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페스 바그너

 

呂比須 ワグナー
브라질 출신의 일본 전직 축구선수이다. 포지션은 중앙 공격수이며, 일본계 혈통이 아닌 순수 귀화자로는 두 번째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멤버이자 처음으로 FIFA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선수이다.[1] 브라질 이름은 바그네르 아우구스투 로페스(Wagner Augusto Lopes).
1969년 브라질 상파울루주 출생으로, 15세 때부터 상파울루 FC에서 전문 축구선수로 경력을 시작하였다. 이후 1987년 당시 실업리그이던 일본 사커 리그(JSL) 닛산자동차(현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의 전신)에 영입된 팀 선배의 추천으로 닛산에 함께 이적하면서 일본 땅을 밟게 된다. 훗날 그를 대표팀에 발탁하게 되는 가모 슈를 만나는 것도 이 때이다.
닛산에서는 부상이 많아 그다지 출장하지 못하다가 1990년 JSL 2부로 떨어져 있던 히타치로 이적하면서 공격수로 두각을 나타낸다. 히타치에서의 첫 해에는 23경기에 33득점을 몰아넣었으며, 가시와와 혼다기연을 거치며 매년 1경기 1골 이상을 넣는 실업리그의 득점왕으로 활약하다가 1997년 벨마레 히라쓰카에 영입되며 J리그에 입성하였다.
1997년 9월에는 일본으로 귀화하였다. 실제 벨마레로 영입된 데도 귀화 덕에 외국인 선수 쿼터를 아낄 수 있는 것도 크게 작용했으며,[2] 귀화와 함께 곧바로 대표팀에 소집되면서 9월 28일 한국전에서 대표팀에 데뷔하게 된다. 이 날 한국은 아시아에서 보기 힘든 스타일의 테크니션 로페스에게 크게 고전하게 되고, 자만한 일본이 로페스를 수비수 아키타 유타카와 교체한 후에야 공세에 나서 역전승을 거두게 된다. 로페스는 이후 우즈베키스탄전, UAE전에 이어 11월 1일의 한국 리턴 매치까지 득점하면서 이전의 미우라 가즈요시 등을 무색하게 하는 맹활약을 펼치게 된다. 로페스는 프랑스 월드컵 본선 무대에도 합류하여, 마지막 자메이카전에서 일본이 본선에서 거두는 첫 득점(나카야마 마사시)을 어시스트하였다.
그러나 1998 월드컵 후에는 청소년 대표팀까지 겸임하면서 강력한 세대교체 드라이브를 걸던 필립 트루시에 감독에게 외면받았으며, 초청국 자격으로 출전한 1999년 코파 아메리카 조별예선에서 2득점을 기록하고도 이후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았다.
이후에는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FC 도쿄, 아비스파 후쿠오카에서 플레이하며 현역을 마무리했다. J리그 통산 175경기 98득점 (컵대회 포함), 일본 실업 통산 205경기 164득점, 일본 대표팀 통산 20경기 5득점.
현역을 마친 후에는 브라질로 귀국하여 여러 팀의 감독직을 역임했다. 본인은 일본에서의 감독직을 희망했고 실제로 2012년에는 감바 오사카와의 접촉이 있었으나, 이 때는 일본축구협회가 로페스의 지도자 자격을 문제삼는 바람에[3] 로페스가 선배 감독을 소개하고 본인은 코치로 취임하는 형태로 정리되었다. 게다가 정작 감바가 개막 후 5연패를 하는 바람에 3월도 버티지 못하고 잘려버렸다. 2017년에는 개막 후 바닥을 기던 알비렉스 니가타에서 J리그 감독 취임을 달성했지만, 16경기 무승 행진 끝에 니가타의 강등이 결정됨에 따라 시즌 후 자진퇴임하게 되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니가타의 무승 행진을 깬 상대가 이전에 말아먹은(...) 감바 오사카라는 것과, 그 다음부터는 거꾸로 무패행진(5승 1무)로 시즌을 마무리했다는 것.
로페스가 1997년 일본으로 귀화할 때 한국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상당한 스캔들이 되었다. 특히 90년대초 한국에서는 월드컵 유치 경쟁자였던 일본이 초기 J리그에서 웃돈 주고 긁어모은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들을 일본 유니폼 입혀 월드컵에 가려는 것 아니냐는 어처구니 없는 오해까지 있었는데, 마침 한국전을 앞두고 저격하듯 귀화한 로페스는 그야말로 한국 팬들의 공포심에 딱 들어맞는 선수였던 것. 실제 최종예선 무대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상대 공격수이기도 했다.
그러나 로페스는 일본 축구계가 월드컵에 맞춰 귀화시킨 것도 아니고 (그럴 것이었다면 훨씬 일찍 귀화했을 것이다) 본인 사정으로 귀화하려다 한번 퇴짜맞기도 했던 것이며, 이후의 귀화 선수들(산토스 알레산드로, 툴리오 등)과 마찬가지로 아예 성인 선수 커리어를 일본에서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는 선수이다. 한편 로페스는 다른 귀화 선수들과 달리 배우자가 브라질인인 것도 있고 해서 선수생활을 은퇴한 후로는 사실상 브라질로 귀국한 상태에 있다.

[1] 첫 대표선수는 라모스 루이이다.[2] 로페스가 귀화를 결심한 것은 1992년 장남을 낳았을 때로, 이미 히타치 소속 시절부터 귀화신청을 했다가 히타치에서 방출되면서 브레이크가 걸린 바가 있다.[3] 일본의 지도자 자격제도는 아시아 축구 연맹(AFC) 제도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AFC나 UEFA(AFC가 인정)의 프로 디플로마는 일본의 S급 동등으로 바로 인정을 받지만 남미 CONMEBOL의 경우에는 JFA 심사의 참고대상밖에 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