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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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 of Ages 게임의 한 장면이다.
'''Σίσυφος(Sisyphos) / Sisyphus[sizəfəs]'''
1. 개요
2. 신화에서
2.1. 일화 1
2.2. 일화 2
3. 여담
4. 관련 문서


1. 개요


그리스 신화의 등장인물. 시지푸스[1], 시지프스[2], 시지프(Sisyphe)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3]
코린토스의 창업군주로, 평소부터 교활하고 꾀가 많았다.[4] 후술하겠지만, 도둑질의 명수였던 오디세우스의 외할아버지 아우톨리코스[5]도 시시포스의 소를 훔치려다가 역으로 당했다.

2. 신화에서



2.1. 일화 1


시시포스의 지혜가 처음 등장하는 것은 도적의 신 헤르메스의 아들이자 도적의 왕, 그리고 오디세우스의 외할아버지인 아우톨리코스와의 대결에서였다.
아우톨리코스는 아버지 헤르메스 신에게서 물려받은 능력으로 주변의 소들을 훔쳐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버렸는데, 시시포스 왕의 소들 역시 도둑 맞은 것이었다. 시시포스는 자기 소가 줄어들 때마다 아우톨리코스의 소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충분한 심증을 가지고 있었으나, 아우톨리코스는 훔친 소의 색을 바꾼다거나, 뿔을 자르면서 성형을 한다거나, 심지어 소의 성별까지도 바꾸어버리는 등의 능력을 헤르메스에게서 물려받았기 때문에 증명을 할 수가 없었다.
시시포스는 고민 끝에 소의 발굽 아래에 자기 이름을 새겨두기로 했고, 이 소들을 훔친 아우톨리코스에게 찾아가 발굽에 새겨진 이름을 보여줌으로써, 자기 소임을 증명한다.
아우톨리코스는 시시포스의 부하들이 몰래 자기 소에게 이름을 새긴 것이라는 억지를 부려보지만, 이미 진 게임이었다. 헤르메스는 자신이 아우톨리코스에게 부여한 들키지 않고 도둑질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시시포스에 의해 무참히 깨져버렸기 때문에 트릭스터로서의 자존심이 구겨졌기 때문에 시시포스를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되었다.출처
일설에는 오디세우스의 진짜 생부가 시시포스라고도 한다. 본인의 소를 훔친 대가로 아우톨리코스의 미녀 딸 안티클레이아를 정부로 달라고 협박했고, 안티클레이아가 시시포스의 유복자를 임신하자 이타케의 왕 라에르테스에게 얼른 시집보내버렸다는 것.
그러나 시시포스를 유명하게 만든 일화는 따로 있는데, 바로 아래에 언급되는 일화이다.

2.2. 일화 2


어느 날 제우스가 강의 신 아소포스의 딸 아이기나를 납치해 가는 걸 보고, 시시포스는 아소포스에게 도시를 위해서 샘물을 내줄 것을 대가로 제우스의 만행을 알려준다. 그걸 괘씸하게 여긴 제우스는 분노해서 시시포스를 황천으로 끌고 가라고 죽음의 신 타나토스를 보낸다.[6] 그런데 시시포스는 타나토스가 올 것을 예상하고 숨어있다가 '''타나토스를 기습공격으로 제압한 뒤 지하실에 감금한다.'''[7]
타나토스가 갇힌 후 세상에 죽음이 없어졌고, 가장 큰 피해를 본 하데스아레스제우스에게 항의하였다. 하데스는 황천의 신이었으니 일을 못 하는 상황이었고 아레스는 전쟁의 신이었으므로 '''전쟁에서 병사가 죽지 않으니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판본에 따라선 운명의 세 여신들도 실타래가 헝클어져 항의했다고 한다.
결국 제우스아레스를 보내서 타나토스를 구출시켰고 시시포스는 저승에 오게 되는데, 시시포스는 미리 아내에게 "내가 죽으면 절대 장례식을 치르지 말고 내버려 두라"고 해놓고는 저승에서 아내가 자기 장례식도 치러주지 않았다고 거짓 눈물까지 보이며 이빨을 깠다. 이에 감응한 하데스는 다시 가서 장례를 치르라고, 혹은 시신을 내버려 둔 아내를 벌하고 오라고 시시포스를 지상으로 돌려보낸다. 당연히 시시포스는 약속을 어기고 지상에 눌러앉았고, 최종적으로 천수를 누리고[8] 사후 하데스에게 벌을 받는데 시시포스가 천수를 누릴 동안 왜 타나토스를 다시 보내지 않았는지는 의문.
이렇게 시시포스는 다시 세상을 떠난 뒤 신들을 기만한 죄로 산 정상으로 바위를 밀어 올리는 벌을 받게 된다. 바위는 정상에 오면 다시 아래로 굴러떨어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올려야 하는 영원한 노동이다. [9][10]
살아생전 하데스, 죽음의 신, 제우스 등 신들을 엿먹이고도 천수를 다누리다 평안히 죽은 비범한 녀석이다. 니오베, 아라크네, 탄탈로스, 마르시아스처럼 신에게 도전했던 인간들은 하나같이 끔살을 못 피해갔는데, 시시포스는 살아생전 신들을 관광태우다 죽고 나서야 겨우 형벌을 받은 드문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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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포스가 형벌을 받은 곳이라고 전해지는 아크로코린토스

3. 여담


시시포스의 아내는 플레이아데스 자매 중 하나인 메로페. 둘의 아들들 중 하나는 글라우코스 1세로, 페가수스를 탄 영웅으로 유명한 벨레로폰의 아버지이다. 그 외에 부부는 테르산드로스, 오르니티온, 할모스 등의 아들들을 두었다. 플레이아데스 중 가장 어두운 별이 메로페라는 전승에서는 그 이유가 그녀만이 유일하게 인간과 맺어진 걸 부끄러워해서, 혹은 남편을 따라 저승에 갔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설에 따르면 헤르메스 탄생기에서 헤르메스가 아폴론의 소를 훔쳐갔을 때 아폴론에게 범인을 꼰지른 사람도 바로 이 시시포스였다고 한다. 정당한 일이기야 하지만 제우스의 입장에서는 신들 사이의 갈등에 인간이 감히 끼려고 하는게 내심 아니꼬왔던 듯. 고자질 당한 헤르메스에게도 좋게 보일리 만무하고. 이를 보면 시시포스는 신들의 대소사에 여기저기 끼어서 점수를 팍팍 깎아나가던 인간이었던 듯 하다. 자신과 인간 입장에서는 통쾌하겠지만.
[11]
대한민국의 시시포스와 시작하는 초성이 같은 참고서의 표지에는 검은 바탕에 이 신화가 반투명한 글씨로 적혀있어 그리스 신화를 몰라도 시시포스는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알베르 카뮈는 이 인물을 통해서 자신의 부조리 문학에 대해 서술하는 에세이를 쓴 적도 있다. 그는 끝없는 형벌에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게 된 시시포스는 신에게 유일하게 반항할 수 있는 것이 그 의식(무의미함에 대한)을 없애고 무한한 반복을 즐기는 것임을 알게될 거라 했다. 즉 인간=시시포스.
현실의 동물원 비버들도 딱 시시포스와 같은 일을 겪는다. 비버는 나무로 집을 짓고 그걸 끊임없이 증축, 보수하면서 살아가는데 야생과는 달리 동물원에서는 집이 망가질 일이 드물어서 한번 지어놓으면 거기서 평생 놀고 먹을 수 있다. 이러다보면 비버들이 살도 찌고 건강도 안 좋아지니까 인간들이 일부러 정기적으로 집을 부수고 다시 짓게 만드는 것.
인디 게임 Rock of Ages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여기서는 돌이 굴러떨어지는 이유가 가관인데, 산꼭대기까지 끌고 올라가던 중 소악마에게 똥침을 당해서 돌을 놓치기 때문이다. 그러던 도중 위치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의 관계를 깨닫고 높은 곳에서 돌을 굴려 지옥문을 파괴해 탈출에 성공하나...
인디 게임 Hades에서는 주인공 자그레우스가 저승에서 난리를 치면서 에리니에스의 주의를 끄는 사이에 모처럼만에 편히 쉬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대화하면 에리니에스에게 이르지 말라면서 약간의 뇌물(?)을 준다. 이후 진행에 따라 시시포스의 노역형을 면제해줄 수도 있다. 면제 이후에도 하데스의 궁전으로 되돌아가지 않고 계속 타르타로스에 있는데, 정이 든 바위를 버려두고 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그레우스는 시시포스를 재밌는 동네 아저씨처럼 친근하게 대하지만,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했을 때는 자기는 지은 죄가 너무 많다면서 자책한다. 타나토스를 제압했다는 설화와 돌덩이를 밀어올린 형벌을 감안해서 너비가 자그레우스의 2배는 되는 근육질 떡대로 모델링되었다.
1999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소설 '내 마음의 옥탑방'(박상우 저)은 시시포스 신화를 모티프로 하여 인간의 실존적 삶에 대한 고민을 담은 작품이다. 남주인공인 '민수'가 현실에 대한 체념과 비관에 빠진 거세당한 시시포스를 나타내고, 여주인공인 '주희'는 옥탑방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통해 편안한 삶에 안주하고 싶은 진정한 시시포스를 나타낸다.
2019년 9월 1일 방송된 도전 골든벨의 48번 문제의 답으로 출제되었다. 결과는 아쉽게도 오답. 최후의 1인이 적은 오답은 사르트르.
국립서울대학교의 물리학실험1의 실험 목록 중 '시지프스(시시프스)'의 고민이 있다. 경사로 위에 공을 굴려 역학적 에너지 보존을 실험하는 실험이다. 많은 학생들이 이 실험을 하면서 드랍을 고민한다.
2021년 방영될 JTBC 드라마 시지프스: the myth가 여기서 이름을 따왔으며 조승우, 박신혜가 주연 배우로 출연한다.

4. 관련 문서



[1] Sisyphus의 영어식 발음(시지퍼스)과 라틴어식 발음(시시푸스)을 헷갈려 서로 섞어버려서 만들어진 표기로 추정된다.[2] 유래를 찾을 수가 없는데 시지프랑 시시포스를 헷갈려 서로 섞어버려서 만들어진 표기로 추정된다.[3] 상단의 이미지는 Rock of Ages의 프롤로그의 한 장면이며 좌측에서 독수리에게 간을 뜯어먹히는 남자는 티탄프로메테우스이고, 돌 뒤에 있는 남자는 손을 뻗어도 사과나무가 올라가고 몸을 숙여도 수위가 낮아져 식음이 금지당한 탄탈로스다. 둘은 시시포스와 마찬가지로 그리스 신화 속 '신들로부터 영원히 고통 받는' 캐릭터의 대표 주자.[4] 그러나 딱 한번 골탕먹은 적 있다. 데메테르 여신의 나무를 벤 죄로 에리식톤이 걸신이 들리자 그의 딸 메스트라의 변신 능력을 이용해 떼돈을 벌 생각으로 메스트라를 글라우코스와 결혼시키겠다고 구라를 쳐서 에리식톤에게 배고픔을 해결해줄 식량을 주고 메스트라를 동물로 변신시켜 장터에 팔았다. 물론 메스트라는 아버지에게 돌아갔다. 시시포스는 에리식톤에게 딸을 내놓지 않겠다면 자기가 준 가축이나 돈을 모두 내놓으라고 소리쳤고, 에리식톤도 자기 딸을 사기에 이용한 시시포스에게 고함으로 응수했다. 이때 메스트라가 자길 다시 데려가고 싶으면 가축을 대가로 다시 줘야 한다고 말하며 아주 제대로 시시포스를 관광보낸다. 그런데 메스트라가 너무나 아까웠던 시시포스는 이번에는 진짜 글라우코스와 결혼시키겠다고 한 번 더 값을 치렀으나, 예전에 제우스가 아이기나를 강간하는 걸 아이기나의 아버지 아소포스에게 일러바친 문제로 제우스에게 노여움을 사 제우스는 시시포스의 대를 끊어버리겠다며 포세이돈으로 하여금 메스트라를 납치하게 했다. 결국 돈은 두 번이나 치르고 메스트라도 잃었다.[5] 헤르메스키오네의 아들이다. 아버지 못지않게 도둑질이 뛰어난 편.[6]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이를 순화하여 제우스가 아이기나와 바람피우는 것을 시시포스가 딸을 찾던 아소포스에게 알려바친 것으로 나온다. 아마도 원전 그대로 해석하긴 곤란해서 그랬을 것이다.[7] 타나토스는 힘이 장사라 어느 누구든 끌고 갈 수 있었다고 한다. 직접 맞서서 타나토스를 이긴 건 헤라클레스 이외에는 없다. 비록 기습이었다지만 시시포스의 힘도 꽤나 비범한 듯.[8] 장례를 치르라고만 했지 장례만 치르고 돌아오라고 한 것은 아니었으니 하데스 입장에선 할 말이 없다.[9] 쉬려고 하거나 일을 하지 않으면 복수와 징벌의 여신들이 채찍질을 한다고 전해진다.[10] 무적핑크 작가의 웹툰 실질객관동화 141화 시시포스 에피소드에서 정말로 정상을 깎아서 돌을 올려 놓았다. 그런데 갑자기 산이 3차원화 되면서 바위가 옆으로 떨어져 버려 도로아미타불.[11] 근래의 양산형 게임의 반복성 플레이를 비웃는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