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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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지
דרוזים
드루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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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즈를 상징하는 오각별
1. 개요
2. 기원
3. 특징
3.1. 환생 교리
3.2. 다른 이슬람 종파와의 차이점
4. 드루즈인


1. 개요


드루즈는 아랍권에 분포하는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 중 하나이다.

2. 기원


11세기 사람인 함자(Hamza ibn-'Ali ibn-Ahmad)와 알 하킴(Al-Hakim bi-Amr Allah)이 창시했다. '지혜의 서간'(Epistles of Wisdom, رسـائـل الـحـكـمـة)을 경전으로 한다. 이슬람시아파, 그 중에서 이스마일파에서 분파했으며, 예언자 무함마드의 자리를 11세기 파티마 왕조의 칼리파 알 하킴 비 아므룰라가 계승했다고 믿는다.
'드루즈'라는 이름은 앗 다라지(Ad Darazi)라고 불리는 이스마일파 신비주의 사상가의 종교관과 이들의 종교관이 흡사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앗 다라지는 생몰년도 미상이고 원래 부하라 출신으로 11세기 초 파티마 왕조 치하의 이집트로 이주하였다. 드루즈교도들은 앗 다라지가 이단이며 자신들의 교리에 기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학계에서는 앗 다라지가 사실상 드루즈 파를 창시하고 나서 모종의 이유로 자기가 창시한 종파에서 추방당한 걸로 추정하는 학설이 주류이다.
이슬람에서 분파했다고 드루즈파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슬람과는 차이점이 많아 아예 이슬람과는 별개의 종교로서 드루즈교라 부르기도 한다. 무슬림들이 드루즈를 이슬람으로 보지 않다보니 드루즈는 “미치광이 알 하킴을 따르는 바보들” 취급받고 박해를 많이 받아왔으며, 이는 현재진행형.

3. 특징


외부의 박해를 많이 받다 보니 이교도들 사이에 있을 때는 그들의 관습을 겉으로 따르며, 종교제도에 대해서는 외부 세계에 알려진 것이 잘 없다. 박해를 피하기 위해 이교도는 물론이고 평신도들의 접근 또한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드루즈인들의 마을은 하레디 공동체들처럼 굉장히 폐쇄적이라서 외부인이 방문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방문할 때 허가를 받게 한다. 인도의 시크교처럼 군인, 경찰, 경호원 등으로 일하는 신자의 비율이 높다.

3.1. 환생 교리


드루즈는 윤회와 환생을 인정한다. 윤회와 환생에 대한 교리가 있어서 플라톤의 직접적인 영향[1] 혹은 마니교의 영향을 받은 건 아닌가 추정된다. 이들을 파티마 왕조 시절 쉬아 이슬람으로 개종한 마니교 신자들의 후손으로 추정하기도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앗 다라지가 한 때는 불교 대학의 중심지였다가 중세 이슬람 학문의 중심지로 변한 부하라 출신인 만큼, 윤회와 환생에 대한 교리가 중앙아시아 대승불교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을 수도 있다.
이미 드루즈 창시 이전의 부와이 왕조 시기의 시아파들은 상당수가 환생을 믿은 듯 하다. 애초에 시아 사상에 내재한 마흐디(미륵) 사상이 환생의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히즈라 341년(서기 952년) 재상 알 무할라비는 윤회(Tanasukh) 사상을 가진 몇 사람을 체포하였다. 그들 중에는 알리 이븐 아비 탈리브의 영혼이 자신의 육체에 들어왔다고 주장하는 젊은이와 파티마의 영혼이 자기 몸 속에 살고 있다고 주장하는 여인이 끼어 있었다. 또 한 남자는 지브릴 천사로 행세하였다. ... 무잇즈 앗 다울라는 그들을 석방할 것을 명하였는데, 이는 쉬아파에 대한 그의 편애 때문이었다. 부와이 왕조 사람들이 쉬아 라피다파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아부 알 마하신의 연대기

여하튼 윤회와 환생을 믿는 이유로 그들 무덤의 비석에는 이름이 적히지 않는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종교적 장소는 티베리아스에 위치한 이트로의 묘이다. 왜냐면 아랍인 이트로는 모세의 장인으로서 유대인이 아니었고, 사막을 통과하는 유대인들을 도왔으며, 유일신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티베리아스가 현재 이스라엘 영토에 속하기 때문에 오늘날의 드루즈인들은 교리적인 이유로도 이스라엘 유대인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같은 이슬람 계통의 종교 중에서 윤회를 인정하는 종교에는 알라위파가 있다.

3.2. 다른 이슬람 종파와의 차이점


드루즈교는 윤회사상을 가졌기 때문에 타 종교로의 개종을 인정하지 않으며, 타 종교에서 드루즈교로의 개종도 인정하지 않는다. '''태어날 때부터''' 드루즈교의 신자인 사람만이 드루즈교 신도가 될 수 있다. 즉 드루즈 신자들은 전생에 신앙생활을 했던 동료들이며 태어난 아기들은 환생한 셈이 된다. 다른 종교의 신자와 결혼하지도 않는다. 또한 박해 상황에서 생명이 위태롭게 되면 '''겉으로 자신의 신앙을 부인하는 것이 교리적으로 허용된 것'''도 그들 교리의 특징이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이슬람의 6대 믿음 중 두가지, 5대 의무 중에서도 둘을 부정한다. 우선 믿음에 있어 '''쿠란이 아닌 다른 경전'''을 이용하고, 결정적으로 무함마드를 마지막 선지자로 보지 않으며 노아, 아브라함, 모세 등을 중요한 선지자로 섬긴다. 그 중에서도 모세의 장인인 ''''이트로'를 매우 중요한 예언자로''' 섬기고 있다. 드루즈파에서는 이트로가 정의와 공정 그리고 모세에게 일신교를 전해주었다고 믿는다. 무슬림의 의무인 하루 5번 예배에 대해선 마음속으로 항상 기도한다며 따르지 않고, 성지순례에 대해서도 메카는 믿는자의 마음 속에 존재한다며 역시 거부한다. 이러니 순니, 쉬아를 막론하고 무슬림의 입장에서 어찌보면 유대, 기독교와 다를바 없는 이질적인 종교 수준을 넘어서, 이슬람에서 배교한 것으로 보기도 하여 '성서의 민족' 대우도 받지 못하는 박해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드루즈교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 상당히 배타적인 종교가 될 수밖에 없다.

4. 드루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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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즈인은 아랍어를 사용하는 아랍인이자 드루즈교를 믿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 수는 80만~200만 정도로 추산된다. 시리아 남부에 55만명이 살다보니 가장 많으며, 그 다음 레바논, 이스라엘, 요르단에 분포한다. 베네수엘라, 호주, 미국, 캐나다로 이민가서 그곳에서도 많이 거주한다. 다만 해외로 이주한 드루즈인 상당수가(특히 라틴아메리카로 이주한 경우 거의 다) 정체성과 드루즈교를 완전히 상실하고 현지인들과 동화되는 편이었다. 이는 드루즈교 교리가 구전으로 이루어지다보니 유대교 같은 다른 종교적 소수자 공동체보다 정체성 유지가 더 어렵기 때문이기도 했다.
드루즈인은 다른 중동의 민족처럼 독자적인 언어나 방언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름의 사용에서 이슬람의 직접적 영향이 강한 무슬림 아랍인에 비해 이슬람 이전의 아랍 인명을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학술적으로 드루즈인은 민족종교집단으로 분류한다. 이스라엘 드루즈인들은 주로 이스라엘 북부의 22개 촌락에 거주하며 독립적인 문화, 사회, 종교적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 시민권자라서 이스라엘에서는 유대인, 체르케스인과 동등한 병역의무를 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대인과 동등한 이스라엘 국민으로 받아들여 지는게 아니라서 유대인이 기피하는 허드렛일과 3D업종에 많이 종사하고 실업률과 빈곤율도 유대인보다 높은 드루즈인들이 이스라엘에서 가장 출세하기 쉬운 길이 군대밖에 없는 현실이다. IDF에는 아예 드루즈인들로만 구성된 All-Druze Herve Battallion이라는 부대가 있다. 이때문에 드루즈인들은 이스라엘 정부에 항의와 시위를 벌이며 차별 철폐와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2018년에 유대민족국가법이 통과되자 인종차별이라고 비난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리아의 드루즈인들은 소수 종교를 보호하는 알라위파 아사드 정권에 우호적이다. 유명한 사람으로는 시리아 내전에서 시리아 공화국수비대 104여단장으로 재직하면서 데이르에조르를 IS의 대공세로부터 끝끝내 지켜낸 방어전의 귀재 잇샴 자헤라딘이 있다.[2] 당연히 대이스라엘관도 시리아인과 다르지 않아서 이스라엘의 영토 합병에 분개하고 있으며, 골란 지역에 대한 시리아의 영토 주장을 맹렬히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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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테러로 사망한 드루즈인 장례식
이스라엘 드루즈인들은 이스라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그들을 옹호하다보니 팔레스타인과 아랍권에서는 증오의 대상이다. 헤즈볼라도 자국과 시리아의 드루즈인들과는 우호적이나 이스라엘 내 드루즈인은 이스라엘의 개라며 증오한다. 실제로 2006년에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을 침공했을 때 드루즈인들의 All-Druze Herve Battallion 사단이 헤즈볼라와 싸웠다.(물론 레바논 내의 드루즈인들은 절대 건드리지 않았다.) 시리아 내전 때는 드루즈인들이 시리아 반군에게 학살당하고 있으니 학살당하는 동포들 구해달라고 이스라엘 정부에 건의했으나, 복잡한 국제정세를 더 복잡하게 할 수 없는 이스라엘 정부는 개입하지 않았다.
이들과 처한 환경이 다른 레바논의 드루즈인들은 처세를 달리해서 레바논 무장단체이자 정당인 헤즈볼라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중동에서 크리스트교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인 레바논은 수많은 종파가 복잡하게 얽힌 다종교 국가라 종파간의 내전을 겪어보았고 다시 내전이 터지면 걷잡을 수 없어지는지라 군사령관은 드루즈에게 할당하는 식으로 소수 종교에게도 안배를 해주고 있다.[3]

[1] 플라톤 역시 인간이 환생한다고 주장했으나, 중세 이슬람 세계에서는 플라톤의 철학을 신플라톤주의를 통해 간접적으로 공부했으므로 이들이 과연 '''직접''' 플라톤의 환생 개념을 공부했는지 의문으로 남고 있다.[2] 2017년 10월 18일 데이르에조르에서 지뢰 폭발로 사망했다.[3] 레바논은 무려 18개 종파가 얽혀있는 국가라서, 내전을 막기 위해서 각 종파간의 합의에 따라서 "대통령과 군 참모총장은 마론파, 총리는 수니파 무슬림, 국회의장은 시아파 무슬림, 국회부의장과 부총리는 정교회 신자, 군 사령관은 드루즈파"식으로 정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