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쥬신 건국사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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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인[1] 의 대체역사소설. 북박스에서 2003년에 7권까지 출간한 후 출간이 중단되었다.
혜성처럼 히트한 대체역사소설이자 한제국 건국사에 이어 다시 한 번 대체역사물 유행을 불러온 작품이며 동시에 초중기에 쏟아진 양산형 대체역사소설 중 정말 몇 안 되는 개념작이다. 다만 처음부터 개념작이었던건 아니고 분명히 처음에는 그 당시 사회에 몰아닥쳤던 반미감정을 타고 나온 흔해빠진 소설이었으나 작가가 점차 방향을 달리 잡아가면서 괜찮은 수작으로 발전했다.
제30기갑사단 수색대대 1중대 3소대장[2] "손월"과 그와 합류한 소대원 6명[3] 중심으로 전개되는 대체역사물이자만 대규모로 몰려가 무언가 큰것을 저지르는 식이 아닌 조금 더 현실적이고 굴곡과 사건이 많은 개혁을 그려내고 있다. 신쥬신 건국사는 정치사 또한, 아니 정치사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게 특징이다. 7권 동안 본격적 전쟁은 시작해보지도 못 했다.
2003년 이후 연재가 멈춰 있는 연중 작품인데 8권 출간이 늦어지자 "작가의 건강"으로 인해 연재가 늦어질거란 통보를 했고, 많은 팬들은 작가의 쾌유를 빌었지만 몇년째 작가의 근황이라든지 하는 소식 자체가 두절되었다. 작가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리도 있고,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장애가 생겼기 때문에 소설 집필이 불가능하다는 소리도 있다. 물론 어느 것도 확인된 정보는 아니지만 출판사인 북박스도 사실상 출판 사업을 접었으니 후속권이 나올 확률이 전무한 연중작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2. 줄거리
대한민국 육군 30사단의 손월 중사는 북한에서 넘어온 무장 게릴라들을 소탕하기 위해 대간첩작전에 투입된다. 그런데 복귀 도중 시공을 뛰어넘어 과거로 흘러들게 된 그와 부하들. 때는 조선시대 인조에서 효종으로 왕권이 교체되던 시대이다.
손월을 비롯한 여섯 명의 수색대원은 고심 끝에 이곳에서 역사의 물줄기를 틀고자 한다. 그들은 백성들의 세제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동법을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금난전권을 폐지하는 등, 급진적인 개혁을 단행하는데...
3. 특징
주인공 손월이 타임워프 된것은 병자호란으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인조 말년. K-2 소총과 손전등으로 인조를 꼬시고, 후에 효종이 되는 봉림대군과 제휴를 다져 간다. 그리고 청, 남명과의 줄타기 외교를 하며 조선의 근본적 체질을 개선시키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본격적인 배경은 "북벌의 시대" 효종 때부터이다. 실제 역사적으로 효종이 북벌에 대한 뜻이 있었는지는 역사학계의 떡밥 중 하나이지만, 작중에서는 북벌에 대한 큰 야망을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 그러나 막상 북벌에 대한 뜻만 있을 뿐 방법은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손월 일행이 나타나 군제와 경제등의 크고 작은 개혁을 제안하고, 효종은 이를 지원해 가는 구도.
작중의 개혁은 순탄치 못 하다. 조선은 여전히 청의 강력한 영향력 안에 놓여 있으며, 현실적으로도 신식 병력 몇 천 명 있어 봐야 아직은 전력 차이가 너무 압도적인 상황. 때문에 청나라의 사신이 올 때마다, 혹은 내부 배신자의 색출을 통해 군사력/산업기술력 등의 보강을 청에 숨기느라 늘 전전긍긍하는 묘사가 꽤 현실적이다. 벌써 청의 의심을 사게 되어 주인공 손월이 일정기간 청에 억류되기도 한다.
국내 정치/경제적으로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기존 서인 세력과의 끊임없는 다툼과, 지방 사림 세력의 대규모 반란에 직면하기도 한다. 그리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할 정도로 체질이 허약하던 조선의 국내사정이 가장 큰 문제. 때문에 효종의 적극적인 쉴드에도 불구하고 청의 차관까지 빌려오는 등 예산 확보에도 큰 어려움을 겪는다.
다만 그 와중에도 꾸준한 성취를 이루기는 한다. 일단 먼저 뛰어든 것은 국방력의 강화. 철저한 제식, 군기, 기초훈련를 통해 중앙군인 어영청부터 조선군의 체질을 개선시키는 한편, 150년 이상 앞선 기술력이 적용된 후장식 소총 등 "강식소총"[4] 과 원시적인 박격포 등을 생산하여 전력배치하기 시작한다. 또한 본격적인 이앙법/퇴비법의 확대와 감자, 고구마의 빠른 도입으로 농업생산력을 크게 증진시키며, 금난전권을 빠르게 폐지하고 국도를 크게 보수하는 등 역사적 지식을 활용하여 상업 등 조선의 체력을 키우는 일에도 힘을 많이 쓴다. 무엇보다도 '''증기기관'''을 빠르게 정착시켜 무기와 탄약의 생산에 활용하기 시작하는 부분이 백미.
이 와중에 "강1식"[5] 이나 아직 불안정한 초기 증기기관이 청, 그리고 삼합회를 통해 남명에 일부 유출되기도 한다. 이는 주인공이 의도적으로 흘린 것으로 보인다. 첨언하자면, 강1식의 구조는 청과 남명에 다른 기술이 각각 나눠져서 전해졌는데, 문제는 '''두 기술 모두 크롬웰이 통치하는 영국에 유출'''되었다는 것. 이를 합쳐 오리지널 강1식과 똑같은 구조의 총이 유럽에 등장하게 되었다는 것이 흥미진진한 떡밥.
7권에서는 손월의 또다른 부대원 하나가 등장하여 '''중동''' 부근에서 뱃노예로 살다가 선상 반란을 일으키고, 유럽에서는 올리버 크롬웰이 잠깐이지만 매우 무게있게 등장하는 등 재미있는 설정들이 추가되었다.
또한 주인공인 손월이 매우 독특하다. 기존 역사 대체물의 표준형(?)인 영웅형, 천재형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철저한 카리스마형 정치인 캐릭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효종이나 순치제[6] 에게는 물론, 미래에서 함께 온 심복 중의 심복이나 다름없는 부하들에게조차 본심을 철저히 숨기고 있을 정도이다. 북벌에 대한 생각조차 무언가 다른 듯 하다. 말달려 만주를 따먹고 중원을 겁탈하는 통념 대신에 무언가 딴 뜻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양반층보다도 중인층과 좀 더 강하게 결탁하는 등에서 "만민평등"이란 뉘앙스를 묘하게 띄기도 하지만, 이 또한 철저하게 속내를 숨기고 있어 독자들의 궁금증을 부채질한다.
참고로 전형적인 판타지의 정석(?)을 따르는 부분이 있다면, 주인공 손월은 전형적인 '''하렘''' 마스터다.
정실부인은 효종의 친딸 '''숙안공주'''(15살)이며, 측실은 도르곤에게 보내졌던 '''의순공주'''(19세)[7] 와 벨테브레의 '''혼혈''' 딸 박은(17살)[8] . 그걸로도 모자라 삼합회 여간부 설예상과도 인연이 닿는다.[9] 당연히 다들 미인(…). 특히 삼합회 여간부 설예상의 경국지색급 미모, 박은의 혼혈적 미모가 쓸데없이 출중하게 묘사된다.
모르고 그런건지 일부러 그런건지 몰라도 여자들쪽 고증은 다 틀렸다. 의순공주보다 겨우 1살 어린 숙안공주가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옛된 아이로 등장하며 손월이 공주에게 너나들이 하며 반말로 일관하고 박은이 숙안공주 따귀를 올려붙이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장면도 나온다. 둘 다 실제로 그러면 절대 조용히 안끝난다.
전투장면 묘사는 현장성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상상하며 몰입하기에 좋다. 이 작품의 묘사수준이 떨어진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본격적인 전쟁이 나오지 않아 전투신이 매우 부족하기는 하지만.
7권까지 청 vs 남명의 대결 등 역사가 조금씩 뒤틀리기 시작하고, 헨드릭 하멜의 등장, 가톨릭 선교사들을 받아 들이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을 흡수하는 전개가 나왔지만 종합적으로 정리할 때 전쟁이라곤 효종 즉위 직후에 일어난 반란 진압과 청국 내전 참전 밖에 없으며, 조선 정계를 장악할 길도 첩첩산중. 초기 증기기관 및 산업공정 또한 거기서 멈춰 버리고, 청에서 데려온 가톨릭 수도승들, 손월 일행의 적대세력 및 손월 일행으로 인하여 역사가 바뀌고 있는 청과 남명, 유럽의 새로운 동향 등등이 모두 연중으로 멈춰버리고 영원히 결말을 알 수 없게 되었다.
4. 단점
단점은 어설프게 선동된 반미열풍을 타고 나온 작품이라는 점. 주인공 손월의 정신적 지주였던 그의 누나는 어릴적 자신의 생일날 주정뱅이 아버지에게도 모자라서 그후 주한미군 병사와 간부의 강간 살인 범죄의 희생자로 그려지고 결국 손월은 복수로 자신도 이용하려는 아버지를 죽이고 누나를 죽인 미군 2명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등의 극단적 반미주의 설정이다. 작품 연재 시점인 2003년은 한창 반미감정이 불어 닥칠 때였기 때문에 그때 생산된 많은 대체역사소설들 처럼 평인의 신쥬신건국사 또한 그러한 시류에 영합해기 때문. 또한 나약한 조국을 한탄하는 전형적인 대체역사소설의 늬앙스를 흘리고 있었고 초기 필력 또한 어색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거기에 총기제조, 증긱기관 등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 비현실적 오버 테크놀러지 요소가 존재하며 무엇보다 조선의 사회경제사 발전과정에 대한 고찰이 전혀 없다. 100여년에 걸쳐 각종 시행착오와 논의, 경험이 축적되어 나온 대동법은 단순히 양반지주들의 저항에 부딪쳐 실행하지 못한걸로 그려지며 주인공 일행의 제안을 받아들인 효종의 말 한마디로 통과된다. 금난전권 폐지도 마찬가지. 2권에서 주인공 일행인 도승지의 건의 한번에 통과되어 버린다. 게다가 송시열과 송준길 묘사를 보면 노론,송시열=수구꼴통 유교탈레반 논리에 입각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단점은 10년이 훌쩍넘은 지금도 연중이라는것. 완결이 나올 일은 절대 없을 듯 하다.
[1] 필명으로 작가의 신상은 공개된 것이 없다.[2] 물론 가상의 부대이다. 30사단은 기계화보병사단이며, 수색대대도 당연히 기갑수색대대로서 작중에서처럼 산속을 헤집고 다닐 일은 없다.[3] 처음부터 함께한 소대원은 5명으로 계급순으로 길찬호, 이철재, 강태형, 장상수, 정우영. 제각기 특기가 있다. 길찬호는 손월, 이철재만큼은 아니지만 상위권 근접전 능력을 가졌다고 설명되며 미남에 카사노바라서 왕대비를 은밀하게 유혹해 암묵적인 손월 지지자로 돌려세우는 공작을 성공시킨다. 이철재는 맨손으로 멧돼지 두 마리를 때려잡는 괴력의 소유자로 옛날에 태어났으면 더 편했을 인간상이다. 청국 내전에선 말타고 언월도를 휘두르며 용맹을 떨친다. 강태형은 화기학과 출신으로 손월 일행이 만든 모든 병기와 증기기관, 비누와 라이터까지 제작해냈다. 장상수는 사학과 출신으로 자신들이 떨어신 인조~효종 시대의 시대상을 소대원들에게 알려주고 도승지로 조정 안에서 효종을 보좌하며 정책을 입안한다. 정우영은 사격 실력이 일행중 최고라서 스코프 없는 K-2 소총들고 도르곤 저격 임무를 맡아 성공시킨다. 2권에서 집에서 농사짓던 대원 차아무개가 합류, 가업살려 농업생산력 증대와 온실을 통한 겨울농사를 성공시킨다.[4] 강1식(카빈), 강2식(라이플), 강4식(저속유탄발사기), 강5식(리볼버)[5] K-1 기관단총에 기반을 두고 조선시대 기술에 맞춰 제작한 카빈.[6] 어찌어찌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매우 돈독한 친분을 쌓게 되었다.[7] 처음엔 죽은 누나와 똑같은 얼굴이라 처음엔 그저 얼굴이나 보려는 생각에 구해 온 것이며, 의순공주도 다른길이 없이 손월을 따랐을 뿐 탐탁찮아했다. 그런데 점차 박연 딸래미 못잖은 손월빠가 되어갈 낌새가(…).[8] 작중 최강의 손월빠. 손월이 아니면 죽고 못 산다. 이때문에 숙안공주의 뺨을 치는 대형사고를 친다.[9] 단, 이쪽은 첩보물에서 간간히 나오는 '적과의 동침'에 가까운 관계. 다만 여자 쪽은 조금은 더 애틋한 감정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