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1. 개요
2. 명분 VS 실리
3. 전쟁과 명분

名分.

1. 개요


명분이 있다 아입니까 명분이

우마가 생태계 교란 생물을 '''잡아먹으면서 하는 말.'''

명분의 뜻을 드러내는 예시. 자신의 포식을 꾀하면서 생태계 교란 생물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일을 꾀하면서 내세우는 정당성이나 이유, 혹은 처한 위치에 따라 지켜야 할 도리나 규범을 뜻하는 단어. 보통 전자가 더욱 많이 쓰이는 편이다. 춘추전국시대 이전부터 사용해온 말이었으나 공자의 정명론의 영향으로 지금의 뜻으로 자리잡았다.
어떻게보면 엄청나게 무서운 단어인데, 명분으로 같이 따를 사람을 만들고, 공동체 의식을 확실히 하며, 무엇보다도 이것 하나로 '''전쟁도 일으킨다.''' 또한 명분이 부족한 전쟁은 국력이 압도적이라 한들 승리를 보장하지 못한다. 심지어 한낱 범죄자인 조직폭력배마저 명분이 없으면 함부로 움직이지를 못한다. 명분없는 전쟁을 일으킬 경우 다른 모든 조직들의 적이 되기 때문이다.

2. 명분 VS 실리


흔히 '명분 VS 실리'라 하여 어떤 결단을 내릴 때 그 근거로 가시적인 이익과 무형적인 명분 중 양자택일을 강요당하는 클리셰가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명분과 실리는 구분되는 개념이 아니다. 명분 자체가 실리에서 파생되는 개념이다. 이것을 연구하는 대표적인 학문이 정치학, 경제학, 심리학 등이다. 예를 들어 전쟁 명분으로 흔히 거론되는 "자국민 피해에 대한 보복", "종교나 이데올로기의 전파", "잃어버린 국토의 수복" 등을 보자. 먼저 "자국민 피해에 대한 보복"의 경우, 게임 이론적으로 따져보면 상대의 배신이나 침략 행위에 대해 내가 보복하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 또다른 배신과 침략을 일으키게 된다. 그리고 "종교나 이데올로기의 전파"의 경우 일종의 소프트파워를 통한 침략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잃어버린 국토의 수복"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자국의 영토를 넓히기 위한 행위다. 어찌되었건 간에 모두 실리와 맞닿아 있다.

3. 전쟁과 명분


명분 중의 명분은 역시 선전포고를 위한 전쟁 명분이다. 아무런 명분 없이 그저 WAAAGH!!하고 쳐들어가는 일도 있을 수 있지만, 서로 간에 외교 관계가 성립되고 주변국들까지 포함하여 일종의 국제 질서가 형성된다면 선전포고와 전쟁을 위한 명분이라는 요소가 필연적으로 들어가게 된다. 전쟁은 정치의 수단 중 하나로서 기능하며, 따라서 명분없이 전쟁을 하는 일은 국제 질서에서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과 같아 당장은 이득을 보더라도 언젠가 더욱 큰 손해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선전포고도 없이 전쟁을 벌였던 나치 독일이나 일본 제국의 사례이다.
명분없이 전쟁을 선포했음에도 큰 이익을 얻은 전쟁이 있는데, 바로 아편전쟁이다. 이때 아편 처리를 맡은 임칙서는 영국과의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 국제법을 공부하고, 압수한 아편에 '''가격을 매겨서 돈으로 배상하는'''등 명분을 주지않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으나, 대영제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명분 선전포고를 해버렸다.[1] 이에 어이털린 임칙서는 빅토리아 여왕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는데 '''"폐하의 양심은 어디에있습니까?"'''라는 내용이다.(...) 애초에 남의 나라에 마약을 팔아먹는 범죄에 가까운 행위라 청나라가 강성했다면 오히려 청나라 쪽에서 선전포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2] 전쟁선포에 관한 의회 회의에서 윌리엄 글래드스턴등 적지않은 의원들이 '''"이렇게 추악한 전쟁은 이제껏 본적이 없다"'''라며 전쟁을 반대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전쟁 찬반투표 결과는 271대 262로 전쟁이 통과하였고 글래드스턴은 '''"262. 대영제국의 양심의 무게가 고작 이정도인가?"''' 라며 한탄했다.[3] 아편전쟁은 인류사에서 전쟁에 들인 비용 대비 얻은 이익이 최고로 손꼽히는 전쟁이다. 이익을 위해 명분같은 겉치레는 재낀 대표적 케이스. 물론 당대 사람은 물론 후대 사람들에 의해 두고두고 까이고 있다. 사실 대영제국 해군이나 의원들이나 다들 꺼려하던 일이었는데, 개인무역업자들이 이득을 위해서 압력을 넣은 결과다. 그래서 이해관계자의 집단의 힘이 정부 관료나 군인의 주장을 초월하게 된 사례이다.
현대에도 외국뿐만 아니라 최소한 자국민들이라도 납득시킬 수 있는 명분이 없으면 손해가 되기 마련이다. 미국을 예시로 들자면, 선전포고 없는 기습적인 선제 공격을 당하며 시작했던 2차대전 때에는 국민 대다수가 전쟁을 납득했고, 입대를 못했다는 이유로 자살하는 사람이 나올 정도로 전쟁 수행에도 열성적으로 참여했다.[4] 하지만 베트남 전쟁에서는 국민 상당수에게 전쟁의 이유와 필요성을 납득시키는데 실패하는 바람에 사회 전반적으로 대대적인 반전운동과 징병기피가 벌어졌다. 그 결과는 국력상으로 베트남을 압도하고도 남았을 미국의 허무한 패배였다. 명분을 만들기 위해 통킹만 사건을 일으켰는데도 말이다. 굳이 베트남 전쟁이 아니더라도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9.11 테러의 복수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이라크 전쟁은 실체도 불분명한 대량살상무기라는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명분 때문에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전쟁이나 정치까지 갈 것도 없이 일상생활에서도 명분이 필요한 경우는 흔하다. 예를 들어, 학교에 숙제를 해가지 못했다고 할 때, "하기 싫어서 안했어요"와 "몸이 아파서 못했어요"는 천지차이다. 설령 꾀병이라 할지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경우 핑계를 대서라도 그 이유를 납득시키려고 하는데, 본능적으로 그럴듯한 명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두 사람 간에 싸움이 났을 경우에도, 두 사람이 평소에 쌓아놓은 이미지가 대등하다면 대체로 사람들은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운 사람의 편을 들기 마련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책임을 묻게 된다.
창작물에서는 이런 전쟁 명분을 가볍게 여기거나 혹은 별거 없이 그냥 일단 쳐들어가고 보는 경우가 보편적이지만, 패러독스 사의 게임은 유독 명분 없이 전쟁 수행이 어렵거나 심지어는 불가능하게 되어있다. 크루세이더 킹즈 2는 그 유명한 막장 플레이성과는 별도로 명분 없이는 전쟁이 불가능하며, 크루세이더 킹즈의 다음 시대를 다룬 Europa Universalis의 경우도 전쟁 명분이 있어야 전쟁이 훨씬 수월하다. 전쟁 명분의 목록은 문서 참조. Stellaris도 2.0에 들어서 전쟁 명분이 추가되었다.

[1] 물론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교역과 시민의 보호를 내세웠지만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현재의 기준에서 봐도 교역과 시민의 보호를 내세울 수 있는 기준은 정당한 무역을 하러 왔는데 말도 안되는 잉로 교역품을 빼앗고 상인은 가둬버린 것이라면 가능하겠지만 그마저도 정석적으로는 곧장 전쟁으로 가지 않는다...[2] 물론 영국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만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대신 무역금지 같은 조치를 내렸을 것이다. 무역금지만 해도 당시 영국에게는 정말 손해가 크기에 영 못 고를 선택지는 아니다. 실제로도 중국과 교역 못해서 아쉬울 나라는 영국이었지 중국은 아니었고...[3] 단 글래드스턴이 말한 '양심'은 현재 우리가 말하는 양심과는 조금 다르다. 자세한건 제1차 아편전쟁 참조.[4] 훗날 대통령이 되는 존 F 케네디도 원래대로라면 군 입대를 할 수 없었지만 '''가문빨로''' 군대에 입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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