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문
1. 영화
원 제목은 정관사가 없는 그냥 Moon[2] 이지만 국내 개봉시에는 "더 문"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영어 명사 하나로만 제목이 지어진 영화는 포털사이트 검색 등을 고려하여 국내 개봉명에서 정관사를 붙이거나 약간의 변형을 가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이 영화 제목은 여닫는 문과도 동음이의어라 어쩔 수 없었던 듯.
1.1. 줄거리
미래에 루나[3] 산업이라는 기업에서 달 표면의 헬륨3를 이용한 청정 에너지를 공급하고 주인공 샘 벨은 달에 3년간 혼자 파견돼서 헬륨3를 채취하고 지구로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달과 지구의 실시간 연락을 가능하게 하는 인공위성의 고장으로 샘은 지구와 단절된 채 달에서 인공지능 컴퓨터인 '거티'와 외로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3년간의 파견 근무가 2주만 남고 부인 테스와 딸 이브의 영상을 희망으로 살아간다. 그러던 중 샘은 이상한 환영을 보고 거티의 행동이 수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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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이야깃거리
영화 상에서 나오는 인물은 샘 한 사람뿐이고 조역이라고는 회사 임직원 몇 명, 샘 벨의 아내와 딸 정도이고 그나마 영상 통화로만 나오는 수준. 그러니 실제 등장하는 배우는 샘 록웰 한 사람뿐인 셈. 케빈 스페이시는 인공지능 컴퓨터 '거티'의 목소리로만 나온다.
이 영화는 SF, 스릴러 장르로 되어있지만 사실 휴머니즘 드라마에 가깝다. 스릴러는 극초반을 빼면 없다. 고립으로 인한 대립이나 클론의 자아정체 탐구와 고뇌와 대립같은 복잡한 내용은 안 나온다. 인공지능 컴퓨터와의 대결 같은 상투적인 장면도 안 나온다.
그보다는 고립된 상황에서 같은 기억을 공유하는 두 클론이 서로을 이해하고 알아가면서 우정을 쌓는 모습과 현 상황을 이해하면서 타개하고자 하는 모습이 중점이다. 그리고 인공지능 컴퓨터는 대체로 악역이지만 이 영화에서 거티는 샘의 진실한 동료로 샘을 위해서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달 기지의 관리 컴퓨터인 거티3000은 딱봐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HAL 9000의 오마쥬 캐릭터(?). 케빈 스페이시의 무감정한 말투도 그렇지만 특히 빛나는 모노아이가 그 정체성을 드러낸다. 하지만 미치광이 살인 컴퓨터였던 할의 불길한 붉은색 모노아이와 정반대로 거티의 모노아이는 편안한 파란색. 더욱이 관객 입장에서는 모노아이 보다는 거티의 이동식 모듈에 부착된 작은 모니터에 그려지는 스마일 아이콘의 이모티콘으로 거티의 감정 표현을 시청하기 때문에 다른 매체에서 표현되는 할 타입의 인공지능들보다 감정이입하기도 쉬운 편. 일부 관객들은 영화 끝까지 이놈의 컴퓨터가 다른 영화의 인공지능들처럼 언제 샘의 뒷통수를 날릴까 하면서 불안반, 기대반으로 보고 있었는데 마지막까지 샘의 탈출을 돕기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어떤 의미론 관객의 뒷통수를 쳤다고 볼 수도 있다. 뒤에서 슥하고 나타나 마치 뒤통수를 칠 것 같은 구도에서 홀연히 비밀번호를 입력해주고 사라지는 신이 대표적.
옛 샘이 자신의 기억과 현실의 괴리에 괴로워하고 현실을 파악하고자 하는 새로운 샘과 대립하면서 자신의 기억과 알아낸 현실의 괴리에 괴로워 하지만 복잡하고 극적으로 나타내기 보다는 담담하게 관객에게 보여준다. 감탄이 나오는 연기력.
우울한 상황에서도 담백한 인간성을 보여주는 대신에 극적인 반전이나 갈등이 없어서 영화가 심심하다. 달 기지 내부의 묘사는 꽤 훌륭한 편이지만, 저예산 영화다 보니 거창한 볼거리 같은 건 없고 달 표면의 CG나 움직임 등은 좀 어설픈 편[4] . 하지만 어지럽고 긴장감 넘치는 영화에 지쳤다면 잔잔한 OST와 함께하는 영상은 꽤나 괜찮다. 음악을 작곡한 클린트 멘셀은 대런 아르노프스키의 모든 영화에 참여한 작곡가로 영화의 극단적으로 쓸쓸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큰 공헌을 했다.
영화의 골계가 전체적으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뒤집은 듯한 모습이다. 우주의 폐쇄 공간, 인공지능 컴퓨터와 1~2명의 우주인이 나오는 등 영화 설정은 비슷하다. 하지만 샘은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가족에게 무심한 듯 쿨한 보우먼과 다르게 지구와 거기에 남아있는 가족을 그리워하고 있으며, 거티는 할과 다르게 끝까지 샘을 돕고, 그리고 무엇보다 마지막 장면에서 스타게이트를 통해 인류와 지구에게서 완전히 떠나버리는 보우먼과 다르게 샘은 지구로 돌아온다.
한국에서는 샘이 환각을 본다는 내용을 부각시켜 그것이 무슨 영화의 스릴러적인 큰 반전 요소인냥 마케팅을 하였다. 하지만 정작 영화 끝까지 샘이 본 여성의 환각의 정체가 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다. 그냥 샘이 죽어가기 때문에 헛게 보인거라 추측될 뿐. 감독의 언급에 따르면 환각 속에서 본 여성은 샘 벨의 딸이다. 쌍둥이 사이의 텔레파시에 대한 가설에 영감을 얻어 집어넣은 장면이라고 한다.#
데이비드 보위의 마지막 앨범의 수록곡 black star 의 뮤직비디오 에 영화의 소품들(우주복, 달) 이 보인다, 이후 그의 죽음을 생각해본다면 참으로 가슴이 아려오는 인용이다.
1.3. 그외 기타
- 영화에 나오는 달 기지의 이름은 한국어 '사랑(SARANG)'이고 실제로 기지와 제복을 보면 한글로 '사랑'이라고 적혀 있다. 영화 설정상으로는 한국 기업이 참여하여 제작한 기지로 나온다. 일단은 존스 감독이 박찬욱감독을 비롯한 한국 영화를 좋아해서 그렇게 지었다지만, 실제로는 존스 감독의 영국 런던필름스쿨 동기가 이사랑이었고, 그래서 붙였던 것뿐이었다. 그래서 '안녕히 계세요'라는 한국말도 나온다. 비록 감독의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우리가 사람을 보낼 때는 인사말로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하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의 '안녕히 계세요'.
- 인공지능 컴퓨터인 거티의 이름은 영화 ET의 주인공 엘리엇의 동생인 거티에서 따온 것이다.
- 주인공의 딸(엄밀히는 주인공인 클론의 원본의 딸)로 나오는 배우는 카야 스코델라리오. 남자배우 김수현과 함께 CF를 찍은 그 여배우 맞다.
- 500만 달러라는 할리우드 기준으론 상당한 저예산으로 촬영됐고, 북미에서는 330만 달러로, 월드와이드 합계 970만 달러를 벌여들여 성공했다. 이 짭짤한 성공을 바탕으로 덩컨 존스 감독은 2년 후 소스 코드(영화)를 개봉하여 대박을 터뜨렸으며, 2016년 6월 워크래프트(영화)를 개봉했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고[5] 이후 더 문의 정신적 후속작이자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뮤트를 개봉했으나 이쪽도 상태가 안좋은편
- 구글 플레이 무비의 VOD는 자막이 등장인물들의 대사 몇 마디를 빼먹는 등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
- 독립영화 치고는 상당히 많은 분량의 CG가 쓰였다. 매스드라이버 부분이 퀄이 많이 안 좋지만.
- 오블리비언(영화)(2013)와 내용이 유사한 편.
-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폴 러드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뮤트' 와 세계관을 공유한다. 시간 상 '뮤트' 가 '더 문' 보다 나중의 이야기. 샘 벨의 귀환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은 듯, 뉴스마다 샘 벨의 재판 장면을 내보내고 있다.
1.4. 둘러보기
2. 만화
죠지 아키야마의 만화. 더 문이라는 거대로봇이 등장하며 지어스(우리들의)라는 오마쥬 작품도 나왔다.
여러명의 어린이가 거대한 로봇에 탑승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그 외에는 '우리들의'와 접점을 찾기 어렵다.[6] 때문에 '우리들의'의 모티브가 된 작품이라 오해하고 읽었다간 실망하기 딱 좋다. 수수께끼의 대부호가 최종병기급의 거대로봇을 제작하여 순수한 마음을 가진 어린이들에게 준다는 내용으로, 작가가 작가이니만큼[7] 상당히 어두운 이야기가 전개된다. 결말도 전개 못잖게 암울하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거대 로봇은 가슴 부분이 초생달의 형태를 하고 있어 "더 문(The Moon, 달)"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작품은 일어이므로 "자 므-느"로 표기한다. 이 이름을 살짝 틀어서 "지 아-스(The Earth, 지구)"로 바꾼 것이 '우리들의'에 등장하는 거대 로봇의 이름(지어스)이 된 것.
[1] Edinburgh International Film Festival[2] 지구를 돌고 있는, 우리가 밤에 보는 그 달을 가리킬 때는 the Moon이라 한다.[3] 달을 일컫는 또 다른 이름이다.[4] 달은 지구 보다 중력이 훨씬 약하지만 기지에서 지구 처럼 그냥 평범하게 돌아다닌다. 달 표면에서도 배우가 우주복을 입고 뭔가 허우적 거리긴 하는데 좀 어색하다.[5] 다만 워크래프트 3가 중국에서 인기 게임이 된 덕에 매출 자체는 심하게 망하진 않은편이다.[6] 조력자로 코에무시가 나오기는 하는데...그 뿐이다.[7] 나무위키에 별도 문서가 없지만 어두운 작품들로 상당히 유명한 일본 만화가다. 창작 성향을 알고 싶다면 2012년에 제작된 "아수라"라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