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펜
1. 개요
Lumpen
보통 사회에서 낙오된 사람과 노숙자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룸펜이라는 용어가 유행을 탄 것은 진짜 노숙자나 부랑인이 아니라 빈곤한 지식인을 자조적으로 일컫는 표현으로 사용되면서부터이다. 이는 현대 넷은어인 "잉여"로 거의 완전하게 대치할 수 있을 정도로 뉘앙스가 가깝다.
2. 상세
이 말의 어원은 카를 마르크스에게서 왔는데 1850년에 마르크스가 발표한 글에서 사회 최하층인 빈민, 부랑자, 창녀 등을 일컫는 말로 룸펜프롤레타리아트(lumpenproletariat)라는 말을 만든데서 유래했다. 이 룸펜프롤레타리아트의 룸펜은 독일어에서 누더기, 부랑아를 의미하는 lump에서 왔다. 마르크스가 말하는 룸펜프롤레타리아트는 그의 계급론에서 나온 것으로 이들은 하류층이지만, 프롤레타리아라고 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혁명기에 독재정권과 부르주아들의 열렬한 파수꾼이 돼서 노동자 계급혁명을 무산시킬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경고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이 경고는 파시즘의 득세와 나치의 집권으로 현실이 되었다.
이후, 이 말은 다양하게 쓰이게 되었는데,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 때 많이 배웠음에도 그 지식을 쓸 데가 없는 슬픈 지식인들이 스스로를 비하하는 말로 쓰이기도 했다. 특히 1930년대 경성에서는 이런 종류의 룸펜이 대거 양산되었는데, 이 세대가 공부할 시기는 다이쇼 데모크라시 시대라 고학력자에게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어느 정도 있었지만 정작 졸업하고 보니 대공황의 여파로 일본인조차 취업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3. 사용 예
채만식의 소설 〈레디메이드 인생〉이 룸펜 지식인의 슬픈 자화상을 그린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에서 표현되는 룸펜의 모습은 청년실업이 심각해진 현재의 취준생, 공시생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염상섭의 소설 삼대 초반부에서도 김병화가 자신을 '고등 룸펜'이라고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신마적은 매일 술이나 퍼마시는 자신을 룸펜이라 자조한 바가 있다. 또한 김이수가 룸펜의 모습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부잣집에서 놀고먹는 인생을 사는 종자들에게도 이 말이 쓰였는데 특별히 이런 종자들은 룸펜 부르주아라 불렸다 카더라.
197-80년대 운동권에서는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대학생들을 룸펜이라 부르기도 했고 오늘날에는 극좌파에서 강남좌파, 패션진보를 비난할 때 룸펜 진보라고 칭한다고 하기도 했다. 사실상 원뜻과 상관 없이 이제는 그냥 잉여를 가리키는 운동권 계열 용어로 정착한 듯 하다.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사업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일정한 직업이 없고 일할 의욕이 없는 상태로 인터넷에서만 활동하는 잉여들과 니트족들이 룸펜에 해당된다.
이 단어를 임창정의 슬픈 혼잣말 뮤직 비디오에서 알게 된 사람들도 많다. 노래방에서 줄창 등장하는 임창정의 뮤직비디오 중 하나인데 아래에 링크한다. 2분 16초 쯤에 해당 단어가 등장한다.
4. 놈팡이의 어원?
지식층에서 사용되는 룸펜이라는 단어는 서민층에서 '''놈팡이'''로 변형되어 널리 퍼지게 되었다... 고 알려져 있으나 이는 확실치 않다.# '놈'에 ‘지팡이’나 ‘곰팡이’의 '팡이'가 붙어 놈팡이가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으나, '지팡이'는 '짚다'+'앙이', '곰팡이'는 '곰피-'+'앙이'가 결합된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