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흔화석

 


1. 개요
2. 역사
3. 화석의 형성
4. 종류
5. 학문적 의의
6. 주의사항
7. 한국의 생흔화석

生痕化石 / '''Trace Fossil''', '''Ichnofossil'''

1. 개요


'생'물의 '흔'적이 암석 표면에 남아 있는 것으로, 화석의 일종이며, 흔적화석이라고도 한다. 쉽게 말해 뼈나 피부 같은 몸체[1]가 아닌 나머지 모든 것(발자국, 천공구멍, 펠릿 등)이 생흔화석의 영역이다. 보다 넓게 생흔화석을 보는 학자들은 분석[2]이나 스트로마톨라이트[3] 또한 직접적인 생물의 몸체가 남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흔화석으로 분류한다.
생물의 몸체가 남은 경우에는 은 물론 구체적인 개체의 특성 등까지 자세하게 파악되는 편이나, 생흔화석은 아무래도 직접적인 흔적이 남은 것이 아니기에 대개 정도의 분류에서 끝나며, 이것도 Ichnofauna라고 하여 일반적인 생물의 분류와는 사뭇 다르다. 그러나 생물의 몸체가 직접 남은 화석에서는 알기 어려운 생물의 생활상 자체를 연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지도에 비해) 학문적 의의가 크다.
주로 고생물학이나 퇴적학에서 연구하며, 생흔화석만을 다루는 학문을 생흔학(生痕學, Ichnology), 화석흔적학이라고 한다. 한반도의 경우 매우 많은 수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므로, 국내에서 발자국 연구를 한 사람이 꽤 있던 편이었다. 대표적인 한반도 생흔화석의 예시가 해남이크누스.

2. 역사


과거에는 생흔화석도 벌레나 식물의 유해라고 생각했었지만, 1950년대에 이르러 독일의 아돌프 자일라허에 의해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현대 생물의 행동 패턴을 바탕으로 생흔화석을 분석해내는 현대적인 연구의 시작이 되었다.

3. 화석의 형성


생물이 남긴 흔적이면 어떤 것이라도 생흔화석에 포함된다. 다만 보존 조건은 다른 화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화석과 마찬가지로 셰일, 사암, 석회암과 같은 퇴적암에 많이 존재하며, 생성된 이후 큰 지각 변동을 받지 않아야 하고, 생성된 이후 가능한 빨리 매몰되어 암석화 작용을 거쳐야 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화석과는 달리 완전히 균질한 지층에서는 발견하기 어렵다. 가령 갯벌의 생물체들이 남기는 구멍 같은 경우는, 조석에 의해 매일매일 리셋(?)되기도 하고, 설사 남는다고 하여도 진흙 위에 또 진흙이 쌓여 화석을 화석이 아닌 지층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화석은 그와 달리 몸체 자체가 광물화 작용을 따로 겪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발견하기 쉽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런 경우가 있다는 것이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당연히 있다.
몸체가 남은 화석과는 다르게 쇄설성 퇴적암에서도 잘 발견된다.

4. 종류


보다 세부적으로는 더 많이 나누며, 학자마다 분류 기준이 조금씩 다르지만, 크게 다음의 5가지로 분류한다.
  • 섭식 생흔(Feeding Structures) : 먹이를 구하기 위해 땅을 파헤치는 등의 생태를 보여주는 생흔, Chondrites, Zoophycos 등
  • 서식, 주거 생흔(Dwelling Structures) : 대체로 수직으로 발달하는 생흔으로, 생물체가 살기 위해 바위나 땅에 굴을 판 것이 남아 있는 것, Skolithos, Ophiomorpha, Thalassinoides, Diplocraterion 등
  • 포복 생흔(Grazing Traces) : 악어, 파충류 등이 배를 땅에다 대고 이동하는 형태의 생흔, Nereites, Helminothoides 등
  • 이동 생흔(Crawling Traces) : 이동하는 과정에서 생긴 생흔, 발자국 화석이 대표적, Cruziana, Footprints 등
  • 휴식 생흔(Resting Traces) : 생물체가 가만히 땅에서 휴식하는 과정에서 남은 생흔, Asteriacites[4]
실제 연구에서는 이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로 분류하지만, 크게 보자면 위와 같다.

5. 학문적 의의


가장 큰 의의는 생물체의 생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생흔화석은 생물이 살아간 흔적이 남은 화석이므로, 몸체 화석에서는 찾을 수 없는 생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으며, 나아가 생물이 살았던 고환경을 복원하는데 중요하게 사용된다. 대표적인 예시를 몇 개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 발자국 화석 : 생물이 어디서 주로 서식했는지[5], 독립적으로 생활했는지 무리생활을 했는지, 꼬리를 끌면서 이동했는지 끌지 않으며 이동했는지[6], 심지어는 이 생물체가 어느 정도의 속력으로 걸어다녔는지까지 파악할 수 있다.
  • 분화석(배설물 화석) : 어떤 것을 주로 먹이로 했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생물 화석이 적게 발견되는 캄브리아기는 표준 화석으로 생흔화석을 사용하기도 하며, 지층의 순서나 시대를 결정할 때에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6. 주의사항


생흔화석 분석에서 주의해야할 점은, 생흔화석과 생물화석의 일대일 대응은 판단하기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다. 흔히 이구아노돈의 발 모양과 닮아 이구아나돈이크누스(Iguanodonichnus)라고 이름 붙인 발자국 화석은 실제로 이구아노돈이 남긴 것일 수도 있지만, 다른 동물이 비슷한 형태의 발자국을 남겼을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왜냐하면 한 동물의 발자국이라고 하여도 어느 정도 속력으로 움직였는지, 어느 지층에 남았는지, 퇴적물의 굳기는 어떠했는지, 동물의 무게는 어떠했는지 등의 여러 요소에 의해 모양이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흔화석을 명명할 때는 보통 '-ichnus'라고 붙여, 이것이 생흔화석에서 나온 종임을 명시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한국에서 발견된 해남이크누스.

7. 한국의 생흔화석


대한민국에서는 중생대 지층에서 체화석(생물의 몸체가 남은 화석)보다도 생흔화석이 압도적으로 많이 발견되며, 고생대 지층에서도 삼엽충 화석 못지 않게 삼엽충의 족흔(발자국 화석)이나 해양 무척추동물의 버로우, 보링 등이 굉장히 흔히 발견된다. 일부 지역에 가면 길가다 발에 채일 정도(...)
중생대의 생흔화석은 주로 경상남도전라남도에서 주로 발견되는데, 대부분 백악기의 퇴적 지층으로, 공룡, 익룡, 조류, 파충류 등의 화석이 많이 발견된다. 특히 진주시에서 많이 발견되는데, 2018년에 발견된 정촌 발자국 화석군은 무려 1만 개의 발자국이 한 장소에 나타난다. 이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가령 이전에 '발자국이 많다'고 소문났던 중국의 한 지역은 겨우(?) 2200개의 발자국이 있다.)
신생대에도 간혹 발견되는데, 제주도의 경우 약 19,000년 전의 사람 발자국 화석과 매머드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기도 한다.
[1] 흔히 체화석(體化石)이라고 부른다.[2] 공룡의 배설물 화석[3] 남조류와 같은 생물에 의해 생긴 것으로, 화석이 아니라 퇴적 구조의 일종으로 보는 학자도 있다.[4] 불가사리의 인상화석이다.[5] 발자국 화석은 몸체 화석과는 달리 생성된 이후 움직이지 않는다. 동물의 사체는 강이나 바다에 휩쓸려 멀리 이동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6] 꼬리 흔적이 같이 남아 있는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적이 없다는 사실은 공룡 연구에서 공룡이 꼬리를 끌지 않았다는 증거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