 기다려보자며 고사했다.
- 스티븐 그레이엄 - 부장 찰리 콜 소령 역
묵묵히 제할일을 완수하는 믿음직한 부장. 크라우스 함장을 시종일관 믿고 따른다. 노련한 부장들이 그렇듯,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섭도록 침착한 대처를 보여주며 심적으로 괴롭고 힘들어 하는 함장을 달래주기도 한다. 상당히 친한지 둘만 있을 때 함장을 애칭인 어니(Ernie)라 부르기까지한다. 전투시에는 주로 전투정보실에 위치하여 함교의 함장에게 피아 기동에 따른 방위 및 변침 정보와 전탐 정보를 제공한다.
- 롭 모건 - 조리장 조지 클리블랜드 역
조리병 중에서는 최선임으로 함장을 비롯한 장교들의 식사를 담당하고 있다. 식사를 자주 거르는 함장에게 간식거리를 만들어 함교에 가져다 주곤 하며 함장을 위한 식사를 맞추어 준비한다.[스포일러]
- 칼 글루스맨 - 음탐사 레드 엡스틴 역
음탐의 에이스로 그레이하운드의 첫번째 전과에 큰 역할을 한다.
- 리 노리스 - (캐릭터 이름불명) 전화수 역
함장의 명령을 복창해 전달하거나 기타 정보를 함장에게 알려주는 전화수. 영화 초반엔 조금 얼타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후반에는 능숙하게 임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 마누엘 가르시아룰포 - 포술장 멜빈 로페즈 역
함교에서 모든 병기를 통솔하며 함교에서 전투배치 상황에서도 혼자 방탄모를 쓰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아마도 승조원들에게는 지급되는 전화수용 방탄모가 장교들에겐 지급되진 않는 모양. 함장의 실책에 복잡한 표정으로 함장을 응시한다.
- 톰 브리트니 - 항해사 왓슨 대위 역
첫 유보트 격침에서 함장의 조함 지시를 보좌하고 휘파람을 불거나 말을 더듬는 등 실수를 저지르는 함교 요원들을 질책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 토마스 크레치만 - 그레이 울프 역
호위 선단의 교신 채널에 끼어들어 '너희들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라며 어그로를 끄는 유보트 함장. 내용을 가만 들어보면 어그로 정도가 아니라 거의 저주 수준이다. 교신 끝 무렵에는 항상 늑대의 하울링을 흉내내는데, 그것이 그의 광기를 보여줌과 동시에 공포감과 긴장감을 조성한다.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세상에 저런 유보트 함장이 어딨냐" "너무 오바한다"고 까이기도 한다. 영화적 과장이긴 하지만 선단의 교신 채널을 울프팩이 끼어들 때마다 바꾸는데 그걸 쫒아 계속 끼어드는 것이 공포를 자아낸다.
3. 등장 장비
- 플레처급 구축함: USS 킬링(USS Keeling, 콜사인 "그레이하운드")
- 배틀급 구축함: HMS 제임스(HMS James, 콜사인 "해리")
- 그롬급 구축함: ORP 빅토르(ORP Viktor, 콜사인 "이글")
- 플라워급 초계함: HMCS 닷지(HMCS Dodge, 콜사인 "디키")
- 7형 유보트
- PBY 카탈리나
4. 예고편
5. 줄거리
크라우스 중령은 처음으로 플레처급 구축함의 함장으로 부임하면서 영국으로 향하는 수송선단의 호위를 맡게 된다. 출항 전에 애인에게 청혼을 예고하며 훈련지로 같이 가자 했지만, 그의 애인은 전시이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아직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고사했다.
선단이 출항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잠초계에 나섰던 PBY 카탈리나 수상기가 항속거리 문제로 행운을 빈다면서 돌아가는데 곧이어 기다렸다는 듯이 독일군 U보트들의 습격이 시작된다.
6. 원작과의 차이
- 영화상에서는 명확하게 등장하지 않지만 소설에서는 크라우스 중령의 입장상 난처함이 잘 드러난다. 크라우스 중령은 수송선단 호위함의 함장들 중 최선임이지만 전투 경험은 가장 떨어진다. 반면 계급이나 임관시기상 그의 후임에 해당하는 다른 함장들은 영국 해군 및 캐나다 해군 출신으로 이미 2년간의 경험이 있었다.
- 소설상의 크라우스 중령은 유부남이지만 임무에만 충실했던 나머지 아내가 떠났다. 영화 상의 크라우스 중령은 아직 싱글이다.
7. 평가
오랜 만에 볼 만한 2차대전 해전 영화가 나왔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불필요한 신파극과 인간갈등을 최소화하고 약 90분의 짧은 러닝타임 동안 대서양 수송선단을 호위하는 구축함의 시점에서 대잠탐지와 공격 과정에서의 긴장감과 격침 전과를 올렸을 때의 승리감, 야간습격을 받아 다수의 수송선을 상실했을 때의 좌절감과 공포, 막판 유보트 울프팩과의 교전에서 폭발하는 위기감 등을 통해 극을 간결하게 진행하면서도 결말에는 관객이 자연스럽게 감동을 느낄수 있도록 구성되었다.[3] 전쟁 초 한창 유보트가 날뛸 때의 대서양이 얼마나 잔인하고도 위험한 바다였는지를 실감나게 잘 표현했다.
다만 해군 조함 용어가 정말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밀리터리 지식이 아예 없는 관객이 볼 경우 전투가 정확히 어떤 양상으로 진행되는지 알기 어려워 맥락에 기대 긴장감만으로 영화를 즐겨야 할 수도 있다. 방위각 읽는 법까지는 아니더라도 좌현/우현, 조타, 인원 배치 정도의 기본 개념은 익혀놓고 관람하면 도움이 된다. 애플 TV를 미국 계정을 통해 구독중이라면 나름 우리말 용어로 현지화가 잘 된 공식 한글 자막과 함께 시청할 수 있으며, 별도로 무허가 아마추어 한국어 자막도 존재하는데 예비역 해군 장교 2명이 둘러붙어 만든 것이라 번역 품질이 꽤 준수하다고 한다.
톰 행크스의 연기력도 호평이다. 전쟁 전에는 분위기 좋고 편한 인상의 해군 장교였지만 실전에 투입된 이후로는 수송선단과 호위전대를 책임지는 막중한 위치[4] 에서 나오는 고뇌와 거듭된 전투 손실로 마음고생하다 부하들 없는 데서 부장에게 겨우 그 자책감을 털어놓는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
8. 수상 및 후보
-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시각효과상 후보
9. 고증
- 주인공 크라우스 중령의 구축함 그레이하운드의 함번(헐 넘버)은 DD-548로 원래는 건조가 취소되어 결번된 함번이다. 이러한 함번은 이외에도 DD-542, DD-543, DD-549 등이 있다. 각종 창작물에서 가상의 구축함으로 단골로 등장한다.
- 영화 촬영에 사용된 실제 함선은 루이지애나 주에서 보존 중인 DD-661 USS 키드(Kidd)이다. 최후기 사양으로 보존된 덕분에 작중 배경인 1942년 2월과는 고증에 맞지 않는 무장으로 등장한 것이 옥에 티. 1942년 무장이면 함교 전방 좌우의 쌍열 40 mm 보포스 대공포가 아닌 20 mm 오리콘 기관포가 달려있어야 하고, 함 좌우 날개의 4연장 40 mm 보포스 대공포는[5] 아예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6]
- 작중 대부분의 함정은 함명이 아니라 콜사인으로 불린다. 심지어 소개 자막조차도 콜사인만 등장. 중반 유보트에 격침당하는 영국 구축함 "이글"은 사실 영국 해군으로 편입한 폴란드 해군 그롬급 구축함 ORP 빅토르라는 설정이고, 캐나다 해군 초계함 "디키"나 영국 구축함 "해리"의 경우도 설정상 함명은 HMCS 닷지와 HMS 제임스다. 주인공 "그레이하운드"는 USS 킬링. 크라우스 함장이 함내 사관에게 보고를 받는 장면에서 다른 함정의 콜사인 대신 함명을 언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모두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함정들이다.
- 대서양의 에어 갭(Air gap)[7] 을 잘 표현했다. 에어 갭이란 지상발진 항공기들이 항속거리 문제로 대잠초계에 나설 수 없었던 중부 대서양 구간을 뜻한다. 당연히 이 구역은 대잠 작전이 어려워지고, 유보트들이 더 쉽게 활동하며 피해를 입히는 장소였다. 이는 1943년 이후 항공기의 항속거리가 더욱 개선되고 중립국인 포르투갈의 영토인 아조레스 제도를 군사 기지로 사용하는 등의 노력으로 개선된다. 그리고 호위항공모함들이 대거 수송선단에 합류함에 따라 대서양에서 유보트는 씨가 마르게 된다.
- 이 영화가 다루는 시점에서 대서양에 전개된 유보트의 숫자는 40여 척이었다. 실제 대서양 전투 전사에서 선단이 6척 이상을 잃으면 격전을 치렀다고 평가받는데, 1942년 내내 이런 선단들의 잠수함 격침전과도 대개 한두척 정도에 불과했다. 작중 주인공의 전공 정도면 훈장감일 것이다. 결말에서 마중나온 영국 해군 전대장이 첫 호송작전이었는데 유보트 네 척을 격침했다는 크라우스 함장의 보고를 듣고 믿기지가 않는다며 감탄하는 게 결코 빈말이 아닌 셈.
- 함교요원에 흑인들이 하나도 없고 오로지 식당에서만 일하는 모습이 나타나는데, 이것도 고증이다. 아직 인종차별이 공공연하게 남아있었을 때라 흑인들은 해군에 입대하면 거의 백이면 백 조리병으로 배치되었다. 이 모습은 그렇게 까이던 영화 진주만에서도 고증된 것이다. 그나마 육군의 경우는 터스키기 에어맨이 유명하듯 해군보다 빨리 전투병과에 유색인종들을 배치했다. 다만, 좁은 함내에서 부대끼고 사는 데다, 해군 특성상 조리 쪽 이들이 나름대로 파워가 세서 육군보다 차별을 덜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인원 운용에 늘 빡빡한 군대 현실상 극중에서도 전투 상황이면 흑인 조리병들도 철모 쓰고 뛰쳐나와 전투 배치된다.[스포일러]
- 작전중 함내 곳곳에서 승조원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나온다. 불과 20여년 전만해도 여객기나 열차, 레스토랑 등 어디서나 쉽게 담배를 피울 수 있었던걸 생각하면 나름 고증이라 할 수 있겠다.
- 매체에선 잘 나오지 않은, 당시 미 해군 CPO 이상이 입던 검정 셔츠에 넥타이 차림의 동근무복이 등장한다.
10. 기타
- 구축함 파트의 촬영은 2차대전 수훈함이자 전시함인 USS 키드의 함상에서 진행되었다.
- 독일 장교 전문배우로 알려진 토마스 크레치만이 이번에도 유보트 함장으로 목소리만 등장한다. 토마스 크레치만은 U-571과 '인 에너미 핸드'에서도 유보트 함장 역을 맡은 적이 있다.
[1] 좌현에서 음탐이 잡히는데 우현으로 변침하라 명령한다.[2] 소설 설정에 따른 것이다. 작중의 크라우스 중령은 작전 때문에 기도를 건너뛰는 것으로 인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스포일러] A B 조지 클리블랜드가 이 때문에 전사한다.[3] 전투가 끝나고 항공기의 호위 아래 런던데리로 향하는 과정에서 웅장한 음악과 함께 그레이하운드에게 고맙다고 손을 흔드는 상선과 그에 대한 답례로 손을 흔드는 장면은 정말로 감동이 느껴지는 장면이다[4] 작중에 등장하는 동료 전투선이 몇 안되는데다 주인공의 계급을 보아 전대장 정도의 위치가 아닌가 싶지만 전시에 비전투선박인 군 수송선을 비롯하여 민간 상선까지 통솔하 있어서 그런지 보직은 엄연한 함대 사령관이다. 애플TV 한국어 자막에서도 함대 사령관으로 번역되었다.[5] 작중 U보트 덱건에 피격당하는 바로 그 부분이다.[6] 플레처급의 취역이 1942년 6월임을 고려하면 사실 등장 자체가 오류인데, 원작의 마한급은 물론 벤슨-글리브스급 구축함까지 현재까지 보존된 함이 전무하여 어쩔 수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위의 오류에도 불구하고 키드함을 촬영에 사용한 것 역시 현재까지 보존된 플레처급 나머지 3척은 아예 전후 현대화까지 마친 상태라 그나마 대전 시의 사양에 가까워서로 추정.[7] 여러가지로 불린다. Atlantic gap이라고도 하고, 위키피디아에는 Mid-Atlantic gap으로 등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