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스크랴빈
에튀드 Op.8 No.12. 아마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곡일 것이다.
1. 소개
알렉산드르 니콜라예비치 스크랴빈(Алекса́ндр Никола́евич Скря́бин; Alexander Nikolayevich Scriabin)은 러시아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로, 폴란드의 작곡자이자 피아니스트인 프레데리크 쇼팽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와 모스크바 음악원 동기이자 경쟁자이다. 1888년에 모스크바 음악원에 입학하여 바실리 사포노프(1852-1918)에게서, 이론과 작곡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제자인 안톤 아렌스키(1861-1906)에게서 배웠다.1895년에 첫 작품을 출판하였고, 1896년까지 여러 지역으로 연주여행을 다녔다. 작곡을 시작한 시기 즈음부터 철학에 큰 흥미를 보이기 시작하여 각종 철학서를 접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니체 철학에 심취하여 극복인(Übermensch)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는다. 머지않아 신비주의[2] 적인 경향이 강한 철학자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Владимир С. Соловьёв)에게 영향을 받아 음악과 철학의 융합을 꾀하게 되고, 이후 헬레나 블라바츠키의 신지학에 관한 저서를 통해 신지학에 완전히 빠지게 되며 오늘날 그의 후기 작품으로 불리는 곡들(법열의 시, 프로메테우스 등)의 작곡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한편으로 이러한 사상들이 그로 하여금 말년에 각종 기행을 일삼케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후술).
생전엔 키도 작고 허약한 체질이었기에 건강에 대해 염려를 자주 하고 다녔는데 애석하게도 1914년 윗입술에 생긴 농양이 원인이 되어 1년 뒤인 1915년 4월 27일 모스크바에서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2015년에 사망 100주년을 맞이하여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9월 22일 예술의 전당에서 스크랴빈의 곡들을 연주했다.
2. 신지학과 스크랴빈
당초 신비주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절에만 해도 스크랴빈은 음악을 통해 신비주의의 궁극적인 목표, 즉 음악을 통해 영적으로 더 높은 경지에 이르러 나아가서는 초자연적인 존재(신)와의 합일을 실현하고자 했다. 스크랴빈을 논할 때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신비화음도 그 목표에 대한 성과물 중 하나였다. 음악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음악을 통해 부차적인 목표를 이루고자 했던 작곡가들이야 많았으니, 이 정도면 그럭저럭 괜찮은 철학을 지닌 작곡가라고 할만 했는데……
2.1. 중2병?
'''끝내 자기 자신을 신이라고 믿기 시작했다.''' 1905년에 작성된 위의 노트는 일종의 시 같은 형식으로 쓰여있었는데, 단순히 큰 의미를 두지 않은 농담으로 치부하기가 어려운 것이, 자신에게 신비로운 힘[3] 이 내재되있을 거라고 믿고 실제로 아내가 지켜보는 앞에서 스위스의 제네바 호수[4] 위를 걸어가려다 익사할 뻔하기도 했으며, 그의 두번째 아내 타치야나와 함께 하늘을 나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평소 그의 걸음걸이 역시 하늘을 나는 것같은 스텝 이었다는 지인들의 증언도 있다.''I am'' '''''God'''''''!''
''I am nothing, I am play, I am freedom, I am life, I am the boundary, I am the peak.''
- ''Notebook-1905'' 에서 발췌
3. 주요 작품
3.1. 관현악곡
- 교향곡 1번 E장조 Op.26[5]
- 교향곡 2번 C단조 Op.29
- 교향곡 3번 C단조 '신성한 시' Op.43
- 교향시 '법열의 시' Op.54
- 교향시 '불의 시, 프로메테우스' Op.60[6]
- 교향시 D단조 WoO 24
- 피아노 협주곡 F샤프 단조 Op.20
- 관현악곡 '꿈' Op.24
- 현악단을 위한 스케르초 F장조
- 미스테리움(미완성)[7]
3.2. 피아노곡
3.2.1. 피아노 소나타
스크랴빈의 피아노 독주곡들 중 가장 어렵다는 10곡의 피아노 소나타는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가장 적합한 장르일 것이다. (여기서의 ‘10곡’은 오직 작품번호가 붙어있는 곡들에만 한정되어 있으며, 목록에는 작품번호가 붙어있지 않은 2곡도 올려놓았다.) 10곡 중 반에 해당하는 5곡이 후기에 해당하는 Op.60~70번대에 들어있다. 보통 4번까지를 후기 낭만으로 보고 있다.
- 피아노 소나타 1번 F단조 Op.6[9]
- 피아노 소나타 2번 G샤프단조 Op.19[10][11]
- 피아노 소나타 3번 F샤프단조 Op.23[12]
- 피아노 소나타 4번 F샤프장조 Op.30[13][14]
- 피아노 소나타 5번 (F샤프장조) Op.53[15]
- 피아노 소나타 6번 (G장조[16] ) Op.62 [17][18]
- 피아노 소나타 7번 (F샤프장조) "하얀 미사" Op.64[19]
- 피아노 소나타 8번 (A장조) Op.66 [20]
- 피아노 소나타 9번 (F장조) "검은 미사" Op.68[21]
- 피아노 소나타 10번 (C장조) Op.70 [22][24]
- 피아노 소나타 E플랫단조[25]
- 환상 소나타 G샤프단조[26]
3.2.2. 연습곡
스크랴빈의 에튀드집은 초기, 중기, 후기에 각각 하나씩 작곡되어 구분하기가 쉽다. Op.8은 양손의 셋잇단 음형, Op.42는 슈만의 영향을 받은 다양한 폴리리듬, Op.65는 오른손의 일정한 음역이 각 작품번호에서의 주된 연습 목표로 되어 있다. 다만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 연주하기는 힘든 것들이 꽤 된다.
- 연습곡 C샤프단조 Op.2/1
- 12개의 연습곡 Op.8
- 초기 쇼팽의 영향이 그대로 보여지는 곡이며 Op.8의 12번째 곡이 특히 유명한 편이다. 보통 첫번째 버전이 자주 연주되나, 두번째 버전도 있다! 두번째 버전에서는 좀 더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좋게 편곡되었다.
- 8개의 연습곡 Op.42
- Op. 30의 4번 소나타 이후 스크랴빈은 자신의 작품에서 점차 전통적 화성에서 벗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5번 소나타처럼 조성감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애매한 부분이 확실히 존재한다.
- 5번째 곡이 좋은 멜로디와 그에 반하지 않는 웅장한 곡으로 유명한데, 라흐마니노프는 스크랴빈의 42-5를 어렵다고 해놓고 1시간 만에 칠 수 있게 되었다.[27]
- 3개의 연습곡 Op.65
- 후기에 쓰여진 연습곡. 1번은 장9도, 2번은 장7도, 3번은 완전5도의 연습곡이라는 명확한 주제가 있다.[28]
3.2.3. 전주곡
스크랴빈의 전주곡은 피아노 소나타와 더불어 그의 작품세계를 쉽게 잘 알 수 있는 중요한 작품군 중 하나인데, 시기별로 다양한 곡들이 남겨져 있어 비교하면서 들어보면 꽤 흥미롭다. 각각의 곡들은 길이도 매우 짧은 것들이 대다수라 스크랴빈에 입문하는 데는 최적의 곡들이라 할 수 있다. 스크랴빈은 1888년에 '24개의 전주곡 Op.11'을 쓴 이래로 (소곡집에 들어있는 것은 제외하면) 84개나 되는 전주곡을 작곡하였는데[30] , 이러한 소품들을 많이 만들어서인지 스크랴빈에게는 '러시아의 쇼팽'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 24개의 전주곡 Op.11
- 6개의 전주곡 Op.13
- 5개의 전주곡 Op.15
- 5개의 전주곡 Op.16
- 7개의 전주곡 Op.17
- 4개의 전주곡 Op.22
- 2개의 전주곡 Op.27
- 4개의 전주곡 Op.31
- 4개의 전주곡 Op.33
- 3개의 전주곡 Op.35
- 4개의 전주곡 Op.37
- 4개의 전주곡 Op.39
- 4개의 전주곡 Op.48
- 2개의 전주곡 Op.67[31]
- 5개의 전주곡 Op.74[* 스크랴빈 최후의 작품으로 5개의 곡 모두 무조곡 특유의 심오한 분위기가 Op. 67과 함께 아주 진하게 느껴지고 있다. 특히 1번의 분위기가 매우 어둡고 난해하다. 스크랴빈이 죽기 1년 전인 1914년에 작곡되었다.]
3.2.4. 시곡
스크랴빈만의 독창적인 장르 중에 '시곡(Poème)'도 있다. 그의 중기 때부터 작곡되기 시작했는데, 전주곡과 달리 후기에 더 많이 쓰여졌다. 전주곡이나 소곡보다는 길이가 길고, 일반적으로 스크랴빈의 시곡은 한 작품번호 안에 2곡이 포함되어 있다. 말 그대로 시적인 멜로디가 곡에 녹아 있고, 곡 하나하나에 자신만의 개성이 확실히 드러나 있는 것이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 2개의 시곡 Op.32
- 비극적인 시곡 B플랫장조 Op.34
- 사탄적인 시곡 C장조 Op.36[32]
- 시곡 D플랫장조 Op.41
- 녹턴풍의 시곡 Op.61
- 2개의 시곡 Op.63[33]
- 2개의 시곡 Op.69
- 2개의 시곡 Op.71
- 시곡 "불꽃을 향하여" Op.72[34]
3.2.5. 소곡
스크랴빈은 소곡도 아주 많이 썼다. 그러나 초기에 만든 소곡집은 단 하나이고, Op.40번대가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소곡들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전주곡, 시곡, 연습곡 중에서 위에 소개되지 않은 것들을 여기에 많이 찾아볼 수 있고, '꿈', '허술함', '수수께끼' 같은 기상천외한 제목을 가진 것들도 있다. 역시 곡 길이는 전체적으로 짧지만 스크랴빈 특유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 3개의 소곡 Op.2
- 3개의 소곡 Op.45
- 3개의 소곡 Op.49
- 4개의 소곡 Op.51
- 3개의 소곡 Op.52
- 4개의 소곡 Op.56
- 2개의 소곡 Op.57
- 2개의 소곡 Op.59
3.2.6. 기타 작품
위에서 소개되지 않은 스크랴빈의 기타 작품을 소개한다. 각 장르 별로 곡 수가 많은 것은 또 따로 분류해 보았다.
'''왈츠'''
- 왈츠 F단조 Op.1
- 왈츠 A플랫 장조 Op.38
- 왈츠 D플랫장조
- 왈츠 G샤프단조
- 번외: '왈츠처럼(왈츠와 같은)' Op.47
- 2개의 마주르카풍 즉흥곡 Op.7
- 2개의 즉흥곡 Op.10
- 2개의 즉흥곡 Op.12
- 2개의 즉흥곡 Op.14
- 10개의 마주르카 Op.3
- 9개의 마주르카 Op.25
- 2개의 마주르카 Op.40[35]
- 마주르카 B장조
- 마주르카 F장조
- 2개의 녹턴 Op.5
- 녹턴 A플랫장조
- 알붐블라트 Op.58
- 알붐블라트 F샤프장조
- 번외: 왼손을 위한 전주곡과 녹턴 Op.9[37]
- 알레그로 아파시오나토 E플랫 단조 Op.4 [39]
- 연주회용 알레그로 B플랫 단조 Op.18[40]
- 환상곡 B단조 Op.28[41]
- 폴로네즈 B플랫 단조 Op.21[42]
- 2대의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A단조
- 스케르초 Op.46
- 2개의 춤 Op.73
- 푸가 F단조 WoO 13
- 푸가 E단조 WoO 20
- 카논 D단조
3.3. 그 외
-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로망스
- 성악과 피아노를 위한 로망스
4. 작품 성향
한국계 미국인 피아니스트이자 클래식 작곡가인 Nahre Sol이 소개하는 스크리아빈의 작품세계. 영상 21분부터 생일 축하합니다를 스크리아빈 초~중기 방식으로 편곡한 것을 들을 수 있다.
스크리아빈은 크게 초기, 중기, 후기로 작품 성향이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초기 : 프레데리크 쇼팽의 영향을 받아 낭만적인 느낌이 풍부한 느낌의 곡을 작곡한다.
- 중기 : 화성에 있어서 신비주의 요소가 사용되기 시작한다.
- 후기 : 스크랴빈에게 있어 신비화음이 독자적인 작곡 기법으로 확립된다.
4.1. 신비화음
스크랴빈이 독자적으로 고안한 화음으로, 교향시 '법열의 시'부터 본격적으로 사용한 어법이다. 또한 교향시 '프로메테우스' 이후부터는 아예 곡 전체가 신비화음으로 도배되어 있다. 마지막 F# major의 피날레를 제외하고는 전부 신비화음이다.
배음렬의 7~13번째 음(C-D-E-F#-G-A-Bb)을 기반으로 한 배음렬 화음(C음 기준에서 C-E-G-Bb-D-F#-A)을 4도 간격으로 배치한 것이 신비화음의 기본형이다. 여기서 무조적 성향을 띄기 위해 C가 근음이면 보통 그 5음인 G가 생략이 되는데, 이를 통해 신비화음의 기본형은 C-F#-Bb-E-A-D가 된다. 여기서 필요에 따라 상위 2개의 음은 반음계적 변화음을 쓰기도 한다.[43] 사실 음의 배치만 바꿨을 뿐이지만 이로 인해 3도 음정의 존재감이 흐려지기 때문에 기존 조성화성의 흔적은 남아있으면서도 어딘가 다른 색채를 보여준다. 결국 속7화음 계열이기 때문에[44] 스크랴빈의 중/후기 작품은 조성감이 옅음에도 불구하고 그리 불협화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신비화음은 드뷔시가 주로 사용한 온음 음계(모든 음이 온음 간격으로 구성된 음계)와도 비슷한 특징을 보여준다. 신비화음을 펼쳐서 신비"음계"를 만들면 C-D-E-F#-A-Bb와 같은 구조가 형성되는데, 이는 온음 음계인 C-D-E-F#-G#-A#에서 A#=Bb라고 하였을 때 G#음이 A음으로 대치된 것 빼고는 완벽히 같다. 또한 신비화음은 이전의 낭만적인 작풍을 유지할 때 자주 쓰이던 속13화음과도 관련이 깊다. 속13화음의 구성 C-E-G-Bb-D-A에서 G음을 반음 내리고 Gb=F# 이명동음으로 취급하여 C음을 기준으로 4도 간격으로 재배치하면 신비화음과 일치한다.
5. 기타
- 스크랴빈의 피아노곡은 왼손의 난이도가 매우 높기로 유명하다. 이는 스크랴빈이 젊었을 시절에 프란츠 리스트의 '돈 후안의 회상(S.418)'[45] 을 무리하게 연습하다가 오른손에 부상을 입어 그 회복 기간 동안 왼손 테크닉을 연마했던 것 때문이다.[46] 특히 그의 에튀드는 왼손에서 가장 어렵다는 도약과 아르페지오가 종횡난무하는데, 비교적 규칙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쇼팽의 왼손과는 달리 스크리아빈 작품의 왼손은 박자의 분할이 상당히 특이하고(흔히 쓰는 셋잇단음표 수준을 넘어 7분할, 9분할도 많다), 오른손의 정박과 비교하면 완전히 제멋대로 노는 엇박자 수준의 음형을 보이기 때문에, 처음 스크리아빈의 곡을 접하는 학생들은 적응하기까지 상당히 어려워한다.
- 까다로운 피아노곡을 작곡한 음악가치고는 손의 크기가 별로 크지 않았다고 한다. 어떤 기사에 따르면 8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47] 그래도 실제로 위에 언급한 곡을 칠 때 손가락에 상당한 부담이 온다..
[1] 율리우스력으로는 12월 25일[2] 여기서 말하는 신비주의란 해당 문서의 1번 항목를 가리킨다.[3] 구체적으로는 예수가 보였던 기적을 일으키는 힘이라고 생각했다. 생일이 크리스마스이었기 때문. 그런데 정작 크리스마스와 같아지는 생일은 율리우스력에 의한 계산이고 애초에 크리스마스 자체는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날이지 예수의 생일이 아니다(……). 자세한 건 크리스마스 참조.[4] 프랑스 국경에도 걸쳐있기 때문에 레망 호수라고도 한다.[5]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조성의 아름다움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명곡이다. 6악장의 대곡인데, 6악장이 작곡되지 않은 채 러시아 작곡가 리아도브에 의해 초연이 되었다고 한다. 이 곡으로 스크리아빈은 글린카 상을 수상했다. 특히 6악장은 과장해서 베토벤 교향곡 9번 4악장의 환희의 느낌의 합창이다.[6] 위 두 교향시는 교향곡 3번의 후속 교향곡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교향곡 4, 5번이라고 볼 수 있다는 소리다. 시기상으로도 그렇다.[7] 미완성 뮤지컬곡이다. 스크리아빈은 이 종말론적인 작품을 인도의 히말라야 산자락에서 1주일간 공연을 할 계획이었다.[8] 뜻은 피아노 소나타 4번에서 후술한다.[9] 장송행진곡이 있다는 점에서 쇼팽의 2번 소나타를 떠올리게 한다. 더불어 약간 특이하게 악장배치가 되어있는데 보통 장송행진곡이 끝나고 빠른 악장으로 넘어가는 반면에 이 곡은 3악장이 빠른 악장이고 4악장이 attacca라는 지시어를 통해 이어지면서[8] 장송행진곡이 시작된다. 3악장은 왼손의 옥타브와 오른손 아르페지오가 매우 까다로우며, 4악장의 중간에 있는 교회 코랄풍의 부분은 추억을 회상시키는 듯한 분위기와 pppp까지 써가며 스크랴빈이 특히 더 악상에 신경을 쓴 부분이라는 것이 보여진다.[10] '환상 소나타'라고도 불린다. 보통 대한민국에서 스크랴빈 소나타를 친다고 할 때 주로 선택되는 곡이다. 스크랴빈 소나타 중에서 4번과 함께 그나마 기술적으로 쳐볼만한 곡이다.[11] 스크랴빈 자신은 여행 중 바다를 보며 매우 인상이 깊은 것을 토대로 이 작품을 작곡하였다고 한다. 1악장의 2주제는 드뷔시의 인상주의적 느낌을 반영하고 깊고 따뜻한 바다가 연상되는 한편 1악장의 발전부와 2악장은 깊은 바다 속에서의 큰 파도와 같은 어두움을 표현하였다.[12] 3번 소나타까지는 쇼팽의 영향이 강하게 남아 있으나 4번부터 점차 자신만의 독자적인 화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13] 신비화음이 쓰여진 첫 번째 곡이며 전에 작곡한 교향곡 2번(Op. 29) 이후 1901~1903 2년간의 공백기에서 알 수 있듯 여러모로 과도기적인 느낌을 준다. 두 개의 악장이 있지만 attacca(쉬지 않고 다음 프레이즈나 악장 등으로 넘어가라는 뜻)라는 지시어가 쓰인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단일 악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14] 1악장은 주제를 주는 느린 악장이며, 2악장은 Prestissimo volando(날아갈 듯이 매우 빠르게)라는 지시어에서 알 수 있듯 빠른 악장이며, 발전부에는 1악장의 주제가 발전되기도 한다. 마지막 코다에는 를 통한 웅장하고 멋지게 끝난다.[15] 이 곡부터 스크랴빈의 소나타는 모두 단일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 5번은 완전한 무조성이 아닌 유일한 곡이다. 스크랴빈은 3~4번에서 조금이나마 드러났던 전통적인 화성법을 5번부터 거의 없애버리다 싶이했고 실제로 5번 소나타는 중심조성이 F샤프장조라고 굳이 언급은 하나 무조성에 사실상 수렴하고 앞으로 후기 소나타에서 등장하는 스크랴빈의 음악 스타일이 본격적으로 보여지기 시작하는 상당히 의미있는 작품이다.[16] 스크랴빈의 후기 소나타는 확실히 무조성 곡이나, 곡의 맨 끝부분에서의 화성 진행을 고려하여 조성을 붙여 놓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작곡가 자신은 완전한 무조음악을 추구했기 때문에 이렇게 굳이 조성을 따지는 것이 마냥 적절하다고만 볼 수는 없을 듯하다.[17] 작곡가 본인은 이 곡을 "악몽 같고, 탁하고, 불결하며, 해롭다"고 느끼며 두려워하였고, 악마적인 힘이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하여 대중 앞에서 단 한 번도 연주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18] 곡의 후반부에는 일반적인 피아노의 최고음 ‘도’보다 한 음 더 높은 ‘레’음이 등장한다.[19] 후반에 엄청난 크기의 아르페지오가 등장하니 한번 확인해 보자. 스크랴빈 소나타들 중에서도 8번과 함께 난이도가 가장 높기로 손꼽힌다. 스크랴빈은 이 작품에 대해 6번 소나타와는 달리 매우 마음에 들어했다고 전해진다.[20] 스크랴빈이 자신의 곡들 중 가장 비극적이라고 언급한 작품. 스크랴빈 후기 피아노 소나타 중 전체적인 템포가 가장 빠르다 할 수 있으며, 그렇게 어렵다는 그의 피아노 소나타 중에서도 난이도가 7번과 함께 제일 높다. (특히 곡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4도 하강 주제가 정말 답이 없다.) 길이도 12분 정도로 단일 악장으로 이루어진 소나타들 중에서 가장 길어서 그런지 연주 빈도도 가장 낮은 비운의 곡이다. 여담으로 스크랴빈은 9도 에튀드인 Op65-1과 함께 이 곡을 못 쳤다.[21] 5번 다음으로 7번과 함께 후기 소나타들 치고 인지도가 꽤나 있는 편이며 마지막의 코다가 매우 멋지니 한번 들어보자. 검은 미사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스크랴빈이 추구한 악마적이면서도 강렬한 힘이 신비화음을 통해 잘 드러난다. [22] 트릴이 매우 빈번하게 사용되어 "트릴 소나타"라는 부제도 있다. 작곡가는 이 곡을 가리켜 "벌레들의 소나타"라고 했다.[23] 물론 스크랴빈은 Op. 74의 5개의 전주곡을 이후로 1915년 사망하였지만 특히나 중요한 소나타 작품에서 이런 경향을 보였다는 것은 다시 한번 해석해 볼만하다.[24] 여담으로 신비화음으로 뒤덮여있는 6789와 달리 전통적 화성을 중간에 다시 넣기도 했다. 물론 그 존재감은 상당히 미약하지만 Op번호 70이 넘어가면서 이런 약간의 변화가 두드러진다.[23][25] 스크랴빈의 초기작으로 추정되며 후에 1악장만 따로 따서 알레그로 아파시오나토(Op. 4)를 출판하기도 했다.[26] 앞서 소개한 소나타 2번의 환상 소나타하고 부제도 같고 조성도 같아서 혼동하기 매우 쉬우나, 스크랴빈이 14살 때 만든 초기작이다.(취소선이 있어도 사실이다.)[27] 작품 난이도도 상당한 편으로, 왼손의 아르페지오를 커버하기 위한 에튀드이다. [28] Op.65/1의 경우, 스크랴빈은 손이 작아 9도를 겨우 짚을 수 있었고 결국 소나타 8번과 함께 사람들 앞에서 치지 못했다고 한다. 게다가 9도뿐만 아니라 스크랴빈만의 엄청난 크기의 왼손 아르페지오까지 감당해야 하니 사실상 10개의 소나타를 제외한 가장 어려운 곡 중 하나라고 꼽을 수 있다.[29] 스크랴빈 Op.60번대에서 작품번호가 짝수인 곡들은 모두 소나타이다.[30] 스크랴빈은 초기~중기까지는 아주 많은 양의 프렐류드를 썼다. Op.11의 24개의 전주곡을 제외한 60개의 전주곡 중에서 초기에 쓴 것이 29개, 중기에 쓴 것이 23개이다. 심지어 Op.30번대에서는 작품번호가 홀수인 곡들이 모두 프렐류드 곡집이다. (이건 뭔가 피아노 소나타의 경우와 비슷한 것 같다.)[29] 반면 후기에는 전주곡을 많이 쓰진 않았다.[31] 스크랴빈 특유의 무조음악에서 나타나는 체념, 긴장, 명상하는 분위기가 1번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2번은 왼손의 난이도가 꽤나 까다롭지만 곡 분위기는 1번과 비슷하며, 마지막에는 신비화음의 기본형(C-F#-Bb-E-A-D-G)에서 C, F#, E, Bb음을 사용한 화음으로 마무리된다.[32] 연주 난이도는 꽤나 까다롭지만, 그만큼 멋진 곡이다.[33] 특이하게 이 곡집의 2곡에만 각각 부제가 붙어 있다.[34] 호로비츠의 연주로 인지도를 모은 곡. 아주 작게 시작하여 긴장감을 형성하다가 점점 분위기가 고조되어 후반부로 갈수록 불꽃을 연상시키는 트릴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35] 2번이 특히 좋다.[36] 알붐블라트 = Feuillet d'Album = Album blatt[37] 스크랴빈이 부상으로 오른손을 쓸 수 없게 되었을 때 작곡하였다. 1악장 전주곡과 2악장 야상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곡 전체를 왼손으로만 진행한다.[38] 기타 1에서는 비교적 연주 시간이 길고 스케일이 큰 곡을, 기타 2에서는 그렇지 않은 곡을 다룬다.[39] 위에 초기작인 소나타 Eb단조의 1악장을 때와서 연주용으로 편곡한 곡.[40] 전형적인 소나타 형식이며, 스크랴빈 특유의 화음연타와 왼손의 벌림 등 까다로운 부분들이 매우 많다. '연주회용'이라는 제목답게 관객들에게 꽤나 어필하기 좋은 곡이다.[41] 엄청난 체력과 음량을 요구하므로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마지막의 괴상한 아르페지오도 처리하기 까다롭다. 환상곡이지만 ABCAB의 형식이 대체로 잡혀 있으며 이러한 형식은 쇼팽 스케르초 2번과 (스크랴빈) 피아노 협주곡의 3악장 등에서도 나타난다.[42] 장르답게 쇼팽적 느낌이 꽤나 있는 편이며, [43] 예시로 소나타 7번에서의 첫머리는 기존의 C-F#-Bb-E-A-D의 신비화음 구조에서 D음이 반음 내려간 Db음으로 변형시켜서 사용되기도 한다.(C-F#-Bb-E-A-Db)[44] 특히 4개의 음만 쓰인 C-F#-Bb-E는 아예 프랑스 6화음과 같은 형태인 이명동음 화음이다.[45] 리스트식 기교의 집대성으로 볼 수 있는 곡으로, 매우 어렵기로 악명이 높아 웬만한 피아니스트들도 거의 치지 않는다.[46] 관련 유머에서도 이를 강조한다.[47] 그의 작품에서 10도에 달하는 화음이 자주 나오는데 롤 피아노로 녹음된 본인의 연주를 들어보면 대부분의 화음을 분산처리한다.