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렐린
1. 개요
'''Laurelin'''
실마릴리온에 등장하는 신성한 나무. 말리날다(Malinalda), 쿨루리엔(Culúrien) 등으로도 불린다. 손윗나무 텔페리온과 한 쌍을 이루기 때문에 보통 짝을 지어 등장한다. 텔페리온은 남성형이고 라우렐린은 여성형이다. 텔페리온은 언제나 남성형 대명사(he)로 지칭되며, 라우렐린은 언제나 여성형 대명사(she)로 지칭된다. 갈라드리엘이나 이드릴 등 여성의 아름다운 금발을 묘사할 때 라우렐린의 빛 같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발라들이 만든 거대한 등불 일루인과 오르말이 멜코르에게 파괴당하자, 발라들은 서쪽 대륙 아만으로 옮겨 가서 발리노르를 세운다. 새로운 빛이 필요해지자 에젤로하르(Ezellohar)의 초록 언덕에서 야반나가 노래를 불러 두 나무를 싹틔웠고 니엔나가 눈물을 흘려 물을 주었다. 두 나무 중 나중에 자라나 꽃을 피우고 빛을 내뿜은 것이 라우렐린이다.
2. 역사
라우렐린은 텔페리온과 마찬가지로 키가 크고 무척 아름다운 활엽수로 묘사된다. 가장자리가 금빛인 잎사귀가 돋았고 금빛을 반짝이는 이슬이 떨어져 내렸다고 한다.
두 나무는 나무의 시대 동안 발리노르에 빛을 밝혔다. 나무들은 교대로 일곱 시간 동안 빛나고 다섯 시간 동안 사그라들었는데 이 주기를 기준으로 세상에 처음으로 '하루'가 생겨났으며[1] 발리노르의 역법이 정해졌다. 라우렐린의 꽃은 여섯째 시간에 피어나 아홉째 시간에 만개하였으며 열두째 시간에 저물었다.
요정들에게도 의미깊은 나무들이다. 바르다는 요정들이 깨어났을 때 어둠 속에 있지 않도록 텔페리온의 이슬을 모아 하늘에 별들을 수놓았고 그래서 요정들이 깨어났을 때 처음으로 본 것은 별빛이었다. 대여정에서 나무들의 빛을 보았느냐 보지 못했느냐를 기준으로 요정의 분파 또한 갈리게 된다. 발라들의 부름에 응답하여 아만에서 두 나무의 빛을 본 요정들을 빛요정, 상위 요정이라 일컬으며, 가운데땅에 남아 두 나무의 빛을 보지 못한 요정들을 어둠요정이라 일컫는다. 상위 요정들은 발라들에게 많은 것을 전수받아 전반적으로 문명 수준이 더 높다. 페아노르가 이 나무들의 빛을 담아 만든 것이 실마릴리온의 바로 그 실마릴이다.
발라와 요정들이 발리마르의 축제에 참석한 틈을 타 멜코르가 두 나무에 상처를 내고 웅골리안트로 하여금 나무의 수액을 마시게 하여 두 나무는 빛을 잃고 죽어간다. 세상이 갑자기 어둠에 휩싸이자 발라들은 돌아와서 두 나무가 죽어가고 있음을 발견한다. 두 나무를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은 나무의 빛이 담겨 있는 실마릴을 깨는 것뿐이었지만 실마릴의 주인인 페아노르가 이를 거부한다.[2] 발라들은 실마릴을 억지로 빼앗지 않고 다시금 야반나가 노래를 부르고 니엔나가 눈물을 흘려 본 끝에 텔페리온은 마지막 꽃 하나를 피워내고, 라우렐린은 마지막 열매 하나를 맺어내고 죽는다. 이를 아울레가 만든 그릇에 담아 하늘로 올려 보내니 은빛 꽃은 달이 되었고 금빛 열매는 태양이 되었다.
실마릴리온의 주요 갈등은 멜코르가 이 두 나무를 죽임으로써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먼 훗날 세상의 끝이 다가왔을 때 만도스의 전당에 머물던 페아노르가 스스로 실마릴을 발라들에게 바침으로써 두 나무가 부활하고 새로운 아이눌린달레가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두 나무는 레젠다리움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