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탐
1. 개요
바탐은 인도네시아 바탐 섬에 있는 도시로 싱가포르의 남쪽에 있는 섬이며 여기에 바탐시가 있다.
원래 이 곳은 오랑 라우트족의 거주지였다. 1960년대 이전엔 이들이 실질적 주인이였고 그냥 섬동네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당시만해도 주민들은 원주민 오랑 라우트 아니면 화교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곳 화교들은 네덜란드에 동화되어 거의 루터교 신자이고 마인어를 쓰는 자바 섬의 화교들과 달리 그대로 민남어를 쓰고 불교를 믿어 왔는데 수마트라의 위치가 비교적 북쪽이라서 가능했던 것이었다.
1960년대 중반 바탐은 당시 신생국으로 눈부시게 발전 중이던 싱가포르의 바로 옆마당이라는 점을 이용해 발전하기 시작했다. 너무나 좁은 국토를 지닌 도시국가 싱가포르에는 배후지가 필요했는데 그 배후지를 자처한 곳이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르바루와 이 섬이었다. 조호르바루가 있는 조호르 주가 전기/수도/가스/식수 등을 공급해 준다면 이 섬에서는 인도네시아 본토와 싱가포르 간 무역을 중계해주는 식이었다. 더구나 바탐 섬 앞바다에는 석유가 매장되어 있는데 그걸 싱가포르에 팔면 돈이 되었다. 즉 송유관을 통해 싱가포르 전역에 석유를 공급하는 것. 그리하여 개발을 위해 1960년대 말에 인도네시아 전국에서 지원자들을 뽑아서 바탐 섬으로 보냈다.
그리고 1970년대에는 공업화 구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지정과 달리 실제로 공업은 그리 발달하지 않았고 대신에 앞바다에서 채굴되는 석유 시추와 관광업, 그리고 싱가포르의 배후지 역할로 먹고 살고 있다.
어쨌든 현재 바탐은 '''인도네시아에서 경제력이 좀 되는 동네'''다. 싱가포르와 비교하면 한참 낙후해 있으며 외국인들은 처음 입도하고 우중충해 보이는 풍경에 충격을 받지만 수도 자카르타나 발리를 제외한 타지 인도네시아에서 온 사람들에겐 이 정도면 되게 좋은 동네이다.
인구는 이미 150만 명을 넘겼지만 50년 전인 1960년대에는 1만 명도 안 되는 시골이었다. 그러다가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경제개발 정책을 펼쳐서 인구가 늘어났다. 1980년대 말에는 10만 명을 돌파했고 2003년에는 50만 명을 달성했으며 2011년 100만 명 인구를 달성했다.
이렇게 써놓으면 무슨 대단히 개발된 곳인양 미화하는 듯 하지만 사실 바탐은 경제력이 떨어지고 낙후한 편이다. 위에 언급한 석유 붐이나 관광업, 싱가포르의 배후지 역할 등으로 인도네시아 시골동네치곤 발전했단 소리지 절대 섬 자체가 고도로 개발된 건 아니다. 발리 생각하면 안된다. 싱가포르에서 이 곳에 오면 외국인들은 낙후하고 우중충한 풍경에 충격을 받는다. 당장 길거리 음식을 사먹어도 전혀 문제없는 싱가포르와 달리 이 곳에선 길거리 음식 잘못 먹으면 골로 가며, 물도 생수 사 마셔야 한다.
인구 대부분은 자바 등 타지에서 이주한 사람들이며 현재 원주민은 극소수다. 그리고 중국계도 상당수다. 종교는 수니파 이슬람교가 90% 이상이며 그 다음으론 불교와 도교, 기독교 등 중국계가 믿는 종교들이다.
2. 여행 팁
사실 이 문서가 작성된 건 골프 때문이다. 바탐은 골프장이 많은 섬이다. 그래서 유명 골퍼들이 자주 연습하러 온다.
원래 동남아시아에서 잘 사는 주변국인 싱가포르와 홍콩 등이나 호주에서 라운딩하러 오곤 했는데 입소문이 퍼져서 2017년 이후부터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싱가포르를 거쳐 바탐으로 골프치러 오게 되었다. 한국에선 이웃 빈탄 섬에 가려져 듣보잡이던 곳이었으나 골프 하나만으로 이제는 그 빈탄의 인지도를 뛰어넘었다.
유명한 골프장은 인다 푸트리 컨트리클럽과 타마린 골프클럽이다.
골프 칠 목적으로 온 사람들이 아닌 사람들은 대부분 쇼핑을 즐긴다. 물가가 싱가포르의 반의반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유명한 쇼핑몰은 메가 몰 바탐, 그랜드 바탐 몰, BCS 몰, 나고야 힐 쇼핑센터[1] 가 있다.
바탐은 전술했듯이 화교 비중이 높다. 중국계가 많은 수마트라 중에서도 이 섬에 그 수가 제일 많은 편이다. 자바 섬의 중국계는 이미 네덜란드화되어 루터교 신자고 언어도 마인어를 주로 쓰며 중국어를 못 한다. 그러나 이 섬을 비롯한 수마트라 쪽은 아직까지도 민남어를 쓰며 불교를 믿는 화교도 좀 있다. 물론 인도네시아 화교 사회의 주류 종교는 이미 루터교 등 개신교이지만 수마트라 화교의 경우는 불교/도교 비중도 높은 편이며 전통문화를 잘 보존 중이다. 그래서 일명 중국사원이라 부르는 도교 도관도 이 섬에 있고 볼거리이다.
섬 인구 대부분이 무슬림인 탓에 이 곳의 그랜드 모스크 역시 관광지이다. 앞의 중국사원과 비교해서 보면 전혀 달라지는 느낌에 재밌어질 것이다. 바탐 그랜드 모스크는 타 모스크와 달리 비무슬림인 외국인도 안을 들여볼 수 있다.[2]
3. 가는 법
시골의 일개 섬이라서 당연히 한국과의 직항 따위는 없다. 싱가포르 창이 공항으로 싱가포르에 입국해서 오면 된다. 싱가포르에서는 하버프론트 센터(Harbour Front Centre)[3] 에서 페리를 타면 되며[4] 소요시간은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인도네시아는 원칙적으로 무비자 입국이 안 되어 페리터미널에서 도착비자를 스티커로 붙여 주었으나 현재는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저가 항공사인 파이어플라이 항공(Fire Fly Airline)을 타고 이 곳으로 올 수도 있다. 그리고 자카르타에서 국내선을 타도 된다. 그러나 둘 다 싱가포르에서 페리를 타는 것에 비해 비싼 편으로 돈이 많이 깨지고 자카르타에서 올 경우 되려 빙 돌아와야 해서 시간적으로도 손해다. 게다가 말레이시아는 생각보다 입국이 까다로운 나라에 속하기도 한다. 즉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본토 등을 거칠 메리트는 굳이 없다.
즉 싱가포르에서 들어오는 게 가장 편하다.
4. 여담
참고로 발달된 선진국 싱가포르에 있다가 이 섬에 오면 조금 충격받을 수 있다. 이 섬의 낙후한 광경들 때문이다. 바탐은 전술했듯 개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며 그나마 수도 자카르타와 너무 멀리 떨어진 변방지역인 리아우 제도에 있는지라 중앙정부의 관심 밖에 있어서 경제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었다. 물론 석유 붐이나 싱가포르의 배후지 역할, 그리고 최근의 골프 관광 등으로 어느정도 성장하긴 했지만 자세히 보면 싱가포르에 비해 몇십 년 뒤떨어져 있으며 위생이 열악하다. 그래서 위생에 주의해야 한다. 물은 꼭 미네랄 워터를 사 마시고, 길거리 음식은 되도록이면 먹으면 안된다.[5]
앞에서 말햇듯이 리아우 조호르 술탄국의 영역이면서 영국의 식민지가 되고 말레이시아령이 되었다면 돈 많은 조호르 정부가 바탐을 싱가포르의 대항마로 만들었을 수 있다. 만약 이렇게 되었다면 바탐은 페낭처럼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 중 하나였을 것이다.
아니면 싱가포르를 따라 독립한 후 싱가포르의 일부가 되어서 발전하고 싱가포르 본섬의 인구를 바탐으로 어느정도 보내 인구밀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6]
[1] 예전에 일본군 주둔지였다. 이름은 일본 주부지방 아이치현의 그 나고야에서 따왔다.[2] 같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역인 메단의 그랜드 모스크는 비무슬림이 들어갈 수 없도록 막아 외관만 구경 가능하다. 사실 외관은 알라딘 궁전같은 화려한 외양인데 안은 막상 볼 게 없이 횅하기로 소문나 있다.[3] 센토사 섬으로 가는 케이블카도 이 하버프론트 센터에서 출발한다.[4] 홍콩-마카오 간 제트포일과 같다.[5] 다만 이건 다른 외곽 지역의 얘기지 시내에 있는 건 가격 좀 되는 건 먹어도 된다.[6] 다만 그러면 싱가포르는 싱가포르시와 바탐시라는 두 개의 도시가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도시국가 신세를 면하고 어느정도 국토를 갖추게 되어 조금 낫긴 했을 것이다. 도시국가는 독립국 구실을 하기 거의 어렵다는 걸 감안한다면 이 경우 싱가포르는 초창기 고생하지 않아도 될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