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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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단수형 Palantir/복수형 Palantiri. 반지의 제왕의 도구. 단순한 단어로는 '넓게, 멀리 감시(하는 것)'이라는 뜻이며, 일반적으로는 이렇게 할 수 있는 일곱 개로 구성된 '천리안의 돌'을 뜻한다. 제작자는 페아노르이며, 재질은 그가 만들어낸 '''인공 보석'''. 누메노르 석공술로 만들어진 오르상크와 대등한 강도를 자랑한다.
퀜타 실마릴리온의 시대에는 등장하지 않으며 '''요정의 친구들'''이 누메노르에서 탈출할 때 가지고 나왔다. 안두니에의 영주 아만딜이 사우론에 의해 해임된 후, 아만의 엘다르에게서 받은 선물로 언급되며 누메노르 시대에도 일반적으로 알려진 존재는 아니었다. 이후 탈출한 이들을 따라 가운데땅으로 오게 된다.
별칭에 걸맞게 먼 곳의 상황을 보는 능력을 가졌다. 기본적으로는 짝이 되는 돌이 있고 상대방의 주변을 바라보지만, 사용자의 의지를 통해 이 시선을 돌리는 것이 가능하다. 두네다인들의 왕국인 아르노르와 곤도르는 국경의 방비와 같은 것에 이를 활용했다고 한다. 나중에 아르노르가 여러 나라로 갈라졌을 땐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사실이 있는데, '''팔란티르의 적법한 사용자는 두네다인의 왕들뿐만이 아니다.''' 왕의 대리인(섭정, 왕이 지명한 관리 등)이라면 팔란티르의 적법한 사용자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사루만은 예전에 오르상크의 열쇠를 받았지만 자신이 아이센가드의 주인이라고 선언한 시점에서 곤도르 정부의 대리인이 아니게 되었으므로 반지의 제왕 당시 오르상크의 돌의 적법한 사용자가 아니었다. 그와 비교하여 곤도르에 왕이 있을 때부터 세습으로 이어지는 직위였고 왕이 사라진 후 통치권도 있었던 섭정공 데네소르 2세는 반지의 제왕 당시 미나스 티리스의 돌의 적법한 사용자였다.
사루만은 같은 마이아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사우론의 영향력 때문에 흑화해서 예전의 고결함을 잃고 각종 음모를 꾸미게 되었지만, 데네소르는 인간이지만 적법한 사용자라는 이점과 본인의 강인한 정신력이 시너지를 이루었는지 사우론에게 휘둘리지 않고 정신력으로 겨뤄 가며 계속 사용했다고 한다(!). 제아무리 데네소르의 멘탈이 강하다고 해도 인간인지라, 팔란티르의 권능이 적법한 사용자에게 주는 이점이 상당히 중대한 것으로 추측된다.
'''...뭐 그런 거 따져봤자 적법한 사용자가 아니라고 못 쓰는 건 아니다.''' 사우론도, 피핀도 썼다! 멋도 모르고 만지작대다가 사우론이랑 1:1 화상채팅을 하는 바람에 죽다 살아나지만... 다만 엘렌딜의 자손인 정당한 후계자가 다른 모든 사용자에 우선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 예로 사우론은 '시선을 돌리는' 기능까지는 사용하지 못한 모양이다. 만일 가능했다면 '''진작에 사루만의 꿍꿍이를 눈치채고, 미나스 티리스의 약점까지 다 알아냈을 테니.'''
마법적인 아티팩트임에도 의외로 작중에서 사용되는 방식이나 인물들이 다루는 태도를 보면 현대전의 필수요소인 첩보/방첩 활동의 도구에 가까워 보인다. 아라고른이나 간달프의 현명함이 빛을 발하는 에피소드는 주로 이것에 연루된다. 그리고 페레그린 툭의 똘끼가 빛을 발하는 에피소드 역시... 심지어 (돌의 위험성 때문에) 간달프가 천으로 감싸서 꼭 안고자는걸 팔란티르를 꺼내고 다른 물건을 두는 방법으로 빼간다. 이후 살짝 빠져나와 돌을 들여다보고 비명을 질러 온 막사를 뒤집어놓는다.[1] 영화판에서는 비명도 못 지르고 고통스러워하다가 달려온 아라고른이 대신 팔란티르를 가져가면서 산다.
2. 역사
나무의 시대 아만에서 페아노르가 만들었다고 전해지며, 이후 태양 제2시대에 톨 에렛세아의 요정들에 의해 누메노르인들에게 선물된다. 누메노르가 침몰하기 직전에 엘렌딜과 그의 무리가 7개의 팔란티르를 갖고 탈출해 가운데땅에 왔으며, 북왕국 아르노르에 3개의 팔란티르가, 남왕국 곤도르에 4개의 팔란티르가 위치하게 된다.
북왕국에서는 수도 안누미나스와 아몬 술, 그리고 에뮌 베라이드의 엘로스티리온에 위치해놓았고 이 중 엘로스티리온의 팔란티르는 제3시대 이후 린돈의 키르단이 관리하게 된다. 남왕국에서는 초기 수도 오스길리아스와 그 양 옆 요새 미나스 이실과 미나스 아노르에 배치했다. 또한 초기에는 곤도르 영토였던 내륙 깊숙한 곳의 오르상크에도 배치했다.
제3시대 1975년, 북왕국 아르노르가 앙그마르의 공격으로 멸망하게 될 때, 북왕국 마지막 왕 아르베두이가 안누미나스석과 아몬 술석을 갖고 북쪽 해안가로 도피했다가 키르단이 보낸 구조선에 탑승하는데, 그 배가 침몰하면서 북왕국의 팔란티르 중 두 개가 수몰된다. 이후 이 팔란티르들은 다시 찾지 못한다.
남왕국에서는 그보다 더 전에, 카스타미르(가운데땅 세계관)가 벌인 곤도르 내전 와중 오스길리아스석이 안두인 강에 빠져 바다로 흘러가버렸다. 제3시대 2002년, 모르도르에 의해 미나스 이실이 점령되면서 이실석을 사우론에게 탈취당했으며 그 후로 팔란티르들은 사용되지 않았다.
결국 반지전쟁의 시기까지 남은 팔란티르는 미나스 티리스의 아노르석, 아이센가드의 오르상크석, 그리고 모르도르의 이실석 세 개뿐이었고 반지전쟁에서 사루만, 데네소르 2세, 사우론, 아라고른 2세 등이 팔란티르를 사용하면서 전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2] . 절대반지가 파괴되고 바랏두르가 무너지면서 이실석은 파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3. 종류와 행방
처음엔 아르노르에 3개, 곤도르에 4개를 배치했었다. 두 왕국이 건재하던 시절에는 화상회의 용도로 쓰기도 했다고 한다.
3.1. 곤도르의 팔란티르
- 미나스 이실의 돌: 미나스 이실이 마술사왕에 의해 2번째로 함락되면서 사우론이 꿀꺽. 덕분에 반지전쟁 중에 팔란티르를 사용하면 반드시 사우론과 1:1 대화를 하게 되었다. 이 돌이 사우론에게 넘어가고 난 후 곤도르는 남은 팔란티르의 사용을 봉인하고 원시적이고 불편하지만 더 안전한 봉화를 이용하게 된다. 전후의 행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아마 바랏두르가 무너지며 파괴되었거나 바랏두르의 잔해 속에 잠들어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참고로 호빗 영화판에 간달프가 돌 굴두르에서 팔란티르를 보게 되는 신을 넣으려 했으나 삭제했다는 제작자 코멘터리가 있다 [3] . 만약 그 신이 유지됐다면 돌 굴두르의 팔란티르는 미나스 이실의 것을 가져다 쓰는 설정이 됐을 듯.
- 미나스 아노르의 돌: 계속 곤도르의 소유였으나, 미나스 이실의 돌 때문에 사용할 엄두를 못내고 있었다. 데네소르가 자신의 의지를 믿고 이를 사용했지만, 결과는 절망적. 데네소르가 스스로를 화장할 때 팔란티르를 손에 쥐고 사망했기 때문에, 이후 이 돌을 사용하는 자가 데네소르보다 의지가 약하다면 그의 유해(특히 불타버린 손)만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상 몇몇 영웅을 제외하면 못쓰게 된 셈이다. 여담이지만 아라고른도 '미나스 티리스의 돌에서 보이는 광경은 별로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닐 것이다'라고 했었던 만큼 아라고른 자신도 그 돌을 한 번은 봤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영화판에서는 이 돌이 통째로 삭제되어서 데네소르가 마지막에 절망하고 미쳐버리는 이유가 팔란티르로 인한 게 아니라 단순한 망상과 공포로 인한 것으로 바뀌었다.
- 오르상크의 돌: 원래는 곤도르에서 오르상크 탑에 갖다놓고 가끔씩 쓰던 팔란티르였으나 사우론의 존재 때문에 점점 팔란티르의 존재가 잊혀진 후, 아이센가드를 장악한 사루만이 덤으로 꿀꺽했다. 그리고 결국 이 돌을 함부로 사용하다가 사우론의 부하로 전락한다. 이후 간달프가 사루만을 제압할 때쯤 그리마가 팔란티르의 돌을 보았다가 식겁하여 탑 밖으로 내던진 것을 간달프가 가져갔다. 정확히는 그리마가 투척한 돌이 웅덩이에 빠지려고 해 피핀이 냉큼 주웠는데 간달프가 주워줘서 고맙다는 인사는 커녕 매몰차게 돌을 가져간다. 돌의 위험성을 걱정한 행동이었던 듯. 하지만 돌의 정체를 모르는 피핀은 간달프의 행동을 오해하게 되고, 그 후 피핀이 호기심에 사용해봤다가 사우론한테 조종당할 뻔 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후 간달프는 아라고른이 곤도르의 진정한 왕임을 들어 그에게 돌을 바친다. 아라고른은 왕의 귀환 중간에서 이 돌을 사용하여 제어권을 획득한다. 그 과정에서 사우론과 대면해야 했지만 의지력이 강하고 이실두르의 적법한 후계자인 아라고른은 사우론에게 굴복당하지 않았다고 한다.[4] 그리고 팔란티르를 이용해 남부 곤도르가 적의 침략에 발이 묶여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사자의 길을 통해 펠라르기르 항구로 가서 죽은 자들의 군대로 하라드 해적들을 쓸어버리고 남부군을 집결시켜 강을 타고 미나스 티리스로 올라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반지전쟁이 끝난 후에도 유일하게 정상적으로 쓸 수 있는 팔란티르로 남았으며, 오르상크 탑에 안치한 채 아라고른이 왕국을 살피는 용도로 사용하게 된다.
- 오스길리아스의 돌: 일곱 중 가장 크고 강력했던 '마스터 팔란티르'. 오직 오스길리아스의 돌만 다른 돌들의 1:1 대화를 '도청'할 수 있었다. 곤도르 내전 중 오스길리아스가 전장이 되면서 안두인 대하로 풍덩! 아마도 그대로 바다로 떠내려가서 다시 찾지는 못한 모양이다.
3.2. 아르노르의 팔란티르
- 엘로스티리온의 돌: 그 존재마저도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던 특수한 팔란티르. 그래서 제4시대까지 멀쩡하게(!) 샤이어 서쪽의 엘로스티리온 탑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 돌이 특수한 이유는 다른 여섯과 대화가 가능하지도 않고, 의지로 보는 방향을 바꾸지도 못하고 오직 침몰해버린 누메노르의 옛 시절을 탐색하기 위한 돌이기 때문이다. 누메노르가 멸망하고 가운데땅으로 온 엘렌딜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 때문에 가운데땅의 요정(아마도 놀도르)들이 조정하여 시점을 옛 누메노르로 고정시켰다고 한다.그리고 엘렌딜은 이걸 써서 그리움을 달랬다고. 결국은 쓸모없는 돌. 엘론드가 발리노르로 돌아갈 때 가지고 갔다고 한다.
- 아몬 술의 돌: 앙그마르의 마술사왕이 아몬 술을 파괴시켰을 때 어찌 빼돌릴 수는 있었으나, 아르노르의 마지막 왕 아르베두이가 탄 배가 난파했을 때 함께 바닷속으로 수몰해버리고 말았다.
- 안누미나스의 돌: 아르노르의 최초의 수도 안누미나스의 돌도 역시 마지막 왕 아르베두이가 앙그마르의 마술사왕으로부터 지켜냈으나, 아몬 술의 돌과 함께 깊은 바닷속으로 영원히 잠들어버렸다.[5]
4. 기타
미들 어스: 섀도우 오브 워에선 사우론이 팔란티르를 따라 만든 헤디르(Haedîr)[6] 란 물건이 등장한다. 팔란티르의 능력엔 미치지 못하지만 모르도르 곳곳을 감시, 살피기 위해 탑을 만들어 위에 배치해뒀다.
미국의 벤처투자자이자 사업가인 피터 틸이 창립한 팔란티르 테크놀러지는 여기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얼음과 불의 노래에 비슷하게 유리 초라는 물건이 나온다.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의 중심 소재인 머드 게임 '팔란티어'의 이름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작중 팔란티어는 가상 현실 체험 게임이긴 하지만, 범죄의 도구로도 이용되고 사용자들 일부의 정신에 심각한 피해를 끼치기도 했다는 점은 비슷하다(...).
[1] 정작 사우론은 오르상크 돌의 주인인 사루만이 반지의 운반자를 잡아 놓고 연락을 취한 것으로 착각하고는 피핀에게 순간적인 세뇌 비슷한 걸 걸어서 부하를 보내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2] 이 네 명 중 팔란티르의 사용으로 파멸하지 않은 존재는 '''아라고른'''뿐이다.[3] 다만 이 잔재로, 3편에서 신성회의 vs 사우론 전 때 간달프를 안은 갈라드리엘의 뒤쪽 석상의 손을 잘 보면 팔란티르로 추정되는 물건이 있다.[4] 아라고른의 설명에 따르면 사우론이 자신을 보았지만 다른 모습으로 보게끔 만들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꾸며냈는지는 불명이나, 마지막 반지 원정대인 프로도와 샘의 활동을 돕기 위해 더 무시무시하고 위협적인 군주로 위장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사우론은 이실두르의 후계자가 살아 있고 안두릴도 다시 벼려냈다는 사실을 알고 기겁할 만큼 신속하게 행동해서 펠렌노르 평원의 전투를 일으킨다. 후일 아라고른도 '그렇게 신속하게 반응이 올 줄 알았으면 팔란티르를 쓰길 망설였을 것'이라고 했다(...).[5] 아몬 술과 안누미나스에 있던 돌은 포르노스트(아르세다인의 수도)에 잠시 보관중이던 상태였다. 그래서 아르베두이가 난파했을 때 동시에 잃어버린 것이다.[6] 한글 표기는 그렇지만 등장인물들의 발음을 들어보면 '하이디르'에 가깝다. 뜻은 '멀리 보는 자(Man of Far away)'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