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어 통역관

 

'''The Adventure of the Greek Interpreter'''
1. 개요
2. 등장 인물
2.1. 레귤러 캐릭터
2.2. 본편 등장 인물
3. 줄거리
4. 사건 해결 과정
5. 결말
6. 여담


1. 개요


1893년 9월에 <스트리트 매거진>에 연재된 셜록 홈즈 시리즈 단편 소설로 단편집 셜록 홈즈의 회상록에 수록된 사건이다. 주인공 셜록 홈즈의 형인 마이크로프트 홈즈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사건이며 홈즈의 외가가 프랑스 계통이라는 언급이 등장하는 사건이다. 홈즈가 추리하는 장면이 거의 없는 에피소드 중 하나이다.

2. 등장 인물



2.1. 레귤러 캐릭터



2.2. 본편 등장 인물


  • 멜라스 씨
그리스인으로 마이크로프트 홈즈와는 디오게네스 클럽에서 만나 약간의 친분을 쌓은 사이이다. 외국어에 능통해 법정에서 통역을 하거나 런던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가이드 일을 하고 있지만 주특기는 역시 모국어인 그리스어 통역이다. 래티머란 사람의 의뢰로 그리스인 파울 크라티데스라는 인물의 통역을 해준 다음 마이크로프트 홈즈에게 이 때 겪었던 기묘한 일에 대해 말하며 사건을 의뢰한다.
  • 해럴드 라티머
멜라스에게 그리스어 통역을 의뢰한 인물로 성격이 대단히 거칠고 완력이 출중한 인물이다. 멜라스가 향하는 곳을 알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창이 봉인된 마차에 태우고 뺑뺑이를 돌아서 목적지에 도착하게 했으며 멜라스를 곤봉으로 위협하는 불한당 같은 모습을 보인다. 이후 윌슨 켐프와 함께 대륙으로 달아났으나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피살된 채로 발견된다.
  • 윌슨 켐프
라티머를 부하로 데리고 있는 인물로 대단히 비열한 인상의 중년 남성이다. 그가 라티머에게 멜라스를 통역관으로 데려오도록 지시했다. 사건이 발각된 후 해럴드 라티머와 함께 대륙으로 달아났으나 역시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피살된 채로 발견된다.
  • 파울 크라티데스
그리스 아테네 출신으로 소피 크라티데스의 오빠이자 유일한 보호자이다. 여동생이 영국 유학 중에 라티머와 켐프 일당에게 홀딱 빠져 있다는 여동생 친구들의 말을 듣고 급히 영국으로 건너왔으나 켐프 일당에게 붙잡혀 납치, 감금된 상태이다. 여동생과는 달리 영어를 전혀 할 줄 모른다고 한다.
  • 소피 크라티데스
파울 크라티데스의 여동생. 영국 여행 중에 우연히 만난 라티머 일당에게 홀딱 빠져 집안 재산을 말아먹을 뻔하여 오빠가 급히 영국으로 넘어오게 만들었다. 사건 이후 윌슨 켐프, 해럴드 라티머 등과 함께 대륙으로 달아났으나 두 남자는 헝가리에서 죽었고 그녀의 행방은 알 수 없다.

3. 줄거리


어느 여름 날, 왓슨은 셜록 홈즈를 따라 그의 형인 마이크로프트 홈즈를 만나러 가게 되었다. 마이크로프트 홈즈는 셜록보다 7살 위의 형으로 정부 어느 부서에서 회계감사를 맡고 있는 공무원인데 핏줄은 어디 가지 않는다고 셜록 못지 않게 아니 어떤 점에선 셜록보다 더 뛰어난 추리력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왜인지 그는 절대 탐정의 길을 걷지 않았다. 그 이유는 우선 마이크로프트 자체가 대단히 몸을 움직이기 싫어하는 게으른 성격의 소유자였기 때문이었다. 탐정은 추리력 뿐 아니라 증거 수집 능력도 뛰어나야 하는데 발품 파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성격이니 탐정으로선 결격 사유인 것이다. 그리고 마이크로프트 홈즈는 본인의 추리가 옳다는 걸 굳이 입증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마이크로프트 홈즈는 오직 자신의 집과 정부 그리고 디오게네스 클럽이라는 이상한 클럽 외에는 가는 곳이 없다고 한다.
디오게네스 클럽은 마이크로프트 홈즈가 설립한 클럽인데 사람들과 어울리기 싫어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는 이상한 클럽이었다.[1] 이 클럽 안에서는 절대 타인과 대화를 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다고 한다. 사교성 없기로 유명한 마이크로프트에게 딱 어울리는 클럽이었던 것이다. 마이크로프트가 셜록을 부른 이유는 사건 의뢰를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그가 이 클럽에서 약간의 친분을 쌓은 그리스어 통역관 멜라스 씨가 겪은 기묘한 사건에 대해 의뢰하고자 했던 것이다. 멜라스 씨는 셜록에게 다시 한 번 이 사건에 대해서 들려주었다.
며칠 전 저녁에 해럴드 래티머란 사람이 그에게 불쑥 찾아와서는 "사업상 그리스에서 찾아온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영어를 못해서 당신의 통역이 필요합니다. 같이 켄싱턴에 있는 집으로 가주시죠."라고 통역 의뢰를 했다. 멜라스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해럴드 래티머를 따라 마차에 올랐다. 그런데 마차는 이상하게 창문이 모두 봉인되어 있었다. 답답해진 멜라스는 봉인된 창을 열려고 했지만 래티머가 곤봉을 꺼내 위협하며 창을 열면 신상에 이롭지 못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에 멜라스는 이건 불법 행위라고 저항했지만 래티머는 이 사실을 누군가에게 발설하면 재미없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보아하니 래티머는 힘 좀 깨나 쓰게 생겼기에 자신이 덤볐다간 피떡이 될 것 같아 결국 멜라스는 닥치고 갈 수밖에 없었다. 저녁 7시 15분에 출발한 마차는 8시 50분이 되어서야 도착했다.
멜라스는 마차에서 떠밀리듯 내려져 어느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은 엄청나게 컸고 갖가지 외국에서 들어온 진귀한 보물들이 장식되어 있었지만 대단히 어두웠다. 그가 끌려간 방 안엔 기분 나쁘게 생긴 중년 남자가 비열하게 킬킬거리고 웃었다. 이 남자가 윌슨 켐프로[2] 래티머로 하여금 멜라스를 이곳으로 데려 오도록 지시했던 사람이다. 얼마 후 키가 크고 마른 남자가 래티머 일당들에게 끌려왔다. 그는 인상이 매우 수척했으며 얼굴은 반창고 같은 것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입엔 재갈이 물려져 있어 대화는 필담으로만 할 수밖에 없었다. 멜라스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끼고 도박을 감행하기로 했다. 납치범들은 그리스어를 모르는 것 같으므로 그들이 제시한 문장 뒤에 진짜 질문을 덧붙이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이 남자의 정보를 알 수 있었다. 남자의 이름은 크라티데스이고 아테네 출신이었다. 3주 전에 영국에 왔는데 래티머 일당들에게 납치되어 이곳에 감금되었다고 한다. 이 악당들은 크라티데스에게 재산 양도와 관련된 서류에 강제로 서명하도록 했는데 그가 완강히 버티자 밥을 굶기는 등의 고문을 자행했다고 한다. 납치된 장소가 어디인지는 크라티데스 본인도 모르고 있었다. 래티머는 크라티데스가 고집을 부리면 여자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렇게 멜라스가 크라티데스에 대한 정보를 거의 알아내고 있을 때 갑자기 웬 여자가 난입하더니 크라티데스를 '파울!'이라고 부르며 달려가는 게 아닌가? 그러자 크라티데스도 억지로 남은 힘을 짜내 자신을 붙잡은 자들을 뿌리치고 재갈을 풀고 여자에게 달려가 '소피!'라고 외쳤다. 둘은 아는 사이인 것이 분명했으며 이곳에서 만난 것이 의외라는 듯한 반응이었다. 둘은 포옹을 나눴지만 래티머와 켐프가 달려들어 두 사람을 각각 밖으로 끌어냈다. 이후 켐프가 돌아와 멜라스에게 거액의 수표 1장을 주었고 다시 마차에 실렸다. 그리고 원래 출발했던 곳이 아닌 원즈워스 공유지[3] 근처에서 강제로 내려져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4]. 이 같은 기묘한 일을 겪은 멜라스는 마이크로프트 홈즈에게 이 같은 의뢰를 한 것이었다.

4. 사건 해결 과정


멜라스의 이야기를 들은 셜록은 어떤 조치를 취했느냐고 물었고 마이크로프트는 경찰에 신고를 했고 신문에 광고도 냈다고 한다. "아테네에서 온 그리스인 파울 크라티데스 씨의 행방을 알려주시는 분께 사례하겠음. 소피라는 이름의 그리스 여성에 대해 알려주시는 분께도 사례하겠음."이라는 광고였다. 셜록은 혹시 멜라스의 이름으로 광고를 냈느냐고 물었지만 마이크로프트는 그리스인 가족이 낸 걸로 했다고 했다. 홈즈는 스코틀랜드 야드에 물어보았느냐고 물었지만 마이크로프트는 자신이 어딜 움직이면서 조사하는 체질이 아니라고 말하며 사건을 대신 맡아달라고 하며 진전이 있으면 자신에게도 알려달라고 했다. 셜록은 그리 하겠다고 약속하고 멜라스에게도 놈들이 배신했다고 생각할지 모르니 절대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디오게네스 클럽을 나온 셜록과 왓슨은 사건에 대해서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는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처럼 왓슨도 나름대로 이 사건에 대해 자신이 추리한 바를 셜록에게 읊었다. 왓슨은 소피라는 여자가 래티머와 윌슨 켐프에게 아마도 아테네에서 납치되었을 것이라고 추리했다. 그러나 홈즈는 소피는 영어를 할 줄 알지만 래티머는 그리스어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이므로 그 추리는 틀렸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왓슨은 소피라는 그리스 여성이 영국에 여행을 왔는데 그 때 래티머가 접근해서 납치한 게 아니냐는 추리를 내놓았다. 홈즈는 좀 더 그럴 듯하다고 추켜세우며 계속 해보라고 권했다. 소피와 크라티데스가 서로 이름으로 부르는 사이라면 서로 가까운 사이인 것이 분명한데 재산 분할과 관련된 서류에 서명할 것을 강요한 걸 보면 두 사람은 가족이고 남매일 것이라고 추리했다. 홈즈는 계속해서 왓슨의 추리력이 날로 진보하고 있다고 칭찬하며 계속해보라고 했다.
왓슨은 아마 가족의 재산은 파울 크라티데스가 관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파울은 소피의 오빠일 것이라 추리했다. 그런데 여동생인 소피가 영국으로 떠난 뒤로 함흥차사가 되자 걱정이 된 파울은 여동생을 데려오려고 영국으로 건너왔는데 오히려 본인이 래티머 일당들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재산, 결혼 얘기가 나온 것으로 보아 두 악당들이 결혼을 빙자해서 소피의 집안 재산을 가로채려 했는데 그 집 재산을 오빠 파울이 관리하고 있다는 걸 알고 파울을 납치해 강제로 재산 관련 서류에 서명하도록 강요했다. 하지만 파울은 완강히 반대했고 이 악당들은 3주 동안 학대, 회유 등을 시도했지만 결국 마지막으로 그리스어 통역관인 멜라스를 데려가서 협상을 시도한 것이다. 그런데 이 시점까지 소피는 오빠가 자신을 찾아 영국에 왔다는 사실을 몰랐고 그 날 우연히 오빠를 만나게 된 것이라 추리했다.
이 같은 왓슨의 훌륭한 추리에 홈즈는 감탄하며 사건의 맥을 정확히 짚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놈들의 은신처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추리했다. 특히 소피라는 여성을 찾는 것이 더 빠를 것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오빠 파울은 영국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소피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소피가 래티머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친분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외국에서 온 소피가 생판 모르는 영국인과 친분을 쌓는 데는 얼마 간의 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그 동안 소피 역시 영국에서 몇 명의 친구를 사귀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마이크로프트 홈즈가 낸 광고에 답이 올 것이라 확신했다.

5. 결말


그렇게 베이커 가 하숙집으로 돌아와 보니 뜻밖에도 마이크로프트 홈즈가 먼저 와 있는 게 아닌가? 광고의 답장이 와서 마차를 타고 앞질러 왔다고 한다. J.데븐포트라는 사람이 보낸 편지인데 그는 자신이 문의한 그 여자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그녀는 해럴드 래티머라는 남자와 친해져 베켄햄에 위치한 어느 저택에 있다고 한다. 편지 발신인 란에 적힌 자신의 주소로 찾아오면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을 모두 말해주겠다고 했다. 마이크로프트는 데븐포트를 찾아가 소피 크라티데스에게 물어보는 게 어떨지 셜록에게 물었다. 그러나 셜록은 뭔가 좋지 않은 예감을 느꼈다. 이 광고가 나간 이상 악당들도 정보가 새어나갔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것이고 그럼 파울 크라티데스의 목숨이 위험해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베켄햄에 있는 저택으로 먼저 가기로 했다. 그리고 만약을 대비해 통역이 필요할 경우에 쓸 목적으로 멜라스 씨도 같이 데려가기로 했다.
그렇게 먼저 멜라스의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홈즈 일행이 도착하기 전에 누군가가 멜라스를 데려갔다는 것이 아닌가? 홈즈는 더더욱 위험한 예감을 느꼈다. 놈들은 멜라스가 배신했다고 생각해 납치했고 멜라스는 겁이 많은 쫄보였기 때문에 놈들이 협박하면 뭔 짓을 저지를 지 알 수 없었다. 홈즈 일행은 곧바로 스코틀랜드 야드로 가서 영장을 받으러 갔다. 하지만 영장을 받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말았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영장을 받고 토비아스 그렉슨 경감과 함께 베켄햄에 위치한 문제의 집으로 갔다. 하지만 한 발 늦어 있었다. 이미 짐을 가득실은 마차가 빠져나간 흔적이 있었다. 과연 집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인기척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멜라스가 말했던 그 문제의 방에 가보니 테이블 위에는 잔 2개와 술병 1개 그리고 종이들이 놓여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위층에서 약한 신음소리가 들렸다. 그렉슨 경감은 부하들을 이끌고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홈즈 일행도 곧바로 뒤따랐다. 위층엔 3개의 문이 있었는데 그 중 가운데 방에서 신음소리가 들렸다. 그 뿐 아니라 문 틈 사이로 매캐한 연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문은 굳게 잠겨 있었기에 그렉슨 경감이 권총으로 문 손잡이를 쏘아 부수고 들어갔다. 안에는 목탄을 피워놓아 일산화탄소 가스 냄새가 진동을 했다. 안엔 2명의 남자가 결박당한 채로 있었는데 한 명은 멜라스였고 다른 한 명은 파울 크라티데스였다. 파울의 얼굴에는 멜라스가 말한 대로 반창고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고 멜라스도 구타를 당했는지 눈두덩이에 새파란 멍이 들어 있었다.
경찰들과 홈즈 일행들은 모두 두 사람을 급히 밖으로 끌어냈고 목탄을 끄고 창문을 열었다. 먼저 파울 크라티데스의 상태를 살폈는데 안타깝게도 한 발 늦었다. 하지만 멜라스는 아직 숨이 붙어 있었고 왓슨이 급히 브랜디를 흘려주었다. 이에 멜라스는 의식을 차렸다. 놈들은 신문에 난 광고를 보고 멜라스가 배신했다는 걸 알아차렸다. 멜라스를 납치한 건 윌슨 켐프였다. 그는 멜라스에게 흉기를 들이대고 간단히 멜라스를 납치해 여기로 끌고 와서 2번째 통역을 의뢰했다. 이번 담판은 지난 번보다 더 험악해서 두 악당은 그리스에서 온 불쌍한 신사에게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 그리스 남성이 어떤 협박에도 굴복하지 않자 결국 그들은 파울 크라티데스를 죽이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입막음을 위해 멜라스도 같이 죽이려고 둔기로 때려 기절시킨 후 그 방 안에 처넣고 목탄을 피워놓은 후 달아났던 것이다. 이후의 일은 멜라스 본인도 모른다고 한다. 테이블에 있던 종이들을 살펴보니 기차 편을 알아보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외국으로 달아날 의도였던 것이다.
홈즈 일행은 이후 J.데븐포트를 찾아가 사건의 정보를 듣기로 했다. 데븐포트가 들려준 이야기는 이랬다. 소피는 그리스의 어느 부유한 집안 딸이었는데 영국에 여행을 왔다고 한다. 그러던 중에 해럴드 래티머를 만났고 그의 유혹에 넘어간 것이었다. 소피가 사라지자 당황한 친구들은 급히 그리스에 있던 오빠 파울에게 연락했고 여동생이 웬 놈팡이에게 빠졌다는 소식을 들은 파울은 급히 영국으로 건너왔다. 그러나 파울이 온다는 소식을 어떻게 알아차린 것인지 해럴드 래티머와 윌슨 켐프가 곧바로 납치했다고 한다. 래티머는 크라티데스에게 여동생의 재산을 양도하는 서류에 서명하라고 강요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그러는 동안 소피에게는 비밀에 부쳤고 소리를 못 지르도록 입에 재갈을 물리고 혹시나 소피가 알아보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얼굴 곳곳에 반창고를 붙여놓았던 것이다. 하지만 파울은 놈들의 요구에 절대 응하지 않았고 언어가 통하지 않자 놈들은 그리스어 통역이 가능한 멜라스를 불러 대신 설득하도록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날 소피가 오빠가 이곳에 잡혀 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 아가씨 역시 포로 신세였기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한편 악당들은 비밀이 탄로난 데다 파울에게서 더 이상 서명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여 소피를 데리고 곧바로 이 집에서 나간 것이었다.
그렇게 몇 달의 시간이 흘렀고 신문에서 이 악당들의 근황이 들려왔다. 헝가리부다페스트를 여행 중이던 그리스인 여성과 동행한 영국인 남성 2명이 서로 칼에 찔려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는 것이었다. 그 둘의 신원은 해럴드 래티머와 윌슨 켐프였다. 헝가리 경찰이 밝힌 바에 따르면 그 그리스인 여성을 차지하기 위해 영국인 남성 2명이 서로 다투다가 칼로 난투극을 벌였고 결국 서로 찔러 죽이게 된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홈즈는 헝가리 경찰들의 발표를 믿지 않았다. 오히려 홈즈는 아마도 소피가 뒤늦게 오빠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두 사람이 서로 찔러 죽인 것처럼 위장하고 오빠의 원수를 갚았을 것이라고 추리했다.

6. 여담


  • 홈즈가 직접적으로 추리를 하는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에피소드 중 하나이다. 사실상 이 에피소드의 진 주인공은 셜록 홈즈라기보다는 그의 형 마이크로프트 홈즈이다.
  • 구성상의 허점이 생각보다 매우 많은 에피소드이다. 첫 번째로는 디오게네스 클럽은 절대 클럽 안에서 타인과 대화를 나누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는데 어떻게 마이크로프트가 멜라스와 약간의 친분을 쌓을 수 있었는지가 설명이 되지 않는다. 두 번째로는 제보자 J.데븐포트의 정체가 무엇인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소피 크라티데스가 영국에서 사귄 친구라고 볼 수 있겠지만 어째서인지 코난 도일이 명확하게 짚어주지 않았다. 그 탓에 어떻게 이 인물이 소피 크라티데스에 대한 정보를 그리도 소상히 알고 있는지 아리송하게 만들었다.
  • 머즈그레이브 가의 전례문 에피소드와 마찬가지로 사건과 관련된 여성의 행방이 드러나지 않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부다페스트에서 해럴드 래티머와 윌슨 켐프가 죽은 이후 소피 크라티데스는 어디로 갔는지 전혀 나오지 않는다.
  • 그라나다 TV판에선 홈즈가 범인을 추적하고, 마이크로프트가 다른 범인의 총을 미리 뺏어놓는 등의 활약을 한다. 원작에서 오빠의 복수를 한 소피가 여기선 오빠를 죽인 걸 안 후에도 악당을 따라갔을 거라고 해 홈즈가 또 다시 여성혐오적인 발언을 한다. 마이크로프트가 이에 대해 핀잔을 준 걸 볼 때 집안에서 여성혐오적인 발언을 하는 건 셜록뿐인 듯.[5]
  • 80년대 계림문고판 중역집 셔얼록 호움즈에서는 역시 분량을 늘리기 위하여 창작을 많이 넣었는데 소피가 납치당하며 달아나던 걸 패거리 중 하나를 매수하여 끌어들였다. 그 패거리가 총으로 라티머와 다른 1명을 쏴죽이지만 켐프에게 총에 맞아 죽는데 이 틈을 타 소피가 총을 집어들어 켐프를 쏴죽여 4명 모두 죽으면서 오빠에 대한 복수를 했다고 창작하여 결말을 냈다.

[1] 사실 클럽 이름의 모티브가 된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 자체가 사교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괴짜 철학자였다.[2] 이 때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았고 이후 J.데븐포트라는 제보자에게 들어서 알게 되었다.[3] Wandsworth Common. 런던 남동부 지역이다.[4] 이 공유지는 지금까지 남아 있는데, 짐꾼의 입을 통해 언급된 클래펌 정션 역에서 걸어서 대략 25분이 걸린다. 빅토리아 역에서는 걸어서 거의 2시간이 걸리는 거리.[5] 사실 원작에서도 셜록 홈즈는 남존여비주의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