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퀜디
'''Moriquendi'''
레젠다리움 등장하는 종족 요정의 한 분파. 가운데땅에 남아버려 두 나무 텔페리온과 라우렐린의 빛을 보지 못한 요정들을 가리킨다. 퀘냐로 어둠을 뜻하는 mori에 요정을 뜻하는 quendi가 합쳐진 말이다.
뜻이 좀 왔다갔다 하는 단어인데 일단 정의에 충실하자면 신다르, 난도르, 그리고 아바리가 해당한다. 이들이 스스로를 어둠요정이라고 부르지는 않고, 칼라퀜디들이 '빛을 보지 못한 자들'이라며 가운데땅의 요정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좁은 의미로는 대여정 자체를 거부한 아바리를 칭하는 뜻으로 쓰인다. 신다르와 난도르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보다 이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한다.
망명 놀도르들이 가운데땅에 돌아왔을 때는 문명 수준이 높은 놀도르와 신다르와 비교해서 문명 수준이 좀 떨어지는 나머지 요정들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즉 난도르와 아바리가 해당한다. 이때는 제1시대인데 문명 수준을 비교해보면 놀도르들이 무선 영상통화장치에 자동경보센서가 달린 무기같은 온갖 최첨단 기술을 만들어낼 때 난도르들은 나무 활에 나무 방패를 쓰고, 아바리 정도 되면 동굴 속에 사는 야만족 취급이다. 인간은? 아바리한테 한참 배워야 할 수준으로 벨레리안드에 진입한 몇몇 운좋은 인간들을 빼면 제2시대까지도 동굴벽화(Púkel-men)를 그리고 있었다. 신다르는 황혼의 요정들(Elves of the Twilight)이라 해서 빛요정과 어둠요정의 중간 정도 취급이었다.
두 나무가 쓰러진 후 태양에 시대에 태어난 요정들은 당연히 두 나무의 빛을 보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어둠요정으로 인식하는 경우는 없고, 부모가 칼라퀜디면 여전히 바냐르, 놀도르, 팔마리 등으로 구분하고 칼라퀜디의 일부로 인정한다.
카란시르가 싱골을 모욕할 때도 쓰였다. 망명 놀도르들이 벨레리안드에 돌아왔을 때 그곳의 왕 싱골에게 인사 차 사절로 앙그로드를 보냈는데[1] 싱골이 생각보다 차갑게 '너네 북쪽에서는 살아도 되는데 도리아스 쪽에는 내 백성들 살고 있으니까 함부로 내려오지 않게 조심해라'라고 대답했다. 이 전언을 듣고 마이드로스는 허허 거 참 왕다운 대답이네 했는데 성질이 불같은 카란시르는 빡쳐서 '앙그로드 저 놈은 가운데땅 오더니 지 아빠가 놀도르인 건 까먹고 동굴[2] 속에 사는 어둠요정한테 붙어먹네'라는 식으로 화를 냈다. 웃긴 건 정작 싱골은 아만을 방문해서 두 나무의 빛을 본 최초의 칼라퀜디 중 한 명이라는 것. 아무튼 이런 걸 보면 좋은 어감으로 쓰이는 말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후대 판타지들에 나오는 가녀리고 아름다운 외모에 숲을 사랑하는 '엘프' vs 엘프가 타락한 존재인 '다크엘프' 구도를 생각해보면 흥미롭게도 전자가 톨킨 세계관의 '어둠요정'에 해당한다. 정확히는 어둠요정에 속하는 난도르들의 이미지가 대충 저렇다. 톨킨 세계관의 어둠요정은 사악하거나 타락한 것이 아니고 그냥 어쩌다보니 가운데땅에 남겨졌거나 가운데땅이 좋아서 남겠다고 한 요정들이다.
'톨킨 세계관의 다크 엘프는 오크다'라는 주장도 있는데, '아바리가 모르고스에게 납치되어 개조당한 것이 오르크의 기원이라 믿는 요정들이 있다'는 작중 서술 때문이다. 실사 영화에서도 이 설정을 차용했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라고 단언된 부분은 없다. 톨킨이 남긴 저술 중에는 오히려 인간이 오르크의 기원이라고 상정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 개인 별칭으로 '검은 요정'(Dark elf)라고 불렸던 에올(Eöl)이 있다. 물론 종족 상으로도 모리퀜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