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메스

 



'''전령, 상인, 도둑, 나그네, 연설의 신'''
<colbgcolor=#99ccff> '''이름 표기'''
'''그리스어'''
Ἑρμῆς[1]
'''라틴 문자'''
Hermes
'''동일시되는 신'''
'''로마 신화'''
메르쿠리우스 (MERCVRIVS / MERCURIUS)[2]
'''에트루리아 신화'''
투름스 (Turms)
'''이집트 신화'''
토트 (Thoth) & 아누비스 (Anubis)


1. 개요


올림포스 12신 중 한 신으로 도둑과 여행자와 상인의 수호신[3]이자 전령의 남신. 로마 신화의 메르쿠리우스와 동일시되었다. 옛 로마인들은 게르만족을 기록에 남기면서 오딘을 헤르메스에 대입하여 설명했다. 오딘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모습에서 헤르메스를 떠올렸던 듯.
'헤르메스'란 신명은 대체로 헤르마(Herma)라는 고대 그리스의 표석에서 유래했다고 본다. 헤르마는 네모난석주(石柱)인데 기둥 꼭대기에는 수염 난 남자의 흉상을, 중간쯤에는 남자의 성기를 부조했다.교차로나 국경, 공공장소 앞 등에 세워서 악귀나 삿된 것을 쫓아내고자 하였다. 그러나 막상 헤르마의 어원이 불확실한데 그리스 선주민의 언어에서 유래했다고 보곤 한다. 이에 따르면 본디 헤르메스 역시 그리스 선주민의 신격이었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이설이 있다.
여성 이름인 헤르미오네와도 비슷한 것으로 보아 비슷한 어원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4] 다만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헤르미오네인 헬레네의 딸 헤르미오네와의 접점은 그녀의 남편 오레스테스가 재판을 받으러갈 때 헤르메스가 호위해 준 것뿐이다.
영어에서 완전 밀폐를 의미하는 Hermetic seal과는 관계없다. Hermetic seal은 헤르메스라는 이름의 실존 연금술사의 이름을 딴 것이다.
참고로 금도끼 은도끼에 등장하는 신이 바로 이 신이다.

2. 특징


헤르메스는 카두케우스 또는 케리케이온(Kerykeion)이라 불리는 두 마리가 엉킨 지팡이를 들고, 챙넓은 모자 혹은 페타소스(Petasus)라는 이름의 날개 달린 모자[5]를 쓰고 탈라리아(Talaria)라는 이름의 날개 달린 샌들을 신고 마법의 망토를 두른 청년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상징 동물은 수탉·거북이·토끼· 등, 상징 식물은 크로커스[6]딸기 나무 등이다. 헤르메스는 신들의 전령이며, 제우스의 명령을 전달하는 사자(使者)이기도 하다. 명부의 통행이 자유롭기 때문에 죽은 자를 저승에 안내하는 역할을 맡기도 한다.
카두케우스라고 불리는 헤르메스의 지팡이의 엉킨 뱀 두마리는 땅속과 지상을 뱀이 자유로이 오가듯이 헤르메스가 명부를 자유롭게 오가며 신들의 뜻을 전하는 것을 상징했다고 한다. 의술의 신이라 불리는 아스클레피오스의 뱀 지팡이와 헷갈릴 수도 있으니 주의. 미국 등에서는 헤르메스의 뱀 두마리와 날개가 달린 카두케우스 막대기 모양을 의사나 의술의 상징으로 쓰기도 한다.
이에 대해서는 국제 의료협회 등에서는 오류로 보는 시각이 강하나 생명의 나무와 허물을 벗음으로써 재탄생하는 의 상징은 바빌로니아 지역에서 오랫동안 치유의 상징으로 쓰여졌다. 아프로디테의 신전이 매춘을 하는 창관이었던 것처럼 고대의 신전은 사회적 기능을 하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아폴론 신앙이 강했던 북부 그리스와 소아시아에서는 아폴론 신전이 병원이었지만 아폴론 신앙이 약하던 그리스 남부 지역에서는 헤르메스의 신전이 의술을 행하는 병원이었다.
즉 헤르메스의 지팡이이기 때문에 아스클레피오스의 뱀 지팡이가 아니라는 의견은 헤르메스의 지팡이 자체의 독자성을 인정하는 것이지만 애초에 헤르메스의 지팡이가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의 그리스 현지어 버전이라고 보는 시점에서는 오류가 아니다. 그리고 아스클레피오스 자체가 헤르메스에 비하면 매우 교세가 한미한 신이기도 했고 둘 중 어느 것이 치유의 상징으로 보는 게 정확하냐? 라고 묻는다면 오히려 두 마리의 뱀인 헤르메스의 지팡이 쪽이 원본에 충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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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헌인 길가메시 서사시에서부터 뱀은 부활과 치유의 상징이었다. 허물을 벗고 새로 태어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즉 수메르 문명에서 기원하여 오랫동안 두 마리 뱀과 나무를 쓰는 상징이 근동의 여러 문명과 이집트에 퍼져있었고 그게 그리스로 들어가서 아스클레피오스와 헤르메스의 지팡이가 되었는데 둘 다 치유의 상징이 맞지, 뱀이 하나가 있는 지팡이는 치유의 상징이며 둘은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오히려 고고학적으로 틀린 것이다.
단, 오류라고 보는 시선도 일리가 있다. 뱀 두 마리가 엉킨 도상이 치유의 상징인 것은 고고학적 연구 성과로 밝혀낸 것이지 로마 시대 이후로 서구의 도상적 전통은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였으므로 미국의 의료계에서 쓴 것은 두 도상을 착각한 결과이지 고대 수메르 문명의 도상을 따온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당연히 무리가 있다. 즉, 치유의 상징으로서 케뤼케이온 도상을 쓰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나 그 반론이 이것이 오류가 아니라고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원전에서의 헤르메스는 금발에 매끈한 발을 가진 미소년으로 신들중 가장 동안인 것으로 묘사되었다. 초기의 헤르메스는 석상이나 도자기 등에서 수염이 텁수룩한 모습으로 묘사되다가, 기원전 6-5세기경부터는 턱수염이 나지 않은 건장한 청년의 모습으로 묘사되기 시작했다.[7] 현대 창작물에서도 소년이나 건장한 청년의 모습으로 자주 묘사된다.
뛰어난 정보꾼에 젊은 청년이란 점, 지혜를 상징하고 떠돌이들의 수호신이란 점 덕분에 현대에 인기가 많은 신 중 하나다.

3. 성장 과정


아틀라스의 딸 마이아제우스 사이에서 난 아들로, 새벽에 태어났지만 바로 그날 낮에 동굴 밖으로 몰래 빠져나와 아폴론 50마리를 훔쳤다. 어떻게 훔쳤는가 하면 소들의 발굽을 모두 나무껍질로 싸매서 발걸음 소리가 나지 않게 하고, 소꼬리엔 빗자루를 달아 소가 걸으면서 자연히 발자국이 비에 쓸려 지워져 흔적이 남지 않도록 했다.[8] 그렇게 훔쳐온 소들을 숲속에 숨겨놓고 그중 두 마리를 잡아 신들에게 제물을 바쳤는데, 이때 대상으로 한 신들 중엔 갓 태어난 자기자신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소의 창자와 거북의 등껍데기를 이용해 곧장 리라를 발명했을 정도로 영특했는데, 이후 소를 훔친 것이 들통나 아폴론이 자신을 추궁할 때도 능청스럽게 리라를 연주해 아폴론의 기분을 풀어주고 그 리라를 선물함으로써 별탈없이 화해했다.[9] 덤으로 기분 좋아진 아폴론에게서 뱀 지팡이 카두케우스까지 득템.
제우스의 다른 사생아들이 헤라에게 괴롭힘당한 것과 달리, 헤르메스는 갓난아기인 아레스인 척하고 헤라의 젖을 먹어 헤라를 자신의 유모로 만들어 버렸다. 덕분에 헤라는 헤르메스에게 정이 들어버려서 정체를 알게 된 후에도 귀여워했다. 어머니인 마이아 또한 제우스와 정을 통하고도 헤라의 질투를 피한 몇 안 되는 여자 중 한 명인데, 제우스가 마이아와 놀아나고 있을 때 헤라는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그 아들에 그 어머니, 그 어머니에 그 아들. 사실 마이아가 헤라의 질투를 피한 이유 중 하나는 헤르메스가 진작에 헤라에게 눈도장을 찍어놓은 덕이기도 하다. 헤르메스 덕에 마이아 역시 올림포스로 와서 살게 되었다고도 한다.

4. 신화에서


올림포스 12주신 중에서 제일 어리다고 묘사되기도 하고, 간혹 디오니소스가 막내라고도 한다. 또한 아레스보다도 형이라는 묘사도 있다. 보통 전승에서는 디오니소스가 가장 막내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디오니소스가 막내로 나오는 전승에서는 헤라가 어린 디오니소스를 죽이려 들자 헤르메스가 디오니소스를 몰래 구출해 뉘사산의 님프들에게 맡겼다고.
탄생 일화에서 보이듯이 꾀가 많고 말재주가 좋은 신으로 여겨졌는데 판도라에게 신들이 선물을 줄 때 헤르메스가 준 선물도 말재주&거짓말 능력이었다.[10] 제우스의 사자로 발탁될 때 제우스가 자신의 심부름을 하려면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고 하자 "'''진실을 이따금 빼먹고 말을 않을 수는 있으나'''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고 대답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중에 제우스가 크게 데이고 나서 따지자 위와 똑같은 말로 받아쳤다. 이런 식으로 꾀를 낸 것 중에 아주 지겹고 재미없는 이야기를 해서 (혹은 피리로 졸린 곡을 연주해서) 아르고스를 재운 다음 단칼에 목을 따 이오를 구한 신화가 유명하다.
다양한 문명의 발명자이기도 해서 알파벳, 숫자, 천문학과 도량형을 발명했다고 한다. 중세에는 신비학자들 사이에서 연금술의 창시자로 여겨졌다.
여느 신들과 마찬가지로 인간들에게 신탁을 내려주기도 했는데, 아폴론 등의 다른 예언으로 유명한 신들과 달리 그 방식이 매우 서민적이었다고 한다. 대체로 마을의 경계에 있는 헤르메스 신상[11]앞에서 작은 공물을 바치고 큰 소리로 질문을 한 후, 그대로 귀를 막고 시내 광장까지 달려간 다음에 광장에서 처음으로 들은 말이 헤르메스 신의 대답이라고 한다.
올림포스 신들 가운데 이미지가 좋은 편에 속하긴 하지만, 사실 제우스, 포세이돈, 아폴론만큼은 아니라도 헤르메스도 제법 성적으로 문란한 편이다. 이쪽 분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의외로 성적으로는 겸손해서라고... 심지어 여성의 성적 매력과 능력을 상징하는 아프로디테조차 그와 잠자리를 나누기 전까지 이 사실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여담으로 확실히 능력이 좋긴 한지 아프로디테는 헤르메스의 침대에서의 퍼포먼스를 '''실망스럽지 않다'''며 매우 만족했다고 한다.
사실 다른 남신들에게 묻혀서 그렇지 은근히 스캔들도 있다. 당장 앞에서 설명한 아프로디테와의 사이에서 양성신인 헤르마프로디토스[12]에 오디세우스만 봐도 헤르메스의 증손자이고, 이 헤르메스의 아들이다.
헤르메스의 원형은 그리스 중부 지방의 남근신(男根神). 이타케 지방 주변에서는 헤르마라고 불리는 남근 석상이 있으며, 헤르메스가 태어났다고 전해지는 큐레네 산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숭배되고 있었다. 그래서 아테네에선 남근의 신 프리아포스와 동일시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이집트를 헬레니즘 문화권이 들이고 그리스 문화가 이집트에 들어오며 이집트 신 토트와 동일시되기도 했다.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토스(세 배 위대한 헤르메스)라고 불리우는 최초의 연금술사와 동일시되기도 한다. 고대 아테네에서는 남근의 신 프리아포스와 동일시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여담으로 생일은 n월 4일. 날짜만 알려져 있고 몇 월인지는 전해지지 않아서 고대 로마 사람들은 '''매월 4일마다''' 간식거리나 술안주거리를 올리는 헤르메스 축일을 가졌다고 한다. 올라오는 음식은 주로 쿠키, 조청, 말린 과일 등 간식거리가 많았는데 특이하게도 헤라의 전령신인 무지개 여신 이리스 제일에도 같은 음식이 올라왔다고. 전령신에게 올리는 음식이었던 듯.

5. 현실에서


  • 굳이어의 로고는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신발에서 유래되었다.
  • 수성수은의 이명이 '머큐리'다.
  • 영국의 허미즈급 항공모함은 헤르메스를 영어로 발음한 것이며, 실제 패치도 날개 달린 모자를 쓰고 있는 헤르메스다.
  • 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머큐리는 헤르메스에서 따온 것임을 본인이 밝혔다. 음악의 전령사가 되기 위한 뜻이었다고 한다.
  • 인문학 연구방법론의 한 가지인 해석학(hermeneutics)의 영어명은 헤르메스의 이름에서 유래됐으며, 운 좋은 발견을 뜻하는 헤르마이온(hermaion)은 '헤르메스의 선물'이라는 뜻이다. 또한 영어식 이름을 형용사화한 mercurial은 그의 성격과 역할을 본따 '활기찬, 빠르게 움직이는, 변덕스러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6. 2차 창작물에서



6.1. 갓 오브 워 시리즈




6.2.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




6.3. 올림포스 가디언




6.4. 원더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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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부트(NEW 52) 후 등장. 헤라의 질투를 받아 괴물들에게 공격당하는 '''졸라'''를 보호하며, 이후 원더우먼과 협력하여 그녀와 그녀의 아이[13]를 신들의 전쟁에서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옅은 파란색의 피부에 행려자 차림을 하고 있고, 다리는 조류의 그것이다. 들고 있는 뱀 장식의 지팡이(카두케우스)는 순간이동이 가능하며 무기로도 쓰인다. 전령신이라 전투력은 약한지 격투시 다른 신들이나 괴물들에게 열세인 모습을 종종 노출한다. 아예 처음부터 괴물에게 당해 장기부상 끊고 시작한다. 아무튼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원더우먼과 졸라에게 협력하는 든든한 조력자.
그러다가 적대적인 신들로부터의 위협과 갈등이 모두 해소되고 마침내 졸라가 출산했을 때, 아이를 빼돌려 달아났다. 그가 아이를 들고 찾아간 곳은 데메테르의 거처. 그렇다고 아이를 죽이려고 공모한 것은 아니고, 올림포스에 앞으로 닥칠 위험에 대비하여 피난시킨 것인 듯.
원래 비행능력이 없던 New 52의 원더우먼의 발목에 자신의 깃털을 선사해 날 수 있게 해준 장본인이다. 또한 New 52 이후의 제이 개릭에게 초고속능력을 준 이도 이 헤르메스이다.

6.5. 페르소나 3페르소나




6.6.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의 등장인물




6.7. 아테나 컴플렉스의 등장 신




7. 관련 문서


[1] 현대 그리스어로는 Ερμής(에르미스)[2] 중세 이후 표기로는 MERCURIUS. 영어식 발음인 '머큐리'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라틴어식으로 제대로 읽어 주면 '''메르쿠리우스'''.[3] 고대에는 '''떠돌이'''라는 점에서 대충 셋 다 비슷하게 여겼다.[4] 고대 그리스/로마에서는 신의 이름에서 따서 만들어진 이름들이 간혹 있었다. 데메테르에서 따온 데메트리오스나 디오니소스에서 따온 디오니시우스 등. 해당 신의 가호를 받기를 바라는 의도였을 수도 있다.[5] 네이버의 모자 로고가 이 모자를 모티브로 삼은 것이다.[6] 비교적 늦은 신화이야기에 따르면 헤르메스는 '크로커스'라는 미소년을 사랑했다고 한다. 헤르메스는 사랑하는 크로커스와 원반던지기 시합을 하였는데, 실수로 원반이 크로커스에게 맞아 크로커스가 죽어버리고 말았다. 헤르메스는 크로커스의 죽음을 슬퍼하며 크로커스의 시체를 으로 만들었다. 아폴론-휘아킨토스 신화와 내용이 매우 흡사하여 휘아킨토스 신화의 변형 버전일 가능성도 크다.[7] 다만 드물기는 하지만 동전에서는 턱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하였다고 한다.[8] 일부러 커다란 신발을 거꾸로 신고 소는 뒤로 질질 끌고 갔다거나 소의 발굽에도 거꾸로 된 모양의 편자를 씌웠다고도 전한다.[9] 아폴론은 음악과 예술의 신이기도 하다.[10] 지혜롭고 속임수에 능한 영웅으로 여겨진 오디세우스의 족보에 헤르메스가 있기도 하다.[11] 헤르메스는 떠돌이, 부랑자, 모험가들의 수호신이었으므로 대부분의 신상이 마을의 경계에 있었다.[12] 이름부터가 헤르메스 + 아프로디테다.[13] 당연하지만 제우스의 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