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페리온

 


1. 개요
2. 역사
3. 후손


1. 개요


[image]
두린의 문에 새겨진 텔페리온(왼쪽)과 라우렐린(오른쪽)
'''Telperion'''
실마릴리온에 등장하는 신성한 나무. 실피온(Silpion), 닝퀠로테(Ninquelótë), 백색나무(White Tree) 등으로도 불린다. 손아랫나무 라우렐린과 한 쌍을 이루기 때문에 보통 짝을 지어 등장한다. 텔페리온은 남성형이고 라우렐린은 여성형이다. 텔페리온은 언제나 남성형 대명사(he)로 지칭되며, 라우렐린은 언제나 여성형 대명사(she)로 지칭된다.
발라들이 만든 거대한 등불 일루인과 오르말이 멜코르에게 파괴당하자, 발라들은 서쪽 대륙 아만으로 옮겨 가서 발리노르를 세운다. 새로운 빛이 필요해지자 에젤로하르(Ezellohar)의 초록 언덕에서 야반나가 노래를 불러 두 나무를 싹틔웠고 니엔나가 눈물을 흘려 물을 주었다. 두 나무 중 먼저 자라나 꽃을 피우고 빛을 내뿜은 것이 텔페리온이다.

2. 역사


텔페리온은 라우렐린과 마찬가지로 키가 크고 무척 아름다운 활엽수로 묘사된다. 짙은 녹색의 잎이 돋아났고 잎의 한쪽 면은 빛나는 은색이며, 무수히 피어난 꽃에서는 항상 은빛을 반짝이는 이슬이 떨어져 내렸다고 한다.
두 나무는 나무의 시대 동안 발리노르에 빛을 밝혔다. 나무들은 교대로 일곱 시간 동안 빛나고 다섯 시간 동안 사그라들었는데 이 주기를 기준으로 세상에 처음으로 '하루'가 생겨났으며[1] 발리노르의 역법이 정해졌다. 텔페리온의 꽃은 열두째 시간에 피어나 셋째 시간에 만개하였으며 여섯째 시간에 저물었다.
'''시간'''
01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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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페리온'''


'''라우렐린'''


요정들에게도 의미깊은 나무들이다. 바르다는 요정들이 깨어났을 때 어둠 속에 있지 않도록 텔페리온의 이슬을 모아 하늘에 별들을 수놓았고 그래서 요정들이 깨어났을 때 처음으로 본 것은 별빛이었다. 대여정에서 나무들의 빛을 보았느냐 보지 못했느냐를 기준으로 요정의 분파 또한 갈리게 된다. 발라들의 부름에 응답하여 아만에서 두 나무의 빛을 본 요정들을 빛요정, 상위 요정이라 일컬으며, 가운데땅에 남아 두 나무의 빛을 보지 못한 요정들을 어둠요정이라 일컫는다. 상위 요정들은 발라들에게 많은 것을 전수받아 전반적으로 문명 수준이 더 높다. 페아노르가 이 나무들의 빛을 담아 만든 것이 실마릴리온의 바로 그 실마릴이다.
발라요정들이 발리마르의 축제에 참석한 틈을 타 멜코르가 두 나무에 상처를 내고 웅골리안트로 하여금 나무의 수액을 마시게 하여 두 나무는 빛을 잃고 죽어간다. 세상이 갑자기 어둠에 휩싸이자 발라들은 돌아와서 두 나무가 죽어가고 있음을 발견한다. 두 나무를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은 나무의 빛이 담겨 있는 실마릴을 깨는 것뿐이었지만 실마릴의 주인인 페아노르가 이를 거부한다.[2] 발라들은 실마릴을 억지로 빼앗지는 않았다. 다시금 야반나가 노래를 부르고 니엔나가 눈물을 흘려 본 끝에 텔페리온은 마지막 꽃 하나를 피워내고, 라우렐린은 마지막 열매 하나를 맺어내고 죽는다. 이를 아울레가 만든 그릇에 담아 하늘로 올려 보내니 은빛 꽃은 달이 되었고 금빛 열매는 태양이 되었다.
실마릴리온의 주요 갈등은 멜코르가 이 두 나무를 죽임으로써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먼 훗날 세상의 끝이 다가왔을 때 만도스의 전당에 머물던 페아노르가 스스로 실마릴발라들에게 바침으로써 두 나무가 부활하고 새로운 아이눌린달레가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두 나무는 가운데땅 세계관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3. 후손


요정들은 깨어나서 처음으로 보았던 별빛과 같은 빛을 내는 텔페리온을 특히 사랑하였기 때문에, 야반나는 이와 닮은 나무를 만들어 그들의 도시 티리온에 심어 주었다. 이 나무는 갈라실리온(Galathilion)이라 하며 텔페리온과 형상은 같으나 빛을 내지는 않았다고 한다.
갈라실리온의 씨앗 중 하나는 톨 에렛세아에 심어져 톨 에렛세아의 백색나무 켈레보른(Celeborn)이 되었다.
켈레보른의 씨앗은 제2시대누메노르 왕가에 선물로 전해져 그곳에서 누메노르의 백색나무 님로스(Nimloth)로 자라난다. 님로스는 오랜 세월 요정과 인간의 우정의 상징으로 서 있었으나 제2시대 말 사우론의 계략에 의해 아르파라존 왕이 불태워 버리게 된다. 다행히 전날 밤 이를 눈치챈 이실두르가 목숨을 걸고 열매 하나를 몰래 빼돌는데 성공한다.
이실두르가 열매에서 자라난 묘목을 가운데땅미나스 이실에 심어 곤도르의 첫 번째 백색나무가 탄생한다. 그러나 사우론미나스 이실을 함락시키면서 나무도 함께 파괴되었다.
그 묘목 역시 이실두르가 동생 아나리온을 추모하며 미나스 아노르에 심는다. 곤도르의 두 번째 백색나무는 1,600년 후 곤도르대역병이 돌아 텔렘나르 왕이 승하할 때 함께 시든다.
텔렘나르의 조카 타론도르가 즉위하고 다시 두 번째 나무의 묘목을 심어 곤도르의 세 번째 백색나무가 탄생한다. 이후 곤도르에아르누르 왕의 실종으로 섭정이 통치하는 시대를 맞게 되며, 세 번째 백색나무는 1,200년을 살다가 21대 통치섭정 벨렉소르 2세가 죽을 때 함께 시든다. 이 나무는 묘목을 남기지 않아 '왕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시든 채로 서 있게 된다.
147년 후, 천 년 만에 돌아온 왕가의 후손 아라고른 2세곤도르의 적법한 왕으로 즉위한다. 그는 간달프의 인도로 미나스 티리스 근처의 산비탈에서 백색나무의 묘목을 발견한다. 그렇게 곤도르의 네 번째 백색나무가 심기면서, 세 번째 나무는 왕들의 묘지 라스 디넨(Rath Dínen)에 정중히 안치된다.
[1] 등불의 시대 때는 항상 밝았다.[2] 이들은 알지 못했지만 사실 이때 실마릴은 멜코르가 이미 도둑질해간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