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채경

 

1. 개요


1. 개요


만화 의 여주인공. 작중 초반부 17세, 완결 시점 21세.
대한민국의 왕세자빈, 빈호 불명[1], 궁호는 혜운궁이다. 남편의 모티브가 사도세자소현세자인데다 남편과 달리 시아버지에게 예쁨을 받는 것, 이혼하며 받은 궁호로 인해 혜경궁 홍씨의 영향을 많이 받았냐는 추측이 있다. 설정 상 평범한 여고생이다.
할아버지가 친구와 한 약조로 인해 17세의 나이에 왕세자빈이 되어 기구한 삶을 살게 된다. 원래는 무척이나 잘 웃었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성격도 아니었다. 뒷일을 걱정하기보다 일단 먼저 저지르고 보는 당찬 성격의 평범한 여고생[2]이었으나 왕세자와의 결혼 후 일찍 사회대중, 암투에 노출되며 완전히 변하게 된다. 작중에서 푼수 소리를 듣지만, 개그신을 빼고는 푼수와 거리가 꽤 멀다.[3]
세간의 수근거림, 좋지 못한 소문들, 궁 생활 적응 문제, 이신과의 악화된 관계가 더해져 엄청난 반어법 효과를 냈다. 거식증이 염려될 정도로 잘 먹지 않아 건강을 잃었으며, 밝게 웃지도, 당차지도 않게 되었다. 사소한 행동조차 남의 시선과 뒷말을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4]
‘평범한 사람이 궁 안에 들어가 살게 되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을 보여주는 캐릭터로, 궁 안에서의 답답한 생활을 벗어나 예전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그녀의 의지는 실제 작품 내에서 갈등의 주축이 된다. 그러나 이신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그야말로 애절하다. 심지어 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사실을 이신이 알리지 않았음에도[5] 사랑한다고 인정한다. 결국 언제든지 집으로 돌아오라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단호한 거절의 뜻을 밝히면서까지 가족과 자유를 포기하고 궁에 남기로 결심하지만 강제로 이신과 이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는 온갖 상처를 주면서 이신만은 철저히 감싸며 아무것도 모르게 하는 왕실에 환멸을 느낀다. 이혼 후에도 오랫동안 감정을 정리하지 못하며, 동아리에서 자신에게 호감을 갖는 병원장 아들과 만나나 싶더니 이신과의 재결합을 암시하며 열린 결말로 끝났다.[6]
여담으로 드라마에서의 신채경과는 꽤 괴리가 있는 편인데 평범한 여고생 출신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드라마에서의 신채경이 좌충우돌에 덜렁대는 면이 있는 쾌활한 푼수라면 만화에서의 신채경은 일부 개그신을 제외하면 꽤 조용하고 진지하며 어두운 면도 있는, 나름 어른스러운 성격이다. 적어도 드라마처럼 팔뚝에 신조어를 적어놓고 웃어른 앞에서 남발하는 등 그렇게까지 철없고 해맑기만 한 푼수는 아니다. 이 때문에 캐스팅 당시 논란이 있기도 했다.
세자빈으로서 업무 능력이 나쁘지 않았는지, 중전이 회임하자 대왕대비나 대비를 밀어내고 어린 나이에 중전 대리 역할을 해냈으며, 나중에는 대왕대비가 그 만한 세자빈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다.
요리를 잘한다. 음식을 잘하는 친구가 단짝인지라 그녀의 영향으로 추측된다. 입궁 후에는 상궁들에게 배운 것으로 보인다.
만화 중반부에 강제로 이혼할 당시에 이혼 사유 중 하나로 세손을 낳지 않은 것과 몸이 약한 것이 거론되었는데, 정작 그 때 신채경은 18세였고, 시기는 겨울이었다. 당장 몇 달만 지나 해를 넘기면 열아홉이었고, 그가 아이를 낳겠다 한 나이는 성년, 즉 20세였다. 이혼하라고 자신을 설득하는 중전에게 그러면 세손을 낳겠다고 애원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고민 끝에 자신이 이혼을 강요당했다는 사실을 이신에게 말하려고 하지만, 이미 이신이 이혼 서류 작성을 끝냈다. 이혼 후에는 이율과 성효린이 같이 방해공작을 펼쳐 오랫동안 오해가 풀리지 않는다. 결국 오미루의 도움을 받아 한동안 얼굴을 보지 않고 지내던 이신과 재회하며,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끝에 재혼을 결심한다.
재혼이 무산되고 이신과 서로 소식도 모른 채 살 때 자기 물건을 팔아 기부하는 자선활동을 했는데, 그 물건은 모두 이신이 몰래 구입했다.
왕실에서는 평민 출신인 것을 이유로 또래의 종친 여자들이나 국민들에게 멸시당하고, 주변 사람들에겐 왕족이니 자신들과 너무 다르다며 외면당한다. 이혼 후에는 준왕족이라는 애매한 신분과 왕세자빈이었던 전적으로 인해 정말 왕족도, 평민도 아니게 된다. 초반에는 주위에 소꿉친구를 비롯한 친구들이 여럿 있었는데, 후반부에는 안성지 한 명밖에 남지 않는다. 입궁 전까지는 가족처럼 가까이 지내던 안성지의 어머니마저 신채경을 외면한다.
다만, 위의 취소선 내용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신채경은 이혼을 당할 때 가족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크게 배신을 당해 불신이 가득한 상태였고, 이혼 후 왕족도 서민도 아닌 애매한 지위로 친구까지 모두 잃고 힘든 나날을 보냈다. 이신과 재결합을 결심한 것도 이신이 세자 자리를 포기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이신과 함께하는 평범한 삶을 기대했기 때문이었는데, 왕이 쓰러지고 난 뒤 이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신채경에게 이신은 ‘기다리지 마’라는 말 한 마디만을 남겨놓고 전화를 끊는다. 이후 신채경을 무턱대고 찾아와 ‘다시 세자빈이 돼라’고 명령에 가까운 말을 한다. 신채경이 2년 전 자신의 희생[7]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하자 ‘설마 그걸 희생이라고 생각하느냐, 넌 그냥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이혼했을 뿐이다’라며 모욕감을 주고[8], 신채경을 억지로 침대에 눕힌 뒤 ‘궁에 들어와 살겠다고 대답하라’, ‘당연히 네가 포기하는 게 맞다’며 신채경의 삶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심하게 모욕한다. 이후 신채경은 이신과의 재결합을 포기하고, 한때 소개받기로 되어 있었던 병원장의 아들을 우연히 같은 동아리에서 만나 그와 함께 평범한 삶을 영위하게 된다.
주연들 중 유일하게 목표나 발전 의식이 없는 인물이다. 왕위를 저버리려 했던 이신은 중반부 이후 왕이 되겠다고 하며, 입헌군주제를 보장하고 신하로서 왕을 보좌하기 위해 움직인다. 이율은 왕위를 차지하고 아버지의 유언을 이행하기 위해 암투를 벌였다. 왕위가 좌절된 결말부에는 왕위를 포기하고 새로이 총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초반부부터 궁의 주된 내용은 이신과 이율의 차기 왕위 다툼이나 다름없었다. 중전은 대비를 내치는 것을, 대비는 이율을 왕으로 만들어 남편의 유언을 지키는 것을, 대왕대비는 이신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물 대다수가 각자 목적을 설정하고 그것을 위해 움직인다. 이 인물들의 목적과 이해관계가 상충하여 주된 갈등이 일어나고 사건이 전개되었다. 그러나 신채경은 왕실과 대중, 이신과 이율이 만드는 환경이나 선택지 속에서 갈등하는 것 외에는 자신의 목표도, 꿈도, 이상도 안 나온다. '궁'의 주요 사건 속에서 신채경의 역할은 없다. 주인공이면서 주변인물이다.
주인공임에도 왕실의 주된 갈등 내용과 전말을 모른다. 국왕과 대비와 의강대군의 관계도, 이신이 망가진 원인도, 이율과 공내시의 실체도, 할아버지 장례 때 일의 전말도 모른다. 다른 사건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아예 모르거나, 이신을 의심하다 그가 아니라는 식으로 결론이 나거나, 할아버지 일은 끝까지 이신이 위독하다는 사실을 숨긴 것으로 안다. 즉, 신채경의 갈등은 주로 개인의 심리적 갈등이고, 주요 사건은 신채경과 동떨어져 있다. 결말도 왕실 인물들이 꼬인 관계의 전말을 알게 되어 풀린 것이지, 신채경이 주도적으로 해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갈등을 키우거나 지지부진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신채경에게 일어난 주된 갈등은 본인의 경솔한 행동이나 언행으로 인한 것이거나, 이신과 친정 사이의 내부 갈등이다. 주인공으로서 주도적이지도, 목표가 있지도, 성장하지도 않는다.
생각이 짧고 친정이나 남의 말에 잘 휘둘리는 인물이다. 묘사를 보면 의외로 진지하고 어두운 것과 달리 도 없다. 생각하지 않고 일단 하고 싶은대로 움직이고, 무턱대고 말부터 내뱉는다.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지 않으며, 제 철없는 일탈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볼 수 있는지, 제 행동과 실언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친정 식구들을 단속하지 않는다. 다만, 위의 취소선 내용은 입궁 초반에 궁궐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을 때의 일이다. 이신과 이혼하지 않기로 결심한 뒤에는 ‘언제든 친정으로 돌아오라’는 친정 부모의 말에 ‘그럴 일 없다’, ‘앞으로는 친정에 거의 오지 못할 것이며 혹시 오더라도 예전처럼 편하게 대할 수는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이외에도 이율과 멋대로 친정에 가거나, 이율의 말에 따라 이혼하겠다며 생방송 인터뷰에서 내뱉는 등 예정에 없는 돌발 행동을 하여 여럿 곤란하게 만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작중에서 언급되는 걸 보면 왕실에서는 그를 배려하여 친정에 보내주거나, 나중에 더 보내주겠다고도 하는데 그걸로도 부족하다며 우울해하고 갈등한다. 그러나 중전이나 대비를 보면 평생 친정과 왕래하지 못했다. 하다못해 중전은 부친상 때 장례조차 참석 못했다. 다만 이것은 원래 결혼 후에 부원군의 집, 즉 세자빈의 친정에서 시간을 보내다 오는 풍습이 있다고 왕의 입을 통해 직접 언급된다. 오히려 신채경과 이신 부부는 늦게 친정에 가게 된 것이라고 왕이 직접 말한다. 한 국가에서 왕실의 주요 일원으로서 업무를 처리하고 일정을 소화하는 등 꾸준히 대중에 노출되며, 왕실에서도 결코 낮은 지위가 아닌 세자빈이면서 제 위치와 상황을 자각 못하고 어린 아이처럼 행동했다.
묘사를 보면 속에 있는 말을 하지 않아 답답한 면이 있고,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이의 말에 휘둘린다. 즉, 감정파다. 그러면서 문제 해결을 주도적으로 하려는 의지가 없다. 특히 이신을 신뢰하지 않는다. 후반부로 갈수록 더 그렇다. 문제가 발생해도 이신에게 말하지 않거나, 믿지 않는다. 그가 초반부에 이율에게 의존하고 지나치게 가깝게 대한 결과가 어땠는지 뻔히 알면서 마지막까지 개선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선의 내용은 이신에게는 입도 뻥끗하지 말라는 중전의 협박이 있었고, 솔직하게 모든 것을 이신에게 말하려고 시도했으나 중전의 제지로 실패하기도 했다. 본인도 자기가 머리가 나쁘고 단순하며, 생각하지 않고 움직인다는 것을 잘 아는 묘사가 몇 번 나온다. 그런데도 고치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는 원래 단순하고 생각을 길게 하지 않고 행동했다면서 일부러 그럴 때도 있다. 결말에서도 다른 인물들은 캐릭터 붕괴가 있을지언정 나름의 개선과 발전이 있는데, 신채경은 유일하게 처음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상태로 끝난다.
그러나 신채경이라는 캐릭터가 '평범하게 살아오다 정략결혼으로 세자빈이 된 여고생'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당장 생각하면 세자빈이라는 위치가 부와 명예를 가질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지만 온갖 복잡한 예의범절이나 일반인들과 다른 삶, 예를 들면 자식을 직접 양육하지 못하는 점, 남편의 말을 끊거나 남편과 나란히 걸어서는 절대 안 되고 남편보다 몇 발자국 뒤에서 걸어야 한다는 점, 온갖 복잡한 궁중법도와 남녀 차별[9], 사생활이 아예 없다는 점을 등을 생각할 때 끊임없이 그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신채경의 의지는 이해가 갈 만한 부분이고, 나아가 작품의 주제 중 하나라고도 볼 수 있다. 궁에서 보이는 일부 철없는 행동들 역시 세자빈 역할을 잘 수행하는 면과 함께 보면 입궁 전까지는 또래 친구들보다 훨씬 더 자유롭게 살아온 편인 여고생 출신 치고는 어른스럽고 책임감 있다고 볼 수도 있다.[10]
작품이 열린 결말로 끝났는데 이후 전개로는 이신이 동생 이선에게 세자위를 물려주고 민간인이 된 이신과 행복하게 사는 것이 신채경 입장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해피 엔딩일 것이다. 결국 다시 세자빈으로 궁에 들어가는 전개 또한 가능성이 있다.[11] 그러나 이 경우에는 본인이 그렇게도 벗어나고 싶어했던 답답한 궁생활을 다시 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독자들 입장에서는 이신이 즉위하여 훌륭한 왕이 되고 신채경이 중전이 되어 세자를 낳고 국민들에게 존경을 받으며 사는 전개가 이상적일 수 있겠으나 평생 살아온 평범하고 자유로운, 또는 남의 주목을 받지 않는 삶을 중요시하는 신채경의 심리 또한 중요한 것이다. 결국 어느 쪽으로든 신채경 입장에서는 잘 풀리기 힘든 안습한 상황(...). 현재로서는 이선에게 세자위를 물려주고 신채경과 민간에서 알콩달콩 사는 전개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나름 훌륭하게 세자빈 역할을 수행했으먼서도 이런저런 사건을 겪으며 왕실 및 궁 생활에 대해 극도에 거부감을 갖게 된 신채경의 성향을 생각할 때 다시 세자빈이 되는 전개는 가능성이 낮다. 단, 여전히 왕실의 권력 강화를 노리는 이율의 향후 행보가 변수가 될 수는 있겠다.

[1] 원래 세자빈의 빈호는 남편인 세자가 승하했을 때에나 주어진다. 그러나 궁에서는 출궁 당시 빈호와 작첩을 회수하고 혜운궁이라는 궁호를 새로 내렸다고 나온다.[2] 정확히는 여중생에 가깝다. 이신과 고등학교 1학년 때 결혼한다.[3] 궁에서 수시로 등장하는 개그신은 무거운 분위기로 흐르는 것을 막는, 말 그대로 개그에 불과한지라 진지하게 보기 어렵다. 궁 연재 초기에는 분위기를 깬다는 이유로 많이 욕을 먹다가 시간이 흐르고 나서는 질타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박소희 작가의 차기작 공방의 마녀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적응 못한 독자들이 항의하자 피드백하여 개그신을 줄였다.[4] 이는 궁 외전 안동편:별신의 밤에 잘 나타난다.[5] 신채경도 자신의 눈 밖에 날 것이라는 국왕의 협박으로 인해 알리지 못했다.[6] 이신이 이선에게 이선이 자라면 양위하고 궁 밖에 나가 신채경과 결혼하여 살겠다고 말했다.[7] 이혼[8] 신채경이 이율의 협박으로 인한 중전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이혼했다는 사실을 이미 알면서도 저렇게 말했다.[9] 작중 이신의 언급으로 이곳(궁궐)은 뼛속까지 유교 사상과 남녀 차별이 가득한 곳이라고 직접 나온다. 부당한 남녀 차별이 궁 안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뻔히 알고 있음에도 고치려는 노력은 커녕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며 사는 것이다. 21세기에, 일국의 세자라는 사람이.[10] 신채경은 궁중 용어를 외울 때도 어렵다고 했었고, 작품 극초반에 지필고사를 완전히 망쳤던 것으로 보아 학업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어려운 세자빈 책무를 웃전의 칭찬을 들을 정도로 잘 수행했다는 것은 그만큼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11] 사실 그 전에 세자빈이 간택될 가능성이 높다. 왕비에 비할바는 아니나 왕세자빈의 자리를 오래 비워두기는 어려우니 다시 간택을 진행하여야 한다. 다만 이 경우 큰 문제는 없는게, 쫒겨났던 정비가 돌아오면 새로 맞이한 계비는 후궁으로 강봉된다.(장희빈이 중전 자리에서 쫒겨난 것은 죄를 지어서가 아니라 원비가 돌아와서였다.) 설정 상 후궁은 존재하지 않으니 새로 들어온 왕세자빈은 결혼이 무효로 처리되고 신채경이 복위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